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51)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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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융의 개인 서재.
“폐하, 공신옹주가 입궐하여 뵙기를 청했나이다.”
상책이 내게 보고했다.
“그 꼬맹이가 왜?”
귀인 엄 씨의 사가는 초상집 분위기일 거다. 그리고 귀인 엄 씨는 자신의 친정이 비루한 것을 자책했으리라.
“옹주께서 폐하께 드릴 말씀이 있는 듯합니다.”
“일단 알겠어, 상책.”
“예, 폐하.”
“먼 길 떠날 준비는 끝냈나?”
대월국과 군사동맹을 맺을 수 있게 됐다. 그것을 통해서 명나라를 더 자극하게 됐다.
‘올해는 평온하겠지.’
하지만 내년이 되면 모든 것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예, 그렇습니다.”
“처남인 그대가 북원의 말을 할 줄 알고 또 내가 가장 믿는 충신이니 그대가 나서주면 좋겠네.”
북원은 원나라의 후신이다.
강성했던 힘이 많이 쇠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초원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내가 역사적으로 기억할 때 후금의 태조인 누르하치가 여진족을 통일하고 명나라를 치려고 할 때 용병으로 쓴 존재들이 북원의 부족들이다.
누르하치가 썼던 용병이라면 조선의 황제인 나라고 해서 못 쓸 이유는 없는 거다.
‘북원까지 군사동맹을 맺으면?’
명나라를 3곳의 방향에서 압박할 수 있다.
‘그리고.’
대만과 연계한 항주에서 단조 제독에 의해서 괴뢰국이 수립된다면 명나라는 포위가 되는 꼴이다.
그렇게 포위한 후에 충샨이 야망을 품고 조선으로 남진하게 되면 되받아쳐서 박살을 내놓고 북녘 지역을 모두 조선의 영토로 귀속시키면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내 기억에만 남게 될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가 향했던 미래로 내가 달리면 되는 거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부탁함세.”
“예, 황제 폐하.”
“황제라, 하하하!”
내가 황제를 자청했지만 아직 조선은 황제국의 위엄이 없다.
영토의 크기도 작고.
백성의 수도 부족한 실정이다.
최소한 고구려나 고조선의 영토를 수복해야 황제국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을 갖출 수 있으리라.
“망극하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기에 상책이 이렇게 말하는 거다.
“언젠가는 조선이 진정한 황제국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감성적인 건 여기까지 하고 공신옹주가 나를 보고 싶다고 하니 오라비인 내가 꼬맹이의 하소연까지는 들어줘야겠지.”
“공신옹주를 부르겠나이다.”
“참.”
“예, 폐하.”
“무도한 명나라 왕이 충신 성희안을 참수했다지?”
어떤 면에서는 차도 살인이지만 성희안은 내 손에 죽지 않고 명나라 왕의 손에 죽었으니 조선에서는 충신이 됐다.
“예, 그렇나이다.”
“충신과 영웅은 필요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상책이다.
‘대전 회의가 열리면 성희안을 영의정으로 추증해야겠군.’
결국에 성희안의 가문은 황제국 조선에 살아남게 된 것이다.
“예, 공신옹주를 부르겠나이다.”
“그리하라.”
내 대답을 들은 상책이 조심히 밖으로 나갔고.
아마도 이 서재 전각의 다른 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공신옹주를 데리고 내 서재로 들어왔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어린 공신옹주가 내게 예를 갖췄다.
“다과를 내어줄까? 아니면 이 오라비와 차를 마실까?”
꼬맹이다.
개인적 앙금을 빼면 가여운 이복여동생이다.
“오라비라고 하셨나이까?”
꼬맹이가 분명한데 눈빛이 꽤 야무져 보인다.
“아니었더냐?”
내 말에 어린 공신옹주는 어린데 만감이 교차한다는 눈빛을 보였다.
‘어미는 밉고.’
이복여동생은 가엽다.
이런 마음이라도 대월국으로 보내야 한다.
‘그냥 가짜를 보내도 모르잖아.’
어미에 대한 나의 미움이 저 어린 공신옹주에게 향한 거다.
“대월국으로 가기 싫더냐?”
“폐하께서 가라고 하시면 가야지요.”
“눈빛이 참으로 야무지구나.”
“그리 말씀하시니 어린 제가 구전 설화에 나오는 연권녀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연권녀?
‘아, 심청전의 뼈대지.’
심청전의 모티브가 연권녀 설화다.
“어린 네가 제법 똑똑하게 구는구나.”
공신옹주는 지금 공양미 300석에 팔려서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심청이의 마음으로 내게 온 거다.
“제 어미와 오라비 그리고 아우들을 보살펴주세요.”
이래서 여자들이 어릴 때는 남자보다 정신 연령이 높다고 하는 거다.
‘거래를 하려고 왔군.’
꼬맹이 주제에 말이다.
“됐다, 너를 보내지 말아야겠다.”
“예?”
내 말에 놀란 눈빛으로 변했다.
“이렇게도 야무진 너를 대월국으로 보내면 조선이 해로울 것 같다.”
총명하다.
‘악녀는 총명에서 시작되지.’
그리고 지금 떠오르는 여인은 최고의 악녀라고 할 수 있는 고려의 기황후다.
“너의 작위만 써야겠다.”
“저는 가고 싶어요.”
“가고 싶다? 대월국이 조선에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아느냐?”
“고서를 살피니 남만 지역으로 나왔기에 아주 멀다는 것만 알아요.”
“그런데도 가겠다고?”
“가야지요, 저의 외가가 비루하여 제가 대월국 왕에게 시집가게 결정될 때도 아무도 안 된다고 하는 신하가 없었다고 들었어요.”
“너 하나를 희생해서 비루한 외가 대신에 강력한 시댁을 손에 넣겠다는 거냐?”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예.”
현실 감각이 뛰어나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면?”
저 어린 꼬맹이가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군사동맹을 위한 혼인 동맹이니 저 꼬맹이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되리라.
“조선이 이로울 수 있게 행동하겠어요.”
저 꼬맹이의 눈동자에서는 대월국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가짜를 보내면 금방 들통이 나겠지.’
물론 대월국에서도 가짜를 보낼 수 있다.
또 내가 가짜를 보낸다고 해도 대갓집 규수를 보내야 한다.
“그래, 가라, 보내주마. 그리고 내가 앞으로 너의 든든한 오라비가 되어주마.”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어쩌면 운명은 저 꼬맹이인 공신옹주처럼 개척하는 걸 거다.
‘딸이 어미를 살렸군.’
생모에 대한 복수를 잊고 살지는 않았다.
잠시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을 뿐이지.
또한 폐비 윤 씨의 일은 내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고.
그걸 꺼낼 때는 조정에서는 환국이 되리라.
‘받고 보내자.’
보내고 받으면 손해일 수도 있으니까.
‘베트콩 놈들은 남을 속이는 것을 즐기니까.’
* * *
항주 성 앞에 진을 친 요동군 지휘부 막사.
“군량미가 바닥이 나고 있습니다.”
군량미 담당자가 요동군 출신 장군에게 보고했다.
“얼마나 남았는데?”
“며칠이면 완전하게 바닥이 날 것입니다.”
포위된 단조 제독의 군대는 식량이 부족하지 않았는데 포위하는 명나라 토벌군들은 이제 군량미가 바닥나고 있었다.
“인근 마을에서 군량미를 징발하라.”
요동군 출신 장군이 이렇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요동군이 항주 출신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백성들이 쉽게 내놓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상관없다. 우리는 황제 폐하의 칙령을 따르는 군대다. 누가 감히 칙령을 거역한단 말이냐.”
요동군 출신 장군의 말에 군량미 담당자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렇기는 합니다.”
“그리고 우린 항주 출신도 아니야.”
다시 말해서 항주 출신이라면 절대 이럴 수 없다는 의미다.
“예, 장군.”
군량미 담당자가 대답한 후에 군례를 올리고 막사에서 나갔다.
‘젠장! 진퇴양난이다.’
공격하기에는 적군인 단조 제독의 군사력이 너무 강했다.
그리고 요동군이 가지고 온 공성 무기인 투석기나 구형 청동 화포보다 단조 제독이 보유한 식식 주철 대포의 사거리가 더 길기에 토벌군이 구형 청동 대포의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 전진시키면 바로 성에서 포탄이 날아왔다.
‘터지는 포탄을 쏘는 놈들이야.’
요동군 출신 장군은 다시 공격해도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계속 포위만 하면 조정에서 내 목을 치라고 할 건데.’
개인적으로도 진퇴양난에 놓인 요동군 출신 장군이고.
지금 토벌대 4만 병력 중에서 자신을 따르는 요동군의 수는 1만밖에 되지 않기에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걱정이 되는 그였다.
‘젠장, 젠장!’
* * *
대월국 대전 왕의 침소.
“명나라에서도 공주를 보내어 혼인 동맹을 맺고자 한다고 합니다.”
대월국 왕의 측근인 신하가 엎드린 상태로 대월국 왕에게 고했다.
“명나라가 급해졌군, 하하!”
대월국 왕은 미소를 보였다.
마치 양손에 떡을 쥔 아이의 표정이었다.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폐하와 대월국에 많은 이익이 될 것입니다.”
“지참금으로 무엇을 가지고 오겠다고 하더냐?”
“예?”
“상황이 내게 좋으니 받을 것은 더 받아야지.”
“아, 명나라에서 보낸 사신에게 요구하겠나이다.”
“땅이면 좋겠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고 있는 대월국 왕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조선의 칙사라고 내게 말한 박충선에게도 흘려라. 아무리 신무기라고 해도 하나에 황금 13냥은 많다. 하하하!”
“예, 알겠나이다.”
“10냥까지 낮춰라.”
베트남인의 특성은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다.
“예, 알겠나이다.”
하여튼 황제 융의 동맹 제안이 대월국 왕의 손에 떡을 쥐여준 꼴이 된 것이다.
* * *
조선의 대전.
나는 옥좌에 앉아 병조판서가 어젯밤에 따로 보고한 내용을 떠올리고 있다.
[단조 제독의 첫 수성 전투는 대승이라고 합니다.]신식 대포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리라.
[다행이로다.]명나라에서 보낸 토벌군의 수가 단조 제독의 병력의 10배가 넘는데 첫 수성에 성공했다니 놀랍다.
[신식 대포의 사거리가 명나라에서 보낸 군대가 보유한 구형 청동 대포보다 두 배 이상 사거리가 길기에 명나라 놈들이 함부로 공성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렇다면 명나라 조정은 아마도 발칵 뒤집혔을 거다.
그것도 아니면 문책당하기 싫은 토벌군 장군이 신식 대포에 대한 보고는 생략했을 거다.
틈이 보인다.
‘요동은 조선과 뿌리가 같다.’
물론 그 뿌리가 많이 퇴색되고.
얇아졌지만 말이다.
아마도 장기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장기전 때문이라도 방법이 만들어질 것 같다.
“신료들은 들으시오.”
나는 생각을 정리한 후에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조정 신료들을 불렀다.
“예, 황제 폐하.”
한 번이 어렵지.
나를 황제 폐하로 부르기 시작한 후로는 거부감이 꽤 사라진 것 같다.
권오복은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필요에 따라 또 이익이 되기에 사대하지 않겠나이까.] [사대부들이 그렇다는 거지?] [황실은 아니겠나이까.]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습니다.] [조정에서 친명 세력을 탄핵으로 몰아내야겠다.] [움직이겠나이다.] [그리하라. 처음에는 신료들이 신경 쓰지 못하게 아래에서부터 진행하라.] [예, 폐하.]나는 대사헌 권오복과 나눈 이야기를 떠올린 후에 조정 신료들을 봤다.
“무도한 명나라 왕이 조선의 충신이고 나의 총신인 성희안을 참수했다는 소리는 신료들 모두가 들었을 것이오.”
영웅 만들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