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41)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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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 전하의 칙령을 선포하노라.”
도승지 신수근은 분명 어명이 아니라 칙령을 선포한다고 말했지만, 조정 신료들은 내가 단발한 것을 보고 공황에 빠져서 그런지 제대로 듣지 못한 것 같다.
“전국에 단발령을 칙령으로 선포하며 조선의 임금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니 충심 가득한 백성들은 따라야 할 것이다. 남자는 상투를 자르고 여자는 가체를 금지하며 머리카락의 끝이 허리 아래 이하로 내려오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도승지 신수근의 말에 신료 대부분이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고 단발령을 거부하는 자들에게는 상투 세를 내게 할 것이다. 앞으로 상투를 하려는 자는 신분에 맞게 세금을 조정에 내면 되고 양반은 매달 은화 10냥을 내면 상투를 유지할 수 있고 평민은 1냥이며 노비는 강제하여 단발할 것이다.”
이것으로 도승지 신수근의 칙령 전달이 끝났다.
“모두 들으시오.”
나는 조정 신료들을 보며 말했다.
“도승지가 공표한 그대로 나는 강제하지는 않을 것이고 상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내야 할 것이오.”
지주인 양반들도 매달 은화 10냥은 버거울 거다.
“전하!”
영의정 유자광이 나섰다.
“영의정께서는 나와 함께 솔선수범할 생각은 없소?”
내가 물었을 때 영의정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목으로 내려오는 이가 목을 물어서 그런지 자기도 모르게 목을 긁었다.
“전하, 신체 발부는 수지부모라고 했나이다.”
“그 개념을 가르친 것은 성리학자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성리학이 조선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는 않았다는 거다.
“성리학은 조선의 근본입니다.”
“조선의 근본은 백성이오.”
“아!”
탄성을 터트리는 영의정이다.
“조정 신료들은 머리가 가렵지 않소? 냄새는 어떻게 참고 있소, 매일 퇴궐한 후에 참빗으로 이를 잡소?”
위생적인 문제도 있지만 상투를 잘라야 성리학이 흔들리게 된다.
“전하, 반발이 극심할 것입니다.”
예조판서가 나섰고.
나는 바로 예조판서를 노려봤다.
“그러니 강제하지 않겠다는 거요, 신체 발부는 수지부모라고 생각하는 백성이 있고 상투를 유지하고 싶다면 세금을 내면 됩니다.”
세금을 못 내면?
당연히 상투는 잘리게 될 거다.
“전하, 양반 중에 매달 은화 10냥을 세금으로 낼 수 있는 양반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또 양민 중에서 매달 은화 1냥을 낼 수 있는 양민이 또 얼마나 있겠습니까?”
호조판서가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세금이 무겁고 버거우면 상투를 자르면 됩니다. 그리고 상투를 자르는 양민과 소작농에게는 내는 세금의 1할을 면제해 줄 것이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쓰는 순간이다.
“아!”
신료들이 탄성을 터트렸다.
‘아직 남았지.’
단발령에 대한 반발은 극심할 거다.
‘그래도!’
역사적으로 조선은 대한제국 고종황제 때 단발령을 감행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외세에 조선이 무너지기 직전이라서 반발이 더 극심했지만, 지금은 자발적으로 단발령을 내린 것이 그때보다는 덜할 거다.
“마지막으로 올해 9월에 실시될 과거에는 상투를 튼 자는 응시 자격을 박탈할 것이오.”
나의 조선에서 관리가 되고 싶은 자는 상투부터 잘라야 한다.
“전하, 그리되면 과거에 응시하지 않는 사대부의 수가 많을 것입니다.”
좌의정 노공필이 내게 말했다.
“짐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가 어찌 짐의 제국에 관리가 될 수 있겠는가?”
나는 신료들에게 되물었다.
“전, 전하, 짐이라고 하셨나이까?”
예조판서가 또 놀라서 내게 되물었다.
‘신료들한테 청심환 먹고 입궁하라고 할 걸 그랬나?’
모두가 내 모습에 또 내 말에 기겁하고 놀라고 있다.
“그렇소.”
“전하, 짐이라는 지칭은 황제만 할 수 있는···.”
예조판서가 말하려다가 내가 죽일 듯 노려보니 입을 닫았다.
“조선도 이제 독자적인 연호를 쓸 것이오.”
이왕 사대부들이 반발할 일을 실행한 상태다.
그러니 이번에 한 번에 다 처리해야겠다.
“연, 연호라고 했습니까?”
우의정도 놀란 듯 내게 물었다.
“신료 중에서 연로하여 귀가 잘 들리지 않고 금방이라도 풍이 올 듯 말까지 더듬는 신료들은 사직하시오. 내가 몇 번이고 그대들에게 다시 말해야 합니까?”
“망극하옵니다.”
사직하기는 싫은 모양이다.
“나는 이제 나를 짐이라고 칭할 것이오.”
“명이 알면 문제가 커질 수 있나이다.”
좌의정 노공필이 조심히 내게 말했다.
“명의 눈치를 본다면 못 할 일이겠지.”
단호하게 말했다.
“나의 조선은 독자적인 연호를 쓸 것이오.”
연호를 쓴다는 것은 황제국을 선포하겠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급발진이기는 하지.’
내가 즉위한 지 6년 만에 모든 상황이 조선에 이롭게 변한 상태다. 그러니 더는 명나라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조선의 첫 연호는 평정이라고 할 것이오.”
“평정!”
“평정?”
신료들이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연호를 쓰는 문제로.’
단발령의 반발은 쏙 들어간 상태다.
“그렇소. 대마도 정복과 함께 조선은 명나라가 봤을 때 또 인접국들이 봤을 때 왕국이 아니라 제국이 될 것이오.”
드디어 포부를 밝히는 순간이다.
‘속이 다 시원하네.’
이제 더는 명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생각이다.
“상책.”
나는 신료들에게 말한 후에 상책을 불렀다.
“들이라.”
상책이 대전 밖으로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나무 쟁반에 가위를 올린 환관 20명이 대전 안으로 들어서서 신료들 앞에 각각 섰다.
“선택은 신료들의 몫이오.”
내 말에 신료들이 모두 나를 봤다.
마치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냐는 눈빛이다.
“풍성군(豊城君)께서는 내게 주청할 말이 있다고 했지요?”
풍성군(豊城君)은 임사홍이다.
‘폐비 카드를 이렇게 쓰네.’
이렇게 되면 조정 신료들은 목을 자를지 상투를 자를지 결정해야 한다.
“예, 전하, 전하께 이 노신이 주청할 것이 있나이다.”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이 앞으로 나서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어다가 내게 소리쳤고.
그와 동시에 그의 손은 감투를 벗었고 바로 가위를 짚더니 상투를 잘랐다.
“뭡니까?”
“전하의 모후이셨으나 폐서인이 되신 윤 씨 마마의 복권을 주청합니다.”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의 말에 조정 신료들은 대부분 기겁했다.
‘폐비 윤 씨 사건에 자유로운 신료는.’
나의 처남인 좌의정 신수근과 병조판서 충장쇠 밖에는 없으리라.
‘결정해, 이제 목이냐, 상투냐?’
이런 강수까지 뒀으니 신료들이 반항하면 내가 폭군이 되는 거야~
* * *
중궁전 전각 앞.
중전 신 씨가 의자에 앉아 있고.
가위를 든 상궁의 손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중전 신 씨의 앞에는 임금 융의 후궁들이 모두 인상을 구기며 서 있는데 간택 후궁부터 성은을 입은 특별 상궁까지 해서 30명 정도였다.
“가체부터 벗기라.”
조선인은 태어나면서 단 한 번도 머리를 자르지 않는다. 그러니 여인의 머리카락은 대부분 발목까지 오는 경우가 많다.
“중전마마.”
상궁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하께서 직접 머리를 자르셨는데 지어미인 내가 가만히 있어야겠는가.”
역시 부창부수였다.
“……예.”
상궁이 조심히 중전의 머리 위에 올려져 있는 가체를 벗겼다.
“자르라.”
“중, 중전마마, 어디까지 자르옵니까?”
상궁이 조심히 자기 손으로 중전 신 씨의 머리카락을 잡았는데 그 위치가 무릎이었다.
“더 위로.”
“예.”
그리고 이번에는 엉덩이 부분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을 잡았다.
“여기까지.”
중전 신 씨가 직접 자기 손으로 어깨 부분을 짚었다.
“중전마마.”
“자르라.”
중전 신 씨가 근엄하게 말했고.
상궁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가위로 중전 신 씨의 머리를 잘랐다.
“전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옳은 일지만, 후궁들에게까지 강제하지는 않겠소.”
내명부의 수장인 중전 신 씨가 머리를 잘랐는데 강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르지 않을 간 큰 후궁은 없었다.
“상궁, 나는 중전마마와 똑같이 잘라주세요.”
숙의 조 씨가 말했고.
숙의 조 씨의 뒤에 있는 상궁이 바로 숙의 조 씨의 머리를 잘랐다.
“나는 목까지.”
그때 백치미가 줄줄 흐르는 귀인 안 씨는 목 부분까지 자르라고 말했다.
“귀인 마마, 그리하시면 비녀를 꽂을 수 없습니다.”
상궁이 조심히 말했다.
“그래도 잘라. 전하께서는 더 짧으시잖아. 호호호!”
사실 임금 융의 단발을 제일 먼저 본 사람은 귀인 안 씨였다.
[전, 전하?] [귀인은 내가 어색해 보이나?] [아니옵니다. 호호호!] [왜 웃나?] [더 잘생겨 보이세요.]귀인 안 씨는 역시 백치미가 매력이었다.
하여튼 임금 융이 단발했고 내명부도 그에 따라서 모두 머리를 잘랐다.
* * *
갑사 군단 지휘통제부실.
“대궐을 수비할 5,000명의 병력만 남기고 혹시 모를 저항에 철저하게 대비하라.”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 입궐한 상태지만 갑사 군단 지휘통제부는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예, 부사령관 각하.”
“이제 조선의 모든 백성은 우리처럼 상투를 자르게 될 것이다. 그 일에 반발하는 사대부가 분명 존재할 것이라고 하셨고 그들이 폭동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했다.”
이건 임금 융의 뜻이고 그 뜻을 병조판서가 대궐로 입궐하기 전에 부사령관에게 지시한 일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또한 전서구를 날려서 지방 거점 부대에도 이 사실을 알리고 지방 토호들이 준동하지 못하게 단속하게 하라.”
“혹여 폭동이라도 일으키면 어떻게 합니까?”
“즉, 참!”
갑사 군단 부사령관이 딱 한 마디로 임금 융의 뜻을 지휘관들에게 전했다.
“예.”
하여튼 반반의 준비를 끝낸 임금 융이었다.
* * *
조선의 대전 회의실.
“풍성군(豊城君), 지금 모후의 복권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전하.”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의 말에 모든 신료가 미쳤다는 눈빛으로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을 노려봤고 또 내 눈치를 봤다.
“그 일은 나중에 상론합시다. 지금은 신료들의 결정을 내가 확인해야겠소.”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이 먼저 상투를 자른 상태다.
내가 나중에 상론하자고 하자 일부 신료들이 안도하는 눈빛을 보였다.
‘내게 갑사 군단이 없다면?’
폐비 윤 씨 사건에 연루된 신료 대부분은 퇴궐 후에 반정을 도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조정 신료들에게는 내게 대항한 병력 자체가 없다.
그래서 내가 상투를 이렇게 단번에 자를 수 있는 거다.
“영의정은 어쩌시겠소?”
내게 가장 은혜를 받은 신료를 꼽으라면 영의정 유자광이다.
“전하의 명을 따르겠나이다.”
영의정이 가위를 잡았다.
그리고 끝내 상투를 잘랐고.
나머지 신료들은 나의 눈치를 살피면서 나와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을 번갈아 봤는데 지금 풍성군(豊城君) 임사홍을 보는 신료들은 폐비 윤 씨 사건에 연루된 있는 신료들이리라.
“전하의 뜻과 함께하겠나이다.”
좌의정 노공필이 떨리는 손으로 가위를 잡았고.
한참을 가위를 바라보다가 끝내 상투를 잘랐다.
‘삼정승 중에 둘이 잘랐다.’
이제 남은 것은 육판서들이고.
형조판서가 지그시 입술을 깨문 후에 상투를 잘랐고.
그 이후에 조정 신료 8할이 상투를 잘랐다.
“신료들이 짐의 뜻을 대부분 따라주니 조선은 이제 모든 면에서 개화할 것이오.”
한마디로 말하면 수백 년을 앞당긴 개화기가 시작되는 거다.
‘물론 반발도 있겠지.’
그래서 갑사 군단이 비상이 걸린 상태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상책이 제일 먼저 소리를 질렀는데 ‘성은이 망극합니다.’가 아니라 황은이 망극하다고 말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오늘 내가 단발하고 남벌군의 대마도 정벌 출정식을 거행할 것이오.”
“……!”
“?”
“조정 신료들은 이제 새로운 조선을 누리게 될 것이오. 하하하!”
나는 옥좌에서 일어나 대전 밖으로 나왔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