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4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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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후, 조선 마산포 앞바다.
“사령관 각하께서 대마도 정벌 이전까지 조선에서 출항하는 모든 배를 통제하라고 하셨다.”
남벌군 부사령관이 남벌군 지휘통제부에 남은 장교들에게 지시했다.
남벌군의 거점 부대의 핵심 임무는 경상도와 전라도 그리고 충청도를 완전하게 장악하여 불순한 세력을 제거하는 것과 함께 남해와 서해 그리고 동해의 선박들을 항구에서부터 통제하는 일이다.
“예,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어제 출정식이 진행됐다.”
남벌군의 대마도 원정을 위한 출정식이 한양에서 거행됐고.
그에 따른 소문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예, 알고 있습니다. 바다를 순시하는 감시선의 수를 3배로 늘렸습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남벌군 부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조선의 바다에 떠 있는 배는 오로지 남벌군의 해안 감시선 밖에는 없었다.
“사령관 각하께서 돌아오시면 바로 출항이다.”
“예, 압니다.”
“그렇게 되면 대마도는 조선의 영토가 된다.”
남벌군 부사령관의 말에 모든 장교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강동 김씨 일문 사랑채.
강동 김씨 일문은 안동에서 터를 잡은 양반가로 대대로 삼정승과 육판서를 낸 가문으로 훗날 조선이 세도정치에 허우적거리게 만든 존재기도 했지만 이제 임금 융에 의해서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희박해졌다.
“조선이 오랑캐의 나라가 됐습니다. 숙부님.”
단발령이 전격적으로 발표가 됐고.
임금 융의 단발령이 발표된 후 하루 만에 이렇게 조선 팔도로 이 사실이 퍼질 수 있는 것은 임금 융이 구축한 전서구와 파발 체계 덕분이었다.
“임금께서 제일 먼저 상투를 자르고 대전 회의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임금 융이 단발령을 강행하면서 남벌군 출정식을 겸한 것은 대마도를 정벌하기 위한 출정식으로 단발령에 대한 백성들의 불만을 시쳇말로 물타기를 하기 위함이었는데 안동에 있는 사대부들은 조선의 남벌보다 단발령이 더 중요했다.
“조선에는 이제 하늘의 도리가 무너지고 있다.”
강동 김씨 일문의 수장이 인상을 구겼다.
“조정 신료들의 9할이 상투를 잘랐다고 합니다.”
“성리학을 익힌 선비들이, 쯧쯧!”
강동 김씨 일문의 수장이 혀를 찼다.
“한양에 있는 사대부들 대부분은 상투를 자를 것입니다.”
젊은 선비 하나가 수장에게 말했다.
“그래서?”
일문 수장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것이, 그러니까.”
“한양의 소인배들이 부모가 물려주신 상투를 잘랐다고 우리도 그래야 한다는 거냐?”
“숙부님, 그런 뜻으로 말씀을 드린 것이 아니옵니다.”
“아니면?”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조선에 이제 대책이 있더냐?”
강동 일문의 수장은 임금 융이 급사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송구하옵니다.”
“상투를 자르지 않는 백성들에게는 세금을 부과한다고 합니다.”
“세금이라?”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상투를 자르지 않은 선비들은 과거도 볼 수 없게 한답니다.”
사대부는 과거를 통해서 조정에 출사하는 것이 권력을 가지는 첫 번째 방법이었다. 단발령을 통해서 그것까지 막아버린 임금 융이기에 조선의 양반들은 난처해진 상태였다.
“임금이 사대부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시는군.”
강동 일문 수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여긴 안 됩니다.”
그때 사랑채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전하의 칙령으로 임무 수행차 온 것이오!”
사랑채 밖에서 소리를 지른 사람은 남벌군 거점 부대 장교였다.
남벌군 거점 부대 병력은 임금 융의 칙령이 하달됨과 동시에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상투를 튼 자를 확인했다.
“숙부님, 칙령이라고 했습니다.”
젊은 사대부 하나가 사랑채에서 남벌군 거점 부대 장교의 말에 기겁한 표정으로 강동 일문 수장에게 말했다.
“칙령?”
“예, 그렇습니다. 분명 제 귀에는 어명이 아니라 칙령이라고 들렸습니다.”
“도대체 임금께서 무슨 짓을 하시는 거야?”
칙령을 반포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황제뿐이리라.
그러니 조선의 왕인 임금 융은 이제 스스로 황제라고 칭했고 그것을 거리낌 없이 발표한 거였다.
벌컥!
그때 사랑채의 문이 열렸다.
“웬 놈인데 이렇게 무례한 것이냐?”
젊은 선비가 사랑채의 문을 연 남벌군 거점 부대 장교에게 소리쳤다.
“안동 1지구 거점 부대장입니다.”
“그래서?”
“주상 전하의 칙령을 이행을 확인하기 위해서 왔소.”
“뭐, 뭐라?”
“이곳에 상투를 자르지 않은 선비께서 총 20명이 있고 상투 보유세가 양반은 은화 10냥이니 모두 합쳐서 200냥입니다. 지금 상투 보유세를 내시지 않으면 저는 어쩔 수 없이 칙령을 이행을 위하여 당신들의 상투를 잘라야 합니다.”
거점 부대 장교가 단호하게 말했다.
“네 이노오옴!”
참다못한 강동 일문 수장이 소리를 질렀다.
“왜 이노오놈!”
강동 일문 수장이 자기에게 소리를 지르자 거점 부대 장교가 되받아치듯 소리를 질렀다.
“네, 네가 지금 내게 뭐라고 했느냐?”
“주상께서 내리신 칙령을 시행하는 중이다. 그런데 어디 소리를 질러?”
거점 부대 장교가 매섭게 노려봤다.
“주상께서 칙령을 내리실 때 상투를 유지할 백성들에게는 상투 보유세를 받으시겠다고 하셨소, 상투를 유지하시겠소? 아니면 상투 보유세를 내시겠소?”
“박 서방.”
강동 일문 수장은 거점 부대 장교와는 말이 통하지 않기에 행랑아범인 박 서방이라는 자를 불렀다.
“예, 대감마님.”
행랑아범이 바로 대답했다.
“자기 아비가 대감이었지, 자기가 대감이었나?”
거점 부대 장교가 이죽거리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는데 문제는 다 들리게 중얼거렸다는 거고.
그래서 강동 일문의 수장은 인상을 찡그렸다.
“으음, 창고를 열어서 은화를 내어주게.”
“예, 알겠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임금 융이 본격적으로 은본위제를 실행하지 않았지만 조선 팔도에는 이미 은화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은화가 아니면 이제는 거의 거래가 되지 않았고.
이 말에 숨겨진 뜻은 임금 융이 조선의 내수시장까지 완벽하게 장악했다는 사실이었다.
“이제 됐는가?”
강동 일문 수장이 거점 부대 장교에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상투 보유세를 내겠다고 하자 거점 부대 장교가 바로 고분고분하게 말했다.
“다음 달에 또 뵙겠습니다.”
상투 보유세는 매달 내야 했다. 그러니 상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기둥뿌리가 뽑힐 수도 있었다.
하여튼 거점 부대 장교가 은화 200냥을 받고 부대로 돌아갔고.
그 은화 200냥은 강군 육성을 위한 군비로 쓰일 것이다.
“숙부님, 이대로는 버티지 못합니다.”
젊은 선비가 강동 일문 수장에게 말했다.
“안다, 매달 은화 200냥씩 낼 수는 없지.”
상투를 자르지 않기로 다짐한 강동 일문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어쩌실 생각입니까?”
“도리가 무너진 세상이다. 그러니 강동 일문은 이런 일들을 좌시할 수 없으니 지리산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야 한다.”
일문 수장의 말에 일부 선비가 인상을 찡그렸다.
하여튼 이런 식으로 반발하는 사대부들의 수가 상당했다.
* * *
4일 후, 평정 1년(서기 1500년), 조선 마산포 앞바다.
임금 융과 한양에서 출정식을 끝낸 남벌군 핵심 장교들이 마산포로 돌아왔고.
모두 남벌의 첫 시작점인 대마도를 항진하기 위해 함대에 올랐는데 출항 준비를 끝낸 군선의 수가 모두 합쳐서 500척에 달했으니 첫 원정군의 규모는 2만이었다.
“사령관 각하, 출항 준비를 모두 끝냈습니다.”
남벌군 사령관의 부관이 바다를 바라보는 남벌군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장엄하다.”
“예?”
“이 시작이 얼마나 장엄한가.”
“예, 그렇사옵니다.”
임금 융은 명나라처럼 연호를 쓰기로 했다.
평정!
새롭게 쓰기 시작한 조선의 연호를 통해서 임금 융은 자신의 포부를 그대로 드러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출항하라.”
“예, 사령관 각하.”
이번 남벌군 원정은 조선 역사에서는 공식적인 첫 번째 정벌군이고.
비공식적으로는 대만 정벌군이 있으니 두 번째다.
“전군, 출항하라!”
명령받은 부관이 급하게 돌아서서 소리쳤다.
“출항하라-!”
둥둥! 둥둥둥!
뿌우우우!
출항 명령과 함께 북소리가 바다에 울렸다.
* * *
평정 1년(서기 1500년), 임금 융의 개인 서재 전각.
“남벌군이 군선 500척을 이용해서 출항했습니다.”
나와 함께 상투를 자른 도승지 신수근이 보고했다.
“한 달 안에 정복을 끝내야 할 것인데.”
대마도를 정벌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점령 후 완전하게 조선의 영토로 편입시키는 일이다.
“예, 그렇습니다.”
도승지 신수근이 내게 대답했다.
“이주 준비는?”
남벌군이 가진 대마도 정벌의 첫 임무는 대마도 전체를 점령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마도 도주를 비롯한 지배층 전체를 말살하는 거다.
그런 후에 대마도에 거주하는 왜인들을 조선의 서해안에 있는 섬들에 골고루 이주하여 살게 만드는 거다.
물론 마지막으로 마산포와 부산에 대기하고 있는 면천된 노비들을 대마도로 이주시키는 일까지 완료해야 남벌군의 첫 원정은 끝나게 된다.
“마산포와 부산 그리고 통영에 면천된 노비 출신 백성 3,000명이 이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조선의 백성이 대마도에 뿌리를 내리고 살게 되어야 대마도다 진정한 조선의 영토가 되는 거다.
“왜인이 이주할 섬들은?”
“서해안 일대의 섬 중에서 샘물이 나오는 섬을 확인했고 그것으로 이주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마도에 살던 왜인들은 대부분은 서해안 일대의 무인도에 강제 이주가 될 예정이다.
“전하, 그렇게 되면 대마도 왜인의 저항이 클 것입니다.”
“도승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예?”
“내가 알기로 왜의 백성들이 지배층에 내는 세금은 7할에서 8할이다.”
내 말에 도승지 신수근이 입이 쩍 벌어졌다.
“전하, 그렇게 세금을 내면 어디 입에 풀칠이라도 하겠습니까?”
“그렇지, 그래서 왜인들은 조선 백성이 마시는 찻잔이 밥그릇이지.”
왜인들이 왜소한 이유는 내는 세금에 등골이 휘어서 잘 먹지 못하기 때문이고.
또 과거 일왕이 불교에 심취하여 육식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나는 안다.
“예?”
도승지 신수근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내게 되물었다.
“신안을 비롯한 무인도에 강제 이주할 왜인들에게는 조선 백성도 똑같이 세금을 1할만 부과할 것이다.”
노예와 강제 이주민은 다르다.
하여튼 나는 대마도 출신 왜인들을 무인도에 강제 이주시킬 생각이고 그들을 통해서 조선의 무인도를 개발할 생각이다.
“예, 알겠나이다.”
“추가로 보고할 것이 있나?”
“예, 전하, 전서구의 보고에 의하면 안동에 터를 잡고 사는 강동 김씨 일문이 단발령에 저항하기 위해서 가산을 정리하여 지리산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백의와 숙제처럼?”
어처구니가 없다.
“굶어 죽기 딱 좋겠군.”
내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도승지.”
“예, 전하.”
“지리산은 짐의 땅이 아닌가?”
“…….”
“강동 김씨 일문이 지리산 어디에 터를 잡고 사는지 확인하라.”
“전, 전하.”
도승지 신수근이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말까지 더듬으며 나를 불렀다.
“왜? 내가 그 어리석은 자들을 태워 죽일까 봐, 그리 놀라는 건가?”
내가 알기로 개화기 때도 단발령에 저항한 자들이 상당했다.
‘저항을 그냥 두면?’
폭도가 되는 법이지.
하여튼 개화기 때 상투를 고수하려는 자 중에 일부는 일심교(一心敎) 등 종교인 집단이 되어 계룡산이나 지리산 같은 산으로 들어가 끝내 머리를 자르지 않고 버틴 것으로 안다.
“전, 전하!”
내 성격을 알기에 도승지 신수근이 이렇게 겁을 먹는 거다.
“짐의 칙령을 거부하는 자도 대역죄인이다.”
상투를 고수할 방법을 알려줬다. 세금만 내면 상투를 틀고 살아도 되는데 그것까지 거부한 놈들이라면 살 가치가 없는 거다.
“도승지.”
“예, 전하.”
“오늘 이후의 강성한 조선은 피를 자양분으로 삼아 거대해질 수밖에 없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