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29)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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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도성 안에는 병권을 장악한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있고 남부에는 남벌군 사령관이 북부에는 북벌군 사령관이 마음만 먹는다면 군벌이 될 수 있고 또 반역의 뿌리가 될 수 있나이다.]잠행을 끝내고 서재 전각으로 돌아왔을 때까지 도승지 조광이 내게 했던 말이 머리에 맴돌 수밖에 없다.
‘조광은 오직 토지 개혁 생각뿐이다.’
내가 생각할 때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자를 꼽으라면 그건 조광일 거다.
‘좋지 않아.’
자기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 조광은 나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맛 조광조가 될 수 있어.’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그러고 보니 같은 조 씨네.’
역시 조 씨들은 반골이 많은 거다.
‘조광이 토지 개혁을 실현하면?’
그다음은 뭘까?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어쩌면?’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겠냐는 구호를 부르짖을지도 모른다.
“전하, 박원종 대감 들었나이다.”
그때 복도를 지키는 환관이 내게 보고했다.
“일이 마무리된 모양이군.”
나는 박원종에게 조선 팔도에 있는 모든 노비 문서를 모아서 종합하라고 했다.
“들라고 하라.”
사실 상책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하, 신, 박원종이 주상 전하를 뵙습니다.”
박원종이 내 서재 안으로 들어오며 바로 허리를 숙였다.
“이 시간에 그대가 무슨 일인가?”
알면서도 물었다.
“전하께서 제게 명하신 전국에 있는 노비 문서들을 대부분 모았나이다.”
“대부분?”
“예, 그렇사옵니다.”
박원종이 살짝 내 눈치를 살폈다.
“그 대부분이라는 단어에 노비 문서를 제출하지 않은 자와 세력이 있다고 들리는데 그런 것이오?”
아마도 종친부일 거다.
[전하, 왕대비의 전각에 종친부의 수장 격인 덕원군이 들었나이다.]덕원군(德源君)은 세조 대왕의 서자이며 후궁 박 씨 소생이었다.
[그래?] [예, 그렇사옵니다. 아마도 노비 관련 문제로 대비마마와 상론할 것 같습니다.] [덕원군이 건천동(乾川洞)에 산다지?] [예, 그렇사옵니다. 건천동(乾川洞)에 다니는 백성 중 태반이 덕원군의 종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노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노비 제도 개혁으로 급해진 모양이군.] [아마도 그럴 것 같습니다.] [상선.] [예, 전하.] [내가 이제 종친부를 건드려도 될까?] [조선에서 전하께서 못하실 일은 이제 없사오나 종친부와 적이 되신다면 귀찮은 일이 많을 듯하옵니다.] [귀찮은 일이 많아진다?] [예, 그렇사옵니다.] [일단 알겠네.]‘골골한 양반이 왜 인수대비를 만날까?’
추측되는 것은 당연히 노비 문제다.
드디어 내가 하는 모든 개혁이 실행되면서 손해를 보는 기득권 세력들이 발생했고 그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어떻게든 지키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한 거다.
‘그러니 노비 문서를 모두 태워야 해.’
인권을 위한 노비 해방?
그런 감상적인 측면에서 노비 문서를 불태울 생각을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안타깝다.’
왜 조선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같은 민족을 노비로 부릴까?
그것에 대한 답은 딱 하나다.
‘조선이 약하기 때문이지.’
조선이 강성했다면 다른 민족을 정복하여 노예로 부렸을 거다. 그런데 약하기에 다른 민족을 정복할 수 없으니 같은 민족 중에서 힘없는 자를 굴복시켜서 노비로 만든 거다.
‘노비들을 이주시킨다.’
일단 대만을 어느 정도 점령하게 되면 주인이 불명확해진 노비들을 대만으로 이주시켜서 대만을 완전하게 조선의 땅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래서 노비들이 그 어떤 방식으로든 해방되어야 하는 거다.
‘유상몰수.’
노비를 대량으로 보유한 기득권의 불만을 잠재울 방법은 노비들을 내가 돈을 주고 사는 거다.
‘노비 제도를 일단 붕괴시켜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터전으로 향할 조선의 백성들이 늘어나게 된다.
‘영군은 호주에 범죄자를 보냈지.’
그리고 꽤 오랫동안 호주 대륙을 지배했다. 나는 그와 비슷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일단 대만을 완벽하게 점령할 생각이다.
“전, 전하.”
“그대는 내게 모든 일을 소상히 보고해야 할 것이오. 종친부요?”
“예, 그렇사옵니다. 종친부를 제외한 사대부 대부분이 노비 문서를 보냈습니다.”
“나의 어명을 어기고 있는 종친부의 중심에 덕원군이 있고?”
“사실 그렇사옵니다. 제가 보낸 관원을 덕원군의 종이 매질하여 돌려보냈습니다.”
“뭐라고 했나?”
바로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망극하옵니다.”
“그대가 지금 내게 한 말이 사실이오?”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나이까.”
“그대가 보낸 관원을 덕원군의 종이 매질했다면 그것은 나에게 항명하는 일과 다름이 없소.”
“망극하옵니다. 하오나 덕원군은 세조 대왕의 서자이고 종친부의 수장 격이기에 함부로 법을 집행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분명 그대에게 법은 만민에게 평등하게 집행될 거라고 했소.”
“그렇사옵니다.”
“그런데도 내가 내린 어명을 거부하고 반항한다는 것은 나를 거부하는 것이지.”
“신은 그저 망극할 뿐입니다.”
“하여튼 고생이 정말 많았소.”
“황공하옵니다. 전하.”
“밖에 호위 총관 있나.”
“예, 전하.”
칼을 든 호위 총관이 들어왔고.
그는 칼을 들고 있지만 허리에는 탄띠를 착용하고 있고.
그 탄띠에는 일체형 세총통과 불통이 부착되어 있다.
“갑사 군단에 관리를 매질한 종들을 추포하라.”
당장은 덕원군까지 체포할 수는 없다.
‘종친부는 법으로는 쉽지 않지.’
그러니 별수 없이 밤에 암살해야겠다.
‘친족 어른이라도.’
내 개혁에 반대하면 죽일 뿐이다.
“예, 갑사 군단에 명을 내리겠나이다.”
“그리고 내일 대궐 앞 단두대에서 참수하라. 어명은 지엄한 것이다.”
“예, 알겠나이다.”
호위 총관이 내게 말한 후 뒷걸음질로 물러나서 서재에서 나갔고.
박원종은 그저 기겁한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그건 그렇고 노비 문서는 모두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가?”
“예? 예, 종합된 노비 문서들은 모두 노비 관리소 기록물 관리실 전각에 모아놨습니다.”
“참으로 그대가 수고가 많았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대의 아들이 제주도에 유배 간 후에는 자숙하고 있음을 보고 받았다.”
“제 아들은 그저 천둥벌거숭이였으나 이제는 전하의 하늘 같은 은혜로 사람 구실을 어느 정도 하는 듯합니다.”
막대한 뇌물을 주고 팽형에서 벗어난 3명의 유생 중 둘은 이미 산짐승의 밥이 됐고.
또 갈치 밥이 된 상태다.
‘박원종이 일 처리는 잘해.’
역사적으로 박원종이 중종반정의 주역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박원종이 퇴임한 노사신 대감을 만났다고 합니다.]상책이 내게 했던 보고가 떠올랐다.
[박원종이?] [예, 그렇사옵니다.]‘살릴까? 아니면 그냥 계획대로 죽일까?’
아직은 박원종과 그의 아들인 박운(朴雲)을 살려두고는 있다.
“이번 일에 대한 그대의 공로가 크니 올해를 넘기고 내년 봄이 되면 그대의 아들인 박운이 다시 육지로 돌아오고 내 옆에서 나를 보좌하게 될 것이오.”
내 말에 박원종이 감격한 표정으로 엎드렸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용해야 하는 것은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이제 곧 종친부와 적이 된다.’
그렇다면 기가 꺾인 박원종 같은 신료들이 나를 돕게 만들어야 한다.
“이만 돌아가 보시오.”
“예, 알겠나이다.”
“앞으로 그대와 나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소.”
내 말에 박원종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박원종의 조카가 역사적으로는.’
인종의 생모인 장경왕후가 된다.
‘지금쯤 대략 10살쯤 됐겠네.’
야무지게 커서 여물면 3~4년 후면 내 후궁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전, 전하.”
“그대로 관계의 돈독함을 위한 방법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시오.”
“예, 알겠나이다.”
“늦었으니 조심히 돌아가 보시오. 한성부 부윤이 내 외숙부이지만 무능하여 아직도 역모의 세력을 색출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항상 조심, 또 조심하겠나이다.”
“그러시오.”
내 말에 박원종이 크게 절한 후에 내 서재 전각에서 나갔다.
* * *
제2 집현전 12번째 귀신의 연구실.
책상 위에는 각종 무가 나열되어 있다.
“이 무는 왜 이렇게 달지?”
임금 융은 36명의 귀신에게 각각 임무를 내렸고.
12번째 귀신은 무를 개량하는 연구를 부여받았기에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이 무는 왜 이렇게 달지요?”
12번째 귀신이 물었을 때는 앞에 서 있는 농사꾼들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12번째 귀신 옆에 있는 소녀가 농사꾼들에게 물으니 그제야 소녀를 봤다.
‘젠장!’
살아 있어도 사람 취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예, 아기씨, 이 무는 원래 답니다.”
“원래 달다?”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단무라고 불리는데 5년 전에 명나라에서 씨가 넘어온 것으로 압니다.”
단무?
사탕무였다.
“이렇게 다면 엿기름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12번 귀신이 말했지만, 누구도 반응하지 않았다.
“무가 정말 다니 엿기름으로 대신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에서 단 성분을 추출할 방법을 찾아야겠네.”
12번 귀신이 소녀에게 말했고.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 후에 농사꾼들을 봤다.
“무에서 단 성분을 뽑아낼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그러니 단무를 더 많이 심으세요.”
“예, 알겠습니다. 아기씨.”
명나라에서 건너온 사탕무의 씨가 이제야 제대로 조선에 뿌리를 내릴 기회를 맞이하게 된 거다.
“아, 귀신 팔자, 정말 기구하구나, 젠장!”
* * *
인수대비의 전각.
“덕원군께서는 어쩌시려고 이러는 겁니까?”
놀랍게도 인수대비는 임금 융의 어명을 거부하고 있는 덕원군을 타이르기 위해서 부른 거였다.
“어쩌긴요, 주상께서 종친부를 이렇게 탄압하시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드려야지요.”
덕원군은 강경했다.
사실 덕원군이 세조 대왕의 서자이기에 세조 이후에 조선의 왕이었던 예종과 성종은 덕원군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었다.
“지금의 주상은 한다면 하는 분입니다.”
“주상의 왕권의 버팀목이 되는 것은 왕실이고 왕실의 버팀목은 또 종친부입니다. 종친부의 노비들을 확인하여 면천할 자를 면천하려는 것은 종친부 자체를 흔드는 겁니다. 대비마마.”
“압니다. 그래도 자중하세요. 밤이면 흉흉합니다.”
인수대비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주상의 치세에 어디 밤만 흉흉합니까.”
“덕원군, 나중에 후회할 일은 하지 마세요. 주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주상께서는 하려는 일은 무조건하십니다. 그리고 혹여 강제로 백성을 노비로 만들었다면 지금이라도 돌려놓은 것이 좋을 겁니다.”
“노비를 다 양민으로 돌려놓으면 누가 농사를 짓습니까. 대비마마의 친정은 금광에서 금이라도 채굴하지만 저는 가진 것이 땅과 노비 밖에는 없습니다.”
욕심이 항상 화를 부르는 법이다.
“그리고 어린 손자가 잘못된 간언으로 종친부를 압박하면 대비께서 바로잡으셔야지 어찌 저를 불러서 이러시는 겁니까.”
한 마디로 겁이 없는 덕원군이었다.
사실 역사적으로는 덕원군은 2년 전에 죽었지만 임금 융이 조선에 태어난 것이 나비 효과가 된 듯 지금까지 2년이나 더 살고 있었다.
“지금 내게 뭐라고 했소?”
덕원군이 인수대비를 자극하니 매섭게 덕원군을 노려보는 인수대비였다.
“종친부를 억압하면 왕실이 위태롭고 왕실이 위태로우면 전하가 위태로운 겁니다. 저는 이만 돌아가보겠습니다.”
“쯧쯧,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시겠군.”
인수대비는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을 보였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