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44)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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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도주의 성.
“조선군이 누카다케 전쟁 때와 똑같은 지역으로 군선들이 몰려왔습니다.”
대마도의 사무라이가 대마도 도주에 보고했다.
“그곳에 상륙하기에 가장 수월한 곳이지.”
“예, 그렇기는 합니다.”
“적선의 규모는?”
“감시병의 보고에 의하면 군선의 수가 500척이 넘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대마도 해안은 조선의 남벌군이 끌고 온 군선으로 가득했다.
“500척이나?”
대마도 도주가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예, 누카다케 전쟁과 양상이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대마도 정벌을 조선에서는 기해동정(己亥東征)이라고 불렀고 왜의 본토에서는 오에이의 외구라 불렀지만, 대마도 사람들은 누카다케 전쟁이라고 불렀다.
“도주, 조선군이 상륙하게 되면 승산이 없습니다.”
“안다.”이미 대마도 도주 역시 사무라이의 갑옷을 입고 있었다.
“옥쇄하는 마음으로 조선군의 상륙을 막아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이미 모든 군사가 해안에 집결해 있는 상태입니다.”
“가자, 내가 아는 조선과 예전의 조선은 다르다.”
대마도 도주는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대마도 해안가 왜군의 집결지.
대마도 방어군의 장군은 도주에 보고함과 동시에 바로 대마도에 있는 모든 병력을 이 해안으로 집결시켰고 그 병력에는 대마도의 사무라이들과 병사들도 있었지만, 왜구도 상당했다.
그렇게 병력의 수는 깡그리 끌어모아서 3,000명이나 됐는데 대마도의 거주하는 왜인의 수가 3만이 넘지 않으니 창을 들 수 있는 사람은 다 끌고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긴 곳 불바다야.”
그때 대마도 방어군의 방어진 끝에 있는 사내 하나가 옆에 있는 사내에게 속삭였다.
“예, 그러니 피해야죠.”
바다에 조선군 군함 500척이 도착해 있기에 왜군이 겁을 먹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왜군 속에 포함된 변절자들이 속삭이는 소리였다.
“그래야지, 대마도가 조선에 점령되면 우리도 사무라이가 될 수 있어.”
조선의 임금 융은 즉위하자마자 왜인 출신인 박충선을 통해서 이렇게 대마도 병사들 속에 변절자를 만들었고.
그들과 함께 조선에서 침투한 자들이 대마도 군대의 방어진 아래에 폭약을 설치해 놓은 상태였다.
“예, 그렇습니다.”
모든 일을 철저하게 계획하고 준비를 끝낸 남벌군이었다.
두두두, 두두두!
그때 말을 타고 대마도 도주가 도착했다.
“조선군이 상륙하면 과거처럼 모든 가옥을 불태우고 우리의 땅을 지옥으로 만들고 떠날 것이다.”
대마도 도주는 말 위에서 조선이 과거처럼 대마도를 벌하려고 왔다고 소리쳤다.
“여기서 버텨서 조선군이 상륙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대마도 군대는 구식 대포만 10문 정도만 겨우 보유하고 있는 상태인데 조선군의 상륙 자체를 막아야 한다고 소리쳤다.
* * *
대마도 해안.
조선 남벌군은 대마도 도주가 예상한 그대로 조선의 세종대왕 때 김종무의 기해동정(己亥東征)처럼 같은 지역에 상륙하기 위해서 이곳으로 도착한 상태였다.
“저기 보이는 말 위에 있는 자가 대마도 도주로 보입니다.”
남벌군 함대 대장선에 탄 남벌군 사령관의 부관이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방어군의 수가 겨우 3,000이군.”
대마도 남벌에 동원된 조선군의 수는 1만 5천이었다. 거기다가 임금 융의 지시로 개발된 신식 주철 대포로 무장한 상태기에 함포 사격만으로도 충분히 대마도 왜군의 방어선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예, 그렇게 보입니다. 세작의 보고에 의하면 병력의 3할 이상이 왜구 출신이라고 합니다.”
부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왜구는 불리한 전투에서는 도망부터 치지.’
남벌군 사령관은 왜구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조선에 침범해온 왜구들을 상대했으니까.
“사령관 각하, 왜군의 방어 전선을 살피니 사무라이라고 불리는 무사들이 제일 뒤에 배치가 된 듯합니다.”
조선군은 임금 융의 지시로 이제는 신식 군복을 입었고 그 군복으로는 장교와 하급 간부 그리고 병사를 구분하기 어려웠고 오직 어깨에 달린 계급장으로만 구분됐다.
하지만 대마도 왜군은 달랐고 사무라이들은 확실히 병사들과 구분됐다.
“옥쇄 작전이군.”
“그런 듯합니다. 도망치는 자가 있다면 바로 뒤에서 목을 벨 듯합니다.”
이미 대마도 왜군의 작전까지 간파한 조선의 남벌군이었다.
“천보총 저격수들은?”
“사령관 각하, 천보총 사수를 준비하겠나이다.”
대마도 도주는 바다에 떠 있는 조선의 남벌군에서 발사할 수 있는 대포와 화살 사거리 밖에 있다고 안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보유한 구형 대포의 포격 지점을 해안 백사장으로 잡아놓은 상태였다.
“천보총 저격수에게 일단 주시하라고만 해라.”
남벌군 사령관은 처음에는 천보총 사수를 이용해서 방어선 뒤편에 있는 사무라이들을 저격하라고 명령을 내릴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되면 왜구들이 도망치는 길을 열어주는 꼴이기에 천보총 저격수들에게 주시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사령관.] [예, 전하.] [대마도 왜인 대부분은 조선의 무인도로 이주시킨다.] [잘 알고 있습니다.] [사내보다는 계집들을 더 많이 이주시켜야 한다.]임금 융의 목적은 말살이었다.
[저항할 수 있는 자들의 수를 최대한 줄이라.] [명심하겠나이다.] [우리 죽어서 나락으로 손잡고 가세, 하하하!] [황은이 망극하옵니다.]남벌군 총사령관은 임금 융의 칙령을 떠올리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예, 알겠습니다.”
조선 남벌군 함선마다 천보총 저격수의 10명 정도 탑승해 있는 상태였다.
그 모두가 이제 대마도 도주만 주시하고 조준하게 되니 대마도 도주의 제삿날이 오늘일 수밖에 없으리라.
“계획대로라면 대포를 쏠 필요도 없을 거다.”
계획대로?
“예, 그렇기는 합니다.”
“대마도 도주부터 오늘 제거해야 한다. 하하하, 왜놈들이 땅이 터지는 것을 보고 혼비백산하겠군.”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대마도 도주가 도주할 수 있으니 천보총 사수에게 저격을 위해서 주시하라고 하겠습니다.”
“당연하지.”
남벌군 사령관은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로웠다.
“상륙을 준비하라.”
“예, 알겠나이다.”
남벌군 군선들은 대부분 평저선이기에 바로 노를 저어서 해안 백사장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 * *
대마도 왜군의 방어선.
대마도 도주는 이곳에 도착한 후에도 말에서 내리지 않고 500척이 넘는 조선 남벌군 군선을 노려보고 있었다.
‘젠장, 항복할 걸 그랬나?’
사실 대마도 도주는 조선이 이렇게까지 대병력을 보낼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물론 대마도 도주가 항복을 위해서 조선에 왔다면 바로 포로의 신분으로 전환됐을 거다.
‘그런데 오늘 기분이 왜 이렇게 싸하지?’
대마도 도주는 자신도 모르게 살기가 느껴졌다.
사실 대마도 도주가 탄 말은 변절자들이 조선군 특수부대와 함께 폭약을 심어놓은 바로 위에 서 있었다.
“도주, 망할 놈의 조선군들이 상륙을 감행하는 것 같습니다.”
바다에 떠 있는 대형 판옥선들이 천천히 대마도 해안으로 접근하고 있기에 사무라이 하나가 소리쳤다.
“드디어 전쟁이군.”
전쟁?
아닐 거다.
처음은 조선 남벌군에 의한 학살이리라.
“예, 그렇습니다.”
“도망치려는 자는 무조건 목을 베라.”
“예, 그러기 위해서 사무라이들이 방어선 뒤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해안을 지키지 못하면 나의 가문은 멸망하게 될 거다.”
대마도 도주는 대마도 전체보다 자기 가문이 더 중요하다는 듯 말했다.
지지지, 지지직!
그때 사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예?”
“소리 안 들려?”
“예?”
대마도 도주는 도화선이 타는 소리를 들었지만, 사무라이는 듣지 못했기에 되물었다.
쾅, 콰콰쾅! 콰쾅!
그때 폭약이 터졌고.
그와 동시에 대마도 왜군이 방어선을 펼친 곳은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대마도 도주도 비격진천뢰가 터지면서 그의 몸이 산산히 찍겼다.
“으악!”
대마도 도주의 마지막 유언은 비명이었다.
* * *
남벌군 함대 대장선.
쾅, 콰콰쾅!
폭약과 함께 비격진천뢰가 터지는 모습과 굉음이 천천히 상륙을 위해서 접근하는 대장선까지 들렸다.
“드디어 시작됐습니다.”
상륙 작전 직전에 부관은 계획대로 신호용 화살을 쐈고.
그 모습을 본 남벌군 특수부대가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지옥이군.”
남벌군 사령관이 대마도 왜군의 방어선을 보며 중얼거렸다.
“노를 더 빠르게 저어라.”
“예, 알겠나이다.”
모든 상륙 작전은 피해가 따르는 법이지만 남벌군의 대마도 상륙 작전은 무혈입성에 가까울 듯 보였다.
“전군, 항속하라, 노꾼에게 더 빨리 노를 저으라고 명하라!”
부관이 소리쳤다.
“부관.”
“예, 사령관 각하.”
“후퇴하려는 자들을 저격하라.”
남벌군 사령관은 한 놈도 살려두지 않겠다는 듯 부관에게 명령했다.
‘색출 작전을 펼치는 것보다 여기서 다 죽인다.’
그래야 대마도에서 진행될 다음 작전이 수월하리라.
* * *
조선 임금 융의 서재 전각.
“세작의 보고에 의하면 대마도에 거주하는 왜인의 수가 대략 3만이라고 합니다.”
좌의정이 내게 보고했다.
대마도 정벌 이후에 대마도 왜인을 서해안 일대의 섬에 강제 이주시키는 임무를 받은 사람은 좌의정이었다.
“그중 2만 정도가 조선으로 강제 이주가 되겠군.”
물론 그 2만은 중 대부분은 여자다.
‘조선의 인구가 최대 3천만 명은 되어야 해.’
물론 내가 살았을 때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토종만으로는 안 되면?’
혼혈이라도 그렇게 인구를 늘려야 한다.
“예, 그렇게 계획되었습니다.”
좌의정이 내게 대답했다.
‘왜인 계집 10명당 조선 남자 하나.’
인구를 가장 빨리 늘릴 방법은 일부다처제다. 물론 저항하지 않는 왜인 남자들도 강제 이주가 될 거다.
‘그자들은 낮에는 지옥이고.’
밤에는 극락일 거다.
* * *
몇 시간 후, 대마도 해안가.
대마도 해안가는 지옥과 다름이 없었고.
아무런 피해도 없이 상륙에 성공한 남벌군 병사들은 백사장과 숲에 쓰러져 있는 왜군의 시체를 확인 사살하듯 창으로 찌르고 있었다.
“도망친 자들이 있나?”
지옥을 바라보던 남벌군 사령관이 부관에게 물었다.
“최대한 도륙하였으나 수십은 도주한 것 같습니다.”
보고에 남벌군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색출하라.”
“예, 알겠나이다.”
부관이 대답했다.
하여튼 조선 남벌군 1만 5천 병력은 아무런 피해도 없이 대마도 상륙에 성공했다.
“이곳에 소수의 병력만 남기고 바로 계획한 그대로 모든 마을을 점령하라.”
대마도 점령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예.”
“왜인 남자와 여자를 분리하여 이곳으로 이송하라.”
상륙과 동시에 강제 이주를 위한 작전이 진행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해안가가 강제 이주를 위한 수용소 역할을 하게 된 거다.
“예, 알겠습니다.”
“바로 대마도 도수의 성으로 진격한다.”
물론 죽은 대마도 도주의 성에는 소수의 병력만 남겨져 있을 것이니 성의 점령도 무혈입성이 될 가능성이 컸다.
* * *
대월국 해안.
박충선이 탄 대형 상선이 대월국 해안가를 바라보고 있다.
[유구국을 점령하고 규슈를 점령하여 식민지화하면 그다음이 대월국이다.]박충선은 임금 융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예, 전하.] [정하라.] [예?] [그대는 규슈의 왕이 될 것이냐? 아니면 대월국의 왕이 될 것인가?]“전하의 뜻대로 하소서.”
박충선은 중얼거렸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