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0)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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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궐 안 산책로.
“처남.”
나는 나의 옆에서 걷고 있는 도승지 신수근을 불렀다.
현재 환관들과 상궁들은 멀리 떨어져서 우리를 따르고 있고.
호위 총관부 무사들도 3미터 이상 떨어져 있다.
“예, 황제 폐하.”
걷고 있지만 거의 독대나 다름이 없기에 도승지 신수근은 긴장한 눈빛으로 대답했다.
“진성을 내가 출가시킨 것은 진성이 본의 아니게 역모의 중심으로 거론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소.”
나의 즉위 초기에 내가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했기에 진성대군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조선에서 역성혁명은 쉽지 않으니까.’
내게 반기를 드는 역적의 무리는 진성을 제일 앞에 세울 수밖에 없다.
‘조선의 대군들이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살았던가?’
그래서 지금까지 조선의 대군들은 잘났어도 잘난 척하고 살면 안 됐다.
“예, 잘 알고 있나이다.”
고맙다는 눈빛이다.
“이제 조선 제국에서는 누구도 역모를 꿈꾸지 못할 것이오.”
나의 개혁이 성공 중이고.
그 개혁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많은 이익이 나와 조정의 핵심 신료들에게만 돌아간 것이 아니라 백성들에게도 돌아간 상태다.
공길에 며칠 전에 찾아와서 내게 했던 말이다.
[이제야?] [예, 그렇습니다. 굶어서 죽을 걱정 없고 자식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생겼고 자식이 잘나면 벼슬을 할 수 있으니 더할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를 칭송하나?] [백성들은 황제 폐하가 누군지도 모르고 바쁘게 삽니다.]태평성대인데 그 태평성대를 만든 나를 백성들이 모른단다.
‘그렇지.’
조선은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물론 대마도와 대만은 다르다.
‘특히.’
대마도는 꽤 많은 대마도인이 조선의 무인도를 유인도로 만들기 위해서 강제로 이주당했고.
또 세금을 감면해 준다는 감언이설로 이주했다,
물론 대마도에 남아 있는 대마도인들도 삶이 넉넉해졌다.
그럴 줄 알았다.
‘왜국의 다이묘들은 적게는 세금을 7할이나 뜯지.’
많게는 8할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밥그릇이 조선의 찻잔보다 작은 것이고 그래서 키가 작다.
먹어야 크지.
먹을 것이 없는데 어떻게 크겠는가.
‘대마도는 영원히 조선의 영토다.’
그러니 대마도에 남은 왜인들은 강경한 지배보다는 회유책을 쓸 거다. 그리고 왜인의 피를 희석해서 스스로 자신을 조선 제국 신민이라고 생각하게끔 할 거다.
사실 누가 지배해도 백성은 자신들에게 잘해주는 지배자에게 충성하는 법이다.
아직 대마도나 대만은 민족성이나 국가관이 정립되지 않았으니까.
“그럴 것입니다. 조선 건국 이후에 이보다 평온했고 풍요로운 적이 없었나이다.”
맞다.
조선 제국은 아직은 평온하다.
하지만 조선 제국이 개혁을 멈추고 성장을 멈추게 되면 망해가는 명나라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렇소. 그 풍요로움이 신료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백성들에게까지 미쳤으니 누구라도 역모를 꾸미면 백성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오.”
“예,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나는 눈빛이 확 달라졌다.
“예, 황제 폐하.”
“진성대군은 유일한 대군이오.”
“예, 그렇사옵니다.”
내가 무슨 의미로 말하는지 알겠다는 눈빛을 보이는 도승지 신수근이다.
“진성이 대만에 가서 대만의 왕이 되어도 직접적인 통치는 없을 것이오.”
말 그대로 명예직이다.
“압니다.”
“내가 황제가 됐으니 많은 왕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들 모두는 상징적인 고귀함을 유지하며 조선 제국 신민이 보고 존경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렇습니다.”
“그대의 딸에게 진성이 딴생각을 먹지 못하게 잘 다독여야 한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니까.
“예,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진성대군을 자유롭게 살게 해줄 생각이다.
조선 본토 안에 있으면 대군이기에 항상 움츠려야 하니까.
그래서 진성을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대만으로 보내는 거고 이렇게 진성대군의 장인에게 충고까지 잊지 않는 거다.
“처남.”
“예, 황제 폐하.”
“지금까지의 조선은 평온했다.”
“그렇사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조선 제국은 오늘처럼 평온할 수는 없을 거다.”
이제 북벌을 시작할 때니까.
‘명나라에서 시작된 흉년의 직격탄은.’
요동과 여진족 부족에게 닥칠 것이고.
그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겨울을 만나게 되리라.
그리고 결국에는 굶어 죽기보다 조선이든 명나라이든 공격하는 것을 선택할 거다.
“북벌이옵니까?”
“때가 무르익기는 했다.”
“예,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북벌을 미룬 것은 조선 제국 북벌군의 피해를 최소화로 죽이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인내해서 10만이나 되는 북벌군이 만들어졌고.
이제는 총구를 고토인 북녘과 요동으로 겨눠도 된다.
* * *
요동 총관부 총관 집무실.
“흉년입니다. 정말 극심한 흉년입니다.”
요동 총관부 총관 집무실에도 닥친 흉년에 대한 대책 회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아사자들이 끝도 없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요동 총관부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흉년으로 요동 백성들이 굶어 죽고 있습니다. 군량미를 풀어서 구휼미로 써야 합니다.”
그래도 요동 총관부 지휘부는 정신이 똑바로 박힌 사람들이 많았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그렇게라도 해야지.”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요동 총관이 주관한 회의인데 모든 고위급 장수들이 모인 것이 아니라는 거다.
남방 지역에서 이동해서 이곳으로 온 5만의 병력을 이끄는 부대의 지휘관은 이 회의에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요동은 명나라 황제의 걱정과 실책으로 분열된 상태라는 거다.
“총관 대인,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젊은 장수 하나가 이제는 말할 때가 됐다는 눈빛으로 요동 총관에게 말했다.
“뭔가?”
“남방 지역에서 이동한 남방군 5만이 밤이면 야적으로 돌변하여 요동 백성들을 약탈합니다.”
젊은 장수의 말에 요동 총관은 인상을 구겼다.
“보십시오. 이번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민족이 달랐다.
그리고 자신들의 고향이 아닌 곳이니 무슨 짓을 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남방군이었다.
“만약 이런 상태에서 야인이나 조선이 공격해 오면 요동 백성들은 명나라를 버리게 될 것입니다.”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기에 이 회의에 참석한 장군들은 모두 인상을 찡그렸다.
“알고 있다.”
“그러시다면 대책을 마련하셔야 합니다.”
“대책이라? 그러면 내가 5만이나 되는 남방군 전부를 몰살시켜야 한단 말이냐?”
요동 총관의 말에 젊은 장수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 일은 나중에 상론하자, 재정 무장.”
“예, 총관.”
“요동성에 있는 금과 은은 얼마나 되나?”
“조선과의 무역이 막히지 않았을 때 확보한 은화가 2만 냥 정도 있나이다.”
“그래도 다행이군.”
은화 2만 냥은 모두 황제 융의 얼굴이 새겨진 조선은행에서 발행한 은화였다.
“그대가 은밀히 압수를 넘어서 조선으로 들어가 식량을 구해서 와라.”
“총관 대인, 명나라 조정에서 금지한 일입니다.”
“올겨울에 요동 백성 모두를 굶겨 죽일 수는 없지 않나.”
“예, 그렇기는 합니다.”
“총관 대인, 그럴 것이 아니라 남방군을 이용하여 조선을 공격하게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때 젊은 장수가 요동 총관에게 말했다.
사실 요동 총관은 발해 유민 출신이기에 이렇게 요동 백성을 위하는 거였다.
“남방군 5만에 조선을 공격하게 한다?”
“그렇습니다. 소문에도 조선은 은화가 넘쳐나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 사실을 탐욕스러운 남방군이 모르겠습니까.”
젊은 장수의 말에 요동 총관이 고심에 빠졌다.
“남방군 5만을 조선으로 진격시킨다?”
“예, 그렇습니다. 이러다가 모두 굶어 죽습니다.”
맞다.
이미 명나라 각지에서는 극심한 흉년 때문에 아사자들이 속출하고 있었고.
명나라 조정이 집계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300만 명 이상의 한족이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죽었다. 이런 실정이니 한족의 역사에서 서기 1500년, 조선 제국 평정 1년을 죽음의 겨울이라고 기록할 것이다.
“내가 짐작하건대 압수가 얼어서 탐욕스러운 남방군 5만이 조선으로 진격하면 전멸할 것이다.”
“그것을 바라는 것입니다. 아버님.”
젊은 장수는 요동 총관의 아들이었다.
“망할 놈들이 요동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납치하여 삶아 먹는다고 합니다.”
젊은 장수는 울분을 터트리듯 말했다.
물론 명나라 각지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여튼 황제 융은 명나라에 지옥을 선물한 상태다.
“뭐, 뭐라고?”
“원나라 말기 홍건적이 저질렀던 그 만행이 요동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들의 말에 요동 총관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일단 신중해야 한다. 재정 무장.”
“예, 총관 대인.”
“그대가 일단 압수를 넘어서 식량을 확보해 와라.”
“알겠나이다.”
“그동안 비축해 놓은 군량미를 풀어라. 백성이 없다면 요동도 없다.”
요동 총관이 선언하듯 말했다.
‘조선은 지금이 기회일 것인데. 으음!’
어쩌면 조선 제국 북벌군이 이 참혹한 순간을 이용해서 북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동 총관이었다.
* * *
이틀 후 조선 제국 황제 융의 개인 서재 전각.
명나라에서 일어난 병충해로 시작된 흉년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치명적이었다. 물론 조선의 북녘은 이제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말이다.
‘기회가 왔다.’
충샨이 야망을 실행하기 위해서 조선의 두만강을 건너지 않는다면 건너게 만들면 된다.
“국경을 통제하고 식량을 유출되는 것을 막아라.”
지금 건주 여진도 극심한 흉년으로 몸서리를 치고 있을 것이다.
여진족이 유목 민족이기는 하지만 사실 여진족도 상당수는 정착하여 농사를 짓는다. 그런데 그 농사를 모두 망쳤다. 그러니 이제 여진족 농군들은 말을 타고 약탈하는 전사로 돌변할 것이다.
‘건주 여진은 충샨 부족으로 통합됐지.’
그러니 여진족이 여진족 부족을 약탈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다.
‘해서 여진은 다를 거고.’
건주 여진보다 해서여진의 땅은 더 심각한 지옥일 거다.
“예, 알겠나이다.”
갑사 군단 총사령관이며 병조판서가 내게 바로 대답했다.
“북변 절도사의 보고에 의하면 해서 여진 부족 중 일부가 압수를 넘어서 북변 마을을 약탈하려다가 변변 절도사가 이끄는 부대에 급습에 전멸했다고 합니다.”
북변 절도사는 진성대군의 외숙부다.
‘능력이 출중하기는 하군.’
나는 병조판서의 보고를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진성이 곧 대만으로 떠나니.’
북변 절도사도 한양으로 복귀시켜야겠다.
‘대마도 총독부 총독으로 임명해야겠어.’
갑사 군단이나 남벌군 그리고 북벌군이 아닌 조선군은 오합지졸이었다. 그런데 북변 절도사가 부임한 후로 어느 정도는 강군이 된 거다.
‘나의 친위대가 30만이고.’
기존 조선군이 3만 정도다.
그러니 이제 이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어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