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2)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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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전, 덕원군의 사택 앞 공터.
대포 1문이 대문을 조준하고 있었다.
“철환을 넣고 쏴.”
중대장 김문수가 포수에게 지시했다.
“철환은 없습니다.”
“뭐, 뭐라고 대포에 왜 철환이 없어.”
“중대장님은 조선 돌아가는 모양새를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조선의 대포에 쓰이는 포탄은 모두 폭발하는 고폭탄입니다.”
“고폭탄? 그게 뭔데?”
“철환처럼 날아가서 터지는 포탄이라는 겁니다.”
“터진다는 거지?”
눈빛이 확 달라지는 꼴통 중대장 김문수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말 덕원군의 사개를 대포로 박살을 내실 겁니까?”
포수가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이다.”
중대장 김문수는 단호하게 말했다.
“소대장.”
“예, 중대장님.”
“마지막으로 최후 통첩해. 문을 열고 모두 엎드리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소대장 하나가 대문 쪽으로 뛰어가서 소리쳤다.
“어서 문을 열고 죄인들을 내놓아라.”
“꺼져라, 여기는 덕원군 대감의 사택이다. 덕원군 대감께서는 세조 대왕의 아들이시고 전하의 할아버지뻘 되시는 종친부의 수장이다. 아무리 갑사 군단이라고 해도 함부로 설칠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노비 하나의 외침에 다시 꼭지가 돌아버린 중대장 김문수였다.
“쏴, 터지든 말든 상관이 없으니 부셔!”
“책임지셔야 합니다.”
“쏴, 쏘라고 쏴!”
“예, 발사 준비하라.”
포수가 돌아서서 우렁차게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대포 발사를 위한 준비가 빠르게 진행됐다.
“발사 준비 끝!”
병사 하나가 포수를 보며 소리쳤다.
“진짜로 쏩니까?”
포수는 다시 중대장 김문수에게 물었다.
“쏴! 내 뒤에 전하가 계신다.”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꺾이면 전하의 어명이 땅에 떨어지는 거다. 끝장을 봐야 해.”
“알겠습니다. 발사!”
그와 동시에 탄약수가 대포에 붙어 있는 심지에 불을 붙였다.
지지직, 지지직!
쾅!
날아간 대포의 포탄은 대문을 박살 낸 후에 폭발했다.
“으악!”
“아악!”
대문 뒤에서 병장기를 듣고 버티고 있던 덕원군의 노비들이 포탄 공격으로 쓰러졌고.
쓰러진 자 중에 겨우 산 자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진입하여 전하의 부대에 저항한 모든 자들을 체포하라.”
김문수는 역시 꼴통이었다.
그렇게 산 자들은 모두 밧줄에 묶여야 했고.
더 놀라운 사실은 죽은 자 중에서 덕원군의 3남도 있었다.
“네놈들은 누구냐?”
그때 대궐에서 돌아온 덕원군이 참담한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누굽니까?”
“나, 나를 몰라?”
“누군데요?”
중대장 김문수가 되물었다.
“나는 덕원군이다.”
“아 덕원군 대감이십니까? 공무집행 중입니다.”
“뭐, 뭐라고?”
* * *
다음 날 아침, 인수대비의 전각.
상궁 하나가 인수대비의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었다.
“대궐 앞에 설치되어 있는 섬뜩한 기물 앞에 덕원군의 종복 20여 명이 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상궁의 말에 인수대비가 혀를 찼다.
“쯧쯧, 내가 그렇게 알아듣게 말해줬는데도 말귀를 못 알아듣더니 꼴이 좋구나.”
인수대비는 예견했다는 듯 말했다.
“어젯밤에 친 천둥이 그냥 천둥이 아니라 대포 소리라고 합니다.”
“그래?”
“예, 덕원군 사가 대문이 박살이 났고, 그 대문 뒤에 있던 덕원군의 3남이 그 자리에서 머리가 깨져서 즉사했다고 합니다.”
“어리석은 아비 때문에 종친 하나가 죽었군, 어디 감히 어명을 대항한단 말인가.”
“예, 그렇습니다. 대비마마.”
“다른 것은?”
“제가 대궐 밖으로 나가서 알아봤는데 덕원군의 2남도 그 흉악해 보이는 기물 앞에 엎드려 있습니다.”
“덕원군의 2남도?”
“예, 그렇습니다.”
“덕원군은?”
“전하의 어명으로 지금 대전 회의에 참석했나이다.”
“쯧쯧, 눈치 없이 길길이 날뛰겠군.”
이렇게 임금 융은 종친부에 강력하게 선전포고했다.
“박 상궁.”
인수대비가 나직한 목소리로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상궁을 불렀다.
“예, 대비마마.”
“내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천수를 다 누리실 겁니다.”
“외조카를 불러야겠다.”
“예, 조용히 나인을 출궁시키겠습니다.”
“내시부가 모를 턱이 없지. 내가 내 외조카를 부른 것을 내시부 상책에 통보해라.”
“예?”
“괜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음이야.”
하여튼 인수대비는 완전히 기세가 죽은 상태였다.
‘내가 살아 있을 때만큼은 주상이 내 친정을 건드리지 않겠지만.’
인수대비 자신이 죽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인수대비였다.
* * *
항주 항구의 해적단 근거지 중심부.
밤새도록 단조 제독은 포격을 멈추지 않았고 해적단이며 이송의 수군 주둔지를 쑥대밭으로 만든 후에 상륙했다.
상륙과 함께 당연히 사략 부대는 터는 것을 시작했고.
그렇게 터는 과정에서 잔당들을 죽이고 죽은 자들은 창으로 다시 한번 찔러서 확인하는 확인 사살까지 진행했다.
“제독 각하.”
단조 제독의 부관이 단조 제독을 불렀다.
“보고하라.”
“해적단의 재물 창고의 수가 10개가 넘고 그 창고마다 금은보화가 가득합니다.”
“화약값은 건졌다는 거군.”
“예, 쓰인 화약의 100배는 넘는 재물입니다.”
“잘 됐다.”
“그리고 포로들의 말처럼 이곳이 대만에 있는 이송이라는 괴뢰국의 수군 부대이기에 군량미도 상당하옵니다.”
“군량미도 많다?”
“예, 그렇습니다. 제가 가늠해 보니 조선군 전체가 3달은 먹을 양입니다.”
“그렇다면 조선인이 주력인 부대는 한 달을 겨우 먹겠군.”
단조는 왜인이고.
그의 부관은 조선인이었다.
“제독 각하, 저는 조선인입니다.”
“아, 그랬지. 왜인이고 조선인이고 구별할 필요가 없으니 자주 잊는다. 하여튼 대단한 성과야, 거기다가 외성이 높고 방비를 충실히 하면 명나라 군대가 와도 충분히 수성할 수 있으니 최고의 성과다.”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도 이제 명나라 남부 해안으로 왔기에 터를 잡아야 했고.
그래서 항주에 터를 잡게 된 거다.
“예, 그렇습니다. 신무기로 수성 준비하면 오합지졸인 명나라 군대는 100만이 몰려와도 감당할 수 있을 듯합니다.”
“부관.”
“예, 제독 각하.”
“적을 무시하지 말자. 아무리 우리가 강성하다고 해도.”
“아, 송구합니다.”
“하여튼 여기를 우리의 거점으로 한다. 그리고 계획대로 잡아놓은 비단을 만드는 기술자와 명나라 도공들을 이용하여 물품들을 생산하게 하라.”
“예, 알겠습니다.”
“우리의 병력이 3,000명뿐이니 조선에 병력 충원을 요청하라.”
“예, 연락선을 보내겠습니다.”
“연락선을 보낼 때 수송선을 같이 보내서 창고에 있는 금은보화를 모두 조선으로 옮기라.”
“예.”
“혹시 모를 철수를 위해서 짐이 적으면 편하지.”
허망하게 죽은 이송의 수군 총사령관이 설치한 이 성은 항구와 연결되어 있기에 상황이 불리해지면 성을 버리고 바다로 바로 도망칠 수가 있었다.
그러니 상황에 따라서 후퇴해야 할 일이 생기면 챙길 것이 적은 편이 이로웠다.
“부관 나리. 부관 나리.”
그때 수군 하나가 급하게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
“성의 중심이 거대한 화약 창고를 발견했습니다.”
“화약 창고?”
“예, 그렇습니다. 화약의 질이 그리 좋지 않지만, 화약 기술자들이 말하기를 이 정도의 양이라면 큰 전쟁을 두 번 정도는 치를 수 있는 양이라고 합니다.”
“전투가 아니라 전쟁?”
“예, 그렇습니다.”
부관과 수군 하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단조 제독은 미소를 머금었다.
“하하하, 모든 일이 조선에 이롭게 돌아간다.”
* * *
대만 이송의 수도성 북쪽 50리 지역.
우현 대만 총독의 명령받은 화승총 부대 500명은 간밤에 쉬지 않고 행군하여 이곳에 도착했고.
바로 전투 준비를 위하여 참호를 파고 또 폭파병들을 이용해서 이송의 수도성을 지원하기 위해서 진격해 오는 적들이 멈출 곳을 예상해서 매설용 비격진천뢰의 설치까지 끝냈다.
“매설용 비격진천뢰의 매설까지 끝냈습니다.”
배속된 폭파부대 소대장이 화승총 부대 대대장에게 보고했다.
“적들이 그곳에 반드시 멈춘다는 보장이 없다.”
“예, 압니다. 하지만 멈추게 되면 끝일 것입니다.”
폭파부대 소대장의 보고에 화승총 부대 대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전 부대는?”
“밤새도록 땅을 파서 신기전을 그 참호 안에 넣었습니다. 외부에서는 절대 발견되지 않습니다.”
도르래를 이용한 거중기가 있기에 이렇게 무거운 신기전 화차도 참호 속에 넣을 수 있었다.
“사거리는 충분히 조정할 수 있겠지?”
“예, 그렇습니다.”
“대대장님.”
그때 전진 배치되었던 감시병들이 달려왔다.
그리고 그 전진 배치된 감시병들의 임무는 적 2,000명을 감시하는 역할도 있지만 이곳으로 유인하는 특공대의 임무로 수행하고 있었다.
“보고하라.”
“적들이 유인책에 걸려서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곧 도착하겠군.”
화승총 부대 대대장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천보총 사수.”
“예, 대대장님.”
“적장의 대가리부터 깬다.”
“예, 알고 있습니다.”
적 부대의 대장부터 죽여야 지휘 통제가 혼란해지기에 조선군이 전투할 때 최초의 목표는 적장의 저격하는 거였다.
“모두 전투 준비를 하게.”
“예, 알겠습니다.”
“놈들이 돌격할 것이니 산탄총부터 발사 후에 화승총으로 마무리한다.”
놀랍게도 조선군은 산탄총까지 개발해서 실전에 배치했는데 사실 산탄총은 총포에 납으로 된 쇠구슬을 넣고 한 번에 발사하는 거기에 이미 조선은 산탄총 보유국이라면 보유국이었다. 그걸 더 현대적으로 개량한 것이 임금 융의 화포 기술자들인 거다.
“적입니다.”
와와와, 와와와!
돌격하는 적들의 함성이 울렸고.
그 함성과 함께 200명의 조선군이 횡으로 대형을 펼치고 있기에 딱 조선군이 원하는 곳에서 적들이 멈췄다.
“하하하, 딱 화력 구역에서 멈췄군.”
화승총 대대장이 웃었다.
그렇다면 횡으로 펼쳐진 200명을 제외한 나머지 300명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화력 구역의 좌측과 우측에 참호를 파고 은거하고 있었다.
매설용 비격진천뢰가 터지고 나면 혼비백산한 이송의 패잔병들을 세 방향에서 화승총을 쏴서 전멸시킨다는 것이 조선군의 작전이었다.
“신기전은 아낄 수 있겠군, 매설용 비격진천뢰를 폭파하라.”
매설용 비격진천뢰는 현대적으로 본다면 지뢰와 같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도화선을 이용해서 폭파한다는 단점만이 존재했다.
한 마디로 운이 나쁘면 안 터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예, 알겠습니다.”
폭파부대에서 배속된 소대장이 바로 대답한 후에 소대원들에게 뛰어갔다.
“도화선에 불을 붙여라.”
“예, 알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지퍼 라이터인 불통을 꺼내서 불을 켰고 심지에 불을 붙였다.
지지직, 지지직!
“전군, 사격 준비하라.”
200명의 병사에게 명령하는 화승총 부대 대대장이고.
2열 횡대로 사격 대형을 갖춘 조선군인데 2열에 있는 병사들은 화승총을 장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치대에는 이미 다섯 정 이상의 화승총이 발사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화승총은 다 좋은데 장전이 느려.’
화승총의 문제점까지 만회하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거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