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1)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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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원군의 사택 앞.
쾅쾅, 쾅쾅!
“문을 열어라!”
갑사 군단 소속 치안 부대가 노비 관리소 관원을 폭행한 덕원군의 종을 체포하기 위해서 덕원군의 사가의 문을 요란하게 두드렸다.
쾅쾅, 쾅쾅!
“문을 열어라.”
“밖에 누군데 이렇게 소란인가?”
대문도 열지 않고 대문 안쪽에서 물었다.
“갑사 군단 치안 부대에서 나왔다. 관원을 폭행한 죄인을 체포하기 위해서 왔으니 문을 열라!”
“여긴 덕원군의 사가다. 물러가라.”
갑사 군단 소속 치안 부대 장교는 당황스러웠다.
“어명이다. 어서 문을 열라.”
“어명이랍니다. 서방님, 어떻게 할까요?”
문 앞에 서 있는 노비가 주인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
“어명은 무슨 어명, 내 아버지 덕원군은 전하의 할아버지뻘이신데 전하라고 해도 함부로 이럴 수가 없다.”
“예, 그렇죠.”
종친부의 수장 격인 덕원군의 위세는 이렇게 대단했다.
“노비들을 다 모아라, 함부로 침범하는 자들이 있다면 매로 다스려.”
덕원군의 아들이 지시하는 소리가 대문 밖까지 들렸다.
“미쳤네.”
치안 부대 장교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중대장님, 이제 어떻게 합니까?”
하급 간부가 난처한 표정으로 치안 부대 장교에게 물었다.
“문을 부숴라.”
“중대장님, 저번에 한성부 나졸들도 그냥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뭐?”
“저놈들이 말한 그대로 여긴 덕원군의 사가입니다.”
“그런데 왜?”
치안 부대 장교는 점점 더 꼭지가 돌아가고 있었다.
“덕원군은 세조 대왕의 아들로 촌수로만 보면 전하의 할아버지뻘입니다. 노비를 체포하는 일과 대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일과는 다릅니다.”
“공권력을 집행할 때 또 어명을 수행할 때 누구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나 김문수는 그걸 용납하지 못해.”
“중대장님.”
하급 간부가 울상이 됐다.
“어서 대문을 깨라, 아니다 가서 대포를 가지고 와라.”
“중대장님!”
“나, 꼭지 돌았어!”
보통이라면 이렇게 할 수가 없지만, 오늘 제대로 꼴통에게 걸린 덕원군의 사택이었다.
“명령 불복종은 즉시 참형에 다스린다.”
“예, 알겠습니다.”
하급 간부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하고 급하게 돌아섰다.
“대포를 가지고 오라.”
이렇게 되면 난리가 날 수밖에 없으리라.
‘전하의 집행검을 무시해, 미친 것들!’
김문수가 덕원군의 사가를 노려봤다.
* * *
해적단 조장의 전각.
쾅쾅쾅! 쾅쾅쾅!
“누구의 공격이냐?”
해적단 수괴인 조장이 소리쳤다. 이미 해적선을 정박해 놓은 항구는 쑥대밭이 된 상태였다.
“모르겠습니다. 수군 도독부에서는 아무런 기별이 없었습니다.”
여기도 명나라 수군 도독부와 내통하고 있었다. 이러니 명나라가 빠르게 멸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임금 융의 해로운 새 작전은 내년이면 명나라를 극심한 흉년을 통해서 기근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명나라 전국에서는 민란이 일어나게 되니 명나라 멸망 말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놓이게 되리라.
“공격하는 놈들이 누군지도 몰라?”
“예, 그렇습니다.”
“어서 수군들은 함선에 승선하여 반격 준비하라.”
“그러고 싶지만 이미 침몰한 군선이 많고 갑작스러운 포격에 수군들이 많이 전사했습니다.”
“뭐라고?”
“그리고 이상하게 철환이 터집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철환이 말 그대로 폭발합니다. 폭발만 하지 않고 작은 파편들이 사방으로 날아서 수군들을 죽입니다.”
보고자의 보고를 듣고도 해적단 수괴이며 이송의 수군 총사령관인 조장은 믿어지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쾅!
쿵!
그때 지붕을 뚫고 철환 하나가 바닥에 떨어졌고.
그 모습을 본 보고자는 바로 탁자로 엎드렸지만, 이송의 수군 총사령관인 조장은 어떻게 쇠로 된 철환이 터질 수 있냐는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떨어진 철환에 걸어가서 그 철환을 주웠다.
지지직!
“이건 무슨 소리야? 쇠로 된 구슬이 왜 터져?”
지지직!
“겁을 먹은 네놈들이 이송 제국의 최정예 수군이라고 할 수 있겠어, 그런데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비격진천뢰?”
쾅!
그때 조장의 손에 들린 철환이 보고자가 말한 그대로 터졌다.
비격진천뢰가 폭발하자 해적단 단장이며 이송의 수군 총사령관인 조장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즉사했는데 그의 시체는 폭발로 갈기갈기 찢겼다.
어떤 측면에서 이 항주 해적단들은 날벼락을 맞는 거다.
* * *
대궐 안에 있는 승정원 도승지 조광의 집무실.
승정원에 속해 있는 이 전각은 방이 딱 3개만 있는 작은 전각으로 도승지가 집무실로 쓰기는 부족함이 많았다. 하지만 작은 전각이기에 대궐의 눈과 귀라고 할 수 있는 환관이 숨어들 수 없다고 생각한 도승지 조광이 이 전각으로 집무실을 잡은 거였다.
“결국에 대궐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물건도 없는 내시부입니다.”
도승지 조광은 승정원에 들어올 때부터 사조직을 만들었고.
좌승지에서 도승지가 된 후에는 그 사조직을 더 강화했다.
“그렇지.”
도승지 조광이 나직이 말했다.
“내시부는 상선 김처선을 필두로 똘똘 뭉쳐져 있지만 결국에는 상책 조명호가 상선 김처선의 후계자이니 내시부를 곧 장악하게 될 것입니다.”
도승지 조광의 부하가 나직이 말했다.
“우리도 내시부에 부하를 심어놨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상책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 힘을 쓸 수가 없습니다.”
“결국에는 상책부터 쳐내야 한다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부하의 말에 도승지 조광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이 새로워질 방법은 오직 토지 개혁에 의한 만인의 평등이다.”
“예, 압니다.”
“모두가 대동단결하여 토지 개혁을 이루고 만민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예, 대동단결입니다.”
“그러니 천천히 또 빠르게 대동계의 계원들을 모으고 조정에 입문하게 해야 한다.”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이번에 실시될 과거 제도로 충분히 계원들을 조정에 출사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미 갑사 군단에도 꽤 많은 대동계 계원들이 침투해 있으니 우리의 염원이 이루어질 날이 머지않았다.”
놀랍게도 도승지 조광은 미친 몽상가였다.
“절대 조선은 이 씨의 것이 아니다.”
도승지 조광이 나직이 말했다.
“이 씨의 조선은 망해야 한다. 그리고 만민의 조선이 만들어져야 하고 모든 재물이 공산이 되어 만민이 굶주리지 않게 되는 세상이 참 세상이야.”
“예, 만민으로 대동단결.”
“그 염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썩은 뿌리인 사대부를 융이 처단하게 만들어야 해.”
놀랍게도 임금 융을 전하라고 부르지 않고 융이라고 부르는 도승지 조광이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을까, 으흐흐!’
속으로는 딴생각하는 조광이었다.
‘나라고 경대승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역성혁명을 꿈꾸는 자가 바로 도승지 조광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병조판서 후임자들을 암살한 세력은 찾아냈나?”
“백방으로 찾고 있습니다.”
“그들의 세력도 우리 대동계로 흡수해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점점 더 우리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야망은 누구나 꿈꿀 수 있다.
단지 그 야망을 실행시킬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가 달린 거다.
* * *
도승지의 집무실 전각 지하.
도승지 조광이 몰랐던 것은 내시부의 눈과 귀가 벽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는 거였다.
‘미친놈!’
임금 융의 최측근인 도승지 조광이 역성혁명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들은 환관이 놀라서 자기 입을 막았다.
그리고 이 환관은 상책의 최측근이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상책은 도승지 조광의 행보가 이상했기에 은밀히 먼 곳에서 굴을 파서 여기까지 왔다는 거였다.
‘상책께 알려야 해.’
염탐에 성공한 환관이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 * *
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대비마마와 덕원군이 언쟁을 높인 후에 덕원군이 대비마마의 전각을 박차고 나갔다고 하옵니다.”
대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환관의 눈과 귀를 속일 수가 없다.
“대비께서 덕원군과 공모한 것이 아니라고?”
“예, 그렇습니다. 전하.”
상책이 담담한 말투로 내게 말했다.
“전하, 병조판서 입궐했나이다.”
밖에 대기하고 있던 호위 총관부 소속 무사가 내게 보고했다.
“들라고 하라.”
아마도 덕원군의 사가로 관원을 폭행한 노비를 체포하는 일에 관해서 보고하기 위해서 입궁한 모양이다.
“전하, 병조판서 충장쇠가 전하를 뵙습니다.”
병조판서 겸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내 서재로 들어왔고 바로 무릎을 꿇어서 내게 경의를 표했다.
“형은 잠도 없소.”
내 말에 병조판서가 당황한 표정으로 변했다.
“처남도 잠이 없이 나를 보필하는데 형도 자지 않고 이리 입궁하니 묻는 거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무슨 일로 왔소?”
“하달된 어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덕원군의 사택으로 치안 부대 병력을 급파했나이다. 반드시 체포하여 단두대에 세우겠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소.”
수단과 방법을 가려서 하면 일이 빠르게 처리되지 않는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전하.”
“왜?”
“덕원군이 퇴궐했나이다.”
병조판서 겸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내게 보고했다.
“빠르게 처리해야 하겠소?”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일 공조판서와 예조판서가 나설 것이니 그때까지만 살려둡시다.”
“예, 알겠나이다.”
다다닥, 다다닥!
그때 복도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멈춰라.”
호위 총관부 무사가 달려오는 자를 제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갑사 군단 지휘 통제부 통제 장교요.”
내 귀에도 지휘 통제부 통제 장교의 다급함이 느껴질 정도의 목소리다.
“무슨 일이시오?”
“총사령관 각하께 급하게 전할 것이 있소.”
“안으로 들라고 해라.”
내가 명령했고.
그와 동시에 문이 열리며 다급한 표정의 통제부 통제 장교가 내게 무릎을 꿇었다.
“전하를 뵙습니다.”
“무슨 일인가?”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통제부 장교에게 물었다.
“치안 부대 김문수 중대장의 부하 간부가 명령 수행 중 본진으로 돌아와 대포 1문을 끌고 덕원군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대포 1문을 끌고 주둔지를 이탈했다?
“대포?”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당황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김문수 중대장이 오늘 수행할 임무는 덕원군의 사가에 가서 관원을 폭행한 노비를 체포하는 일이었습니다.”
통제 장교의 보고에 갑사 군단 총사령관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봤다.
“김문구 중대장이 어떤 사람이지?”
나를 궁금하게 만드는 존재는 인재일 때가 종종 있다.
“한마디로 말씀을 드린다면 천둥벌거숭이입니다.”
그냥 꼴통이라는 소리다.
“하, 그래?”
“예, 그렇습니다.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지휘관이기에 아마도 대포로 덕원군의 대문을 박살 낼 것 같습니다.”
“하하하, 그렇다면 내일 조정 회의에서 난리가 나겠군.”
내일 대전 회의가 또 재미있을 것 같다.
-쾅!
멀리서 포탄이 발사되는 소리가 들렸다.
“하, 정말 쐈네.”
진짜 중대장 김문수는 꼴통이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