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49)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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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 1년(서기 1500년) 8월 초, 갑사 군단 지휘통제부.
나는 신식 군복을 입고 이곳에 왔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며 병조판서가 나를 맞이했다.
“명나라 요동군이 항주로 진격했기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 왔소.”
“예, 저희도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나이다.”
문제는 조선이 직접적으로 항주 일대를 점거한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를 지원할 수 없다는 거다.
[강렬히 버티어 항주를 지켜내겠습니다.]이것이 연락선을 통해서 온 단조 제독의 마지막 보고였다.
‘곧 전투다.’
신식 대포로 무장했다고는 하지만 오합지졸이라고는 하지만 10배가 넘는 명나라 군대를 단조 제독의 군대가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직접 지원할 방법은 없나이다.”
직접 지원하면 단조 제독의 사략 함대가 내가 보낸 조선의 군대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다.
‘알면 어때?’
대영제국 엘리자베스 1세도 해적을 사략 함대의 함장으로 임명해서 스페인 상선을 공격하게 했다.
“지금 서해 수군을 이용하여 갑사 군단 1만을 파병한다면 전투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내 물음에 병조판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항주 병력의 실체를 밝히는 일은 훗날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 치사의 오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건가?”
“그것도 이유이기는 하나 명나라를 조선군이 정벌할 때 항주의 군사가 명나라 전국을 교란하게 시킬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군벌화가 될 단조 제독의 부대에 어리석은 명나라 조정이 손을 내밀 수도 있나이다.”
병조판서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해서 10배나 넘는 적군에게 나의 충신과 나의 병사들을 죽게 그냥 둘 수는 없다.”
“황제 폐하, 단조 제독은 굳건히 버텨낼 것입니다.”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짐작하는 것이 대책 회의인가?”
“망극하옵니다. 갑사 군단은 1,000명의 특수부대를 보낼 준비를 해놓기는 했사옵니다.”
“그들도 조선군으로는 안 간다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조선군인데 조선군으로 죽지 못한다는 거군. 참으로 안타깝도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통촉하여 주십시오.”
병조판서가 내게 말하자 나머지 고위급 장교들도 내게 소리쳤다.
“알겠노라, 이제 짐이 할 수 있는 것은 천지신명과 열성조께 기도 밖에는 없구나.”
그냥 헛걸음만 한 거다.
* * *
조선 대전 회의장.
명나라 황제는 조선에 대한 상황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모양이다.
이렇게 거만한 칙사를 내게 다시 보냈으니까.
“뭐라고 했나?”
나는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를 매섭게 노려봤다.
“조선은 대명제국을 군주의 나라로 섬기는데 어찌 독자적인 연호를 쓴단 말입니까? 황제 폐하께서 조선 왕의 어리석음을 크게 꾸짖기 위해서 저를 보냈습니다.”
칙사 놈도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놈인 것 같다.
그리고 조선 조정 신료들은 저러다가 칙사의 목이 떨어질 거라고 확신하는 눈빛이다.
“지금 어리석은 조선의 왕이라고 했나?”
“독자적으로 쓰려고 하셨던 연호를 폐지하시고 죄를 뉘우치소서.”
“하하하, 하하하!”
기가 차서 웃음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칙사.”
“예, 전하.”
“조선이 연호를 쓰는 것은 조선의 의지다.”
“예? 무엇에 대한 의지라는 겁니까?”
아직도 분위기 파악이 안 되는 명나라 칙사다.
“조선이 황제국임을 천명하는 의지다. 그걸 명나라 황제도 알기에 너를 내게 보낸 거다.”
“황, 황제국이라고 했소?”
“소? 미쳤구나.”
내가 흥분한 듯 행동하자 도승지가 고개를 저으며 참아야 한다고 부탁하는 눈빛을 내게 보였다.
그리고 영의정과 우의정 그리고 좌의정까지 명나라에서 보낸 칙사를 죽일 수는 없다는 의미의 눈빛을 내게 전달했다.
“왜, 왜 그럽니까?”
이제야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말을 더듬는 명나라 칙사다.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이 아니다.”
내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조선에서 왕이 즉위하기 위해서는 명나라의 책봉을 받아야 했다. 그러니 나 이전의 조선 왕은 명나라 황제의 신하였고.
또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이었다.
“최소한 앞으로의 조선은 명나라의 속국이 아닐 것이다.”
“전하께서 뉘우치지 않으시면 황제 폐하께서 분노하시어 요동 총관부의 군대를 조선으로 진격시킬 것입니다.”
“그대는 목숨줄이 두 개 이상인가?”
“예?”
“여긴 조선이야, 나의 조선!”
나는 칙사에게 소리를 지른 후에 그를 노려봤다.
“명나라 황제가 요동군을 보낼 수 있었다면 벌써 보내서 조선을 공격했겠지. 그러지 못하니 너를 보낸 거다. 네가 조선에서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보냈다는 사실을 어리석은 너는 왜 모르는가?”
내 말에 명나라 칙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조용히 주둥이 닥치고 돌아가라, 한 번만 혀를 더 놀리면 살아서는 조선을 못 떠날 거다.”
“전, 전하.”
“주둥이 닥치라고.”
이미 나는 명나라와 적대 관계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니 명나라에서 보낸 칙사 따위는 개 취급해도 된다.
‘이렇게 되면 상책을 북원으로 보내야 할까?’
북원은 원나라의 후신이다.
물론 많이 쇠퇴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남에서는 대월국이.’
북쪽에서는 북원이 명나라를 노리고 조선이 동에서 명나라를 노려본다면 명나라는 그 자체로 고립되는 거다.
“명나라 왕이 보낸 칙사는 돌아가라.”
이렇게 되면 명나라 감옥에 갇힌 성희안은 참수될 수도 있으리라.
‘저 망할 놈을 죽여서 보내면 확실한데.’
내가 명나라에서 보낸 칙사를 죽인다면 성희안의 목이 100개라도 죽게 될 거다.
* * *
항주 단조 제독의 성.
요동에서 출발한 요동군 1만과 명나라 각지에서 차출된 병사 3만이 이곳에 끝내 도착했다.
“제독 각하.”
단조 제독의 부관이 개미 떼처럼 깔린 명나라 토벌군을 보며 단조 제독을 불렀다.
“화력 구간 안이지?”
“예, 신식 대포의 화력 구간 안에 진을 펼쳤습니다.”
이건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둥둥, 둥둥!
그때 해안에서 수십 척의 배가 항구로 진입하며 북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이미 명나라 남부 해안은 단조 제독의 함대가 완벽하게 장악한 상태라서 단조 제독의 허락이 없으면 누구도 항해할 수가 없었다.
“깃발을 보니 대만 총독부 군사들입니다.”
“우현 총독께서?”
이마 단조 제독은 우현이 대만 총독이 됐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
“예, 그렇습니다. 군선의 수를 보니 대만에서 보낸 지원군의 수가 1,000명은 되는 듯합니다.”
“나 혼자서도 이 성을 지킬 수 있는데 대만 우현 총독이 군사를 보냈군.”
사실 단조 제독은 이번 전투에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요동군은 며칠 전에 이곳으로 왔지만 당장 공격할 의사가 없는 듯 진을 친 후에 포위만 하고 있었다.
요동군이 성의 4면 모두를 포위할 수 있다면 포위 작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성은 항구와 연결되어 있기에 완벽한 포위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제독 각하.”
“왜?”
“저렇게 놈들이 진을 설치한 지도 며칠이 지났습니다.”
부관의 말에 단조 제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놈들도 우리랑 싸우기 싫은 거지.”
“아!”
“요동에서 온 병력이다. 아주 먼 곳에서 왔고 피로가 쌓였을 거다. 그러니 당장은 싸울 마음이 없는 거지.”
그렇게 요동군이 도착한 후에 3만의 차출 병력도 도착해서 지금처럼 3면을 에워싸고 있는 거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먼저 공격할 필요는 없다.”
“바닥에 폭약을 깔아놨습니다.”
“그건 언제든지 도화선에 불을 붙이면 된다. 그러니 기다려 보자.”
이 성은 항구가 연결되어 있기에 대만이나 조선에서 보내지는 보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단조 제독이 점거한 성에는 1년 치의 식량도 비축되어 있었다.
그러니 식량이 떨어지는 부대는 단조 제독의 사략 부대 아니라 요동에서부터 이곳까지 온 명나라 군대일 거다.
“저놈들은 식량이 떨어지면 자기 백성을 약탈할 놈들이다.”
단조 제독은 이제 누구보다 명나라 군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항주 전체에 괴뢰국을 세울 수 있다.”
“제독 각하.”
부관이 놀라서 단조 제독을 불렀다.
“황제 폐하의 항주 총독부가 설치되는 거지. 하하하!”
여전히 여유만만한 단조 제독이었다.
* * *
평정 1년(서기 1500년), 조선의 대전 회의장.
대월국으로 보낸 박충선이 조선으로 돌아왔다.
“뭐라고 했는가?”
박충선은 조선 조정에는 직위가 없다. 하지만 조선 조정 신료들은 그가 나의 최측근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다 안다.
“대월국의 왕이 황제 폐하께 청하기를 자기 딸을 조선으로 보내어 황제 폐하의 후궁으로 삼아달라고 청했나이다.”
조정 신료들이 듣고 있기에 최대한 순화해서 말하는 거다.
‘베트남 것은 먼저 숙이는 예는 없지.’
내가 아는 베트남인은 자존심과 허세로 끝장을 보는 족속들이다.
“내가 대월국 왕의 딸을 후궁으로 삼으면 결국에는 내가 대월국 왕의 사위가 되는 것이니 그것을 노린 모양이군.”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자기의 딸을 황제 폐하께 보내니 조선 황실의 옹주나 공주를 보내어 혼인 동맹을 맺자고 합니다.”
“혼인 동맹이라?”
대월국 왕의 노림수는 혼인 동맹이다.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의도는 구식 화승총의 가격을 깎기 위함입니다.”
“하하하, 그렇구나.”
“대월국에 구식 화승총 3,000정을 황금 13냥에 판매하기로 했나이다.”
이건 박충선이 올린 최고의 성과다.
‘황금 3만 9천 냥이군.’
엄청난 재물인 거다. 한 마디로 지금까지 대월국에서 쌀을 사기 위해서 보낸 은화를 모두 회수하고도 남는 재물인 거다.
“거의 4만 냥의 황금이라면 대월국이 감당할 수 있을까?”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물목으로 받아야겠지?”
“예, 그렇습니다. 대월국의 이조판서 격인 자와 논의했고 쌀과 물소의 뿔로 은화를 일부는 대처하겠다고 합의까지 봤습니다.”
“나쁘지 않은 일이군.”
물론 베트남의 쌀은 맛이 없다.
[충샨이 제가 말하기를 다시는 대월국의 쌀을 보내지 말라고 합니다.]아탕개가 내게 보고했던 말이 떠올랐다.
“예, 황제 폐하.”
“기다리게.”
나는 박충선에게 말하고 조정 신료들을 봤다.
“대월국의 왕이 내게 혼인 동맹을 요청했는데 신료들은 어찌 생각합니까?”
만약 내가 대월국 왕의 딸을 후궁으로 맞이하면 시쳇말로 대한민국 최초의 한국인과 베트남 커플이 탄생하는 거다.
‘받으면 줘야겠지.’
공주는 어렵고.
옹주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할 거다.
‘그것도 아니면?’
가짜를 보내면 된다.
“황제 폐하, 조선 제국의 혈통이 더럽혀지는 일이 될 수도 있나이다.”
예조판서가 나섰다.
“혈통이 더럽혀질 수도 있나이다.”
이런 편견은 당연한 거다.
“예, 그렇사옵니다. 조선인과 대월국은 그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인질로 잡았다고 하기에는 대월국 왕의 요청을 수락하시면 옹주를 대월국에 보내야 하니 인질이라고 할 수도 없나이다.”
“옳은 말이기는 합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피부가 살짝 더 검을 것이니 이질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봤어?’
나는 현대인의 영혼이 있기에 베트남 여자들을 인터넷을 통해서 또 거리에서 지나가는 베트남 여자를 꽤 봤었다.
하지만 조정 신료들 그리고 예조판서는 한 번도 대월국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도 얼굴의 생김새가 다르고 피부가 다르니 안 된다고 말하는 거다.
“그렇사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