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50)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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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에서도 내가 대월국에 동맹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 것이오.”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나라이든 강대국에 붙으려는 매국노는 존재하니까.
‘그걸 알기에 동맹을 제안한 거지.’
내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명나라가 알아야 함부로 명나라 황제가 오판하여 요동군을 조선으로 진군시키지 못할 테니까.
“어쩌면 그 사실을 알았기에 요동군을 함부로 조선으로 보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소.”
“예, 황제 폐하, 옳으신 말씀입니다.”
침묵을 지키던 영의정 유자광이 나섰다.
“명나라는 이제 조선의 상국도 아니고 경쟁국입니다.”
내가 이미 연호를 쓰기에 이렇게 말하는 영의정 유자광이다.
‘사대를 걷어내는데 이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내가 갑자기 돌연사하거나 반정으로 폐위되면 조선은 다시 명나라에 사대하는 정책으로 돌아가게 되리라.
‘광해군이 청과의 외교로 실리를 추구하다가.’
폐위된 후에 바로 조선은 인조에 의해서 명나라에 다시 사대했으니까. 물론 광해군 때도 명나라에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정신 빠진 조정 신료들이 많기는 했었다.
“그렇소, 그렇다면 영의정의 의견은 무엇입니까?”
“고서인 삼국사기에 보면 가야 왕인 수로왕의 아내인 허황옥이 바다 건너에서 배를 타고 왔다고 적혀 있나이다.”
인도의 어느 나라 정도로 나는 알고 있다.
“그렇지요.”
“조선 제국이 가야를 전승하지는 않지만, 선조라면 선조이고 아예 예가 없는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월국의 수괴가 자기 딸을 보내며 조선 제국 중전마마의 자리를 원하는 것도 아니오니 수락하시어 명나라를 대월국과 함께 견제하시는 것이 가할 줄 압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내게 말하는 영의정 유자광이다.
‘유자광은 병법에 능통하지.’
딱 내가 원하는 답을 말하는 영의정이다.
“영의정 대감, 하지만 대월국의 왕은 조선 제국의 옹주마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조판서가 영의정 유자광에게 말했다.
혼인 동맹이 다 그런 거다.
‘예조판서는 공주는 생각도 안 하는군.’
공주와 옹주는 다르다.
또 대군과 그냥 군 역시 다르다.
거기다가 옹주는 많고 많다.
“그게 뭐 어떻다는 겁니까?”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임사홍이 나섰다.
‘역사적으로 임사홍의 아들인 임숭재는 휘숙옹주의 남편이지.’
그래서 역사적으로는 임숭재는 부마가 된다.
“풍성군은 어떤지 몰라서 그럽니까? 대월국이라고는 하지만 과거에는 남만의 오랑캐로 불리는 족속들입니다.”
조선도 예전부터 동이로 불렸다.
‘약하면 오랑캐 취급을 받는 거다.’
그래서 나의 조선은 강해져야 하고.
또 강해진 상태다.
‘나의 최종 목표가 명나라였다면?’
성격 급한 나는 벌써 건주 여진을 공격했고.
정복했으며 바로 요동성으로 진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명나라는 세계 제패를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니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스페인 제국도 있고.’
프랑스도 있고.
영국 그리고 러시아도 있다.
“그런 족속을 황제 폐하께서 이용하신다고 하시지 않습니까? 지금 명나라가 국운이 쇠퇴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명나라입니다. 황제 폐하께서 연호를 쓰시고 황제국을 자청하셨으니 명나라가 언제 공격해 와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듣고 있으면 아무렇지 않은 말인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를 돌려서 까는 말처럼도 들린다.
‘이런 국난을 내가 자청한 것처럼 들리네.’
그리고 일부 신료들이 임사홍의 말이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하, 대월국과 혼인 동맹을 맺으셔야 합니다.”
풍성군 임사홍은 예조판서를 무시하고 바로 내게 말했다.
“풍성군은 그렇게 생각하시오?”
“선대 황제의 후궁이신 귀인 엄 씨의 자손 중에 출가하지 않은 공신옹주가 있나이다.”
풍성군 임사홍이 귀인 엄 씨를 거론할 때 일부 신료가 찰나의 순간이지만 내 눈치를 봤다.
‘귀인 엄 씨는.’
내 모후와 정적 관계다.
역사적으로는 진짜 연산군이 일으킨 갑자사화에 의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인물이 바로 그녀다.
‘어미의 죄를 딸에게 화풀이한다?’
치졸한 짓이지만 임사홍의 주청이 마음에 든다.
‘선대 황제의 후궁 중에서 친정이 가장 비루하지.’
그래서 임사홍이 이렇게 대놓고 말할 수 있는 거다.
“옳소. 결자해지라고는 말도 있고 지금 명나라와 조선이 적대 관계가 된 것은 모두 짐이 연호를 쓰고 황제국을 자청했기 때문이오. 그러니 귀인 엄 씨의 후궁이 낳은 공신옹주를 대월국의 왕에게 보내어 혼인 동맹을 맺어야겠소.”
이 말을 귀인 엄 씨가 들으면 폐비 윤 씨의 아들인 나의 복수라고 생각할 거다.
“황제 폐하.”
예조판서가 다시 반대하려고 나를 불렀다.
“됐소, 나의 조선은 지금도 명나라와 전쟁한다면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고 내가 항상 입버릇처럼 말한 고토인 요동을 회복할 수 있소.”
내가 요동을 정벌하여 수복하게 되면 태조 대왕도 못 한 일을 내가 하게 되는 거다.
‘물론 태조 대왕께서는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조선의 왕이 됐지만 말이다.
“하지만 모든 전쟁은 승리해도 그만큼의 피해가 발생합니다. 나는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오. 조선 혼자 명나라와 전쟁을 하는 일보다 대월국과 함께 군사 동맹을 맺어서 싸우는 것이 더 이롭다고 생각합니다.”
조정 신료들이 일부 고개를 끄덕였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신료 하나가 내 말이 옳다는 듯 소리쳤다.
‘대월국 왕이 원하면 국제결혼을 하지 뭐.’
세상에서 열 여자 싫어할 남자는 없으니까.
‘그저 죄 없는 공신옹주만 조선을 떠나겠군.’
조선에서 옹주로 태어나 지금까지 누리고 살았으면 당연히 조선을 위해서 헌신해야 하는 것이 왕실에서 태어난 공주나 옹주의 의미다.
‘내가 지금 후궁이 몇 명이더라?’
30명까지는 세어 봤다.
[승은 후궁의 수가 또 늘었습니다.]상책이 내게 한 말이 떠올랐다.
[30명쯤 되지?] [승은 후궁만 30명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예, 벌써 그렇게 되셨습니다. 저는 그저 황제 폐하의 옥체가 상할지 걱정이 됩니다.]내게 승은을 입은 후궁만 30명이란다.
그렇다면 간택 후궁도 10명이 넘으니 내 여자만 이 황궁에 40명이 있다는 거다. 물론 황궁에 사는 모든 여자가 다 내 여자지만 말이다.
‘승은 후궁과 경쟁해야겠네.’
공신옹주의 삶도 대월국의 딸인 대월국 공주의 삶도 순탄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래서 왕은 아비라도 비정할 수밖에 없고.
왕이 이복 오빠라고 해도 다를 것이 없다.
* * *
귀인 엄 씨의 사가.
귀인 엄 씨의 친정은 비루한 집안으로 황제 융이 조정 회의에서 공신옹주를 대월국의 왕의 후궁으로 보낸다고 결정해도 반발할 친정이 없었다.
“내 가여운 옹주를 어찌할꼬.”
귀인 엄 씨는 그저 걱정만 할 수밖에 없었고 공신옹주를 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 울지 마세요.”
그때 어린 공신옹주가 도리어 자기 어머니인 귀인 엄 씨를 다독였다.
“이 어미의 친정이 비루하여 조정 회의에서 옹주를 지켜줄 가문이 없으니 이렇게 된 것이야.”
“저의 외가가 비루하지만 시가가 단단하고 대단하다면 황제께서도 어머니를 함부로 대하시지 못할 겁니다.”
어린 옹주인데 꽤 당찼다.
“그게 무슨 말이냐?”
“공주로 살았으니 그만큼의 의무는 해야죠. 제가 황제 폐하를 뵈어야겠어요.”
공신옹주는 뭔가 결심한 눈빛으로 귀인 엄 씨에게 말했다.
* * *
명나라 대전 회의실.
“오랑캐 조선이 대월국과 동맹을 맺고 조선은 요동을 치고 대월국은 광주성을 차지고 했다고?”
명나라 황제는 조선을 이제 오랑캐 조선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확실히 동맹관계가 아닌 적대 관계로 전환됐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에 갔던 칙사가 황제 융에 모욕만 당한 상태로 돌아왔고.
황제의 칙사는 조선이 황제국임을 선포했다고 보고했다.
거기다가 목을 벤다고 협박했다는 사실까지 보고했기에 분노한 황제는 감옥에 갇힌 성희안을 참수하라고 소리쳤고.
그렇게 성희안은 이국에서 참수가 됐다.
그런 후로 명나라 황제는 조선을 오랑캐 조선이라고 불렀다.
“대월국에 있는 친명 인사들이 보내온 정보에는 그렇습니다.”
예부 상서가 명나라 황제에게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짐이 조선을 칠 것이다!”
명나라 황제는 흥분해 소리쳤다.
“아니 됩니다.”
흥분한 명나라 황제를 막은 사람은 재상이었다.
“이번에도 아니 된다고 하는가?”
명나라 황제는 제대로 흥분했다.
“이번만큼은 더욱 아니 됩니다.”
“왜 안 된다는 건가?”
명나라 황제가 명나라 재상을 노려봤다.
“황제 폐하께서 요동군을 조선으로 출병시킨다면 그것을 본 대월국이 광동성을 공격할 것입니다.”
흥분한 명나라 황제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가?”
“대월국이 비록 남만의 오랑캐가 세운 나라이나 이제는 황제께서 품으실 때가 됐다고 생각하옵니다.”
“짐이 품어?”
“예, 그렇습니다. 예부 상서의 보고에 의하면 대월국의 왕이 오랑캐 조선의 수괴에 혼인 동맹을 맺자고 했답니다.”
“그랬나?”
“예, 그렇사옵니다. 황제 폐하.”
“그러니 황제 폐하께서 공주를 대월국에 보내시어 혼인 동맹을 맺은 후에 해서여진 족장을 회유하시어 선봉장으로 삼고 요동군과 함께 건주 여진으로 진격하시어 그들까지 복속하신 후에 바로 조선을 공격하신다면 오랑캐 조선을 멸망시킬 수 있나이다.”
처음으로 명나라 재상이 세부적으로 계획은 내놨다.
“재상께서는 그게 상책이라는 거지?”
“예, 그렇사옵니다. 조선은 이미 신의를 저버린 오랑캐입니다.”
“옳다. 조선은 과거에 소중화라고 불렸으나 폭군이 즉위하여 오랑캐의 나라로 변했다. 짐이 언젠가는 반드시 멸하리라.”
“예, 그렇사옵니다.”
“재상은 짐에게 말한 일을 실행에 옮기라.”
“예, 알겠나이다.”
명나라에서 조선 정벌이 처음으로 구체화 되는 순간이었다.
“그건 그렇고 항주에 도착한 토벌군은 왜 아직 승전보가 없는 건가?”
명나라 황제가 갑자기 떠올랐는지 물었다.
“왜구가 점거한 성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명나라 재상이 황제에게 말했다.
“왜 이렇게 모든 일이 답답하기만 한 거야.”
황제가 짜증을 부렸다.
‘젠장, 첫 전투에 패했다고 보고할 수도 없고.’
항주로 보낸 요동군과 명나라 전국에서 차출된 군사 3만은 첫 전투에 패했고.
다시 포위 작전에 돌입한다는 구실로 버티고 있는데 이 사실을 보고 받은 재상은 차마 황제에게 보고하지 못하고 있었다.
* * *
임사홍의 사가 사랑채.
“폐하께서는 내 말을 들어주실 듯하면서 들어주시지 않는군.”
임사홍은 자기 아들 임숭재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다.
“그래도 공신옹주를 대월국에 보내는 일을 폐하께서 수락하셨습니다.”
“폐하께서도 당연히 그리 결정하셨을 거다.”
“예?”
“쯧쯧, 조정 신료들의 혼인 관계를 알아야 조정이 돌아가는 판세를 본다고 몇 번이나 내가 말했느냐?”
“송구합니다. 아버지.”
“선대 황제의 후궁 중에서 귀인 엄 씨의 친정이 제일 비루하다. 그래서 누구도 반대하지 않은 거지.”
“그런데 왜 이러시는 겁니까?”
“폐비 윤 씨의 일이 공론화가 되어야 조정에 물갈이가 되고 우리의 자리가 만들어지는 거다.”
“아!”
이제야 깨우쳤다는 듯 임숭재가 탄성을 터트렸다.
“그런 후에 네가 부마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가문이 탄탄대로를 걷는 거야. 하하하!”
야망만 가득한 임사홍이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