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18)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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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당진에 있는 염전 옆 거점 부대.
거점 부대는 임금 융의 지시로 조선 팔도에 점조직처럼 설치가 됐고.
보통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옆에 주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이렇게 염전 지역이나 광산이 있는 곳은 그 옆에 주둔했다.
그리고 주둔 인원의 수는 적게는 10명을 기준으로 하는 분대 단위고.
많게는 100명 정도의 중대 단위였다.
그리고 이곳은 염전이 크기에 주둔하는 거점 부대의 병력도 100명이 넘었고.
100명이 넘는 병력의 주요 임무는 왜구 출신 노예들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일이었다.
“도성에서 도착한 전서구다.”
“예.”
“건장한 왜구 출신 노예 50명을 도성으로 압송하라신다.”
“예?”
“되묻는 것은 무슨 의미지?”
거점 부대장이 부하에게 되물었다.
“건장한 왜구 출신 노예는 쓸모가 많습니다.”
염전에서 이제 소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왜구 출신 노예이기에 노동력에 대한 임금을 주지 않아도 되는 조선이었다.
“그렇지. 하지만 어명이니 속히 진행해.”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중대장님.”
“왜?”
“요즘에는 왜구들도 거의 출몰하지 않으니 50명을 도성으로 보내면 노동력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할 수 없지 않나?”
대마도 도주는 조선이 언제라도 공격해 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왜구들을 조선에 보낼 수가 없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다시 백성들에게 노임을 주고 고용할 수밖에 없겠지.”
“예, 염전 책임자에게 그렇게 통보하겠습니다.”
* * *
일반 여염집 부엌.
아들이 초등학교에서 가지고 온 조개탄을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피던 여인이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서 픽하고 쓰러졌다.
물론 이 여자가 이러는 것은 석탄이 탈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에 중독이 됐기 때문이었다.
“임자, 아침밥 멀었는가?”
천운일까?
밥을 기다리던 남편이 부엌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아내가 궁금해서 부엌에 가봤는데 자기 아내가 바닥에 쓰러진 것을 보고 기겁했다.
“임자, 임자!”
남편이 급하게 아내를 부른 후에 그녀를 안고 부엌 밖으로 나와서 바로 평상에 눕혔고.
다행스럽게 맑은 공기를 마신 아내는 잠시 후에 깨어났다.
“왜, 제가 여기 누워 있어요?”
“임자, 괜찮은가?”
“머리가 깨질 듯 아파요.”
임금 융이 놓친 석탄에 대한 부작용이 조선의 일반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었다.
* * *
이조판서의 사가 사랑채.
대궐에 입궁해야 할 이조판서와 공조판서는 이조판서의 사가에 사랑채에 모였다.
“전하께서 이대로면 경국대전을 모두 바꾸실 것 같소이다.”
사실 경국대전은 조선의 최고의 법전이지만 그 법이 대부분 사대부에 이롭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렇소이다. 전하께서는 조선의 근간을 마구 흔들고 계십니다.”
이조판서의 말에 공조판서가 대답했다.
“정말 이대로는 안 됩니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방법이 없다면 찾아야지요.”
이조판서와 공조판서도 임금 융의 장인이었다. 이렇게 임금 융에 적응한 장인들은 승승장구했고.
적응하지 못하는 장인들은 자기가 죽을 수도 있는 반항의 길로 접어들었다.
“어떤 방법이 있소?”
“알지만 함부로 입 밖에 낼 수 없는 방법이겠지요.”
이조판서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그, 그건.”
“일단 자중하면서 지켜봅시다. 기회는 항상 갑자기 찾아올 때도 있을 테니까요.”
이조판서는 반정을 생각하고 있었다.
* * *
대궐 대전 앞 공터.
“대방이라고 했느냐?”
“응.”
역시 반말이다.
“허허허.”
김 대방이 내게 계속 반말하자 연락선 선장은 죽을죄를 지었다는 표정이다.
“저 맹랑한 녀석에게 누가 우리 말을 가르쳤느냐?”
내 말에 연락선 선장이 나를 봤다.
“소인이옵니다. 죽여주옵소서, 전하.”
“앞으로 존댓말은 내가 직접 가르치겠노라.”
나는 나를 보며 웃고 있는 김 대방이 마음에 들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런데 저기 수레에 가득 든 것은 무엇이냐?”
알면서도 물어야 할 때다.
‘익은 망고도 있고, 두리안도 있고 바나나는 거의 썩기 직전이군.’
내가 아는 열대 과일이 다 있는 것 같다.
‘파인애플은 없네.’
사실 대만에서 제일 맛난 열대과일을 꼽으라면 파인애플일 거다.
내가 현대인으로 살 때 파인애플을 즐겨 먹지는 않았지만, 대만으로 여행을 갈 일이 있어서 대만에 갔다가 대만산 파인애플을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던 파인애플은 셔서 먹기가 좀 그랬는데 대만산 파인애플은 그냥 달았다.
“신라방의 후예인 촌장과 김 대방이 전하를 위해서 모은 과일입니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우현 부제독이 상륙하고 임시 주둔지를 설치했을 때 전하께 진상하기 위해서 과일을 채집하라고 지시했으나 신라방이 투항한 후에 제대로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을 엄선하여 이렇게 진상하게 됐나이다.”
“우현 제독의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다. 하하하!”
아마도 중전 신 씨와 숙의 조 씨가 이제는 입덧에도 먹을 과인이 많아지니 조금은 더 건강해질 것 같다.
“상책.”
“예, 전하.”
“타국에서 온 과일이라고 하니 입덧 때문에 과일밖에 먹지 못하는 중전과 숙의 조 씨를 바로 부르라.”
“예, 알겠나이다.”
상책은 내가 이런 어명을 내릴 줄 알았다는 듯 바로 대답했고.
상책 옆에 있던 환관이 중궁전과 숙의 조 씨의 전각으로 뛰었다.
“대방아.”
“응.”
“내가 부르면 ‘응’이 아니라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
“응.”
나를 보며 웃는 대방이다.
‘일단 참자.’
저 녀석에게 열대 과일을 먹는 방법을 배우는 척은 해야 하니까.
‘두리안도 있잖아.’
냄새는 똥이지만 맛은 아이스크림 비슷한 맛이 나는 최고의 열대 과일이 바로 두리안이라고 현대인들은 말하는데 나는 사실 그 말에 동의할 수가 없다.
‘꿉꿉한 맛이지.’
나는 돈을 준다고 해도 먹고 싶지 않은 과일이 바로 저 거대한 밤톨 같은 두리안이다.
“저 과일들은 어떻게 먹는 것이냐?”
그래도 김 대방은 눈치가 빨라서 그런지 내가 조선어로 말해도 알아차리는 것 같다.
“내가 먹는 방법을 알려줄게~”
내게 또 반말하는 녀석인데 한 대 쥐어박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 * *
성균관 박지훈 사성의 사무실.
“성리학에 대한 배움이 이렇게 높다니 놀랍구나.”
박지훈 사성은 안길을 앞에 두고 칭찬하듯 말했다.
“이 모든 것이 대감 아니 아버님의 덕입니다.”
“내가 따라 알아봤는데 노비였다지?”
“예, 그렇습니다.”
“무슨 사연으로 형조판서 대감의 양자가 된 것이냐?”
“사실 저도 잘 모르겠나이다.”
“몰라?”
“예, 아버님께서 묻지도 말고 알려고도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합격입니까?”
안길은 합격 여부가 중요했다.
“아직이다. 전하께서 성리학에 대한 것에만 묻지 말고 여러 가지를 확인하여 입학 여부를 결정하라고 내게 어명을 내리셨다.”
“예, 저를 불통시킬 마음이시군요.”
“불통시킬 마음이라고?”
박지원 사성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지 않사옵니까? 보통의 경우에 대학을 마치면 성균관에 입학할 수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성균관에 입학하는 조건은 초시에 합격하는 거다. 그러니 너는 더 많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차별받는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지금도 특혜를 받고 있으니까.”
박지원 사성이 안길을 질책하듯 말했다.
“예.”
“마지막 문제를 내겠다.”
“예.”
눈빛이 확 변하는 안길이었다.
“하나와 하나가 더해지면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해 보라.”
박지훈 사성이 물었다.
“물이옵고 또 백성의 마음입니다.”
“물과 백성의 마음?”
“예, 그렇습니다. 물은 합쳐지면 하나가 되고 백성의 마음이 하나가 되면 임금에게 향하게 되니 그 역시 하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물에 관해서 아는 것이 있다면 내게 모두 말해봐라.”
“예, 스승님.”
“네가 통해야 나는 너의 스승이 되는 거다.”
“송구합니다.”
“말해 보라.”
“물은 담기는 그릇에 따라서 그 모양이 바뀝니다.”
“그건 그렇지.”
“물이 얼면 부피가 커지기에 큰 돌을 깨기 쉽습니다.”
“옳다.”
“물이 고이면 썩게 되니 이것을 마음과 의지로 대입해 보면 마음이 더 발전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게 되면 초심을 잃게 됩니다.”
“그 역시 옳다.”
안길의 말에 점점 더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 박지훈 사성이다.
‘이 녀석은 박성균과 결이 같군. 하하하!’
자신이 제대로 가르치면 뛰어난 성리학자가 될 수도 있고.
또 박성균처럼 다른 사대부가 잡학이라고는 하지만 실학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은.”
“됐다. 너는 통이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안길 너는 앞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예, 알려주십시오. 스승님.”
“너는 전하의 특혜로 성균관에 입학하게 됐다. 그것은 내가 조금이라도 부족한 면을 보이게 되면 특혜로 입학한 사실이 계속 사람들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러니 고인 물처럼 한곳에 머물러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 스승님.”
“전하께서 너를 어디에 쓰실지 나도 이제 궁금하구나.”
* * *
임금 융의 처소 전각.
대전 공터에 쌓인 열대 과일 중에 너무 익지 않은 과일을 소년 김 대방이 골라서 먹을 수 있게 손질하여 가지고 왔고.
나는 그 과일들을 중전 신 씨와 숙의 조 씨에게 하사했다.
“중전, 입덧이 심하니 이거라도 드시오.”
내가 중전 신 씨에게 내민 것은 망고다.
‘이게 진짜로 달지.’
오는 길에 너무 익어서 홍시처럼 말랑해진 상태다.
‘이대로 두면 며칠 후면 못 먹겠군.’
그렇다면 저 과일들을 서빙고에 넣어서 얼리면 된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중전 신 씨가 감격하여 내게 말했다.
“드시오. 이게 참으로 맛납니다.”
망고야 최고지.
“예, 전하.”
중전 신 씨가 조심히 받아든 망고를 입에 넣으려다가 가만히 앉아 있는 숙의 조 씨를 봤다.
“숙의.”
“예, 중전마마.”
“전하께서 내게 내리신 타국의 과일이지만 나는 숙의를 나의 친동기로 생각하기로 전하께 말씀을 드렸소. 그러니 언니인 내가 먼저 먹는 것보다 아우인 숙의를 먹게 하여 언니의 기쁨을 느끼고 싶소. 그러니 먼저 먹어보세요.”
중전 신 씨의 마음이 이렇게 착하다.
“황공하옵니다. 중전마마.”“그러니 먼저 먹어보세요.”
중전 신 씨가 숙의 조 씨에게 말했고.
숙의 조 씨가 중전의 눈치를 본다면 나를 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숙의 조 씨가 먼저 망고를 먹었는데 눈이 커졌다.
“맛이 어떠시오?”
중전 신 씨도 궁금한 듯 숙의 조 씨에게 물었다.
“이렇게 단 과일은 처음 먹어 봅니다. 중전께서도 어서 드셔보십시오.”
입덧이 심한 숙의 조 씨였다.
그런데 망고는 괜찮은 모양이다.
‘다행이네.’
나는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리고 중전 신 씨도 망고를 먹었고 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전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때 김 대방이 내 침소 끝에서 두리안을 톱으로 다 자른 후에 조심히 접시에 올렸다.
“전하, 이것도 먹어라.”
제대로 조선어를 반말로 배운 소년 김 대방이고.
나는 김 대방이 내게 반말할 때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상책을 봤다.
‘나중에 조져.’
딱 그런 의미를 담아서 봤으니 상책도 나중에 대전 침소 전각 뒤로 김 대방을 불러서 제대로 조질 것 같다.
“그래, 먹어보자. 하하하!”
두리안이 담긴 접시를 받은 상궁이 조심히 그 접시를 내게 가지고 왔고.
냄새 때문인지 중전 신 씨와 숙의 조 씨가 인상을 찡그렸다.
‘또 입덧하려나?’
그런데 입덧하지 않는다.
“전하, 전하의 부르심을 받은 혜민서 질병 연구소 소장이 도착했나이다.”
그때 대전 침소 복도에 있던 상궁이 내게 보고했다.
‘왔군.’
이제 내가 할 것은 종두법 개발이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