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15)
ⓒ 흑곰작가
=======================================
“조정 신료들은 이번 일을 보고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이토록 분노한 모습은 오랜만에 봤을 거다.
“전하···!”
왕당파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의정 유자광도 살짝 겁먹은 표정으로 나를 봤다.
“영의정도 과부들의 수절만을 강요할 것인가? 전국 팔도에 세워져 있는 열녀문이 과연 정절을 지키고자 스스로 자결한 여인들을 위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나?”
“참으로 망극한 일입니다.”
영의정 유자광이 망극하다고 말했다.
‘망극한 일이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저 무도한 김기리보다 나를 더 분노하게 하는 것이 또 있다.”
“예?”
“형조판서는 모르겠는가?”
형조판서는 머리가 정말 잘 돌아간다.
그리고 나와 같이 참담한 표정을 하고 있다.
‘감 잡았지.’
아는 걸 거다.
“전하!”
“알면 말하라, 내가 이리도 분노한 것에 관해서 그대가 조정 신료들에게 말하라.”
“예, 전하, 참으로 참담한 일이옵니다. 과연 열녀문이 이대로 유지되어야 하는지 저 또한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
형조판서의 대답에 나는 진심이 느껴졌다.
“옳다. 그러니 말하라.”
“예, 전하.”
형조판서가 내게 허리를 숙이며 대답한 후에 돌아서서 조정 신료들을 잠시 본 후에 고개를 숙인 상태로 딸이 살해되어 비통한 표정인 청상과부의 아비를 봤다.
“금부도사는 살해된 청상과부의 아비를 형틀에 묶어라.”
형조판서의 말에 청상과부의 아비가 기겁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나머지 조정 신료들은 왜 갑자기 이러냐는 눈빛을 보였다.
“예, 알겠나이다.”
그렇게 청상과부의 아비가 아들의 죽음에 넋이 나간 김기리 옆에 묶였다.
“왜, 왜 이러십니까?”
“네 이노오놈! 그 주둥이를 닥쳐라.”
형조판서가 소리를 질렀다.
“…..!”
“무도한 김기리와 그의 아들이 그리고 김기리의 노비 둘이 네 딸의 사지를 잡았고 네가 물에 적신 한지를 가여운 네 딸의 얼굴이 붙이지 않았느냐?”
내가 추측한 것을 형조판서도 추측한 거다.
‘일단 추측이다.’
물론 증거는 자백으로 나오게 될 거다.
‘그래서 내가 죄인의 아들을 먼저 참했지.’
이제 거의 실정한 김기리가 곧 소리칠 거다.
“형조판서 대감,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오.”
청상과부의 아비가 아니라고 발악하고 있다.
“모든 정확을 확인해 보면 김기리와 너는 청상과부가 이장문이 서로 아끼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닙니다. 어찌 부모가 자식을 죽입니까?”
“맞다, 부모는 그럴 수 없다. 그런데 이장문과 네 딸의 관계를 김기리에게 듣고 너는 김기리에게 협박당했을 것이다. 그래서 체면을 위해서 김기리의 제안을 수락했을 것이다.”
“아닙니다.”
청상과부의 아비가 소리치면서 힐끗 김기리를 봤다.
“과연 아닐까? 김기리, 네 아들은 이미 죽었다. 너는 네 며느리인 청상과부를 살해하면서 열녀문을 받을 생각을 했을 거다. 그러면서 집 앞에 열녀문이 세워지고 그것을 통하여 참형을 당한 네 아들이 성균관에 음서로 입학하게 될 것을 상상했을 것이다.”
형조판서의 말에 김기리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아아악!”
아들이 죽었다는 것에 고통스러웠는지 절규하듯 소리를 지르는 김기리다.
‘조선이 김기리라는 괴물을 만들었다.’
이런 조선인데 이대로 둬야 하는 건가?
“네 아들은 이미 참형으로 죽었다. 지금 네가 말하지 않는다면 네 아들만 죽은 거다. 그러니 공모자를 밝혀서 숨겨진 모든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라.”
형조판서의 말에 김기리가 넋이 나간 상태로 형조판서를 본 후에 나를 봤다.
“주상 전하께서는 이러시려고 내 아들을 죽인 것이오?”
“무엄하다!”
형조판서가 소리를 질렀다.
“내 아들이 죽었는데 내가 좀 무엄하면 안 돼? 좋다, 다 밝히겠다. 맞다. 사돈과 공모했다.”
명예살인 비슷한 것이 일어난 거다.
“이장문과 추잡한 어린 계집이 마음으로 정을 통했고 죽은 내 장남의 제삿날에도 담 너머에서 눈을 마주치며 미소 짓는 모습을 봤었다. 전하, 전하께서 저 같은 아비라면 어찌하셨을 겁니까?”
김기리가 절규하듯 소리치며 내게 물었다.
“닥쳐라.”
형조판서가 다시 소리를 질렀다.
“전하의 성정으로는 백번은 더 때려죽였을 것입니다.”
하여튼 김기리가 자백했고.
청상과부의 아비가 기겁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전하, 죄인 김기리가 자백했나이다.”
형조판서가 내게 말했고.
대전 앞 공터에 나열한 조정 신료도 참담한 표정이다.
“참으로 참담한 일이로세.”
나는 그렇게 말한 후에 조정 신료를 봤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예, 전하.”
“이번 일이 일어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이조판서께서 말씀해 보시오.”
매서운 눈빛으로 이조판서를 노려봤다.
‘당신도 내 장인이지.’
이조판서도 육조의 판서 중 한 명이기에 내 장인이고 숙원 문 씨의 아비다.
‘이번에도 지랄하면?’
똑같은 일을 당하게 해줄 거다.
어떻게?
대궐을 구중궁궐이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대궐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가 알고 또 아무도 모를 때가 많다.
‘네 집에도 열녀문을 세워주마.’
이런 내 마음을 눈빛을 통해서 이조판서에게 전달했고.
이조판서는 내 눈빛의 뜻을 알아차렸는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무도한 자들이 꾸민 참담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소?”
“예, 그렇사옵니다.”
“이 무도하고 참담한 일이 왜 일어났다고 생각하시오?”
“인간의 마음이 탐욕에 사로잡히고 복수심에 사로잡혔기에 일어난 일이옵니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장가가 죽은 아비라면?’
그 아들의 제삿날에 며느리가 담 너머에 보이는 외간 남자에게 미소를 흘렸다면 나래도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물론 분노만 했을 거다.
‘며느리를 죽이고 싶겠지.’
아버지라면 그럴 거다. 하지만 대부분은 상상만 한다.
김기리처럼 행동에 옮기지는 않는다.
“이조판서의 말도 옳소. 하지만 과부가 스스로 자결하면 조정에서 열녀문을 내리고 그와 함께 엄청난 혜택을 주니 생부마저 이런 일을 꾸밀 수 있는 것이오.”
“그저 망극할 뿐이옵니다.”
이조판서는 다른 말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이 모든 것이 과인의 덕이 부족하여 일어난 일이고 과인이 백성을 돌보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오, 틀린 것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오.”
내가 과인이라고 했다.
모두가 내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니 조정 신료들은 뭐라고 할 말이 없어졌다.
“전하!”
“전하, 아닙니다.”
“됐소, 이것은 모두 과인이 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과인의 잘못요.”
나는 법을 다스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 법은 다스리는 거다.’
내가 경국대전 위에 설 것이다.
“전하!”
이조판서와 공조판서는 내가 어떤 법령을 공표할지 짐작했다는 눈빛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앞으로 과부가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 자결한다고 해도 조정에서는 누구도 열녀문을 내려야 한다고 상소하지 마시오.”
이걸로 끝나면 일을 크게 만든 이유가 없다.
“또한 이 모든 것이 어린 과부도 아니지, 남편 얼굴 한 번 못 보고도 과부가 될 수밖에 없는 조선의 예법이 문제가 있기에 일어난 일이오.”
혼례를 올리지 않아도 양가에서 사주단자만 주고받으면 부부가 된다.
“그와 함께 과부들을 재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재가한 과부들이 낳은 자식의 출사를 막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오. 앞으로 나는 과부들의 재가를 금지하는 법을 금지할 것이며 또한 과부들의 재가하여 낳은 자식이 과거를 볼 수 있게 경국대전을 고칠 것이오. 이에 반대할 신료들이 있소?”
나는 매섭게 조정 신료들을 노려봤다.
‘하나라도 나서봐라.’
그 집구석 앞에 세워진 열녀문부터 뽑아서 불쏘시개로 만들어버릴 테니까.
“전하.”
그때 공조판서가 나섰다.
“공조판서께서는 반대하시는 거요?”
“과부들의 재가를 허락하신다면 누가 과연 정절을 지키겠나이까?”
여자들이 꼭 정절을 지켜야 할까?
‘내가 현대인의 영혼이기에.’
조선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그 정절은 왜 여인네만 지켜야 하는 것이오. 내가 알기로 공조판서께서도 사별하신 후에 1년도 되지 않아서 후처를 본 것으로 아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조정 신료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생각할 거다.
‘배운 그대로 사는 것이 사람이니까.’
조정 신료들 아니 사대부들은 잘못 교육을 받은 거다.
“전하, 저는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하여···.”
“됐소. 이유 없는 무덤이 어디에 있겠소. 과부의 재가를 금지하면 나는 홀아비의 재가도 금지할 것이오.”
미쳤다는 눈빛으로 조정 신료 몇이 나를 봤다가 바로 고개를 숙였다.
‘확 열받으면?’
축첩도 금지해 버리겠다고 말해버리려고 했다가 그건 내게도 해당하는 일일 것 같아서 참았다.
“전하, 그것만은 아니 되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됐소, 나는 마음먹은 것을 그대로 실행한다는 것을 신료들은 다 아실 거요. 그러니 오늘 이후로 과부 재가 금지법을 금지하고, 과부들이 낳은 자식이 과거를 볼 수 있게 할 것이며 모든 재가 과부의 자식들에게 소급 적용할 것이오.”
이렇게 되면 이번에 실시될 과거에서 많은 이들이 구제받게 될 것이다.
‘나의 조선은 기회는 공평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영의정 유자광을 봤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영의정 유자광이 내 눈치를 봤고 바로 성은이 망극하다고 소리쳤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목소리 하나는 확실히 큰 병조판서가 소리를 질렀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와 동시에 내금위장과 내금위 병사들 그리고 의금부에 속해 있는 별장과 나졸들도 일제히 합창하듯 소리를 질러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하지만 다른 조정 신료들은 누구도 이번만큼은 대답하지 않았다.
‘개기겠다는 거지.’
상관없다.
“그러면 이제 마지막으로 저 무도한 죄인들에 대한 형벌을 내가 내릴 것이오.”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나를 봤다.
“이번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이장문을 거제로 유배를 보낸다.”
거제에는 남벌군 사령부가 있다.
‘거제로 보낸 후에 대만을 오가는 연락선을 통해서 대만으로 보낸다.’
거기서 대만총독부 총독이 될 우현 부제독을 보좌하게 할 생각이다.
“이 모든 참담한 일을 계획한 죄인 김기리를 거열형에 처한다.”
내 말에 김기리는 고개를 푹 숙인다.
“또한 김기리와 같이 공모한 청상과부의 아비는 능지처참에 처한다.”
“전, 전하!”
형조판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말 그대로 능지처참이오. 아비는 또 부모는 절대 자식을 버려서는 안 되오, 내 주변에는 옳은 부모만 있었기에 오늘 내가 본 저 금수보다 못한 자를 내가 보고 나는 충격이 컸소.”
“알겠나이다.”
아마도 조선 최초로 능지처참이 거행되는 거다.
“주인의 명이기는 하나 살인을 도운 노비 둘은 참하는 것이 옳으나 내가 미리 형조판서에게 자복하면 살려준다고 했으니 조선의 임금이 한 입으로 두말을 할 수가 없으니 궁형에 처한다.”
궁형(宮刑)은 남자와 여자의 생식기에 가하는 형벌이다.
남성은 생식기를 거세하는 것만을 궁형으로 알고 있지만 여자가 죄를 지어서 궁형에 받게 되면 놀랍게도 여성의 질을 막아버리는 형벌이다.
“마지막으로 이 엄청난 사건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수 있게 만든 다모를 관노에서 면천할 것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기찰군관 이서진이 목청이 찢어지게 소리를 질렀다.
‘확실히 쟤들 의심스러워.’
나중에 따로 불러야겠다.
하여튼 망할 놈의 조선이 만든 악법을 또 하나 고쳤다.
‘그러니 이제는!’
사대부들이 대놓고 반발할 거다.
그러니 나는 대비해야 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잖아.’
사대부들이 이제는 꿈틀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이 정도까지 내게 밟혔는데 꿈틀도 하지 않으면 조정 신료들과 사대부는 지렁이보다 못한 존재일 거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