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12)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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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허허!”
“이런 해괴한 소리를 하다니, 쯧쯧!”
“대전인데 이런 말을 고하다니.”
조정 신료들은 ‘음부’라는 단어에 모두 얼굴을 붉혔다.
‘자기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면서.’
이래서 내가 살았던 현대에 씹선비라는 비속어가 생긴 거다.
“조용히 하라.”
내 말에 모두가 다시 조용해졌다.
“다모 그게 전부인가?”
“아, 아니옵니다.”
“그럼 뭐가 또 있나?”
“죽은 청상과부는 남자와 통정한 사실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전하.”
“통정한 사실이 없다?”
“예, 그런 듯합니다.”
한 마디로 다모가 보기에는 살해된 청상과부가 숫처녀라는 거다.
“확실하다는 건 아니라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좋다, 그건 내가 확인해 보지.”
나는 다모에게 말하고 형틀에 묶여 있는 젊은 남자를 봤다.
“죄인,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이가 장문이라고 합니다.”
“이가 장문?”
“그렇습니다.”
“어디 이 씨더냐?”
“한양 이 가입니다. 전하.”
“좋다. 내가 오늘 너에게 조선의 임금으로 약속을 하나 하지.”
“예?”
“이가 장문 네가 한 말에 대해서는 증거가 하나도 없다. 또한 나는 너를 여전히 의심한다. 너는 가여운 여인을 힘으로 겁탈한 죽일 놈이다. 네가 여인을 겁탈한 죽일 놈이라면 여인의 속살을 봤을 거다. 여인의 속살을 봤을 때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 특이 사항이 하나라도 있다면 말하라.”
“전하···!”
내 말에 이장문은 참담한 눈빛을 보였다.
“네놈이 나를 전하라고 부르지 않아도 조선팔도의 백성들은 내가 조선의 임금인지 다 안다. 네가 가여운 여인의 몸을 겁탈하는 과정에서 봤을 것이고 특이한 사항을 내게 하나라도 말한다면 나는 너에게 죄를 묻지 않을 것이다.”
내 말에 이장문이 황당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또한 너의 집안도 이 일로 아무런 벌도 받지 않게 해주마. 어때? 좋은 기회이잖아?”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황당한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여인의 몸에 대한 특이 사항을 말하지 못할 때는 너는 능지처참으로 다스릴 것이고 극악무도한 너를 낳고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네 아비 역시 죄를 물어서 사사할 것이며 너의 집안 모든 남자도 참할 것이며 여인은 관비로 삼을 것이다.”
“전, 전하!”
“말해라. 그러면 너도 살고 네 아비도 살고 네 가문도 무사할 거다.”
내 말에 이장문의 눈빛이 떨렸다.
“전, 전하.”
“나는 조선의 임금으로 내가 한 말은 어명이 된다. 그 어명은 지엄한 것이니 반드시 지킬 것이다. 내금위장.”
“예, 전하.”
“지금 즉시 갑사 군단에 고하여 한양 이 씨 일문을 색출할 준비를 하라고 하라.”
“예, 알겠나이다.”
“조선의 임금을 속이려고 했던 자의 피붙이를 나는 하나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내 말에 이장문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전하께서는 폭군이십니다.”
이 상황에서 내가 이장문에 폭군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는 차마 몰랐다.
“내가 폭군?”
“그렇사옵니다. 저만 죽이소서, 비겁했던 저는 죽어 마땅한 자입니다.”
“말할 수 없다는 거냐? 말하지 못하겠다는 거냐? 너도 살려주고 네 가문도 무사할 거라고 내가 말했다.”
“모르옵니다. 제게는 제 정인이 너무나 귀하고 소중하여 마음으로만 사모했나이다. 그러니 저만 죽여주십시오.”
“마음으로 사모했다?”
“예, 그렇사옵니다. 그러니 제발 저만 죽여주십시오.”
“됐다.”
나는 내금위장을 봤다.
“내금위장.”
“예, 전하.”
“역적과 다름이 없는 이장문이 임금을 장기판의 졸보다 못하게 본다. 바로 한양 이 씨를 색출하라.”
“예, 갑사 군단에 어명을 전달하겠나이다.”
내금위장이 대답했고.
내금위 병사가 다시 뛰었다.
“전하!”
“닥치고 있으라.”
나는 이장문에 소리친 후에 형조판서를 봤다.
“형조판서.”
“예, 전하.”
“영의정.”
“예, 전하.”
“그대들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형조판서부터 말하라.”
“예, 전하, 제가 무도한 죄인이라면 살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말할 것입니다. 어명은 지엄하니까요.”
“영의정은?”
“사람이 원래 간사하여 살아날 길이 생기면 눈동자부터 반짝이는데 이장문은 이미 죽음을 각오하듯 하옵니다. 겁탈 사건도 다시 조사해보시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영의정 유자광이 내게 말했다.
“이장문에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오?”
“노신의 생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오나 또 죄가 없다는 증거도 없사옵니다.”
“죄가 있다는 증거도 없지요. 잠깐, 겁탈하는 모습을 본 자가 있나?”
나는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기찰군관 이서진을 봤다.
“이서진.”
내가 자기 이름을 외우고 있자 기찰군관이 놀란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예, 전하.”
“겁탈했다는 증거가 있나? 본 사람이 있나?”
“김 생원의 고변만 있었습니다.”
“그래?”
“김 생원이 거짓으로 고변했다면 모든 것이 다 달라지겠군.”
“예?”
기찰군관 이서진이 내게 되물었다.
“무엄하다, 어찌 전하께 되묻는 것이냐?”
바로 도승지가 기찰군관 이서진을 질책했다.
“망극하옵니다.”
“그렇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다모.”
“예, 전하.”
“관비인 네가 사대부를 모함하게 되면 너는 어떤 벌을 받을 것 같나?”
내 물음에 다모보다 기찰군관이 더 놀란 눈빛을 보였다.
‘아, 씨, 임자 있네.’
좋다가 말았다.
“관비인 네가 사대부를 함부로 모함했다면 너는 사지가 찢겨 죽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너는 너를 살리기 위해서 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한다.”
내 말에 다모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증거를 말하라. 자결한 청상과부의 콧속에 한지의 끄나풀이 나온 것은 사대부의 아녀자이니 명심보감이라도 읽다가 한지의 끄나풀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하, 그럴 수가 없나이다.”
“왜 없나?”
“코에 무엇인가가 들어가면 가려워서라도 재채기합니다.”
“그건 또 그렇구나. 하지만 과부가 둔한 성격일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답을 아직 말하지 않고 이는 다모다.
‘의원들 세워 놨잖아.’
내가 이번에 노리는 핵심은 열녀문을 다 뽑아버리는 것만이 절대 아니다.
‘외과적 발전.’
사람을 해부하고 해부도를 만들어야 외과가 발전하게 된다.
“그것이, 그러니까.”
“잠깐 대기.”
다모가 내게 말하려고 할 때 나는 다모의 말을 멈추게 하고 아무 말도 없이 대기하고 있던 의원들을 봤다.
“어의.”
“예, 주상 전하.”
“다모가 내게 말하기를 과부의 콧속에 한지의 끄나풀이 나왔다고 말했다. 내가 추측할 때 김 생원이 열녀문을 받으려고 가여운 청상과부를 물에 젖은 한지로 죽였다고 가정한다면 과부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망극하옵니다.”
“왜 망극해?”
“그저 망극하옵니다.”
어의는 조정 신료들의 눈치를 보는 거다.
“젠장, 입이 있어도 말을 못 하는 벙어리군. 다모.”
“예, 전하.”
“너는 아느냐?”
“젖은 한지를 얼굴에 붙이고 물을 부으며 한지를 계속 겹치면 숨이 막혀서 죽기도 하고 또 폐에 물이 차서 익사하게 됩니다.”
내가 다모에게 물었는데 기찰군관 이서진이 바로 내게 대답했다.
“기찰군관에게 묻지 않았다.”
“망극하오나 소신이 대답하겠나이다.”
눈빛이 확 달라진 기찰군관이다.
“그렇게 죽게 되면 배를 갈라서 폐를 꺼내어 물이 찼는지 확인해 보지 않고서는 살해당했다고 밝힐 방법이 없습니다.”
기찰군관 이서진은 이 국문에 의원들이 참석해 있는 이유를 알아차린 거다.
“그런가?”
“예,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과부의 배를 갈라서 폐를 확인해 보면 되겠군.”
“전, 전하!”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이조판서가 나섰다.
“전하, 안 됩니다.”
이조판서와 함께 예조 판서도 나섰다. 그리고 의원들도 모두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다.
“왜 그러시오?”
“신체 발부는 수지부모라고 했나이다.”
“그래서요?”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산 사람보다 죽은 여인 하나의 몸이 더 중요하오?”
“예?”
“내가 말하지 않았소, 이장문이 말하지 못하면 한양 이 씨는 오늘 이후에 멸문하게 될 것이라고.”
“전, 전하.”
“한양 이 씨들이 모두 사사되기를 이조판서께서는 바라시는 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양 이 씨도 조정에 출사한 사람들이 꽤 있다는 거다.
“공조판서.”
지금 제일 똥 씹은 표정인 사람은 공조판서다.
“예, 전하.”
“공조판서의 처가가 한양 이 씨이지 않소?”
“그, 그렇사옵니다.”
“이조판서와 예조판서가 나를 말리는데 공조판서는 어쩌시겠소? 그대도 알다시피 나는 한다면 하는 임금이지 않소.”
“다른 한양 이 씨들은 죄가 없나이다.”
“알고 있소. 하지만 임금인 내가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할 수 있는 조선이오.”
“전하, 이번만은 절대로 아니 됩니다.”
공조판서가 내 앞에 나와서 엎드렸다.
“그러니까, 내가 폭군이 되지 않게 증거를 확보하면 되는 겁니다. 이번 일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억울한 죽음이 많소이다.”
“전하.”
“말해요.”
“신 공조판서 전하께 주청하옵니다. 이번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위해서라도 청상과부의 몸을 확인하시는 일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요?”
이런 일을 보고 엎드려서 절 받기라고 하는 거다.
“예, 그렇습니다.”
“형조판서의 생각은 어떻소?”
“전하의 말씀은 조선의 진리이고 법입니다. 그러니 안타깝게 죽임을 당하는 백성이 없도록 부검해 보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좋소. 그런데 그대들은 아비도 어미도 아닌가?”
나는 고개를 돌려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과부의 생부와 생모에게 물었다.
“전, 전하.”
“그대들도 딸을 죽여서 얻는 열녀문으로 혜택을 볼 생각만 하는 건가?”
“아, 아니옵니다.”
“그렇다면 죽은 과부의 몸을 부검해도 되나?”
“그, 그것이?”
죽은 과부의 생부가 말을 더듬었다.
“되나? 안 되나? 혹여 김 생원과 사전에 계획한 건가?”
나는 이미 김 생원을 살인범으로 몰고 있다.
“절, 절대 아니옵니다.”
“확실한 거지?”
“예, 그렇사옵니다.”
“좋다. 부모도 동의했으니 나는 조선의 임금으로 억울하게 죽은 자가 없게 만들어야 하기에 죽은 과부를 부검할 것을 명하노라.”
내 말에 어의를 비롯한 의원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싫은 거지.’
사람의 배를 갈라서 장기를 꺼내는 일은 누구도 싫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의 외과 관련 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일은 당연히 시작되어야 한다.
“어의.”
“예, 전하.”
“내의원 의원 중에 부검할 자를 뽑아서 내게 말하라.”
“전하, 그것이···.”
“안 해?”
나는 어의를 매섭게 노려봤다.
“아니옵니다. 바로 상론하여 전하께 보고들 드리겠나이다.”
“제가 하겠습니다.”
그때 의원 하나가 나섰다.
“그대의 이름이 뭔가?”
“김가 범이라 하옵니다.”
“그대가 하겠다고?”
“예, 그렇습니다. 사람을 고치는 의원이 사람의 속을 모르고 사람을 고친 지가 벌써 수백 년이 넘었나이다. 이번 일을 통하여 억울한 죽음이 없게 하고 또한 전하의 백성들을 치료할 때 도움이 되는 많은 것을 기록하겠나이다.”
“의술에 도움이 될 줄은 나는 생각도 못 했다.”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내가 보지 않을 때 눈을 흘겼을 거다.
“그렇사옵니다.”
“알겠노라. 그대가 하라. 백정은 의원 김범이 실수가 없게 도우라.”
“예, 전하.”
“만약 다모와 기찰군관이 말한 그대로 죽은 청상과부의 폐부에 물이 차 있다면 타살이니 잔혹한 자들의 죄를 나는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후에 조선의 외과적 의학 기술이 발전하게 될 거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