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23)
ⓒ 흑곰작가
=======================================
이송의 대전 회의장.
쾅, 쾅쾅! 쾅쾅쾅!
성벽과 멀리 떨어져 있는 괴뢰국 이송의 대전도 안전할 수가 없었고.
그것은 대형 판옥선에서 쏜 대포들은 성벽이 아닌 수도성 안에 있는 건물들을 노리고 발사됐기 때문이었다.
“대, 대포가 어떻게 여기까지 날아오는 것인가?”
괴뢰국 이송의 왕이 기겁해서 소리쳤다.
쾅!
포탄이 떨어질 때마다 지축이 울렸고.
그때마다 괴뢰국 이송의 신료들은 몸을 움츠려야 했다.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조선군의 화포의 사거리가 이렇게 멀단 말이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대로면 식량이 아무리 충분해도 6개월은커녕 며칠도 버틸 수가 없는 괴뢰국 이송이었다.
쾅!
또 한 번 이송의 대전 전각 앞 공터에 포탄이 떨어져서 폭발했다.
“망할 놈의 조선군들이 수도성을 초토화할 모양입니다.”
괴뢰국 이송의 신하들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이 상황을 소리치고만 있었다.
“이제 어떻게 한단 말인가?”
이송의 왕은 신료들에게 소리치며 물었지만, 누구라도 답을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쾅!
그때 이송의 대전 전각 지붕에 포탄이 떨어졌고 지붕을 뚫고 바닥에 떨어졌다.
“포, 포탄입니다.”
모든 사람이 놀랐다.
지금까지 이들이 아는 포탄은 철환이었다.
말 그대로 터지지 않는 포탄 말이다.
지지직, 지지직!
그런데 떨어진 포탄에서 뭔가 타는 소리가 들렸다.
“이, 이게 무슨 소리요?”
괴뢰국 이송의 왕이 소리쳤는데 마치 포탄이 대답이라도 하듯 터졌다.
쾅!
이곳에 떨어진 포탄은 비격진천뢰였고.
비격진천뢰 안에는 수백 개나 되는 납으로 된 구슬이 들어 있기에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납으로 된 구슬이 날아가 박혔다.
파파팍, 파파팍!
“컥!”
그때 괴뢰국 이송의 왕은 이마에 납으로 된 구슬이 박혔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 후에 앞으로 고꾸라져서 죽었다.
한 마디로 아시아 최강인 조선군을 깔본 죄로 허망하게 죽은 거였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대형 판옥선 14번 대포에서 실수로 발사한 비격진천뢰가 괴뢰국 이송의 왕을 즉사시켰다는 거였다.
“전하!”
피투성이가 된 괴뢰국 이송의 신료들이 앞으로 쓰러진 자기의 왕을 소리쳤지만 이미 그는 죽었다.
“이, 이건 상대가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저항 자체가 어렵습니다.”
“항복해야 합니다. 놈들은 우리를 다 죽일 생각입니다.”
“항복하면 우리가 살까?”
조정 신료들도 전의를 모두 상실했다.
“우리는 살려줄 겁니다. 우리만큼 이주에 관해서 잘 아는 존재들이 없지 않소.”
왕이 죽으니 자기들 살 궁리부터 하는 괴뢰국 이송의 신료들이었다.
“신라방 놈들도 투항했소.”
“우리도 투항합시다. 이대로면 개죽음이오.”
* * *
조선의 공격 진형.
“부관.”
우현 부제독이 부관을 불렀다.
“예, 총독 각하.”
이미 우현은 모두에게 대만 총독으로 불렸다.
“공격을 멈추라.”
“예, 알겠습니다.”
부관이 돌아섰다.
“모두 공격을 멈추라. 신호용 화살로 함선에도 공격을 멈추라고 신호라-!”
부관의 소리쳤고.
신호용 신기전 사수는 신호용 신기전을 발사했다.
“경계를 엄중하게 하고 기다린다.”
우현 부제독은 이쯤이 되면 괴뢰국 이송이 전의를 상실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예, 알겠나이다.”
부관이 대답했다.
‘이번 포격으로 막대한 재물이 쓰인 거지.’
사실 포격과 신기전을 이용한 공격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용이 소모되는 공격이었다.
* * *
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김범.”
처리해야 할 문제를 모두 처리한 후에 나는 가만히 서 있는 김범을 불렀다.
“예, 전하.”
“인체 해부도는 체계적으로 그리고 있나?”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살해된 청상과부를 해부할 때 환쟁이들에게 그림을 그리게 했다.
‘물론 환쟁이 중에 거부하는 자들도 있었지.’
물론 그런 환쟁이들은 모두 하옥된 상태다.
“앞으로 조선에서 사형되는 죄수들은 해부해서 사람의 몸을 의원들이 잘 알게 만들어서 백성들을 이롭게 할 것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현재 여성의 신체 해부도는 거의 완성됐으나 사내의 신체 해부도를 구할 방법이 없어서 고심했나이다.”
“말했듯 사형수들을 이용할 것이다.”
“예, 알겠나이다. 그리고 전하, 마의들이 꽤 능동적으로 제 일을 돕고 있습니다.”
“마의들이?”
김범이 내가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예, 그렇습니다. 일반 의원들과 다르게 마의들은 칼로 말들의 살을 째고 치료하는 것이 익숙하기에 활용하고 있는데 해부도를 만드는 일에도 적극적입니다.”
김범?
깨어 있는 생각을 가진 의원이었다.
‘하하하, 너도 인재구나.’
앞으로 조선의 의학이 그리고 외과적 의학이 발전하게 되면 김범을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될 것 같다.
“그렇단 말이지?”
“예, 그렇사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은 일반 의원들은 여전히 전하께서 말씀하신 외과적 치료 방법에 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말을 치료하는 마의들은 예전부터 외과적 치료를 말에게 해왔기에 적극적입니다.”
사실 마의들은 의원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천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의원 대부분이 중인 출신이지만 마의들은 대부분 평민이나 관노비 출신이 많다.
‘의원 중에는 유의라고.’
사대부 중에 별종들이 의술을 배우는 자들이 있지.
그들은 그래도 사대부라고 해서 대우받는다.
“그렇다면 마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아마도 의원 김범과 함께 조선의 마의들이 조선의 외과 의학 기술을 앞으로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김범.”
“예, 전하.”
“그대는 소의 젖에서 발생하는 우두라는 병을 아는가?”
이제는 천연두를 예방하는 종두법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내가 아는 종두법은.’
우두 법과 인두 법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다.
‘나라고 다 알겠어.’
나는 대부분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 김범을 비롯한 깨어 있는 의원들이 연구를 통해서 종두법을 만들어내야 한다.
“압니다. 전하.”
김범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백성들이 말하기를 호환과 마마가 제일 무섭다고 한다.”
“그렇사옵니다.”
“나는 갑사 군단을 통해서 호환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있다.”
“성은이 망극할 뿐이옵니다.”
물론 그 갑사 군단이 이제는 나의 독재를 버티게 만드는 기둥이 된 상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하나는 마마로 불리는 천연두라는 질병이다.”
“그렇습니다.”
“나는 조선의 임금으로 그 천연두를 예방할 방법을 찾고자 한다.”
내 말에 김범이 무엄하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왜 갑자기 하냐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가 도승지가 자신을 노려보는 사실을 느끼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김범.”
“예, 전하.”
“그대는 조선의 임금인 내가 하는 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가?”
“외람된 말씀이오나 천연두는 하늘이 내리는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하늘이 내리는 병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언젠가 그대에게 말한 그대로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이 질병을 만든다.”
“으음.”
내 말이 믿어지지 않는 듯 의원 김범은 신음을 터트렸다.
“그대는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고 생각해도 내 말을 잘 들어라.”
“여부가 있겠나이까?”
조선에서 임금이 어명으로 내리는 일이라면 뭐든 해야 하는 거다.
“내가 찬찬히 오래 살피니 소의 젖에서 발생하는 우두라는 병이 천연두와 많이 닮았다.”
“예, 그렇사옵니다. 하오나 우두로 죽는 소는 아직 없지만, 천연두로는 많은 백성이 죽습니다.”
“그러니까. 비슷해 보이는데 우두라는 병에 걸린 소는 죽지 않는다.”
“예?”
“사람의 몸에 우두라는 병에 걸린 소의 고름을 주사하면?”
“전하.”
그때 의원 김범이 내 말을 막았다.
“무엄하다, 어느 안전이라고 전하께서 말씀하시는데 그 말을 막는 것이냐?”
도승지가 바로 김범을 질책했다.
“송구하옵니다. 갑자기 궁금한 것이 있어서 저도 모르게 불경을 저질렀나이다.”
“궁금한 거? 그게 뭔데?”
“전하께서는 제게 말씀하시기를 주사라고 했나이다. 주사라는 단어의 뜻을 저는 모르겠나이다.”
맞는 말이네.
조선에서 주사를 놔본 사람이 있겠는가.
‘주사기부터 만들어야겠군.’
하나부터 열까지 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이건 내가 생각한 것인데 우두라는 질병에 걸린 소의 고름을 짜서 그것을 사람의 몸에 주입하려면 뾰족한 도구가 필요할 것 같다.”
“아!”
“뭐 이런 형태겠지. 김범은 가까이 와라.”
나는 바로 김범을 부른 후에 책상 위에 놓인 한지와 붓을 이용해서 주사기 모양을 그려서 보여줬다.
“이런 식의 도구를 만들면 될 것 같다.”
“앞은 바늘처럼 뾰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옳다. 그 뾰족한 바늘이 관이 뚫려 있어야 그 뒤에 있는 통에 든 액체가 사람의 몸속으로 주입될 수 있다.”
“그림을 보면 뒤에 있는 막대기가 앞에 있는 막대기보다 작은 이유가 엄지로 밀어서 통 안에 있는 액체를 사람의 몸속에 밀어 넣기 위함입니까?”
“그렇지, 그래도 김범, 그대는 이해가 빨라서 참으로 다행이다. 하하하!”
내 말에 김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전하.”
“왜?”
“이런 실험을 하면 사람이 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옳다.”
“함부로 사람을 이용하여 시험할 수는 없을 듯하옵니다.”
나는 의원 김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의 모습을 했으나 사람이 아닌 것들이 있다.”
내 말에 김범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어허! 전하께서 말씀하고 계시다.”
도승지 조광이 또 한 번 김범을 질책했다.
“아, 망극하옵니다.”
“아니다.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예, 그렇습니다. 사람과 비슷한 것이라면 전설에 나온다는 성성이 정도이지 않습니까.”
“성성이?”
“예, 그렇사옵니다.”
성성이는 원숭이, 고릴라 뭐 이런 것을 말하는 거다.
“아니다. 사람과 똑같이 생긴 것이 있다.”
나는 김범에게 말한 후에 우승지를 봤다.
“압송됐나?”
“예, 그렇습니다. 은밀히 압송되어서 전하께서 마련해 놓으신 전각에 감금해 놨습니다.”
이미 실험체들은 확보되어 있다.
‘내가 사악해도!’
어쩔 수 없다.
인체 실험체가 누구냐고?
조선에 노략질하려고 침범했다가 생포되어 혀가 잘린 후에 광산에서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왜구 출신 노예들이 바로 종두법 개발을 위한 실험체다.
‘나는 악덕 군주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으로는 그 어떤 기술이라도 개발하려고 하면 오래 걸리니까.
내게 제일 부족한 것은 시간이고.
또 인재다.
“김범.”
“예, 전하.”
“왜구들이 사람인가?”
내 물음에 김범이 나를 빤히 봤다.
“사람의 탈을 썼다고 해서 다 사람은 아닌 거다.”
“하오나 왜인이라도 해도 사람이옵니다.”
“옳다. 왜인들은 사람이다. 또 그들이 나의 백성이 되면 나는 아끼고 사랑할 것이다.”
“……”
“하지만 나의 백성을 함부로 죽이고 약탈한 왜구들을 나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하, 그들을 이용해서 실험하라는 것입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