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5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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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함경도와 평안도는 멀다.’
그런데도 심각할 정도의 병충해가 발생했단다.
그렇다면 요동은 지금 거대한 메뚜기의 떼나 심각함 이상의 병충해를 겪고 있으리라.
‘만주도 비슷하겠지.’
명나라는 더 심각한 수준이리라. 그리고 명나라의 재앙이 국경을 접한 대월국에도 미치게 되리라.
‘작전이 성공했다.’
속으로는 쾌재를 불러야 하지만 그 일로 조선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는 추수가 끝나도 먹을 것이 없을 것이다.
“흉년이라고 했소?”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습니다. 심각한 수준이 될 듯합니다.”
“그렇다면 신료들께서는 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중국발 병충해에 대한 원인을 중국에서 찾아낼 조정 신료가 몇이나 있을까?
아니 과연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이조 정랑 박상면 아룁니다.”
성균관 3대 꼴통인 박상면이 드디어 조정에 출사했다.
“그대가 흉년이 발생한 원인을 안다는 건가?”
“정확하지는 않으나 조선의 북부지역에 발생한 병충해의 원인은 명나라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오호~
“명나라 때문이다?”
조선 조정은 이제 거의 사대를 주장하는 신료가 없다.
조정 신료 중 하급부터 대사헌이 탄핵하여 쳐내고 있으니까.
‘주장하면?’
내가 또 사헌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없는 죄도 만들어서 귀양을 보내니까. 물론 여전히 명나라와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신료들이 좀 있다.
“예, 그렇습니다.”
박상면이 나를 보며 대답했다.
“조선에서 일어난 병충해가 왜 명나라 때문이라는 거지? 짐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이 명나라와 교역하는 상단 소속 사람들에게 확인했더니 명나라는 대대적으로 들판에서 곡식을 쪼아 먹는 참새를 비롯한 많은 새를 박멸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명나라에서는 참새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울 거다.
“그런데?”
꼴통 박상면도 인재였다.
‘역시 대사성을 바꾸니 성균관이 팍팍 돌아가는군.’
환골탈태한 성균관에서 처음으로 배출한 인재가 박상면인 거다.
“새들은 백성이 농사를 지은 곡식도 쪼아먹지만 작은 벌레부터 해충들도 잡아먹습니다.”
“그런 것도 같구나.”
“명나라 황제가 어리석게도 명나라 백성이 농사지은 곡식을 새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참새를 비롯한 작은 새를 박멸하는 명령을 내렸고 그에 따라서 명나라는 이제 곧 대기근에 시달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전쟁을 대비하셔야 합니다.”
놀랍게도 박상면은 함경도와 평안도에 병충해에 의해서 흉년이 들 조짐을 보인다는 보고와 원인을 내게 말하면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에 대비하라?”
전쟁 이야기가 젊은 신료인 박상면의 입에서 나오자 조정 신료들은 모처럼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사옵니다. 명나라에서 건너온 메뚜기 떼들이 함경도 일대까지 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야인들의 땅도 쑥대밭일 것이니 야인과의 전쟁을 대비하셔야 합니다.”
“이보시게, 이조 정랑.”
“예, 황제 폐하.”
“겨울이 되면 먹을 것이 없는 야인들이 급습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때와는 양상이 크게 다르니 야인의 침입에만 대비하실 것이 아니라 명나라의 침공을 대비하셔야 합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이조 정랑 박상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생각이다. 국방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항상 해야 하는 일이다. 이조 정랑 그대는 인재다. 하하하!”
이미 북방 지역에는 북벌군 10만이 주둔하고 있다.
그것도 신식 무기로 무장한 북벌군이다.
아마도 세계 최강의 군대라고 해도 손색이 없으리라.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고 폐하.”
눈빛이 또 한 번 변하는 이조 정랑 박상면이다.
“내가 더 충언할 것이 있나?”
“예, 그렇사옵니다.”
“뭔가?”
“명나라에서 일어난 병충해가 조선 제국 북부 지방을 강타한 것은 바람 때문이라고 생각하옵니다.”
“바람 때문이다?”
박상면 저거 제대로 쓸모가 많을 것 같다.
“예, 그렇습니다. 바람은 보통 서에서 동으로 불어옵니다. 다시 말해서 명나라에서 조선으로 불어오기에 명나라에서 발생한 병충해와 거대한 메뚜기 떼가 조선으로 옮겨온 거라고 소신은 생각하옵니다.”
이런 생각을 조정 신료 중에 누가 할 수 있을까?
이래서 젊은 피, 젊은 피, 하는 거다.
“오!”
“제 생각이 옳다면 대월국은 아직 피해를 보지 않았을 겁니다.”
“바람이 문제였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오나 명나라와 대월국은 붙어 있으니 명나라에서 일어난 피해는 곧 대월국에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대월국은 아직 피해를 보지 않았으니 명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담한 일을 생각하고 대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선 제국이 민간 상단을 이용하여 대월국에서 곡물을 수입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
“폐하의 조선은행 창고에는 금과 은이 가득하옵니다. 금과 은이 아무리 귀하다고는 하지만 백성들이 먹을 수 없는 재물입니다.”
옳은 말이다.
‘대월국에서 곡물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하면 너는 진짜 인재다.’
나는 그런 생각을 떠올리며 이조 정랑 박상면을 봤다.
“그래서?”
“현재의 곡물 시세보다 1.5배를 더 주더라도 아니 2배를 주더라고 더 많은 곡물을 대월국과 아유타야 왕국으로부터 사서 비축해야 합니다.”
“내년과 내 후년을 준비하자?”
“일단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대월국과 아유타야 왕국도 명나라가 저지른 만행에 피해를 보게 될 것이니 비축해 놓은 곡물을 역수출한다면 몇 배의 이문을 남길 수 있습니다. 황제 폐하의 백성을 굶주리지 않게 하고 외국으로부터 이문까지 챙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위기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 위기만 걱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도 박상면처럼 존재하는 거다.
“하하하, 참으로 옳도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리해야겠다. 박상면 너는 짐의 참된 인재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박상면 이조 정랑이 내게 머리를 조아렸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예, 황제 폐하.”
“박상면 이조 정랑이 내게 충언한 그대로 실행할 것이니 이조와 내시부 금전 담당관은 대월국과 아유타야 왕국에 상단을 보내시오.”
“예, 알겠나이다.”
바로 내시부 금전 담당관이 내게 말했다.
“또한 양곡을 수송하는 일은 남벌군 수송 사단이 담당할 것이니 육조의 판서들은 그에 따라서 맡은 책무를 다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명나라의 위기를 조선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황제 폐하, 병조판서 충장쇠 아룁니다.”
“무엇인가?”
병조판서가 내게 고할 일은 아마도 대만이나 대마도에 관한 일일 거다.
“예조 판서와 명나라에 대한 일을 상론하였는데 명나라 조정이 이제야 대만이 조선의 식민지라는 사실을 확인한 듯합니다.”
“이제야? 이제야 알았다니 참으로 명나라 조정은 조선의 조정과 이렇게 다릅니다. 또 명나라의 왕은 짐과 다르게 신하 복이 없는 것 같소. 하하하!”
“그리 생각해 주시니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래서요?”
“명나라 조정이 명나라 왕에게 대월국과 혼인 동맹을 맺었다고 합니다.”
“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소.”
역시 대월국은 의리가 없다.
‘원래 베트콩들이 그런 족속들이지.’
그런 곳에 나의 이복여동생인 공신옹주가 가야 한다.
“문제는 명나라 왕이 대월국 왕이 요구한 그대로 지참금으로 자기들이 이주로 부르는 대만의 땅을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주를?”
“예, 그렇습니다. 명나라가 이제 알게 됐습니다.”
“대월국은 모르고 있을 거다?”
“예, 그렇습니다. 대만에 관해서 제대로 아는 왕국이 어디에 있겠나이까.”
“그건 또 그렇지.”
“지금까지 대만을 조선 제국의 식민지라는 사실을 숨긴 이유는 명나라를 자극하지 않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모든 사실이 밝혀졌으니 명나라의 침공과 대월국이 혹여 야욕을 보일 수도 있으니 갑사 군단 1개 사단과 남벌군 1개 사단을 파병하시어 지키는 것이 가할 줄 압니다.”
병조판서의 말이 옳다.
“그렇게 하시오.”
갑사 군단 1개 사단 병력은 1만 명이다.
‘갑사 군단의 임무는.’
수도인 한양을 수비하는 것이고.
나를 지키는 거다.
‘3만이면 충분해.’
누구도 이제는 반정이나 역성혁명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조선 황실은 강력해졌으니까.
“병조판서는 바로 파병을 실행하시오.”
“예, 알겠나이다.”
이렇게 되면 2만의 병력이 대만에 추가로 파병되는 거다.
‘빨라지는군.’
대만 총독부가 지휘할 수 있는 군대가 3만에 육박하게 됐다.
‘병사는 생산성이 없지.’
하지만 병사가 생산성을 가질 방법이 있다.
그것은 침공이고 식민지 확대다.
‘다음 목표인 유구국 정벌이군.’
소모만 하는 병력을 생산성 있는 존재로 바꾸는 것은 식민지 정복뿐이니까.
‘그리고.’
유구국을 식민지화하면 유구국 백성들은 대만으로 이주하게 되리라.
물론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겠지만 말이다.
하여튼 그렇게 되면 대만은 아시아 인종들의 용광로가 될 것 같다.
* * *
대월국 대전 회의장.
“명나라에서 내 딸을 데리고 가는 조건으로 제시한 지참금이 이주라는 섬이라고?”
명나라 황제는 오랑캐로 불리는 조선의 팽창을 막기 위해서 이주로 부르는 대만을 대월국 왕에게 지참금으로 주겠다고 말할 사신을 보냈다.
“예, 그렇습니다. 비록 이주가 섬이나 작은 섬이 아닙니다.”
명나라 사신이 대월국의 왕에게 말했다.
‘안 받는 것보다 좋지.’
어떤 면에서 명나라는 대월국에 독을 푼 꼴이다. 명나라는 이제야 자기들이 이주라고 부르는 대만을 조선이 점령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이제이의 전략을 이용하여 대월국이 조선이 점령한 대만을 공격하게 만들기 위해서 이런 흉계를 꾸민 거니까.
“알겠다. 명나라 황제께서 주시는 거니 기꺼이 받아야겠지. 그런데 더 없나?”
대월국 왕은 자신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황제 폐하께서는 대월국을 공식적으로 왕국으로 인정하신다고 했습니다.”
명나라 사신이 말했고.
대월국 왕이 피식 웃었다.
“고마운 일이군. 알겠노라. 명나라 공주도 같이 왔다고 하니 그대는 이제 명나라로 돌아가도 된다.”
“알겠습니다.”
명나라에서 보낸 사신이 대월국 왕에게 경의를 표한 후에 대전에서 나갔고.
대월국 왕은 거만했던 자세를 고쳐 앉으며 신하들을 봤다.
“군부 대신.”
대월국 왕은 바로 군부대신을 불렀다.
“예, 황제 폐하.”
“명나라 황제가 내게 이주를 바쳤다.”
명나라 사신은 분명히 하사라고 했지만, 대월국 왕은 바쳤다고 표현했다.
“예, 그렇습니다.”
“역사에 기록하고 군부 대신은 이주를 점령할 군대를 준비하라.”
대월국 왕의 말에 군부 대신이 인상을 찡그렸다.
“표정이 왜 그래?”
“송구하옵니다.”
“송구해야 할 일이 뭐지?”
“이주라는 섬으로 군대를 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의 군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그런데 왜?”
“군선을 준비하려면 막대한 재물이 필요합니다. 또한 군선 건조를 위해서는 시간도 많이 걸리옵니다.”
“재물은 짐에게 많다.”
물론 그 제물은 조선에서 보낸 은화다.
“예, 폐하.”
“시간만 단축하면 되겠군.”
야망이 불타는 대월국 왕이었다.
“예?”
“박충선 상단에서 군선을 사라.”
여기서 분명한 것은 대월국 왕은 이주로 불리는 대만이 조선의 식민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거였다.
“예, 알겠나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생각해 볼 것은 조선 제국 황제 융은 나포한 명나라 양국 운송선 300척을 울산 장생포와 거제도 조선소에서 개조를 끝냈다는 거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