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27)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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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판서의 사가 사랑채.
“두 장인께서는 내가 알기로 바둑의 고수이신데 어찌하여 이런 악수를 두십니까?”
“전, 전하!”
예조판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닥치시오.”
내 말에 공조판서는 말을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어찌 되었는가?”
나는 공조판서에게 소리를 지른 후에 도승지 조광에게 물었다.
“갑사 군단을 동원하여 공조판서와 예조판서의 사가를 포위하였고 역적의 잔당을 모두 추포하여 대궐 앞으로 압송할 것입니다.”
대궐 앞에는 단두대가 설치되어 있다.
‘단두대가 오늘 처음으로 피 맛을 보겠군.’
곧 남벌과 북벌이다.
그러니 내부 단속을 제대로 해야 할 때고.
그 내부 단속을 하려고 할 때 딱 걸린 것이 공조판서와 예조판서다.
‘참으로 사악하시다.’
이번 역모의 주역은 이조판서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조판서가 내게 찾아와 고변하기를 공조판서와 예조판서가 역심을 품었고.
자신을 회유하여 내게 고한다고 말했었다.
‘사실.’
이미 이조판서와 공조판서 그리고 예조판서가 역적모의 중이라는 사실을 보고 받았었다.
[도성에는 3명의 판서가 역적모의 중이고, 지방인 밀양에서는 남곤이 장정들을 모으고 있습니다.]철저히 나는 신하들을 감시하고 있다.
[그래?] [역적 남곤이 부왕이신 성종 대왕의 아들인 안양군을 추대할 듯합니다.] [역적 놈이 내 아우 안양군도 사지로 몰아넣는구나.] [전하, 인정을 베푸시면 안 됩니다.]도승지 조광이 내게 했던 말이다.
[안양군은 어찌 지내고 있나?]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적 남곤이 안양군을 추대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 사실을 안양군이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안양군은 이번에 비누 공장 책임자로 임명되어서 성심을 다하여 전하와 조선을 위해서 일하고 있습니다.]도승지 조광은 내게 인정을 베풀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처남인 신수근은 안양군을 구명하려는 듯 좋게 말했다.
[그래?] [예, 그렇사옵니다. 안양군이 역적 남곤과 과거에 교류가 많았으나 현재로는 교류가 없고 또 전하께서 내리신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예, 그렇사옵니다.]법으로 대군과 군은 벼슬에 오를 수 없다.
‘그걸 깬 것도 나지.’
물론 대전 회의에 참석하는 벼슬은 아니지만 나는 내 이복동생인 안양군에 비누 공장 책임자로 임명하고 벼슬을 내렸다.
‘역사적으로는.’
연산군 11년에 갑자사화에 휘말려서 사사되는 것이 안양군의 운명이지만 나는 일단 그 운명도 거슬러줬다.
[그렇다면 가담 여부부터 확인하라.] [내시부 상책에 명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상책에?]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하라.]내가 이곳으로 올 때 상책은 안양군의 사가로 내시부 무사들을 대동하고 향했다.
[전하, 남곤은 반드시 벌하여야 합니다.]도승지 조광이 내게 말했다.
[남벌군에게 전서구를 보내서 남곤과 그의 가솔들을 모두 참하라.]냉정할 때는 냉정해야 한다.
나의 조선에 합류하지 않으려는 사대부는 다 죽일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이 나의 내부 단속의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이제 두 분은 어쩌시겠소?”
물론 공조판서와 예조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전, 전하.”
“두 분께서는 이조판서처럼 조금은 똑똑히 행동하실 수는 없었소?”
이조판서는 머리를 숙이고 있고.
공조판서가 이조판서를 노려봤다.
“두 장인께서는 역적으로 죽겠소? 그대들이 역적으로 죽는다면 그대들의 가솔들은 모두 대궐 앞에 설치된 단두대로 목이 잘리게 될 것이오.”
“살려주십시오, 전하, 살려주십시오.”
공조판서가 먼저 나의 다리를 잡고 애원했다.
“무엄하다, 역적은 어서 전하에게서 떨어지라.”
도승지 조광이 소리쳤다.
“전하, 어리석은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예조판서도 죽기는 싫었는지 내 다리를 잡고 울면서 애원했다.
“두 분께서 이 자리에서 역적으로 죽게 되면 강 숙원과 최 귀인도 사사될 것이오.”
두 사람을 더 압박했다.
“살려주십시오. 전하.”
“좋소. 내가 나의 여인을 살리기 위하여 그대들을 살려야겠소.”
내 말에 이조판서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 전하.”
이조판서는 역적을 살려서는 안 된다는 눈빛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이조판서는 주둥이 닥치고 있으라.”
내 말에 이조판서가 기겁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이조판서도 꿇어라.”
내 말에 놀란 이조판서지만 어쩔 수 없이 무릎을 꿇었다.
“두 분 장인께서는 내 말을 잘 듣고 결정하시오.”
“예, 알겠나이다.”
“내가 확인해 보니 종친부에서 보유한 노비의 수와 토지의 수가 상당하니 그것을 조사하여 바로잡고자 하는데 알다시피 나라고 해서 쉽게 종친부를 건드리기 어렵소.”
내 말에 3명의 판서가 기겁했다.
“예?”
“두 장인께서 대사헌과 함께 나서주시겠소?”
나는 물으며 매섭게 노려봤다.
“싫으시다면 역적으로 죽어라.”
그 말과 동시에 내 호위 총관 둘이 칼을 뽑고 엎드려 있는 예조판서와 공조판서의 뒤에 섰다.
‘벨 수 없으니 칼로 찍겠지.’
내 명령만 떨어지면 공조판서와 예조판서는 등에서부터 칼에 찔려 죽는다.
‘망할 놈의 종친부.’
또 망할 놈의 인수대비.
내가 실행하는 개혁에 자꾸 비켜나가고 있는 것이 종친부다.
“결정해, 나는 죽일 준비가 됐으니까.”
“전하, 전하의 어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나이다.”
제일 먼저 항복 선언한 자는 공조판서였다.
“전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이제 나의 개혁은 종친부로 향하게 될 것이다.
“하하하, 참으로 다행입니다. 두 장인을 내가 여기서 살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늘 같은 은혜를 절대 저버리지 않겠나이다.”
“그래야 할 겁니다. 나는 두 번 참지 않습니다.”
내가 말했고.
나는 이조판서 뒤에 서 있는 호위 총관을 봤다.
그 역시 이미 칼을 뽑아 든 상태다.
“이조판서.”
“예, 주상 전하.”
“그대가 밀고할 때 나는 그대에게 공조판서와 이조판서의 가산과 여인들을 모두 내린다고 했소.”
내 말에 이조판서가 인상을 찡그렸고.
살아난 두 명의 판서가 이조판서를 노려봤다.
“그, 그랬사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오.”
“아, 아닙니다. 전하.”
“이 모든 일들이 다 오해에서 생긴 일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내 장인 세 분께서는 오해를 푸시고 지금처럼 화목하게 지내기를 바랍니다.”
사실 나는 배신자인 이조판서를 죽일 생각이었다.
‘이조판서를 죽이면?’
숙원 안 씨도 사사해야 한다.
[숙원은 내게 바라는 것이 있나?]3일 전에 이조판서의 딸인 숙원 안 씨의 품에서 잠을 청했었다.
숙원 안 씨는 자기 아비와 다르게 욕심이 없는 여인이었다.
[그리 말씀하시니 제 아비가 죄를 지으면 저만 사사하시고 제 아비는 살려주십시오.] [이조판서가 죄를 지을 이유가 있는가? 하하하!] [며칠 전 제 아비가 저를 찾아와서 공조판서와 예조판서의 여식인 두 후궁과 교류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간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하여튼 숙원 안 씨는 똑똑한 여자다.
‘딸이 아비를 살렸지.’
물론 앞으로 사대부들에게 특히 공조판서와 예조판서에게 이조판서는 개새끼로 불리게 되겠지만 말이다.
‘이것도 이간책이지.’
신료들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게 하는 이간책 말이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조판서가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도승지.”
“예, 전하.”
“두 장인의 가솔들을 모두 사가로 돌려보내라.”
“예, 바로 전하겠나이다.”
대답과 동시에 도승지가 호위 총관에게 눈으로 지시했고.
호위 총관 하나가 밖으로 뛰어나가서 다시 지시하니 밖에 대기하고 있던 기병이 급하게 말을 모는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두 판서는 안도했다.
“그러면 내일 대전 회의에서 봅시다. 하하하!”
나는 이조판서의 사가에서 나왔다.
* * *
이조판서의 사가 대문 밖.
“전하.”
도승지 조광이 나의 결정이 다소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불렀다.
“나의 결정이 합당하지 않다는 건가?”
“망극하옵니다. 하오나 역적입니다.”
“그래, 역적이다.”
역적을 살려보기는 또 처음이다.
‘죽이려고 했지.’
그런데 다 죽이면 누가 행정을 관리하겠는가.
그냥 말 잘 듣는 허수아비로 만들면 되는 거다.
“이렇게 처결하시면 차후에 역적의 무리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나이다.”
“한 번은 용서되어도 두 번이 될까?”
“그렇지요, 그리고 전하.”
“왜?”
“두 판서를 허수아비로 만드신 후에 추진하실 개혁으로 종친부를 목표로 할 일이 아니라 토지 개혁을 마무리하심이 좋았을 듯합니다.”
“토지 개혁?”
“예, 그렇습니다.”
“도승지.”
“예, 전하.”
“토지 개혁은 없을 것이다.”
“예?”
도승지 조광이 내게 항상 주장한 것이 토지 개혁이고.
모든 토지를 유상이나 무상으로 몰수하여 왕실 소유로 해야 조선이 발전할 거라고 말했었다.
“토지를 개혁하여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눠준다면 백성들에게는 이롭겠지.”
“예, 그렇사옵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토지 개혁을 중단하시겠다는 말씀입니까?”
도승지 조광이 따지듯 내게 물었다.
‘이놈 봐라.’
지금 하는 꼴이 역사 속 인물인 조광조랑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백성들이 골고루 경작할 토지를 얻게 되면 누가 척박한 북녘으로 이주할 것이며 또 대마도 정벌 이후에 대마도로 이주하겠는가?”
강제 이주도 감행하겠지만 자발적인 이주가 필요하다.
‘두 곳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북녘을 영토로 편입시킨 후에는 바로 북벌군 일부를 이용해서 연해주로 진격시켜서 깃발을 꽂게 할 생각이다. 그런 과정에서 사할린도 조선의 영토가 될 것이고.
또 신대륙으로 향할 함대와 함께 일본의 홋카이도도 조선의 영토로 편입되게 될 거다.
‘완벽한 정복은.’
정복한 지역에 조선 백성을 완벽하게 정착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만민이 평등해질 수 있는 토지 개혁은 조선의 발전에 악영향만 끼치는 거다.
그래서 나는 토지 개혁은 포기하기로 했고.
자기 땅을 가지고 싶은 자들이 북녘과 연해주 그리고 사할린과 홋카이도로 이주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아!”
도승지 조광은 안타까운 듯 탄성을 터트렸다.
“하여튼 나는 더 이상 토지 개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북녘을 조선의 영토로 귀속시키게 되면 공조판서와 예조판서의 가문 전체가 두만강을 넘어서 북녘으로 이주하게 될 거다.
“알겠사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역적들이 더 준동할 수도 있사옵니다.”
이미 끝난 이야기를 다시 거론하는 도승지 조광이다.
‘이 새끼가 선을 넘네.’
나는 나의 충신이라고 해서 나를 가르치라고 한 적은 없다.
‘역시 조 씨들은 반골 기질이 강해.’
역사적으로 조광조가 그랬다.
“그건 걱정할 것이 없다. 판서들이 이제 서로를 믿지 못하니 역적모의는 사라질 것이다.”
자기 목숨은 물론이고 가문의 존폐도 걸어야 하는 것이 역적모의다.
그런데 이제 누구를 믿고 역모를 꾸미겠는가.
“그렇기는 하오나.”
“조선에서 이제는 단독으로 반정을 도모할 자는 없고 역성 반역을 실행할 자는 없다.”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사옵니다.”
“그게 누군데?”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