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6)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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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습니다. 예가 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말의 가격이 면포 400필이고 쌀로는 100섬입니다.”
쌀 한 섬은 두 가마니다.
보통 쌀 한 가마니가 80킬로그램 정도 나간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미리 제가 알아본 것으로 관청에 있는 자료를 통해서 확인했는데 여노비의 가격은 면포 100필이고 쌀로 하면 20섬입니다.”
여노비는 사실 쓸모가 많다.
‘남자 주인에게는.’
그리고 종모법이 폐지되기 전까지 그리고 일천즉천이 철폐되기 전까지 여노비는 자식을 낳을 수 있으니 남자 노비보다 비쌀 수밖에 없었다.
‘사람보다 말이 귀하군.’
이건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일인데 내가 현대인의 영혼을 가졌기에 기분이 참 묘했다.
그런데 내가 살던 현대에서도 말보다 사람이 귀했을까?
각종 산업 재해로 죽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사람이 먼저인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남자 노비의 가격은 관청 문서를 통해서 면포로 50포이고 쌀섬으로는 10섬입니다.”
“알았노라.”
나는 상책에 말한 후 종친부 대표들을 봤다.
“노비의 가격이 그렇다고 하니 나는 그만큼의 대가를 은과 금으로 종친들에게 주겠소.”
강제로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종친들은 이게 웬 떡이냐는 눈빛이다.
“어떻게 하시겠소? 이번에도 싫다고 하시겠소?”
“아, 아니옵니다.”
“종친들께서는 덕원군의 일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덕원군은 나를 시험하다가 목이 잘린 겁니다. 아시다시피 나는 참을성이 많지 않습니다.”
협박까지 깔끔하게 끝냈다.
‘일반 백성들에게는 배급하면 되고.’
사대부들에게는 배급하지 않으면 쌀을 구하기 위해서 사대부들과 종친들은 쌓아 놓은 재물을 털어서 먹고살아야 할 거다.
‘다시 회수하는 거지. 으흐흐!’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못됐다.
“그러니 내게 모든 노비를 내놓으시겠소. 가격은 후하게 드리겠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나가 대답하면 나머지도 모두 대답하게 되어 있다.
* * *
“서해로 출항할 것이다.”
단조 제독은 한양에서 급히 이곳으로 온 연락선 장교의 보고받고 부하 함장들에게 지시했다.
“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명나라에서 군량미를 조선에 보냈고 그 수송선이 명나라로 돌아오는 길에 수송선을 나포한다.”
이렇게 임금 융은 살뜰하게 챙길 생각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수송선에 군량미를 가득 실었으니 군사의 수가 적을 것이고 무장도 충실하지 않을 것이니 왜선과 대형 판옥선 20척만 출항하여 나포한다.”
이제 단조 제독은 점령한 이 성도 지켜야 했다.
물론 아직은 명나라 군대가 공격해 온 적은 없지만 말이다.
“예, 알겠습니다.”
부관과 부하 함장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나포한 배는 전하의 어명으로 울산 장승포 조선소와 거제 조선소로 보내서 개조한다.”
개조된 배는 신대륙 탐험선으로 쓰이고 또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의 수송선으로 쓰이게 될 거다. 그리고 수송선 상단에서 분리한 누각은 모두 목제이니 알뜰하게 쓰이게 될 예정이었다.
“분명하게 알 것은 격침보다 나포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 함장들이 일제히 대답했다.
* * *
계성군의 사가 사랑채.
계성군은 임금 융의 이복동생으로 성종의 2남이었다.
현재 나이는 임금 융이 즉위하자마자 대궐에 나왔는데 다른 왕자들과 다르게 대궐에서 나올 때 무척이나 좋아했던 소년이었다.
“어머니.”
“왜 그러세요? 계성군.”
계성군의 생모는 숙의로 성종의 후궁일 때 무척이나 대궐에서 조용하게 지낸 여인이었다.
“전하께서 노비를 종친들에게 몰수하실 때 이처럼 은자를 주셨습니다.”
계성군 역시 임금 융의 지시로 노비들을 모두 왕실에 팔아야 했고 계성군 앞에는 규격화된 은화가 가득 든 궤짝이 놓여 있었다.
“맞아요, 나는 이렇게 많은 은자는 또 처음 봅니다.”
“전하께서 제와 어머니께 주신 은화도 이렇게 많습니다.”
계성군은 노비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요?”
“다른 종친들은 얼마나 많은 은화를 받았겠습니까.”
어린 소년이 분명한데 계성군의 눈빛이 확 변했다.
“그런데요?”
“어머니께서 행랑아범에게 지시하셔서 이 은화를 이용해서 쌀섬과 면포와 생필품을 표나지 않게 사라고 해주세요.”
“왜요?”
“이렇게 많은 은화가 곧 조선에 풀리면 물품의 가격이 당연히 오를 것 같아요.”
계성군이 미소를 보였고 계성군의 손에는 임금 융의 얼굴이 새겨진 은화가 들려 있었다.
* * *
일주일 후, 인천 미추홀 항구.
성희안이 명나라 수도성에서 연락선을 통해서 예조판서에게 알려온 보고들이 현실이 됐고.
10만 석에 달하는 쌀섬을 실은 명나라에서 보낸 누선(樓船) 200척이 도착했다고 보고됐기에 임금 융은 상책과 호조판서와 함께 이곳으로 왔다.
멍, 멍, 멍!
개들이 항구를 배회하고 있다.
‘임금이 행차했는데 개도 안 치웠네.’
살짝 괘씸도 하지만 개가 통제가 되겠는가.
‘그리고.’
배에서 내리면 사람에서 껄떡대는 개로 변할 명나라 놈들이 통제하기가 쉽지 않을 거다.
“경계를 삼엄히 하라.”
조선의 임금인 내가 움직이니 호위 총관부에서 경호를 삼엄하게 할 수밖에 없다.
‘호위 총관부.’
새로운 군부 실세들이지.
대궐 안을 지키는 부대는 내금위와 호위 총관부가 있다.
현대적으로 보면 내금위가 대궐 수비를 담당하는 군대 같은 의미고.
호위 총관부는 청와대 경호실 같은 의미다.
“전하, 참으로 장관이옵니다.”
호조판서가 놀란 표정으로 또 그 표정으로 내게 아부하듯 말했다.
“하하, 그런 것 같소.”
명나라 조정은 백성들을 쥐어짜서 끝내 이렇게 군량미 10만 석을 일단 보내온 거다.
“상책.”
“예, 전하.”
“종친부에는 노비에 대한 값을 줬나?”
“예, 그렇습니다. 확보해 놓은 은을 규격화한 은화로 줬고 기본 노비의 가격보다 1/3의 가격으로 셈을 끝냈나이다.”
은을 규격화했다.
‘이제 조선은 현물 거래에서 은본위제로 갈 준비를 끝낸 거지.’
하여튼 조선은 조선 팔도에 있는 은광을 대대적으로 개발해서 은을 보유하게 됐고.
또 무역을 통해서 은을 또 대량으로 보유하게 됐다.
거기다가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에서 노략질을 통해서 확보한 은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니 이제야말로 내가 구상했던 은본위제를 실행할 수 있게 된 거다.
“종친들이 못 받은 2/3의 값은 그들이 지은 죗값이군.”
“예, 그렇사옵니다. 그래도 특별히 불만을 터트리는 종친들은 없었습니다.”
“그렇겠지,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라는 말을 잘 알 테니까.”
나는 상책에 말한 후에 명나라 수송선에서 쌀섬들을 내리는 모습을 바라봤다.
“상책.”
“예, 전하.”
“단조에 연락선은 보냈나?”
“예, 성희안 대감이 연락선을 통해서 보고했을 때 바로 병조판서를 통해서 전하의 뜻을 전했습니다.”
명나라 수송선들이 군량미를 모두 하역하고 돌아가는 길에 사략 함대인 단조의 함대를 만날 거다.
‘저 배들을 나포해야지.’
그리고 나포된 배는 울산 장승포 왕립 조선소와 거제 조선소로 옮겨져서 누각 부분을 분리하여 개조될 예정이다.
그리고 수송선에 탄 명나라 수군들은 생포되어 대만에 노예로 보내지게 되리라.
“저 명나라 수군들이 조선에 체류하는 동안 이 항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라.”
항구 밖으로 벗어나면 나의 백성들에게 무슨 행패를 부릴지 안 봐도 뻔하다.
“예, 이미 어명을 통해서 경계와 통제를 철저하게 하라고 통보해 놨습니다.”
지금 호조판서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변해 있었다.
“통제를 어기려는 자는 조선의 법으로 다스리라.”
“예, 알겠습니다.”
그때 수송선 책임자가 당당한 모습으로 또 거만한 모습으로 내게 걸어왔다.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 장홍구라는 자입니다.”
성희안이 자금성 근처에 대사관 비슷한 것을 설치한 후에 실행하는 일은 명나라를 정탐하는 일이고 또 명나라 관리의 신상을 확인하여 보고하는 일이다.
그렇게 수집된 자료는 내시부를 통해서 정리하여 내게 보고된다.
“그래?”
“거만하고 안하무인인 자입니다.”
상책이 나직이 내게 말했다.
“조선 왕을 뵙습니다.”
내 앞까지 당당하게 걸어온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인 장홍구는 거만한 말투로 내게 말했다.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
“전하, 조선을 돕기 위해서 군량미를 가지고 왔는데 항구 주변이 왜 이리 삼엄한 것입니까?”
“내가 여기에 있으니까.”
“전하께서 행차하시기 전부터 상당한 병력이 포위하듯 배치되었습니다.”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은 돌대가리는 아닌 거다.
“본의 아니게 발생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예?”
“고마운 명나라 수군이 이 항구를 이탈하여 조선의 법을 어기고 조선의 아녀자를 겁탈하는 일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나와 그대가 곤란해지니 대비한 것이다.”
“전하!”
“왜?”
사실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이 내가 명나라 말을 유창하게 한다는 것에 처음에 놀랐다가 지금은 내가 하는 말에 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와 명나라 수군은 황제 폐하의 황군입니다.”
“그래서?”
내가 아무렇지 않게 되묻자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그래서라니요, 도착하자마자 황제 폐하께 은혜를 입은 조선이라면 저와 명나라 수군을 위무해도 부족할 것인데 어찌 이런 취급을 하십니까?”
“내게 은혜를 베푼 건 명나라 황제 폐하이지 네놈이 아니지 않느냐?”
네놈이라는 명나라 말을 강조하듯 말하는 순간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은 얼굴을 붉혔다.
“전하, 지금 제게 네놈이라고 하셨습니까?”
“왜 이렇게 발끈해? 대국 명나라는 수군 총사령관 따위가 왕에게 무례해도 되는 건가?”
내가 너무 강력하게 나가자 호조판서는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이다.
‘쟤는 명나라로 못 돌아가.’
서해에서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를 만나게 될 거니까.
[쌀섬을 가득 실었으니 무장은 최소화했을 것이다.] [예, 그럴 것입니다.] [단조 제독에게는 좋은 먹잇감이지.] [예, 어명을 전달하겠습니다.]“예?”
“명나라 수군은 대국 황제 폐하의 명으로 군량미를 이곳으로 수송해 왔기에 고마우나 이 항구를 누구라도 이탈하려는 자가 있다면 조선의 군법으로 참할 것이다.”
“지금 제게 하신 말씀을 전하께서는 반드시 책임져야 하실 겁니다.”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은 명나라로 돌아가서 명나라에 바로 고자질하겠다는 투로 내게 말했다.
“황명을 잘 수행하고 돌아가게.”
“전하!”
멍! 멍멍!
그때 항구를 배회하던 개 한 마리가 짖었다.
“개가 짖네.”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을 보며 말했다.
“전하, 지금 제게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미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의 얼굴을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대는 안 들리나? 개가 짖는 것을?”
“으음.”
“불쾌했나?”
“예, 그렇습니다.”
“이봐, 명나라를 대신하여 조선이 대마도를 정벌할 것이고 그에 따라서 명나라를 대신하여 피를 흘리는 거야. 저 정도의 군량미를 가지고 왔다고 허세를 부리고 대접받을 생각은 하지 마. 전장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은 네놈과 네놈의 군사가 아니라 나의 백성이고 조선의 군사들이다.”
“으음.”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은 신음만 토했다.
“내 쌀섬들을 봤으니 이제 돌아가자.”
나는 이렇게 철저하게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을 무시했고.
호조판서는 여전히 이래도 되냐는 눈빛을 보일 뿐이다.
“호조판서.”
“예, 전하.”
“조선이 언제까지 명나라에 사대만 할까.”
“예?”
호조판서가 되물었고.
호조판서가 내 계획을 안다면 기겁할 수밖에 없으리라.
“역사서를 보면 대륙을 통일한 나라의 수명은 끽해야 2~300년이라네.”
“전, 전하.”
호조판서가 기겁한 표정으로 변했다.
“그렇다는 거네. 가세.”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