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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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13화
대전 뒤편 공터.
“박 참봉.”
왕실 직속 대장간의 책임자는 양반이 됐고.
능을 지키는 참봉이라는 직책을 받았지만 명예직이었다.
“예, 주상 전하.”
“심지에 불을 붙여서 발사하는 이 화승총은 기다리는 시간이 애달파.”
화승총 개발에 성공했으니 바로 플린트락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
세총통의 개량을 통해서 일체형 세총통을 만들고.
또 지자총통에 개머리판을 부착해서 유대용 총통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후에 이렇게 화승총 개발까지 성공했다.
‘3년이 걸렸다.’
긴 시간이라면 긴 시간이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리라.
‘하여튼 화승총의 화승은.’
불이 붙는 심지라고 할 수 있으리라.
화승은 느리게 타는 도화선이고 어떤 면에서 최초의 신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잘 꺼지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임진왜란 당신 왜구들이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서 행군할 때 불이 붙은 화승을 빙빙 돌리며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포 라이터만 개발이 되어도.’
화승에 불을 붙이는 일이 쉬울 것 같다.
‘하여튼!’
최대한 빨리 뇌관식으로 발전해야 하고.
“소인은 아둔하여 어찌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나이다.”
설계도를 보고 잘 만드는 것도 대단한 재주다.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에게 창의력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거다.
“좌승지.”
“예, 주상 전하.”
내 부름을 받은 좌승지가 바로 관복 안에서 플린트락 설계도를 꺼내서 대장간 책임자인 박 참봉에게 건넸다.
“보시게, 주상전하께서 며칠째 밤잠을 설치시며 그린 그림이네.”
좌승지의 말에 무기 제조 책임자인 박 참봉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거기 붉은 연지로 칠한 것이 부싯돌이야.”
“아!”
“만들 수 있겠나?”
“만들어내겠나이다.”
“화승총은 100정만 더 만들고 다 만들기 전에 시제품을 내게 가지고 와.”
“알겠나이다.”
“바쁠 거니 가 보게.”
“예, 주상전하.”
무기 제조 책임자인 박 참봉이 천천히 뒤로 물러나 사라졌다.
“훈련은?”
화승총은 나만 쏘는 것이 아니다.
새로 창설한 갑사 부대 300명도 이미 만들어진 100정의 화승총으로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뼈를 깎는 듯 사격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야지. 받아 가는 녹봉이 얼마인데.”
왕실에서 따로 갑사 부대 병사에게 녹봉을 주고 있다.
“그렇사옵니다. 주상 전하.”
“이게 소리도 크고 다 좋은데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무용지물이야.”
“그래서 긴 창날을 총구 앞에 착검할 수 있게 만들라 하셨습니다.”
좌승지의 말에 나는 씩 웃었다.
“내가 항상 이렇게 총명해 그치~”
내 말에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는 좌승지가 입을 꾹 다물었다.
‘총명하다고 하면.’
무엄한 거고.
아니라고 하면?
내가 둔하다고 하는 것이니 임금에 대한 불경이다.
“쇠뇌 개량은?”
“개량을 끝냈고 갑사 부대에 모두 지급했나이다.”
이 정도로 무기를 개발하고 개량하고 있으니 내탕고에 쌓인 재물도 말라가고 있다.
‘돈이 없으면?’
전쟁이지.
전쟁이 제일 많이 남는 장사이니까.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다.
‘그럼 누굴 털까?’
당연히 만만한 장사치들을 털거나 조공무역으로 돈을 벌어야겠다.
‘사신을 보낼 때도 됐지.’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는 척하면서 상단을 과거보다 몇 배는 더 많이 보내야겠다.
‘자존심만 살짝 굽히면 사대가 돈이 되지.’
명나라 황제는 조선에서 사대를 위해서 사신을 보내면 좋다고 조공보다 몇 배는 더 많은 물품을 보내주고.
또 사신단을 따라간 상인들은 알아서 돈을 벌어온다.
‘그 상단의 쩐주는 당연히 나고.’
힘을 가질 때까지는 약한 척하는 것이 편한 법이다.
* * *
“머리가 터지겠네.”
임금은 많이 배워야 한단다.
그것도 죽은 주자학을.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
‘경연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대부가 임금을 세뇌하는 과정일 것 같다.
하지만 안 한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 한다고 하면?
성균관에서 들고 일어날 거니까.
하여튼 고역은 고역이고.
나는 쉴 때마다 낙서를 취미로 삼는다.
물론 그냥 하는 낙서는 절대 아니고.
‘한지 값이 얼마인데.’
그냥 낙서나 하고 있겠는가.
“궁금해?”
환관이 내가 낙서하는 모습을 보고 궁금한 눈빛으로 내려보고 있다.
“내가 너를 우러러봐야 하겠냐?”
나는 앉아 있고.
환관은 서 있으니 내가 올려볼 수밖에.
하지만 내 말에 기겁한 환관은 바로 엎드렸고.
나도 장난삼아서 환관보다 더 몸을 낮춰서 엎드리니 환관의 코가 바닥에 닿았다.
“됐다, 농은 그만하자.”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는 어떤 기물이옵니까?”
내가 그리는 것은 대부분 무기다.
“여진이 말을 잘 타.”
여진족은 기마술에 능하다.
‘그에 반해서.’
조선군은 성벽이 있으면 정말 잘 싸우지만, 성 밖으로 나가면 오합지졸이 된다.
‘그래서 성안의 호랑이라는 말이 있지.’
나는 정복 군주가 될 생각이니 성안에서 잘 싸우는 것은 아무 필요도 없다.
“궁금해?”
“예, 궁금하옵니다.”
환관은 그게 없어서 그런지 일부는 재물을 탐내고.
또 일부는 지식을 탐낸다.
‘크레모아라고 말해줄 수도 없고.’
뭐라고 명명할까?
“천둥 판이라고 하자.”
“소리만 요란한 것입니까?”
“소리만으로 인마를 어떻게 살상해?”
“아, 그렇지요.”
“이 납작한 얇은 상자 안에 수백 개가 넘는 쇠구슬을 넣을 거야.”
“아!”
“화약과 함께 폭발해서 앞으로 날아갈 수 있게 만들 거야.”
“그러하오면 뒤는 두꺼운 철판을 대야 할 것 같습니다.”
“옳다.”
내가 옳다고 하니 젊은 환관이 미소를 보였다.
“이거 몇 개면 달려드는 야인 기마대는 쑥대밭이 되는 거지.”
그런 후에 쇠뇌로 조준사격하고.
화승총으로 조지고.
화승총 앞에 장착한 긴 창검으로 마무리하면 여진족은 감당할 수 있을 거다.
‘곧 겨울이다.’
겨울이 되면 야인으로 불리는 여진족 놈들이 국경을 넘는다.
그때가 내가 위로 치고 올라갈 기회인 거다.
‘준비 철저하게 했다.’
그리고 이제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조정이 너무 평온하다.
그러니 들쑤셔 놔야겠다.
‘사화로 숙청 작업에 돌입한다.’
그러니 서로 싸울 구실을 만들어줘야 하고 떠오르는 인물은 인수대비다.
* * *
대전 임금 융의 침소.
세자 때부터 남몰래 사병 아닌 사병을 육성했다. 그리고 조선의 임금이 된 후에는 대놓고 호환을 막는다는 핑계로 갑사 부대를 창군했고.
그 수가 도성 안에만 해도 1,000명이다. 그리고 지리산과 금강산에 숨어 있는 병력이 또 1,000명이다.
나의 친위부대고.
나의 명령이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군사들인데 사실 그들은 조선에 대한 분노가, 특히 지배 세력인 양반에 대한 분노가 뼈에 사무치는 존재들이다.
내가 세자일 때 사병 부대를 은밀히 양성할 거라고 말하자 지금은 도승지가 된 장 교위가 결사반대했었다.
[왜 안 돼?] [발각된다면 세자 저하라도 역모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누가?] [김일손 일파와 김종직이 기회를 잡으면 세자 저하를 폐세자로 만들기 위해서 눈에 불을 켜게 될 것입니다.] [어린 진성을 앞세운다고?] [예,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 안 됩니다.] [진성은 이제 긴다. 하지만 나는 사병을 양성할 생각을 할 정도로 머리가 굵어졌다.] [세자 저하, 왜 이런 위험한 수를 두려고 하십니까?] [장 교위.] [예, 세자 저하.] [아바마마처럼 책에 묻혀서 양반과 함께 성군 놀음이나 하는 것은 나도 어렵지 않다.] [아!] [내가 일곱 살쯤에 자네가 내게 뭐라고 했지?] [세자 저하.] [아바마마의 치세에서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들은 양반의 훈구파와 사림 그리고 탐관오리뿐이라고 했었다.] [소인 그때는 혈기가 너무 왕성했나이다.] [맞다, 목이 베어질 일일 거다. 그런데 장 교위 너의 말이 옳다. 백성들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 가뭄이 들면 농사를 망치고 모래가 섞인 쌀을 관청에서 빌리고 가을이 되면 몇 곱절로 갚아야 한다.] [그렇기는 하옵니다.] [못 갚으면?] [참혹한 일이 일어나옵니다.] [그렇지,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마누라를 빼앗기고 자식이 노비가 된다. 한 번 노비가 되면 자자손손 노비다. 그게 조선이다. 기회는 양반에게만 있는 조선은 발전이 없다.]모든 면에서 내 생각은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나는 성군 놀음이나 하고 살 팔자가 아닌 거다. 변방은 여전히 야인들이 급습하고 남부 해안은 왜구들이 출몰한다. 조선의 백성이 왜로 끌려가고 북으로 끌려가서 짐승처럼 노비로 산다. 그걸 아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세자 저하!] [나는 시간이 없다. 준비하는 것은 오래 걸린다. 그것을 앞당기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준비한다.] [소인이 어찌하면 되옵니까?]내 말에 장 교위는 감명받았기에 내 지시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사병 부대를 아무도 모르게 양성한다. 금강산과 지리산 자락이 깊고 험하니 그곳에서 산적으로 위장해서 병력을 양성할 것이다. 장 교위 자네가 중인 출신의 무인과 꽤 소통하니 그들 중 나와 뜻이 같은 자를 선발하여 보내라.] [예, 알겠나이다.] [그와 함께 사병은 노비와 백정으로 채워라.] [그건 절대 아니 될 일이옵니다.] [또 왜?] [천한 노비와 백정으로 세자 저하의 대계를 도모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이 천한가?]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