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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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 부대 대대장은 명령을 내린 후 참호로 몸을 피했다.
지지직, 지지직!
쾅!
콰콰쾅!
전방 100보 정도의 거리에서 귀를 찢는 폭음이 울렸고.
그와 동시에 비명이 사방으로 퍼졌다.
“으아악!”
괴뢰국 이송을 구원하기 위해서 달려온 적군에게는 마른하늘에서 떨어지는 날벼락이리라.
콰콰쾅, 콰콰쾅!
연쇄 폭발이 일어났고.
폭발 지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으악!”
비명!
그리고 앞으로 또 옆으로 도망치기 위해서 달려 나온 자들을 화승총 부대는 도륙할 준비를 끝낸 상태였다.
“적이 보이면 사격하라!”
화승총 부대 소대장이 소리를 질렀다.
다다닥!
탕! 탕! 탕!
강력한 총성이 울렸고.
지옥과 같은 땅을 벗어나기 위해서 뛰고 있는 자들을 향해 화승총 부대원들은 조준 사격을 감행했고.
그 사격은 3개의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딱 한 놈만 살려라.”
투항하지 않는 자들은 그리고 그자가 사는 도시는 아예 초토화를 하라고 명령을 내린 우현 대만 총독이었다.
이렇게 살육의 시간이 시작됐다.
* * *
조선의 대전 회의장.
“형조판서.”
나는 나의 장인이며 이제는 개혁의 선봉장인 형조판서를 부른 후에 내 눈치만 보고 있는 덕원군을 노려봤다.
“예, 전하.”
“임금을 우습게 보고 어명을 어긴 자는 어찌 처벌해야 할까?”
“어명을 어긴 자는 대역죄로 다스려야 합니다. 또한 간밤에 덕원군의 사가에서 있었던 일은 어명을 어긴 것 이상으로 조선의 법을 무시한 일이니 그 죄가 크니 크게 벌하셔야 합니다.”
형조판서는 내가 원하는 대답만 하기로 작정한 거다.
“옳소, 덕원군.”
“예, 전하.”
나를 본 후 더 허리를 낮추는 덕원군이다.
“그대는 아셨소?”
“예?”
“그대의 3남이 덕원군이 대궐로 왔을 때 어명을 수행하는 치안 부대가 대문을 열라고 했을 때 거부하여 반항한 것에 관해서 미리 아셨냐고 묻는 거요.”
알았다고 한다면 덕원군을 처벌할 수 있다.
‘몰랐다고 하면?’
단두대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덕원군의 2남의 목을 치면 된다.
‘아비로서 어떻게 하겠나?’
궁금해진다.
“왜 말을 못 합니까? 아셨소? 모르셨소?”
쾅!
옥좌 옆의 팔걸이를 내리치며 물었다.
“전, 전하, 그것이 그러니까.”
“아셨소? 몰랐소?”
“몰, 몰랐나이다.”
몰랐다?
아들은 죽이고 자기는 살겠다는 거다.
“아, 모르셨구려.”
“예, 그렇사옵니다. 어찌 종친부에서 전하의 어명을 어기는 극악무도한 짓을 할 수 있겠나이까. 저는 대비마마께서 부르시어 입궐했고 그때 어리석은 제 아들놈이 불경한 짓을 저질렀나이다.”
“그렇군요. 그때 치안 부대 김문수 중대장이 대포를 쏴서 닫힌 성문을 열었다고 들었소.”
“예.”
대답하며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덕원군이다.
‘3남이 그 자리에서 대가리가 깨져서 죽었지.’
그때 사상자만 30명이 넘는다고 보고 받았다.
“어명을 집행하는 관리의 지시를 어긴 자는 왕의 지시를 어긴 장이니 대역죄로 다스릴 수밖에 없소.”
내 말에 몇 명의 신료들이 기겁했다.
“전, 전하.”
지금까지 종친이 참형을 당한 일은 없었다.
그리고 조정 신료들은 덕원군의 2남이 지금 내가 설계한 단두대 단상에서 노비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있다는 사실을 대략 알고 있다.
“어명은 지엄하고 국법 역시 지엄하니 과인이 법을 집행하는데 덕원군은 불만이 없어야 할 것이오.”
“…….”
“왜 말이 없소?”
“전하, 살려주실 수는···.”
“도승지.”
나는 도승지 조광을 불렀다.
“예, 전하.”
“도승지가 직접 대궐 밖으로 나가서 대역죄에 다름이 없는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저항한 자들을 참수하라.”
내 지시에 모두가 기겁했다.
“어명을 바로 수행하겠나이다.”
도승지 조광이 내게 말한 후에 허리를 숙였고 조심히 대전 문 쪽으로 걸었다.
“도승지.”
“예, 전하.”
“도승지는 항상 어명을 수행하느라 고생이 많소.?”
“아니옵니다.”
“바로 시행하시오.”
“예.”
도승지 조광이 대전 밖으로 나갔다.
“전하, 전하! 제 아들이 죄가 크오나 종친부에 속한 종친이옵니다.”
덕원군이 절규하듯 소리쳤다.
“그래서요?”
“살려주십시오.”
“죽을죄를 지은 자를 어찌 살려준단 말이오, 만약 내가 덕원군을 봐준다면 다른 종친들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소?”
“절,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문제가 될 싹은 사전에 이유를 불문하고 잘라내고 뿌리째 뽑아야 하오. 다른 신료들도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소?”
나는 이조판서, 공조판서, 그리고 예조판서를 노려보며 물었다.
“예, 전하의 말씀이 천 번, 만 번 옳습니다.”
이조판서가 모든 신료가 들으라는 듯 소리쳤다.
“덕원군의 아들이 사사로이는 전하의 종친이나 조선의 법이 지엄하고 어명이 지엄한데 그것을 어기고 반항한 죄를 불문에 부친다면 후일 다른 종친들도 그리할 것이니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옵니다.”
공조판서도 내게 잘 보여야 하기에 내가 원하는 말을 하고 있다.
“예조판서는 생각이 다르오?”
“전하의 말씀은 하늘의 뜻이니 모두 옳습니다.”
“뭐 그렇기까지야 하겠소만 나는 이번 일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오.”
나는 대전에서 나가 공터를 걷고 있는 도승지 조광의 등을 노려봤다.
[도승지의 집무실 전각은 내시부라도 안에서 하는 이용을 엿듣기 어렵지 않나?]나는 상책의 보고가 떠올랐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도승지의 집무실에서 역모의 모의가 있었다는 것을 내시부에서 어떻게 확인했나?]도승지 조광이 선을 넘기는 했어도 그래도 내게 충성한 신하였다.
‘그래도 역모는 못 참지.’
참아서는 안 되는 거다.
[도승지 조광이 승정원에 등용된 후부터 세력을 모으는 것을 내시부 감찰과에서 확인했습니다.] [그랬나?] [예, 그렇습니다. 그러던 중 조광이 도승지가 된 후로 홀로 떨어진 전각을 집무실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시부 환관을 통해서 은밀히 땅굴을 파서 염탐하고 있었습니다.] [하, 땅굴이라.]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동계의 실체를 알게 됐고, 또 도승지가 역심을 품었다는 것을 알게 됐나이다.] [그건 그렇고 대동계의 계주들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는 모르지 않나?] [그렇사옵니다. 하지만 이제 전하께서 조광의 실체를 아셨으니 내시부 감찰을 동원하여 천천히 또 은밀히 조사해 보면 역모의 잔당들을 발본색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밀히 찾자는 거군.] [예, 그렇습니다.] [아니다.] [예?] [역모를 꾸몄다는 남곤보다 나는 조광이 더 밉다.]‘밉다.’
이게 내 마음이다.
[전하, 조광은 전하께서 행하신 많은 일들을 아는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입니다.] [그래서 더 밉다.]“앞으로 누구라도 어명을 어기고 과인을 배신하는 자는 그가 누구라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요, 그게 누구라도!”
나는 매섭게 변한 눈으로 대전 공터를 벗어나고 있는 도승지 조광의 등을 노려봤다.
“이제 회의합시다.”
내 말에 덕원군은 고개를 푹 숙였다.
“전하, 신, 박원종 전하께 고할 것이 있나이다.”
“말씀하시오.”
“덕원군의 일이고 종친부의 일이옵니다.”
“또 덕원군이고 종친부요?”
“망극하옵니다.”
“뭔가?”
“덕원군을 필두로 하는 종친부에 속한 종친들이 전하의 지엄한 어명인 노비의 수를 확인하기 위하여 노비 문서를 제출하라고 한 일을 거부하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합심한 듯 버틴다는 겁니까?”
“모두는 아닙니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출가하신 진성대군의 사가와 안양군의 사가에서는 노비 문서를 제출하였습니다.”
박원종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하오나 나머지 종친들은 지엄한 어명을 모두 거부했나이다. 그래서 신이 전하의 어명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하였으니 신을 벌하소서.”
“벌을 받을 자가 따로 있는데 내가 어찌 그대를 벌하겠소.”
내 말에 덕원군이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자식까지 버린 덕원군.”
“전, 전하.”
“그대는 살아서는 대궐을 나가지 못할 것 같네.”
“전, 전하.”
“어명을 어기고 항명을 결심했다면 목숨 정도는 걸고 시작했겠지.”
죽이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죽인다.
‘남벌과 북벌이 멀지 않았다.’
다다닥, 다다닥!
그때 대전 공터로 기겁한 표정으로 변한 노비관리소 관원이 뛰어왔다.
“아룁니다!”
대전 앞에 선 노비관리소 관원이 소리쳤다.
“무슨 일인가?”
“노비관리소 기록물 보관소에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관원의 말에 박원종이 기겁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나를 바라봤다.
‘내가 드디어 조선에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어쩌면 도승지 조광이 원하는 것이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광, 너 혹시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놈이냐?’
그러고 보니 귀신이 된 조광조가 있고 조광의 이름은 조광조에서 ‘조’자만 빠져 있다.
‘망할 놈, 이름값을 했네.’
* * *
굳게 닫힌 대궐 문이 활짝 열렸고.
살기 어린 눈빛인 도승지 조광이 천천히 단두대가 설치되어 있는 단상 위로 올라왔다.
“집행관에게 어명을 전달한다.”
“예.”
집행관이 짧게 대답했고.
그 순간 단두대 앞에 무릎을 꿇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덕원군의 2남과 노비 30여 명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명을 어기고 어명에 의한 공무를 방해한 자들은 대역죄로 다스릴 것이니 신분을 막론하고 모두 단두대형에 처한다.”
“예, 알겠습니다. 집행하자.”
집행관의 말에 다른 집행관이 조광 쪽으로 걸어왔고.
그때까지 조광은 오늘도 수십 명이 임금 융의 개혁을 위해서 처단된다는 생각만 했다.
“어명이 집행된다!”
그때 집행관이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다른 집행관 두 명이 조광 옆에 서더니 그의 양팔을 잡았다.
“왜 이러는 것이야?”
망나니 출신인 집행관이 자기 팔을 잡자 버럭 소리를 지르는 도승지 조광이었다.
“네가 첫 번째다.”
집행관이 말했고 두 명의 다른 집행관이 황당한 표정으로 변한 도승지 조광을 단두대 앞으로 끌고 가서 강제로 그를 무릎 꿇게 한 후에 목을 단두대에 밀어 넣었다.
“나는 도승지다, 내게 왜 이러는 것이냐?”
“어명이오.”
그때 대궐의 문이 다시 열리며 임금 융의 처남인 신수근이 나와서 단상으로 걸어와 단두대에 묶인 도승지 조광에게 말했다.
“뭐, 뭐라고 하, 하셨소?”
“어명이오,”
“전하께서, 전하께서 내게 이럴 수는 없소!”
“닥치라.”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신수근이 도승지 조광을 노려보며 질책했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전하의 마음을 네놈에게 전하기 위해서 왔다.”
“뭐, 뭐라고요?”
“전하께서 너에게 전달하라는 어명이 있다.”
“…….!”
조광은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밀고한 자가 있다는 건가?’
만약 대동계에 관해서 밀고한 자가 있다면 대동계는 뿌리째 뽑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준비됐는가?”
신수근이 집행관에게 물었다.
“예, 그렇사옵니다.”
집행관이 대답했고.
임금 융의 처남인 신수근은 살짝 무릎을 꿇고 두려움에 벌벌 떠는 도승지 조광의 귀에 속삭였다.
“믿었기에 밉다고 하셨소.”
신수근이 그렇게 속삭인 후에 일어났다.
“집행하라!”
“옙!”
집행관이 대답했고.
단두대의 날이 묶여 있는 줄을 집행관이 풀었다.
쉬우웅!
거대한 날이 아래로 떨어졌다.
팍!
툭!
한순간에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자인 조광의 목이 잘려 나갔다.
“다른 자들도 모두 집행하라.”
신수근이 명령했고.
그와 동시에 일사천리로 덕원군의 둘째 아들과 노비 30여 명의 목이 단두대에서 잘렸다.
이렇게 조선의 봄은 단두대에서 뿌려지는 피와 함께 여름으로 달렸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