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2)
ⓒ 흑곰작가
=======================================
‘물론!’
그렇게 생산된 은들은 아직 조선 내부에서는 유통하지 않고 있다.
많은 양의 은이 갑자기 풀리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니까.
아탕개는 북변 밀무역을 담당하고 있고.
항왜인 박충선은 대마도를 중심으로 왜와 밀무역을 진행하며 명나라 남부 지역에도 밀무역을 진행하고 있다.
한 마디로 나는 밀무역도 삼각 무역 형태로 진행하고 있는 거다.
‘건주여진으로 넘어간 은은.’
결국에는 명나라로 흘러 들어갈 것이고.
명나라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릴 수도 있으리라.
‘잽은 계속 날리는 거지.’
결정적 한 방을 날리기 전까지 말이다.
“도승지.”
“예, 주상전하.”
“그건 그렇고 내가 관요의 수를 늘리고 또 장승포 옆에 백성의 밤을 밝힐 호롱불 대신에 램프를 만들 관요를 설치하라고 했던 일은 어떻게 되고 있나?”
조선에서 나의 지시로 포경 사업을 시작한 지도 거의 3년째다.
[포경 선단은 충분하게 고래를 잡고 있사옵니다.] [고래기름은?] [장승포를 중심으로 고래기름 사업이 확대되고 있고 이미 장승포에서 짠 고래기름이 한양 시전에 모두 풀린 상태입니다.]고래 한 마리를 잡으면 고래의 부산물이 엄청나다.
‘고기도 그렇고.’
특히 기름이 제대로다.
‘내가 알기로.’
내가 안다는 것이 내가 현대인일 때 인터넷에 봤던 내용들이지만.
하여튼 기거에 나오는 고래기름은 대단하고.
특히 향유고래기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등화용이나 윤활유로 쓰이지.’
기름의 품질이 상상을 초월하기에 정제만 잘하면 놀랍게도 헬기 등의 고급 항공유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램프를 밝히는 등화용으로는 사실 아깝기도 하지만 당장 다른 쪽으로는 쓸 수 없다.
[특히 총포 개발자들이 고래기름을 보고 질이 너무 좋기에 총포를 닦는데 쓰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그래서 조선 왕실이 직접 운영하는 포경 사업단 선박을 통해서 잡는 고래에서 나오는 기름은 등화용과 총포 수입용으로 쓰인다.
‘향유고래는 용연향(龍延香)인데.’
용연향을 이용해서 화장품이나 향수를 만들 화학 기술이 조선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지만 지금 없다고 계속 없지는 않을 거다.
노력하고 연구하면 안 되는 일도 되는 법이니까.
“장승포에 주상전하께서 그려주신 램프를 만들 관요를 이미 두 곳이나 설치했습니다.”
사실 말이 램프지.
유리 산업이 아직 발전하기 전이라 호롱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고 했네, 조선의 밤이 밝아져야 인재들이 더 배우고 더 노력할 것이네.”
“예, 그렇사옵니다. 주상 전하.”
“남는 고래기름은?”
“박충선이 왜로 판매할 계획입니다.”
이것으로 장승포는 당분간 조선에서 가장 부유한 항구 도시로 성장하게 될 거다.
‘포경 산업은?’
세계 최초로 조선이 시작했다고 세계 역사에 기록되리라.
* * *
한 달 후, 의정부 전각.
영의정은 세종대왕의 처조카이자 심온의 외손자로, 소헌왕후는 그의 이모일 정도로 대단한 외척이었고.
연산의 치세 때는 영의정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주상께서 호환에 희생되는 백성에 대해 심려가 깊으십니다.”
연산은 3년 만에 부국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에 따라서 왕실 재정은 거대해졌고.
왕실 재정이 거대해진 이유는 서해안 일대에 완성된 염전의 수가 20개가 넘었기 때문이고.
염전 한 곳에서 소금이 생산되면 바로 다른 곳에도 염전을 건설하면서 염전의 수를 늘렸기 때문이었다.
또한 전국에 200개가 넘는 저수지를 팠고.
논으로 연결되는 수로를 거미줄처럼 연결해서 백성들이 농사를 짓기 편하게 만들었다.
평범한 임금이 100년이 걸려도 할 수 없는 일을 연산은 꿈처럼 거칠고 빠르게 이루어냈다.
물론 왕실 재정이 거대해진 이유는 염전에서 얻는 이익만은 아니었고.
소금을 이용한 국제 무역을 통해서 막대한 재화를 축적했다. 그래서 생겨난 상단이 서해안 일대를 장악한 염상이라는 조직인데.
염상의 대방이 환관 출신인 것은 당연한 일일 거다.
“호환?”
조선은 유독 호랑이가 많기에 호환이 많았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갑사다.
“그렇습니다.”
“주상께서 호환을 핑계로 금군의 수를 늘리시겠다는 거군.”
돈도 많은 임금이 그 돈을 받고 충성심을 키운 군사까지 확보한다면 왕권의 강화는 당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예, 방금 제가 불려갔다가 오는 길입니다.”
우의정이 영의정에게 말했다.
“그러시다면 금군 갑사 부대 창설을 맡으시겠군요.”
호랑이를 잡는 부대를 착호갑사라고 부르지만 줄여서 갑사라고도 불렀다.
“항상 그랬듯 그렇겠지요.”
“영의정 대감.”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좌의정이 영의정을 불렀다.
“왜 그럽니까?”
“이대로는 안 됩니다. 주상의 농간에 더는 놀아나서는 안 됩니다.”
“말씀 삼가세요. 궁입니다. 궁, 벽에도 귀가 있습니다.”
영의정의 말에 좌의정이 인상을 찡그렸다.
이미 환관과 궁녀는 모두 임금의 편이었다. 재물을 제일 많이 주는 존재가 임금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주상께서는 충성 경쟁을 즐기시는 겁니다. 따로 부르실 때마다 각개격파로 장인, 장인 그러면서 원하시는 것을 하나씩 얻어내고 있으십니다.”
“그래서요? 주상의 말씀을 거부하실 수 있겠습니까?”
“으음.”
“삼정승과 육판서 모두가 주상의 장인입니다. 주상께서 두 분 정승께 세자의 외조부가 되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하지 않으셨습니까?”
이건 이젠 다 아는 거였다.
“문중의 미래를 무시하고 포기하실 수 있겠소?”
영의정의 말에 두 정승은 할 말이 없었다.
‘포기할 수도 없고.’
우의정도 자신이 다음 임금의 외조부가 될 기회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으음.”
“그런데 갑사라고 하셨습니까?”
영의정이 다시 물었다.
“예, 주상의 말씀으로는 왕실의 내탕고가 가득 찼고 백성의 곡간에도 곡식으로 가득 채웠으니 백성에게 해가 되는 호랑이를 잡겠다고 하셨습니다.”
“으음.”
영의정이 신음을 터트렸다.
‘금수만 잡을 것은 아니실 건데.’
갑사 부대가 만들어지면 그들의 칼날이 자기들로 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영의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사대문 안에 설치된 왕실 직속 대장간에서는 화승총이 연산의 지시로 대량 생산 체제로 돌입한 상태였고.
이미 100정이 완성되어 금군에게 넘겨진 상태였다.
* * *
인수대비의 전각.
인수대비는 연산의 많은 후궁을 불러놓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할마마마께서 내명부를 단속해주십시오.]내명부의 주인은 당연히 중전이지만 후궁들을 이용해서 외척을 관리하는 연산이기에 중전 신 씨의 힘이 약화한 것처럼 보였다.
후궁들이 기세가 등등할 때가 많았고.
그럴 때가 오면 잡도리하듯 인수대비가 나섰다.
물론 이 말은 대비전 밖으로는 흘러나가지 않을 거다.
[알겠소. 주상.] [대비마마께서는 후궁들에게 명심보감이나 읽히시거나 범어나 가르치시면 될 듯합니다.] [주상, 내가 범어에 능한지 어찌하셨소?] [불심이 지극하시지 않습니까.] [호호호!] [후궁들도 불경을 외우면 질투나 탐욕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쾅, 쾅!
그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쳤는데 그게 과연 날벼락일까?
“서로 질투하지 말고 주상을 모시는데 각별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연산군과 인수대비는 상극이었다. 하지만 연산군이 폐비 윤 씨를 거론하지 않으니 사이가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명심, 또 명심하세요. 괜히 구중궁궐에서 날벼락을 맞지 않으시려면 말입니다.”
세상 그 어떤 여인보다 표독하고 냉혹한 사람이 바로 인수대비일 거다.
남편 없이 청상과부로 모진 세상을 견디며 아들을 왕위에 올렸으니까.
하여튼 인수대비의 단속이 제대로 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니 중전도 권위를 다시 찾게 됐는데 이런 일들을 임금 융은 모른 척을 하니 삼정승, 육판서는 후궁을 압박하는 것이 임금 융이 아니라 인수대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