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5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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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타야 왕국의 수도성 대전 회의장.
“조선이라는 나라에서 흉년이 발생하여 시세보다 2배나 높은 가격에 쌀을 사가겠다고 했습니다.”
박충선의 노력으로 이미 태국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아유타야 왕국과 교역의 물고를 연 상태였다. 물론 첫 교역의 물고는 당연히 쌀을 수입하는 거였고.
그다음이 조선에서는 더는 쓰지 않는 구식 화승총을 판매하면서 교역이 더 확대된 상태였다.
“그래?”
아유타야 왕국의 왕은 반색하며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은화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조선은 은광 개발과 함께 명나라 지역을 노략질하며 막대한 은을 확보한 상태였다. 그와 함께 연은분리법을 통해서 더 많은 은을 생산하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조선에서는 화학과 광물 정제 기술이 더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황제 융이 화학과 광물 정제 기술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지원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은분리법을 개발한 김감불(金甘佛)과 장례원(掌隷院) 종 김검동(金儉同)은 이미 당상관의 반열에 올랐고.
조선 최고의 재벌들로 성장한 상태였다.
물론 조선 최고의 재벌은 황제 융이지만 말이다.
“은화도 좋지, 하지만.”
쌀을 수출하는 것에는 아유타야 왕국의 왕도 이견이 없었다.
“예, 전하.”
“저번에 수입한 화승총의 위력이 상당했어.”
“예, 그렇습니다.”
조선은 아유타야 왕국에 구식 화승총 1,000정을 판매했고 그 판매로 쌀을 사기 위해서 사용한 은화 대부분을 회수한 상태였다.
“대월국이 커지고 있고 또 우리 주변에 있는 한따와디 왕국이 잉와 왕국을 거의 점령했으니 그들의 칼이 우리로 향하게 될 것이야.”
한따와디 왕국이 잉와 왕국은 미얀마 지역을 장악한 미얀마 왕조였고.
그 미얀마 지역을 한따와디 왕국이 대부분 점령하며 잉와 왕국을 멸망시키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조선에 쌀을 보내고 화승총이라는 것을 더 받아야겠다.”
아유타야 왕국의 왕도 야망이 큰 인물이었다. 역사적으로 아유타야 왕국은 앞으로 11년 후에 포르투갈과 교역하게 되고 그때 포르투갈이 군사를 아유타야 왕국의 왕에게 공물로 바치게 된다.
그런데 조선은 11년이나 앞서서 아유타야 왕국과 군사적 교역을 시작했다.
다시 말해 11년 후에는 조선과 포르투갈이 아유타야 왕국에서 교류할 수도 있다는 거였다.
“예, 알겠습니다.”
신하의 대답을 들은 아유타야 왕국의 왕은 야망이 가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
대만 총독부 우현 총독의 집무실.
“양귀비에서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여물었습니다.”
양귀비꽃 재배지 책임자가 우현 총독에게 보고했다.
“그렇다면 첫 수확량은 얼마나 될까?”
“1,000마지기나 되는 땅에 씨를 뿌렸으나 상당한 양을 수확할 수 있을 겁니다.”
1,000마지기면 현대의 기준으로 환산하면 24만 평이나 되는 땅에 아편을 생산하기 위해서 양귀비의 꽃을 심었다는 거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 양귀비꽃이 필 때는 그 아름다움이 천상의 정원과 비교될 정도였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대략 생산될 약재의 양이 10만 근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근은 대략 600그램이었다.
그러니 10만 근이면 6천 킬로그램이나 되는 약재로 불리는 아편이 생산되는 거였다.
“많군.”
“예, 엄청난 양입니다.”
물론 이 약재는 명나라와 유구국과 대월국에 팔 계획이었다.
“수고했네, 가서 일 보게.”
“예, 알겠습니다.”
양귀비꽃 재배와 약재 생산 책임자가 우현 총독에게 경의를 표한 후에 집무실을 나갔다.
“부관.”
“예, 총독 각하.”
“생산될 약재가 혹여나 다른 구멍으로 대만에 퍼지고 조선에 흘러 들어가지 못하게 철저히 감시하라.”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미 우현 총독과 그의 부관은 생산될 약재의 위험성을 들은 상태였다.
“혹여나 약재를 몰래 복용하는 자가 있다면 참형으로 다스린다.”
“예.”
위험성을 알면서도 우현 대만 총독은 약재를 생산하고 있다는 거고.
그것을 명나라와 유구국 그리고 대월국에 팔 생각이었다. 물론 판매는 박충선이 하겠지만 말이다.
“총독 각하, 아유타야 왕국에 갔던 박충선 대인이 도착했습니다.”
밖에 있던 장교 하나가 집무실로 들어와서 보고했다.
[대만에 곡물 창고를 최대한으로 만들라.]이것이 임금 융의 칙령이었다.
“안으로 모시게.”
이제 박충선은 국제 무역상으로 발전했다.
* * *
조선 대월국 공주의 전각 침소.
여러 방법을 통하여 그리고 박충선이 확보한 대월국 인맥을 통해서 내게 온 저 소녀가 대월국의 공주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나는 그날부터 대월국 공주에게 황은은 내렸다.
‘맛이 살짝 달라, 흐흐흐!’
내가 조선 제국의 황제이지만 또 여자를 마다하지 않는 남자다.
‘보면 볼수록 귀엽군.’
머리는 작고 다리가 길고 말랐는데 젖은 크다. 거기다가 눈이 크고 입술이 두툼한 것이 괜찮다.
물론 코가 낮아서 빼어난 미녀라고는 할 수 없으리라.
그래도 꽤 예쁜 편이다.
하여튼 대월국에서 온 공주는 중전 신 씨에 의해서 내명부 품계로 정 4품 숙원(淑媛)의 품계를 받았다.
후궁 중에서 숙원(淑媛)의 품계가 제일 낮다.
‘게으르군.’
황제인 내가 깼는데 여전히 잠들어 있는 숙원(淑媛) 대 씨다.
[대월국에서 불린 이름이 있으나 여기는 조선이니 내가 너에게 성과 이름을 내릴 것이다.]대월국 공주가 조선말은 한마디로 하지 못하기에 통역관을 통해서 나의 칙령을 전달했다.
[짐이 내리는 그대의 성은 대 씨다. 그리고 이름은 아름다울 미 자를 써서 미다.]물론 내 후궁 중에서 미모로 서열을 구분하면 30위쯤 되리라.
[황은이 망극하다고 하옵니다.] [숙원(淑媛) 대 씨는 앞으로 조선어를 배우는 데 노력하라. 말이 통해야 정이 통하지 않겠는가.]그날부터 숙원(淑媛) 대 씨는 조선 황실의 법도를 배우고 또 조선어를 배우느라 낮에는 쉴 틈이 없고.
밤에도 나 때문에 쉴 수가 없는 상태다.
그리고 나는 대월국에서 온 통역관과 숙원(淑媛) 대 씨를 따라서 온 사람들을 이촌 인근에 살게 했다.
도승지가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무장을 해제하고 은밀히 감시하라.] [갑사 군단에 통보하겠나이다.] [알겠노라.] [도승지, 아니 처남.] [예, 황제 폐하.] [은밀히 어의에게 짐의 뜻을 전달하여 숙원(淑媛) 대 씨가 회임할 수 없게 탕약을 먹이게 하라.]이제야 중전 신 씨와 숙의 조 씨가 회임한 상태다.
그런데 대월국 공주가 갑자기 회임이라도 하게 되면 난리가 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이런 지시를 처남인 신수근에게 은밀히 내렸다.
‘상책이 있었다면.’
상책에 지시했을 거다.
[예?] [중전께서 대군을 생산하지 못할 수도 있고 또 숙의 조 씨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숙원(淑媛) 대 씨가 덜컥 회임이라도 해서 왕자를 생산하게 되면 황실 혈통이 꼬인다.] [알겠나이다.]“너는 언제 깰 것이냐, 하하!”
나는 의복을 갖춰 입은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침소에서 나왔다.
“황제 폐하.”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환관이 나를 불렀다.
“대전 회의는 준비가 됐나?”
“예, 그렇습니다.”
오늘 있을 대전 회의는 흉년이 든 조선 제국 북부 지방에 대한 대책 회의다.
[좌승지.] [예, 황제 폐하.] [볏짚으로 거적을 만들라고 하라.]조선 제국 북부 지방에 발생한 흉년의 원인은 명나라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온 해충 때문이다. 그러니 올해 겨울에 나무마다 또 논밭에 굵은 장대를 박아서 그 장대에 거적을 두른 후에 봄이 되면 태워서 해충의 수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심각할 것이야.’
조선 북부도 그렇지만 명나라 전역은 더 그럴 것이다.
* * *
명나라 자금성 대전 회의장.
“조선 정벌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명나라 황제는 대만을 조선이 점령했다는 보고를 받은 후로는 오직 조선 정벌 준비에만 집중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으나 쉽지 않사옵니다.”
명나라 군부 총사령관이 황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뭐라고 했나?”
“망극하옵니다.”
“왜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는 거야?”
명나라 황제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황제 폐하, 망극하옵니다.”
그때 아무 말도 못 하는 군부 총사령관을 대신해서 재상이 나섰다.
“조선 정벌 준비가 더딘 이유가 무엇이오?”
황제가 명나라 재상에게 물었다.
“전국에 극심한 흉년이 들었사옵니다.”
조선 제국 황제의 ‘해로운 새’ 전략은 명나라에 직격탄을 날렸다. 명나라 건국 이후에 가장 심각한 흉년이 들었고.
모든 작물의 작황이 작년과 비교할 때 1/5로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니 명나라 전국에는 아사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명나라의 올해 겨울은 지옥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극심한 흉년?”
황제도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사옵니다.”
명나라 재상도 대답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서 군량미 확보가 어렵고 전국적으로 민심이 흉흉합니다.”
명나라 재상이 황제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이기에 명나라 각지에서는 농민이 일으키는 민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명나라 황제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망극하옵니다. 하오나 지금은 조선 정벌을 감행하기 어렵사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조선을 정벌하기 위해서 정벌군을 보내는 것보다 각지에서 발생하는 민란을 진압하는 일이 더 급해진 명나라였다. 그리고 항주로 보낸 토벌군은 여전히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는데 민란이 가장 크게 일어나고 있는 곳이 또 항주였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전국에 발생하는 민란부터 진압해야 하옵니다.”
무너지고 있는 명나라이기에 이번에 닥친 극심한 흉년은 명나라에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었다.
“천재지변으로 짐의 웅지가 꺾여야 한단 말인가?”
명나라 황제는 비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명나라 황제는 극심한 흉년을 천재지변이라고 했지만, 이번 흉년은 인재였다.
“망극하고 또 망극하옵니다.”
명나라 신료들은 그저 망극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 * *
조선의 어느 민가.
“겨울에도 이렇게 볏짚으로 거적을 만들어서 관청에 내면 은화를 주니 놀지 않아도 되고 참 좋소, 하하하!”
중년의 남자가 볏짚으로 새끼를 꼬는 아내에게 말했고.
그들의 옆에는 자식들이 많았는데 소년 셋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어린 아이들인데 그 아이들은 살이 토실하게 오른 상태였다.
“그러게요. 호호호!”
조선 황실은 부부가 아이를 다섯 이상을 낳으면 여자에게는 군역을 면제해줬고.
여섯째부터는 양육 수당 비슷하게 일 년에 쌀 두 섬을 내렸다. 그러니 조선의 부부들은 밤이면 밤마다 아이를 낳기 위해서 힘을 썼다.
“아버지, 그런데 왜 이런 거적을 만들어요?”
소년 하나가 자기 아버지에게 물었다.
“그러게.”
“너비가 30센티미터이고 길이가 1미터라서 돗자리로도 못 쓰잖아요.”
이미 조선의 소년소녀들은 초등학교에서 미터법을 배웠기에 아비에게 이렇게 묻는 거였다.
“30센티는 무슨 말이고 1미터는 또 뭐야?”
“30센티가 예전에는 1척입니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거냐?”
“예, 아버지.”
아들의 대답에 아버지는 그저 알았다는 듯 고개만 끄덕였다.
“열심히 배워라. 너도 커서 과거를 보게.”
“예, 아버지.”
소년이 아버지를 보며 웃었다. 하여튼 조선의 백성은 황제 융의 지시로 볏짚 거적을 만들고 있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