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4)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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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만들어진 병력이 지리산 화적패고 금강산 산적 일당인데 그 수만 합쳐서 1,000명이니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병력의 수는 자그마치 2,000명이나 된다.
‘그중 1,000명은 오로지 군사 훈련만 하고 녹봉을 받는 직업군인이지.’
물론 그들의 녹봉은 나의 내탕고에서 나간다.
“영의정.”
내 치세에 영의정은 노사신이고.
나는 오늘 영의정인 노사신과 함께 윤필상 그리고 유자광을 함께 불렀다.
“예, 주상 전하.”
영의정 노사신은 내가 또 무슨 일을 시키려고 불렀는지 모르겠다는 듯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대답했다.
“지리산에 화적떼의 수가 1,000명이 넘었다는데 영의정께서는 어찌 생각합니까?”
“노신도 장계를 받고 놀랐나이다.”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리산 화적떼는 백성에게 해악을 입히고 있고, 한양으로 올라오는 세곡들을 약탈한다고 하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들이오.”
물론 그런 적은 없다.
‘지리산이면 박충선이 먹이고 있으니까.’
왜인 박충선은 허리가 휠 거다.
“예, 그렇사옵니다.”
“토벌대를 구성할 것이오.”
“토, 토벌대라고 하셨습니까?”
“지방군이 토벌할 수 없으니 중앙군을 보내어 일망타진할 것이오, 어떻게 생각하시오.”
“지당하신 말씀이나···.”
“영의정께서도 옳다고 하니 내가 힘을 얻었습니다. 지리산에도 범과 호가 많다고 하니 이번에 창설된 갑사 부대를 보낼 것이오.”
병력 이동의 구실을 만들었고.
또 지리산 화적떼로 위장한 내 사병들을 모두 갑사 부대로 편입할 기회를 만든 거다.
“아!”
“무령군은 어찌 생각합니까?”
유자광은 무령군에게 봉해졌다.
유자광은 얼 자 출신인데 군까지 됐으니 능력 하나는 탁월한 인물인 거다.
‘그리고.’
세조께서 단종의 보위를 찬탈하시며 조선에 많은 해를 끼쳤다.
‘공신들의 수가 늘어났고.’
그에 따라서 세금 한 푼 내지 않는 공신전의 수도 늘어났으니까.
‘내 증조할아버지지만 잘못한 일은 잘못한 거지.’
뭐라고 해야 할까?
내 증조할아버지인 세조가 싸놓은 똥을 이제 손자인 내가 치워야 하는 거다.
“지당하고 지당하시옵니다.”
역시 유자광은 처세의 달인이다.
물론 무인으로도 출중한 실력을 갖춘 존재이지만 그의 출신이 얼자라서 정승이나 판서가 되지 못한 인물이니 자격지심이 대단할 거다.
“무령군은 내 뜻을 따라줄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소. 하하하!”
내가 웃자 유자광도 따라 웃었고.
영의정은 이런 일로 자기를 부른 것은 아닐 거라고 직감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이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고 정말 내가 여러분을 이곳으로 부른 것은 의견을 구하기 위함입니다.”
진짜 연산군은 누구의 의견을 구한 적이 없고.
자신의 의견을 반대하는 자를 극도로 싫어했었다.
“무엇이옵니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던 윤필상이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조선의 임금인 과인은 어디에서 나왔소?”
“예?”
생뚱맞은 내 물음에 영의정이 되물었다.
“나의 뿌리가 어디냐고 묻는 겁니다.”
“주상 전하, 누가 감히 주상 전하의 정통성을 의심한다는 겁니까?”
유자광이 이렇게 나설 줄 알았다.
“하하하,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니오. 내가 할아버님께 불효하고 할마마마께 불효하는 것 같아서 묻는 겁니다.”
영의정이 무슨 일을 꾸미려고 이러냐는 눈빛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의경 세자 도원 군이다.
“주상전하, 어찌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 * *
여주의 어느 백성의 초가.
“고생 많으셨어요.”
자기 남편이 밤새 왕실의 부역을 나가서 일하다 돌아오니 아내는 남편을 반겼다.
“이번에는 토끼를 주네.”
“토끼요?”
조선의 임금 융은 깡마른 조선의 백성들에게 단백질을 보충해주기 위해서 골머리를 썩이었고.
소나 돼지로는 감당이 되지 않기에 번식력이 엄청난 토끼를 가축화하기 위해서 사육하라고 우승지에게 엄명을 내렸다. 우승지 역시 임금 융이 세자일 때 도승지에게 산비둘기를 잡아서 전서구로 만들라고 명령했을 때 옆에 있었기에 군말 없이 따랐고.
그렇게 토끼 사육이 시작됐는데 역시 토끼는 번식력이 엄청나서 몇 년 만에 백성에게 공급할 정도가 됐다.
“하하하, 우리 새끼들이 추석도 아닌데 고기 맛을 보겠네.”
“우리 남편, 얼마나 힘들었을꼬, 흑흑흑!”
일한 만큼 주는 왕실이기에 밤새도록 자기 남편이 일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울지 마오, 몇 년 만에 많이 달라졌어, 옛날에는 뼈가 빠지라 일해도 풀죽 먹기가 어려웠는데 이밥에 이렇게 토끼 고기도 먹으니 양반이 부럽지 않네,”
아버지는, 그리고 남편은 자식에게 또 아내의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갈 때 가장 행복한 법이다.
* * *
조선 임금 융의 침소 전각.
“내 할아버지께서 덕종으로 추증되셨지만, 아직도 실록이 편찬되지 않고 있으니 내가 불효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하겠소.”
내 말에 영의정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는 눈빛이다.
“주상전하, 덕종께서는 치세가 없으셨기에 실록 편찬이 불가능하옵니다.”
“왜?”
나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안다.
가능한 일이라면 성군이라고 불린 아바마마께서 하셨겠지.
이걸로 조정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거다. 그리고 할머니인 인수대비에게 조정 대신 한 쪽을 쳐내게 만들려는 거고.
‘우리 할머니, 한 성격 하잖아.’
그렇지 않고서는 아버지를 임금으로 만들지 못했을 테니까.
“영의정, 정말 안 되는 일입니까?”
나도 안 되는 줄 안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할 때.’
반대가 시작되지.
‘반대만 하는 사림을 팽 시킨다.’
그런 후에 훈구파들도 처리하면 되는 거지.
이런 작업을 반복하려면 무오사화도 너무 과하게 진행되면 안 되고.
훈구파를 견제할 수 있을 정도의 세력은 조정에 남아 있어야 하는 거다.
“아니 되는 일이옵니다.”
“왜 안 된다고만 생각하는 거요? 내가 안 되는 일을 세 분 대신께 떼를 쓰는 겁니까?”
떼를 쓰는 거 맞다.
‘유자광은 눈치를 챘네.’
내 목적이 뭔지.
그럼 된 거다.
“주상 전하, 지금은 성종 대왕 전하의 실록 편찬이 진행되고 있사옵니다.”
“아버지가 못한 일을 아들이 하겠다는 것이 잘못된 일입니까? 아버지의 실록 편찬 때 할아버지의 일생도 별책처럼 넣으라는 건데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이오?”
강경한 눈빛으로 3명에게 물었다.
“가능한 일이옵니다.”
듣고만 있던 유자광이 가능하다고 말했고.
영의정과 윤필상은 인상을 찡그렸다.
“두 분께서는 여전히 아니 된다고 생각합니까?”
“으음.”
영의정이 신음을 토해냈다.
“별책이라고 하신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나이다.”
영의정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내 뜻에 동조한다고 말했다.
“윤 대감은?”
“주상 전하의 뜻을 따르겠나이다.”
이 3명 중에 제일 눈동자가 반짝이는 사람은 윤필상이다.
‘정적을 쳐낼 기회라고 생각하는 거지.’
이렇게 되면 내 치세에서 사화는 3번이 되는 거다.
‘사화의 씨는 내가 뿌리고.’
나는 결과만 지켜보며 그건 너무 가혹하다. 그렇게 죽일 필요까지 있겠냐고 미지근한 태도를 보인다면 정적을 제거할 목적을 가진 신하들이 다 알아서 할 거다.
‘각개격파로 가는 거지.’
사화도 이용하기에 따라서 조선에 도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살던 현대에서 양반들을 조롱하는 말이 있는데.’
그게 바로 유교 탈레반이다.
맞다.
조선을 망친 자들은 양반이고 무능한 왕이다.
그러니 나는 절대 무능하지 않을 거다.
“경들의 생각이 나와 같다면 나는 내일 대전 회의에서 이번 결심을 발표할 것이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세 명의 대신들이 대답했다.
“나의 치세는 나의 스승과 같은 그대들과 함께 할 것이오. 하하하!”
내 말에 더욱 머리를 조아리는 3명의 노신들이다.
* * *
대전 침소 밖.
영의정과 윤필상 그리고 유자광이 임금을 만난 후 나왔다.
“영의정 대감, 주상께서 원하시는 것은 따로 있나이다.”
유자광이 나섰다.
“따로 있다고 하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주상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들을 사림파가 반대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소이다. 염전을 늘리는 것도 그렇고 한양에 다섯 개의 시전을 개설한 것도 반대했지요.”
“그게 전부가 아니지요.”
윤필상도 나섰다.
“갑사 부대 창설 때는 사림이 움직여서 성균관 유생까지 동원하여 반대 상소를 올리지 않았습니까.”
“목적은 사림이다?”
영의정이 인상을 찡그렸다.
“주상과 함께하지 않으면 사림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옵니다.”
“으음.”
“주상께서는 도성 안에만 내금위 병사 500을 거느리고 있고, 또 이번에 창설된 갑사 부대만 해도 1,000명입니다.”
유자광이 임금의 직할 부대를 거론했다.
“주상이 원하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대문이 닫히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주상께서는 세조 대왕의 증손자이시지 않습니까.”
유자광의 말에 영의정도 또 윤필상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주상전하의 편에 서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살고 우리 가문이 모두 삽니다.”
유자광이 임금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내 이래서 갑사 부대가 범만 잡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지금 영의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인상만 찡그리는 일이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