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2)
ⓒ 흑곰작가
=======================================
“몽골족의 위대하신 칭기즈칸과 쿠빌라이칸께서 중원을 정복하였으나 결국에는 수많은 한족에 의해서 흡수가 되어 강성했던 초원의 전사는 힘이 약해졌습니다. 그러니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중원에 새워진 모든 도시를 파괴하여 초원으로 만드는 일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칭기즈칸은 처음 중원을 공격할 때만 해도 중원 전체를 초원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만약 칭기즈칸이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했다면 중국 문명은 몇 세기나 퇴보했을 것이고.
황제 융이 조선에 출현하지 않았어도 조선은 좀 더 많은 영토를 확보했을 수도 있었으리라.
“옳은 말이기는 하다.”
다얀 칸은 곰곰이 생각한 후에 상책을 보며 말했다.
“저의 황제 폐하께서는 요동과 요서 지역이면 충분하다고 하십니다.”
일단 그렇다는 거다.
[북원은 아니 몽골족은 절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없으리라.]상책은 황제 융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하오나 북원은 여전히 초원의 강자입니다.] [서로 물고 뜯고 약탈을 멈추지 않으니 더는 발전할 수 없다.] [그렇사옵니다.]황제 융이 꾸민 계략은 북원을 이용해서 명나라 북부를 교란하는 거였다.
“명나라를 3개로 나누자? 하하하!”
“예, 그렇습니다.”
이건 천하 삼분지계의 계략을 황제 융이 응용한 거지만 황제 융은 명나라를 북원과 나눌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네가 내게 한 말을 어떻게 믿지?”
“대월국처럼 혼인 동맹을 맺으시는 것은 어떠시겠습니까?”
상책의 말에 북원의 다얀 칸의 눈빛이 변했다.
사실 지금까지 몽골족은 여진족과 통혼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제는 후금이 건국될지 의문이지만 후금의 태조인 누르하치의 아내 중 7명이 몽골족 출신이었다. 그래서 후금은 명나라를 공격하면서 몽골족 전사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혼인 동맹?”
몽골족들은 혼인 동맹을 많이 맺었었다.
그런 동맹관계를 통해서 상대 부족이 자기 부족을 공격하지 못하게 했다.
“예, 그렇습니다. 저의 주인께서는 북원의 칸의 부마가 되기를 자청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상책은 황제 융의 지시대로 처음에는 철저하게 저자세로 나갔다.
“고려처럼? 하하하!”
되물으면서도 웃는 다얀 칸이었다.
“좋도다. 좋아, 그렇게 하자.”
다얀 칸에는 딸이 많았다.
그리고 딸들은 몽골족에게는 재산과 다름이 없는 거라서 혼인 동맹을 맺고 또 사고파는 그런 존재로 여겼기에 손해 볼 것이 없는 그였다.
“감사하옵니다.”
“그 대신 매년 황금 1,000냥을 나의 부마인 조선 왕이 조공하라.”
무리한 요구가 분명했다.
“알겠나이다.”
“하하하, 하하하!”
상책이 알겠다고 대답하니 다얀 칸이 크게 웃었다.
[상책.] [예, 폐하.] [북원의 칸이 재물을 조공으로 바치라고 할 것이다.] [예, 그럴 것입니다.] [달라는 대로 준다고 해라.] [알겠나이다.] [북원이 명나라의 북부를 약탈해주면 명나라는 더 힘이 빠질 것이다. 하하하!] [예, 알겠나이다.]이미 조선 제국 황제는 북원의 칸이 어떤 것을 요구할지 짐작했으니 참으로 황제 융은 대단한 통찰력을 가진 절대 군주인 거다.
하여튼 조선 제국 황제 융은 또 한 번 국제결혼을 하게 생겼다.
* * *
이틀 후, 항주 민란의 근거지.
항주는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각 지역 부대가 군량미를 조달한다는 미명으로 심각할 정도의 약탈당했었다. 그리고 극심한 흉년으로 민심이 흉흉했기에 명나라에서는 민란이 가장 빨리 일어난 곳이었다.
그러던 중에 항주 성에 있던 단조 제독이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각지의 부대를 급습하여 괴멸시켰고.
그것을 본 민란의 주동자들은 민란에 가담한 백성들을 이끌고 산으로 도주한 패잔병들을 도륙했고 식량이 부족했기에 그 패잔병들을 삶아 먹으니 한 마디로 항주는 지금 항주 성을 제외하고는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우리의 군세가 10만이 넘었소.”
항주 민란의 주동자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고 그를 따르는 동조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모여든 백성의 수가 10만이 넘기에 이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
그리고 단조 제독이 괴멸시킨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부대들을 제거하면 어느 정도의 무장도 갖춘 상태였다.
“그렇습니다.”
동조자들이 모두 합창하듯 대답했다.
“이 항주에 요동군 놈들만 남았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항주 민란의 수괴는 요동군 주둔지를 공격하여 기세를 더 올려야 한다는 투로 말했다.
그리고 요동군을 박살 내면 그동안 요동군에 약탈당해 분노한 항주 백성들의 민심을 자신들이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 그렇습니다. 대장군, 군사의 수만 10만입니다.”
“패잔병 놈들에게 빼앗은 창검으로 무장까지 했으니 무서울 것이 이제는 없습니다.”
“그렇지, 요동 놈들만 항주에서 몰아내면 백성들이 나를 따르게 될 것이다.”
민란의 수괴는 항주를 근거로 하는 나라를 세울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라를 세운 후에 명나라에 대항할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군사 조직이 아닌 10만의 백성들이 아무리 강성하다고 해도 조직적으로 훈련된 정규군을 이길 확률은 희박했다.
“그렇습니다. 항주에 전하의 나라를 건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왕을 칭하려는 자들이 명나라 전국에서 발생했고.
이런 상황은 명나라 말기에 매우 비슷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명나라는 청나라에 멸망하지 않고 민란의 수괴인 이자성에 의해서 자금성이 함락되면서 멸망했고.
남은 명나라 황실은 남경으로 황실을 이전하여 남명 시대를 열었지만, 그 남명 시대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래, 요동 놈들을 항주에서 몰아내자.”
“요동 놈들을 항주에서 몰아낸다고 해도 항주를 다 장악할 수는 없습니다.”
“왜?”
“전하의 민군이 토벌군들을 격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패잔병이기 때문입니다.”
항주 민란의 수괴는 단조 제독에게 거의 괴멸된 토벌군들을 자신이 도륙하여 전멸시켰다고 항주에 소문을 퍼트린 상태였다.
“그래서 뭐?”
“항주 성을 장악한 왜구들까지 몰아내야 합니다.”
맞는 말이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몰아내면 되지.”
패잔병들을 도륙한 것에 자신감이 붙은 항주 민란의 수괴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쉽지 않습니다.”
“쉬운 일이 어디에 있어, 그렇게 어렵다고 겁을 먹을 생각이면 하후현, 너는 염소처럼 대가리를 땅에 박고 있어라.”
“신중해야 합니다.”
하후현은 다시 말했다.
“됐어, 기세가 올랐을 때 밀어붙이는 거야. 더는 말하지 마.”
수괴의 말에 어쩔 수 없이 하후현은 입을 닫아야 했다.
‘토벌군이 패잔병이 된 이유는 모두 항주 성의 왜구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인데.’
민란 군에서도 머리를 쓰는 자가 있었지만, 민란의 수괴는 무시했다.
“지금 당장 요동군 놈들을 공격할 것이다.”
민란의 수괴가 벌떡 일어났다.
“작전을 세워야 합니다.”
입을 다물고 있던 하후현이 다시 말했다.
“밀어붙이면 돼, 10만이 밀어붙이면 태산도 무너트릴 수 있다.”
한 마디로 인해전술로 요동군을 상대하겠다고 말하는 민란의 수괴였다.
하여튼 한족들이 주로 쓰는 전략이 이이제이와 인해전술인 거다.
“지금 공격한다. 북을 치고 나팔을 불고 기세를 올려라, 하하하!”
민란의 수괴는 마치 왕이라도 된 듯 호탕하게 웃었다.
“예, 알겠습니다.”
“항주는 전하의 것입니다.”
주동자들은 민란의 수괴를 왕으로 대접했고.
그 모습들이 하후현은 한심하기만 했다.
‘여기 있으면 고깃덩이가 될 뿐이야.’
민란 군이 요동군 주둔지로 행군할 때 이탈할 마음을 먹은 하후현인데 사실 그는 조조 휘하의 장군이었던 하후연의 방계 후손이었다.
* * *
몇 시간 후, 요동군 주둔지.
요동군 주둔지는 텅 비어 있었고.
모든 요동군은 장군인 대타발을 따라서 주둔지를 버리고 항주 성으로 몰려가 있었다. 그런 요동군 주둔지를 민란 군이 급습했다.
“전하, 다 도망치고 없습니다.”
민란 군 장수 하나가 민란 군의 우두머리에게 소리쳤다.
“내가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겁을 먹고 도망쳤구나, 하하하!”
“예, 그런 듯합니다.”
“전하, 요동군이 항주 성 앞에 있다고 합니다.”
그때 항주 성을 감시하러 갔던 민란 군 병사가 급하게 돌아와서 보고했다.
사실 그는 하후현의 부하였는데 이곳에서는 하후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
“예.”
“싸우지도 않고 이겼으니 기세가 더 올랐다. 바로 항주 성으로 진격한다.”
5만이나 되는 명나라의 토벌군도 끝내 항주 성을 함락하지 못했는데 오합지졸이나 다름이 없는 항주의 민란 군이 항주 성을 공격한다면 결과는 뻔했다.
“항주에 왕국을 세우려면 성이 있어야지. 항주 성으로 진격한다. 하하하!”
자만심만 가득해진 항주 민란의 수괴였다.
* * *
항주 성 단조 제독의 집무실.
“요동군이 성문 앞에 집결해 있습니다.”
단조 제독의 부관이 단조 제독에게 보고했고.
부관 옆에는 한족으로 보이는 남자가 무릎을 꿇고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드디어 항복하려고 왔군.”
단조 제독은 미소를 보였다.
‘1만의 군사를 희생 없이 얻었다.’
단조 제독은 그래서 만족스러웠다.
“요동군을 항주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전멸시키면 항주의 백성들이 모두 대왕을 따를 것입니다.”
무릎을 꿇고 있던 남자가 단조 제독을 대왕이라고 부르며 말했다.
“네 이름이 하후현이라고 했지?”
“예.”
“고서에 보면 조조의 장수 중에 하후연이 있다. 그의 후손인가?”
“방계 중 방계로 압니다.”
“후손은 후손이군, 그런데 나를 대왕이라고 불렀나?”
“예, 그렇습니다. 항주는 명나라에서도 큰 지역입니다. 항주의 민심을 얻게 되면 대왕께서 천하를 도모하실 수도 있습니다.”
감언이설은 원래 귀에 단 법이다.
“하하하, 하하하!”
그래서인지 단조 제독은 호탕하게 웃었다.
‘아부를 잘하는 놈이구나.’
단조 제독은 하후현을 내려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다다닥, 다다닥!
그때 집무실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고.
조심히 문이 열렸다.
“제독 각하, 무례했습니다.”
성벽을 지키는 장수의 부관이었다.
“무슨 일이냐?”
“항복을 위해서 도착한 요동군 뒤편으로 항주에서 민란을 일으킨 놈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건 돌발상황이었다.
“그래?”
단조 제독은 되물으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합지졸이 나를 공격하겠다고?’
항주 성은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5만 명이나 되는 군대도 함락시키지 못한 곳인데 민군이 몰려들고 있으니 기가 찰 수밖에 없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 수가 최대 10만도 넘을 것 같습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단조 제독은 인상을 구겼다.
“현.”“예, 대왕.”
“나는 대왕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조선 제국 항주 총독부 총독이다.”
칙서를 통해서 황제 융의 칙령이 하달된 상태였다.
“예?”
“요동군을 다 도륙하면 항주 백성의 민심을 얻는다?”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항주에 충분히 왕국 수립도 가능합니다.”
하후현은 민란의 수괴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기에 바로 행군 중 이탈하여 항주 성에 귀순했다.
“그래, 항주는 명나라에서도 큰 지역이지.”
단조 제독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벽 위로 가자.”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