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38)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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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 138화
다음날 인천 미추홀 항구.
조선의 임금 융이 바다에 관심이 많기에 당연히 항구 주변 도시는 발전할 수밖에 없었고.
남부에는 거제도와 통역 항구가 풍요로웠고 동해에는 울산의 장승포가 여전히 포경 사업으로 조선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었다.
그와 함께 인천의 미추홀 항구 역시 특성에 맞게 발전하는데 이곳은 풍요롭기는 했지만 두려움도 가득하고 희망도 가득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바다 건너에 있는 섬으로 가면 농사 지을 땅을 줍니까?”
임금 융이 종친에게 은화를 주고 산 노비 중 일부는 이미 대만으로 이주할 준비를 끝내고 있었다.
사실 조선 시대의 노비 대부분은 솔거 노비라서 재산도 가질 수 있고 따로 생활하기에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그리고 종친들이 거느렸던 노비의 삶은 다른 노비들보다 수월했기에 현재의 자기 상황이 달갑지 않은 노비들도 상당했다.
“소작농이 아니라 노예를 거느리며 지주로 살게 될 거다.”
“노예라고 하셨습니까?”
조선은 놀랍게도 노비가 노비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수송선에 노비들을 승선시키는 관원은 노비가 아니라 노예라고 말했기에 되묻는 거였다.
“그래, 노비가 아니라 노예지.”
“왜요?”
“노예들은 조선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잡아 온 사람이란다, 사실 나도 정확하게 모르니 더는 묻지 마.”
“예, 나리.”
순종적인 눈빛을 가진 노비는 알았다는 듯 대답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
그때 노비 하나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가 자기가 한 말이 컸기에 놀라서 인상을 찡그렸다.
“귀신이 씻나락 까먹는 곳은 집현전이고.”
집현전에는 36명의 귀신이 있기에 관원이 이런 소리를 하는 거였다.
“그리고 너.”
“예, 나리.”
“주둥이 함부로 놀리면 제삿밥 먹는다. 딱 봐도 역적 덕원군의 종복인 것 같은데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고 싶어?”
이번에 대만으로 이동하는 노비들은 대부분 역적 덕원군의 종복들이었다.
“아, 아닙니다.”
바로 겁을 먹는 노비였다.
노비이니 크게 처벌받지 않았고.
대문 앞에서 버틴 노비는 모두 단두대에서 목이 잘렸다.
“먼저 승선할 병사들의 식솔이오.”
그때 호송관이 대만으로 이주할 또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수송선에 노비를 태우는 관원에게 말했다.
“귀한 분들이시네.”
“그렇소. 따로 모실 분들이오.”
대만 정복군의 식솔들은 이렇게 여기서부터 특별대접을 받았다.
“대형 판옥선이 준비됐습니다.”
“객실이 넉넉해야 할 것이오. 이건 전하의 어명입니다.”
“압니다. 알아요,”
일반 노비들은 대형 수송선으로 쓰는 판옥선에 300명 이상 꾹꾹 눌려 실렸지만 대만 정복군의 식솔들은 대형 판옥선에 50명 정도만 탑승했다.
하여튼 임금 융의 대만 이주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 * *
명나라 대전.
“왜 조선으로 간 수송선들이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명나라 황제는 대신들에게 화난 표정으로 물었다.
사실 서해만 건너면 됐기에 며칠이면 조선에서 명나라로 도착할 수 있었지만 이미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이 이끄는 수송선은 단조 제독이 보낸 사략 함대에 의해서 대부분 나포되어 조선으로 옮겨졌고.
그리고 생포된 명나라 수군 병사들은 노예의 낙인이 찍힌 상태로 대만으로 끌려갔다.
“바다에서 사라졌습니다.”
병부 시랑이 황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아무 이유 없이 어떻게 대선단이 바다에서 사라져?”
명나라 황제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황제 폐하, 왜구에게 공격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신료 하나가 명나라 황제에게 직언했다.
“닥치시오, 대명 제국 수군이오, 어찌 하찮은 왜구 따위에게 공격당해서 전멸할 수 있소?”
장군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역적은 모반만 꾸미는 자가 역적이 아니다. 황제 폐하의 눈과 귀를 가리는 놈들도 역적이다.”
“뭐라고!”
명나라 황제를 두고 신하들의 언쟁이 시작됐다.
사실 명나라 군부에는 이미 단조 제독이 항주 일대 항구에서 해적이 장악했던 성을 점령하여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된 상태였다.
물론 그 보고는 명나라 군부에서만 알고 있는 극비 사항이지만 말이다.
“무슨 말인가?”
명나라 황제가 직언한 신하를 보며 물었다.
“황제 폐하, 망극한 일이오나 남부 해안 지역인 항주에 기세를 올린 왜구가 항구를 장악하고 성을 증축하여 버티고 있나이다.”
신하의 직언에 군부의 장군들은 인상을 구겼다.
“그게 사실인가?”
“예, 그렇사옵니다. 아마도 항주 해안 일대를 장악한 왜구 무리가 조선에 군량미를 보내는 수송 선단이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공격했을 수도 있습니다.”
“학사, 아무리 왜구의 기세가 거칠다고 해도 왜구가 어찌 명나라 수군 총사령관이 이끄는 대선단을 공격하여 전멸시킬 수 있나?”
“황제 폐하, 조선에 보내는 군량미를 배에 더 많이 실어야 하기에 군선에 탑승시킨 수군의 수가 적을 것입니다.”
“으음!”
황제가 학사라고 불린 신하의 말을 듣고 신음을 터트렸다.
“또한 대포와 무장도 소홀할 수밖에 없으니 거친 왜구에게는 좋은 먹잇감일 수도 있나이다.”
“학사, 대국 수군 함대는 약하지 않소.”
군부 장군 하나가 소리쳤다.
“황제 폐하, 현실을 직시하셔야 합니다. 수군이 약함을 인정하고 개선하고 수군을 훈련하여 강군을 만들어야 남부 해안에 침입하는 왜구의 수를 줄일 수 있나이다.”
국운이 다한 명나라에도 직언하는 충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충신은 다른 신료들의 시기심 때문에 오래 살지 못했다.
“황제 폐하, 조선의 왕이 대마도만 정벌하면 왜구는 박멸할 수 있나이다.”
군부 총사령관이 명나라 황제에게 말했다.
“두 신하의 말이 모두 옳다. 조선 왕에게 칙서를 보내어 최대한 빨리 대마도를 정벌하게 하라.”
“예, 알겠나이다.”
“또한 학사가 말한 그대로 수군 양성에 집중하라.”
“당장 수군으로 전환할 병력이 부족합니다.”
군부 총사령관이 명나라 황제에게 말했다.
“수상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대월국 국경을 수비하기 위하여 요동에서 차출한 병력 일부를 수군 재건에 투입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명나라는 수군 재건을 시작할 모양인데 안타까운 일은 땅에서 싸우고 요동에서 싸우면 강군인 요동 출신 병사들을 수군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거였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오늘 학사가 정말 죽기로 결심했는지 수상의 제안을 반대하며 소리쳤다.
“안 된다?”
황제가 되물었고.
명나라 수상이 학사를 노려봤다.
“예, 그렇습니다.”
“학사, 이유가 뭐가?”
“사실 요동 출신 군대를 요동에서 차출하여 대월국 국경으로 보내는 것도 하책 중 하책입니다.”
“하책이라?”
“예, 그렇습니다. 명나라가 대국이기에 북쪽과 남쪽의 기후와 환경이 완전히 다릅니다.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끝에서 끝으로 이동하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고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나?”
“예,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황제 폐하 요동 출신 병사들이 대월국 국경 지역을 목숨을 걸고 지킬 이유가 있겠나이까?”
“학사. 황제 폐하의 병사들의 충성심을 하찮게 보지 마시오.”
“수상 대인, 요동 총관부 총관과 관계가 나쁘다고 조선으로 간 칙사와 함께 그를 압박하면 요동이 위태로워집니다.”
“그 입을 다물어, 어디 근거도 없는 말로 황제 폐하를 현혹하는 것이냐, 나는 조정의 재상으로 최고의 상책을 낸 것이다.”
명나라 수상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명나라가 가장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일이 군대가 군벌화가 되는 거니까.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고 하셔야지요.”
“뭐라고?”
수상이 다시 학사를 노려봤다.
“황제 폐하, 지방에 주둔하는 황제 폐하의 장군들을 믿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국방이 튼튼해집니다.”
학사의 말에 명나라 황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이 일은 다음에 다시 논의합시다.”
명나라 황제 역시 이 부분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네가 주둥이만 산 저 망할 놈을 죽인다.’
명나라 수상이 황제에게 직언한 학사를 노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 * *
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전하, 계성군 납시었습니다.”
복도에 대기하고 있던 환관 무사가 보고했고 바로 서재 전각의 문이 열렸다.
“전하를 뵙습니다.”
계성군의 나이는 13살이다.
‘잘 먹어서 키가 크네.’
타인의 눈에는 15살 이상으로 보인다.
“괘씸한 놈이 왔군.”
나는 계성군을 보자마자 으름장을 놓듯 말했다.
“제가 괘씸할 정도로 셈이 밝았습니까.”
계성군의 말이 나는 소년의 호기로 들렸다.
“하하하, 하하하!”
나는 계성군의 담력에 호탕하게 웃었지만, 상책은 인상을 찡그렸다.
‘대군과 군이 능력을 보이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임금을 보좌하는 측근들의 생각이다.
‘이건 다 세조 때문이지.’
어떻게 보면 내 증조할아버지인 세조가 조선을 망친 거다.
“계성군.”
“예, 전하.”
“임금이 가질 이문을 왕자가 가로채면 어떻게 될까?”
내 물음에 계성군의 눈빛이 살짝 변했다.
“전하께서 주신 은자는 지켜야 하지 않습니까.”
“은자를 지켜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저잣거리에 도는 소문에 의하면 명나라에서 또 대월국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쌀섬들이 조선으로 들어오고 있다는데 시전의 곡물상에서 거래되는 곡물의 가격은 내리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더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라면 더 올라갈 것이고 추수 직전에는 곡물의 가격이 지금보다 10배는 더 오를 듯합니다.”
확실히 셈이 밝은 계성군이다.
“그래서 이문을 남기겠다는 거냐?”
“이번 일로 이문을 남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문을 남기지 않는다?”
“예, 그렇습니다.”
“쌀을 사서 창고에 넣어두면 네가 말한 그대로 10배 이상의 이문이 남을 수도 있는데?”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거다.
‘곡물의 가격이 오르면.’
나는 사대부와 함께 지주 그리고 종친들을 제외한 백성들에게는 구휼미 형식으로 비축해 놓은 곡식을 풀 생각이니까.
‘너 그러다가 망해.’
그렇게 되면 사대부와 그리고 종친들만 10배 이상이나 오른 가격에 쌀을 사야 할 거다.
그런 과정에서 유통된 은화는 제법 회수될 거고.
“곡물의 가격이 폭등하면 제가 샀던 가격보다 조금만 더 붙여서 백성들에게 팔겠습니다. 전하의 아우인 제가 재물을 밝힐 이유가 없습니다.”
어린 녀석인데 마음에 든다.
“계성군.”
“예, 전하.”
처음으로 계성군이 내 눈치를 봤다.
“너는 앞으로 왜인의 말을 배워라.”
“예?”
“얀마, 임금이 어명으로 시키면 되묻지 말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로 끝내는 거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눈빛이 확 변하는 계성군이다.
“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전하. 제가 대마도로 가서 무엇을 하면 됩니까?”
이 녀석 점점 더 마음에 든다.
“너는 대마도에 가서 왕이 돼라.”
내 말에 서 있던 소년 계성군이 기겁한 표정으로 바로 자리에서 엎드렸다.
“전, 전하,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이옵니다. 어찌 하늘에 해가 둘일 수 있나이까?”
계성군은 확실히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운 것 같다.
“내가 황제 먹고 나면 네가 왕이 되는 건 당연하지.”
내 말에 또 한 번 놀라는 계성군이다.
“하하하, 하하하!”
이제는 내 의지를 숨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나와 조선은 강성해졌다.
물론 계성군은 대마도의 왕이 되지는 못할 거다.
왕이라는 칭호는 앞으로 명예직이 될 테니까.
하여튼 대마도를 식민지화하면 아마도 3~4대 총독쯤 되리라.
‘내일 대마도 정벌을 발표해야겠다.’
드디어 시작인 거다.
남벌!
그 찬란한 서막이 열린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