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06)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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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변 포도장 기찰군관(譏察軍官)의 방.
좌변 포도장은 좌포청의 전신으로 임금 융의 아버지인 성종 대왕 때 임시로 설치되었다가 정식적으로 설치된 수사 기관이니 현대적으로 하면 경찰서이다.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기찰군관(譏察軍官)이 인상을 찡그리며 다모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증거는 있고?”
다모는 김 생원의 차남에게는 자결한 것이 확실하다고 안심시킨 후에 기찰군관(譏察軍官)에는 반대로 말하고 있었다.
“자결한 여인의 콧속에서 이게 나왔습니다.”
다모가 조심히 천에서 한지의 끄나풀을 기찰군관(譏察軍官)에게 보였다.
다모?
다모(茶母)는 조선시대 관아에서 차를 끓이고 대접하는 일하던 여자 관비였지만 여성 범죄를 담당하기도 했는데 조선에서는 남녀가 구별되었기에 임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한 거지?”
기찰군관(譏察軍官)이 되물으면서 인상을 찡그렸다.
“예, 확실합니다. 잠든 여인을 결박하여 물에 젖은 한지를 얼굴에 올리고 물을 부으며 한지를 겹치면 익사합니다.”
“너의 주장에는 맹점이 있다.”
“예?”
“숨이 막히면 발버둥을 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손이나 발에 상처가 남는다. 상처가 없다고 했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네 주장이 틀렸을 수도 있다.”
기찰군관(譏察軍官)은 수사를 담당하는 포도군관이다.
그 아래에 품계가 없는 무료부장(無料部將) 36명이 있고 그들을 포교(捕校)라고도 부른다.
“자결한 여인의 사지를 두꺼운 이불로 누르면 상처가 덜 생깁니다.”
“으음.”
“분명 자결은 아닙니다. 쇤네가 이런 말씀을 올리면 미친 계집이라고 하시겠지만 사대부가에 열녀문이 세워지면 엄청난 혜택을 받습니다.”
“지원아, 말을 조심해야 한다.”
기찰군관(譏察軍官)이 다모의 이름을 불렀다.
“송구하옵니다.”
“하여튼 증거가 부족해.”
“몸을 갈라서 폐에 물이 차 있다면 타살입니다.”
“몸을 갈라?”
기찰군관(譏察軍官)이 또 한 번 기겁했다.
조선은 부모가 물려준 신체를 보존하는 일이 효의 첫 번째로 생각했기에 아파도 외과적 치료받지 않았다.
그래서 내과는 어느 정도 발전했으나 외과 관련 의학은 발전이 없었다.
“송구한 말씀이지만 살해된 여인의 나이가 이제 겨우 16살입니다.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으음.”
“포도대장께 고하여 전하께 알리면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틀렸다.”
“예?”
“조정 신료들은 그 청상과부가 억울해도 열녀로 만들 거다. 그러니 너는 더는 나서지 마라.”
“나리.”
“기찰군관(譏察軍官)인 나와 관비인 다모가 해결할 일이 아니야.”
“나리.”
“안 돼, 절대 안 돼, 이번 일로 네가 화를 입을 수도 있어.”
기찰군관(譏察軍官)은 다모를 걱정했다.
“하오나.”
“네가 화를 입으면 나는 어찌하라고 이러는 것이냐?”
“소녀, 나리의 뜻대로 나서지 않겠사옵니다.”
둘의 관계가 이상했다.
“그래, 고맙다.”
“그런데 나리.”
“왜?”
“또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뭐가 또 이상해?”
“겁탈당한 청상과부의 몸에 상처가 하나도 없습니다.”
“뭐라고?”
* * *
조선의 대전 회의장.
대마도 도주가 보낸 사신이 대전을 나가자마자 대사헌 권오복과 한성 부윤이 동시에 앞으로 나섰고 그 모습에 대사헌 권오복이 뒤로 물러났다.
“전하.”
요즘 외숙부가 역적의 무리를 찾느라 정신이 없고.
또 찾지 못해서 입지가 많이 약해진 상태다.
‘절대 못 찾지.’
혹시라도 찾게 되면 조선이 뒤집힐 일이다.
왜?
그 역적의 무리의 수괴가 바로 나니까.
‘조선 전체가 들고일어나겠지.’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만약 발각되면.] [자결하기로 했나이다.] [그 순간에 먹은 마음을 결행할 수 있을까?] [그들은 아비들로만 뽑았나이다.] [아!] [제가 천하의 개새끼가 됐나이다.]협박한 거다.
발각됐을 때 자결하여 배후를 은폐하지 않으면 아비들에게 자식을 죽이겠다고 갑사 군단 총사령관인 충장쇠가 협박한 거다.
나의 야망이 웅대하기에 나의 신하들은 때로는 악마가 되고.
또 때로는 개새끼가 될 수밖에 없다.
“왜 그러시오, 한성 부윤?”
좀 미안하다.
‘외숙 미안하오.’
병조 판서 예정자 3인을 암살한 자들을 찾지 못한다고 대전 회의가 열릴 때마다 내게 질책당하고 있으니까.
“도성 안에 밤 골이라는 마을에서 참으로 참담하고 또 갸륵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참담한데 갸륵할 수 있소?”
이해되지 않는다.
참담한데 갸륵한 일이 공존할 수 있나?
“예, 밤 골에 터를 잡고 사는 사대부 집안의 청상과부가 출타했다가 다른 양반에게 겁탈당했고 그 치욕을 씻기 위하여 자결했다고 하옵니다.”
이게 참담하지만 갸륵한 일인가?
‘조선은 이래서 미쳤어.’
내가 조선의 임금 융이 아니라 사대부로 태어났거나 평민으로 태어났다면 아마도 역적의 길을 걸었을 거다.
“자결한 청상과부가 열녀이오니 가문에 열녀비를 내리시고 본이 되게 하소서.”
외숙부의 보고에 나는 바로 인상을 구겼다.
‘외숙이랑 나랑 안 맞네.’
오늘 나는 또 한 번 조선의 썩은 나라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성 부윤, 열녀문이라고 했소?”
이런 일이 발생하면 열녀문을 내린다.
그리고 열녀문을 받은 가문은 많은 혜택을 받는다.
그 가문의 아들들은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고.
또 음서로 벼슬을 받는다.
‘며느리는 남이고.’
어떻게 보면 남는 장사인 거다.
인간은 사악하니까.
“예, 그렇습니다. 지조를 지키고자 자결하였으니 후세의 본이 될 수 있게 해야 하옵니다.”
“일단 알겠소. 예조 판서는 어떻게 생각하오.”
일단 나는 예조판서에게 물었다.
예조는 예법을 관장하는 관청이니 예조판서에게 먼저 물었다.
“한성 부윤의 말이 옳습니다. 전하께서 청상과부의 지조를 높이 치하하시고 가문에 열녀문을 내리시어 그 가문이 빛날 수 있게 하소서.”
여자가 강간당해서 자살했다는데 그 가문이 빛날 수 있게 하란다.
‘미친 거지.’
내가 이래서 조선이 싫다.
조선은 나 이후로 막을 내리고 제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조선의 적폐가 모두 청산될 거다.
“알겠소. 형조판서.”
이마에 붕대를 감은 형조판서를 불렀다.
“예, 전하.”
“법을 관장하고 있으니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당신의 생각이 궁금해.’
사실 내가 형조판서를 죽이지 않고 살린 이유는 따로 있다.
[형조판서와 그 문중에 속한 노비들의 자식은 모두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이건 상책이 내게 보고했던 거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형조판서와 그 문중의 서얼들 역시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수학하는 중이고 형조판서의 막내 손자도 놀랍게도 초등학교에 입학한 상태입니다.] [다른 사대부와는 결이 좀 다르군.] [예, 그렇습니다. 전하, 예조 판서는 노비들에게도 천자문을 익히게 했고 공부에 재능이 있는 노비는 더 지원했다고 합니다.] [왜?] [부림을 당하는 자가 똑똑해야 부리는 자가 편하다고 문중을 설득했다고 합니다.]목적이 어떤 것이든 나와 생각이 비슷한 형조판서라서 어제 새벽에 참살당하지 않은 거다.
‘상책이 살린 거지.’
그런 보고를 내가 사전에 받지 않았다면?
귀인 안 씨를 죽이는 것이 더 이익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니까.
“자결한 청상과부를 기리기 위해서 열녀문을 세우는 것은 두 번째 일이옵니다.”
형조판서는 의외의 대답을 내게 했다.
“그렇다면 첫 번째 일은?”
“사대부로서 아녀자를 겁탈한 자를 의금부로 압송하여 국문하시고 죄가 밝혀지면 거열형으로 찢어죽이시어 다시는 참담한 죄를 짓는 자가 없게 하셔야 합니다.”
형조판서는 한성 부윤이 내게 보고할 때 내 표정을 살핀 것 같다.
‘조선은 강간범도 신분에 따라서 처벌이 차등적이지.’
양민이나 천민이 아녀자를 강간하면 참형이다.
하지만 양반이 양반을 강간하면 사사되거나 귀양을 보낸다.
‘죽는 건 같지.’
하지만 피해자가 양인이나 천민이라면 죄를 크게 묻지 않는다.
특히 노비라면 아예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집 여노비들의 옷고름을 풀게 만드는 것은 그냥 장난이고 재미인 거다.
사대부에게는 모든 것이 허락되는 조선인 거다.
“그게 옳소.”
일단 형조판서는 나와 생각이 같다.
그래서인지 다른 신료들은 모두 인상만 찡그리고 있다.
“예, 그렇습니다.”
“형조판서가 국문을 열라고 했지만, 국문까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소, 바로 그 사악한 자를 체포하여 거열형에 처하시오.”
강간범은 그냥 찢어 죽여야 한다.
“전하.”
형조판서가 나를 불렀다.
“왜 그러시오?”
형조판서의 표정이 어둡다.
‘못마땅하다는 표정이군.’
왜?
자기 말에 동의해줬는데 왜 이럴까?
“죄가 있는 자는 반드시 심문받아서 그 죄를 확인해야 하옵니다.”
형조판서는 잘 뽑은 것 같다.
“죄인에게 심문의 절차를 생략하게 되면 죄가 없는 자를 함부로 잡아서 죽이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또한 사특한 이익을 위해서 무고하는 자들이 생길 것입니다.”
어제 이후로 옳은 말만 하는 형조판서다.
대가리가 깨지면 정신이 번쩍 나는 법이다.
‘형조판서는 잘 뽑았네.’
내가 뽑은 형조판서다.
하하하!
“형조판서께서는 그렇게 해야 하는 거요?”
“예, 그렇사옵니다. 숨겨진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눈빛이 확 달라진 형조판서다.
“숨겨진 내용이라고 했소?”
“그렇습니다. 간혹 소인배와 다름없는 무도한 양반들이 가여운 며느리를 이용하여 자기 가문에 열녀문을 세우기 위해서 살해하고 자결로 위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나이다.”
형조판서의 말에 판서들이 모두 인상을 구겼다.
그리고 마치 형조판서가 미쳤다는 눈빛이다.
‘금기를 건드린 거지.’
악마의 초상화를 그릴 때 그 표본이 없어서 인간의 얼굴을 보고 그렸다는 말도 있다.
“그게 사람이오?”
나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열녀문을 세운 가문은 많은 혜택이 있기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압니다.”
형조판서는 새벽에 내게 완벽하게 내 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이러는 것 같다.
‘우리 장인이 그래도 소신이 있고 철학이 있네.’
거기다가 딸바보라서 내게 많이 뜯기게 될 건데 덜 뜯어야겠다.
그리고 오늘 밤은 귀인 안 씨의 침소로 가서 그녀를 흥분시켜야겠다.
“참으로 옳은 말이요, 사실 나도 한성 부윤이 여인이 자결한 일을 갸륵한 일이라고 했을 때 마음이 불편했소.”
오늘 또 나의 외숙부인 한성 부윤의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예?”
“여인이 강제로 겁탈당할 때가 공포심과 고통에 몸서리를 쳤을 거고 그런 후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됐을 때 참으로 냉혹한 눈빛을 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소.”
내가 여자를 밝히지만, 강제로 범하는 일은 없다.
‘그러면 안 되는 거니까.’
안 되는 건 안 한다.
대궐 안에 있는 여자는 다 내 여자라서 그냥 부르면 되고.
나중에는 대만에서도 원주민 중에서 고른 미녀를 내게 진상하게 될 거다.
‘곧 국제적으로 즐길 수 있지.’
원래 새로운 것이 더 맛난 법이니까.
“으음!”
“아, 으음!”
조정 신료들이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듯 여기저기서 신음을 터트리고 있다.
“그렇사옵니다.”
“형조판서가 말한 그대로 자결을 강요당했을 수도 있고 살해당해서 자결로 위장됐을 수도 있소.”
“그러니 의금부로 관련자를 모두 압송하여 철저하게 조사해야 하옵니다.”
“형조판서, 청상과부가 지조를 지키고 가문의 명예를 지키려는 일을 깎아내리지 마셔야 할 겁니다.”
이조판서가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나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