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19)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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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자금성에 있는 대전.
조선에 갔던 황제의 칙사가 조선에서 보낸 사신 성희안과 함께 명나라 자금성에 도착했다.
“짐에게 돌아오느라 그대가 참으로 고생이 많았도다.”
홍치제는 칙사를 보며 노고를 격려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요동의 상황은 어떤가?”
칙사는 분명 조선에 칙사로 갔는데 명나라 홍치제는 조선의 상황을 묻지 않고 요동 총관부의 상황부터 물었다.
“황제 폐하, 제가 확인한 것으로 요동 총관부의 기세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나이다.”
“그래?”
“예, 그렇사옵니다. 군사들의 기강이 바로 선 상태에서 요동 총관부 도독의 명령이라면 불길에도 뛰어들 정도로 사기가 충만하여 해서여진이 쉽게 준동하지 못할 듯하옵니다.”
칙사의 보고에 홍치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명나라 조정의 재상급인 수보는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동 총관부 도독이 병사들을 잘 지휘하고 있다는 소리군.”
“예, 그렇사옵니다. 그와 함께 요동 출신 하급 무장과 병사들을 선발하여 배치하고 있기에 폐하께서는 요동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칙사, 지금 요동 총관부 도독이 현지에서 병력을 모집했다고 보고하는 겁니까?”
재상급인 수보가 칙사에게 물었다.
“예, 그렇사옵니다. 그렇게 양성된 황제 폐하의 병력이 10만이 넘기에 요동에 주둔하는 총병력의 수가 30만에 달하기에 해서여진은 두려움에 떠니 요동 총관부 도독을 황제 폐하께서 더 높은 벼슬을 내리시어 중하게 써야 할 듯합니다.”
칙사는 요동 총관부 도독에게 더 높은 벼슬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요동 총관부 도독과 문신인 칙사의 사이가 개인적으로 나쁘다는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알겠소.”
홍치제는 짧게 알았다고 대답했다.
“황제 폐하.”그때 재상급인 수보가 홍치제를 불렀다.
“말씀하시오, 수보.”
“요동 총관부가 군벌화될 수도 있나이다.”
“군벌화가 된다?”
“예, 그렇습니다. 요동에서 뽑은 병력의 수가 10만이 넘는다고 하옵니다. 그들은 오로지 요동을 사수하기 위해서 요동 총관부 도독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 수행할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만약 요동 총관부의 도독이 못된 마음이라도 먹는다면 그 자체가 군벌화가 되는 것이니 그에 합당한 처리를 해야 하옵니다.”
명나라의 고질병이 여기서 나오는 순간이다.
“합당한 처리라고 했는가?”
“예, 그렇습니다.”
“어떤 처리를 하면 좋겠는가?”
“요동 총관부 도독이 요동군을 강군으로 육성했으니 그 공로를 높이 치하하시어 자금성으로 불러서 병부의 수장으로 삼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보의 생각이 그런가?”
“예, 그렇사옵니다.”
수보가 대답하자 홍치제도 고개를 끄덕였다.
“요동 총관부 도독이 짐의 군대를 강군으로 육성하여 요동과 요서 지역을 안정화하여 야인들이 함부로 준동하지 못한 공을 높이 사서 짐이 그를 병부의 수장으로 임명할 것이다. 짐의 칙령을 요동 총관부 도독에게 전하라.”
홍치제 역시 지방의 군부가 군벌화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고.
이런 명령이 떨어지자 칙사는 찰나의 순간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조선에서 사신으로 보낸 성희안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로 전락해 있었다.
‘이거 집구석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구나.’
성희안은 명나라가 능력 있는 장수를 두려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요동 지역은 요동 총관부 도독에 의해서 안정화가 된 상태였는데 명나라 대전 회의로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졌다.
“또한 요동 총관부 도독이 양성한 요동 출신 병력은 요동에서 이동시켜서 대월국 국경 지역으로 재배치하라.”
이렇게 되면 자기 고향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요동 출신 10만 병력이 이제는 대월국 국경 지역으로 다시 배치되니 그들은 목숨을 걸고 대월국 국경 지역을 지킬 필요가 없는 거다.
그와 함께 대월국 국경 지역에 배치됐던 명나라 남부군은 이제 지형이 익숙하지 않은 요동 지역으로 배치될 것이니 이것은 임금 융에 기회라면 기회였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명나라 조정 신료들이 조선의 신료들처럼 대전 회의를 하면 할 줄 아는 말은 ‘황은이 망극하옵니다.’와 함께 능력을 발휘하는 자를 모함하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면 이제 조선의 사정은 어떠한가?”
“황제 폐하의 칙령을 조선의 왕에게 전했고 조선의 왕은 전하의 칙령을 이행할 의지가 충분하오나 물산이 부족하여 군선 건조와 군량미 조달이 힘들어 쉽게 황제 폐하의 칙령을 바로 시행하기는 어려울 듯하옵니다.”
황제의 칙사가 조선의 임금 융에 받아먹은 뇌물이 태산 같기에 명나라에 돌아와서 황제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왜구의 거점인 대마도를 정벌할 의지는 충분하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어렵다는 건가?”
“그래서 조선의 왕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홍치제가 칙사에게 물었다.
“조선의 왕이 저를 통하여 황제 폐하께 아뢰기를 대마도를 정벌하기 위해서 군선과 군량미 그리고 병력을 지원해준다면 바로 대마도 정벌 준비에 돌입하겠다고 하옵니다.”
“그래?”
“예, 그렇사옵니다. 조선도 왜구들의 침탈로 국력이 바닥나고 있기에 어떻게든 대마도를 정벌하여 왜구의 준동을 막고 싶으나 여력이 없는 듯합니다.”
이래서 뇌물이 무서운 법이다.
“그렇단 말이지?”
“예, 그렇사옵니다.”
“일단 알겠소, 수보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명나라 황제가 재상급인 수보를 보며 물었다.
* * *
임금 융의 서재 전각.
내의원 소속 의원 김범을 이곳으로 불러놓은 상태에서 승지들의 보고를 받고 있다.
‘김범이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됐군.’
어쩔 수 없는 것이 내가 진행해 놓은 기술 발전과 신물들이 조선에 사용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문제점들이 속속 발생하기 시작했다.
“좌승지, 계속 보고하라.”
“도성 안의 아녀자들이 원인불명의 이유로 쓰러져 사망한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일가족이 집에서 잠들었다가 아침에 얼굴이 파랗게 변하여 죽는 경우가 많아졌기에 사헌부와 갑사 군단 수사 부대와 함께 좌변 포도청이 수사에 착수했나이다.”
갑작스럽게 쓰러져 죽어?
“정말이오?”
“예, 그렇사옵니다. 그에 따라서 민심이 흉흉한 상태입니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아침에 얼굴이 파랗게 변하여 죽었다?’
혹시?
지금 떠오르는 것은 조개탄이다.
‘확실해.’
내가 병신이었다.
조선의 가옥 구조는 온돌이기에 석탄으로 만든 조개탄을 아궁이에 그냥 태우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그걸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조개탄을 쓰려고 하지 않을 건데.’
일산화탄소 중독이 밝혀지면 백성들은 조개탄을 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사실을 숨길 수도 없다.
“그렇단 말인가?”
“예, 그렇사옵니다. 갑자기 여러 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에 소신이 깊이 생각해 보면 이번 일과 조개탄이 연관이 있을 듯합니다.”
“그래요?”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그렇다고 해도 이 사실을 백성에게 밝혀서는 아니 되옵니다.”
좌승지의 말을 들은 도승지 조광이 앞으로 나서며 내게 말했다.
“조개탄이 백성을 죽게 만드는 원흉이라는데 그걸 밝혀서는 안 된다?”
“예, 그렇사옵니다.”
“어찌 그렇게 생각하는가?”
“제가 알아본 사실로는 석탄이 조선팔도에 널려 있고 그것이 충분히 나무 땔감을 대신할 수 있사옵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조개탄을 땔감으로 계속 사용하게 하는 일이 조선과 백성에게 이로운 일이기에 사소한 문제로 흉흉한 소문이 퍼지게 되면 백성들은 조개탄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백성들은 산과 들로 나가서 나무를 벨 것이니 전하의 산천은 다시 벌거숭이가 될 것입니다.”
옳은 말이기도 하다.
‘하여튼 조광은 급진적이다.’
대를 위해서는 소는 희생되어도 된다는 사상을 가졌다.
“만약 이 흉흉한 일들이 일어나는 원인이 조개탄이라면 그 사실을 백성들에게 계속 속일 수는 없지 않소?”
“그렇사옵니다. 대책을 마련하셔야 하옵니다.”
“좋소이다, 그 대책은 무엇으로 시작하면 좋겠소?”
무조건 숨겨야 한다고 하면 도승지 조광도 조정 신료와 다를 것이 없다.
“성균관 박성균에게 확인해 보라고 했고 그가 조개탄을 태울 때 연기가 사람의 눈을 맵게 하고 숨을 쉬기 곤란하게 한다고 하옵니다.”
“그렇소?”
“예, 그렇사옵니다. 그러니 뚫려 있는 아궁이에 철로 만든 문을 달게 만들어서 불을 지피는 아낙들이 일차로 조개탄을 피울 때 연기를 마시지 않게 해야 하옵니다.”
생각보다 간단한 답이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소.”
“그와 함께 아궁이와 연결된 온돌의 틈으로 조개탄에서 만들어지는 연기가 방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하옵니다.”
“방법이 있소?”
“예, 그렇사옵니다.”
“그 해결 방법이 무엇이오?”
조선은 나무 땔감에서 석탄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한지와 콩기름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옵니다.”
“한지와 콩기름?”
“예, 그렇사옵니다. 양반들의 가옥은 그 바닥에 콩기름을 먹인 한지를 몇 겹이고 발라서 연기가 바닥에서 올라오지 않게 합니다.”
“그렇소?”
그러고 보니 내 침소에도 바닥은 황토색이다.
‘나는 황토를 깐 줄 알았지.’
그게 콩기름을 먹인 한지를 몇 겹이고 겹쳐서 붙인 것인 줄은 몰랐다.
“그렇사옵니다. 문제는 그것을 모든 백성의 가옥에 적용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역시 도승지 조광이다.
문제점을 내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도 이렇게 마련했으니까.
‘문제는 돈이군.’
내가 가진 내탕고 창고 몇 개를 비워야 이게 가능할까?
‘그냥 시멘트를 확 발라버리면 좋을 건데?’
말 그대로 바닥 미장 말이다.
그러면 연기가 절대 바닥에서 연기가 올라올 수 없으니까.
“나의 재물로 백성의 목숨을 구하고 조선에 석탄 보급을 빠르게 할 수 있다면 나의 내탕고 창고 몇 개를 비운다고 해도 해야 할 일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지만 한지를 만드는 닥나무를 키워서 한지로 생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도승지의 말대로 이 모든 사실을 비밀로 한다면 조선 백성의 피해가 더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좌승지가 내게 말했다.
“그래서 좌승지의 대안은 무엇인가?”
도승지 조광은 백성을 속여야 한다고 내게 말하며 대안을 말했다.
‘물론.’
그 대안이 돈이 엄청나게 들고 시간이 들어가는 대안이지만.
“일단 온돌과 연결된 아궁이에는 조개탄으로 불을 지피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백성들이 알게 될 것이오.”
도승지와 좌승지가 의견 충돌을 시작했다.
“어린 백성들도 알아야 할 사실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어린 백성이라고 해도 곧 알게 될 일입니다. 도승지.”
“그렇게 되면 석탄 보급이 늦어질 수밖에 없소. 석탄이 보급되면 조선 백성의 삶이 더 크게 윤택해질 것이라고 말한 사람은 좌승지요.”
“압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점이 발생했으니 그에 따라 대처해야 합니다. 숨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안을 말씀해 보시오.”
도승지가 좌승지에게 대안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일단 일반 가옥의 아궁이를 밖으로 빼야 합니다.”
“뭐라고요?”
좌승지의 말에 도승지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네, 그게 답이네.’
혹시 풍로(風爐)라는 것을 아나?
일본식 표현으로는 곤로(焜炉)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