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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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주 성 앞 평지.
요동군 출신 장군 대타발이 비무장 상태로 백기를 들고 항주 성 앞에 왔고.
그를 따르는 장수들 역시 비무장 상태였다.
그리고 1만이나 되는 요동군은 멀리 떨어져서 항주 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조 제독께 투항합니다.”
요동군 출신 장군 대타발은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미 명나라 조정에서 파병한 각지 출신의 부대는 항주 성 단조 제독의 기습 공격에 괴멸된 상태였고.
그런 패잔병들을 항주에서 들고 일어난 백성들에 의해서 이제는 쫓기는 신세가 됐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이 상태로 온전한 요동군 1만을 이끌고 자금성으로 철수하게 되면 분명 항주의 단조 제독의 공격을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자금성으로 돌아갔을 때 대타발을 비롯한 장수 대부분은 참수될 것이니 그들에게는 투항이 최고의 선택지였다.
“요동군 1만이 항주 번국을 다스릴 단조 제독께 투항합니다.”
대타발이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장군 뭔가 좀 이상합니다.”
그때 대타발의 뒤에 있던 부관이 조심히 눈치를 보며 대타발에 말했다.
“왜?”
“성벽 위에 설치된 대포 뒤에 있는 병사들의 표정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부관의 말에 대타발도 성벽 위에 있는 포수들을 봤는데 그들은 먼 곳을 주시하고 있었다.
두두두, 두두두!
그때 요동군 본진에서 기병 하나가 급하게 달려와서 대타발 옆에 섰다.
“장군, 큰일 났습니다.”
“무슨 큰일?”
기병의 표정이 심각하기에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리는 요동군 장군 대타발이었다.
“본진 뒤에 개미 떼처럼 항주의 민란 군이 진격해 오고 있습니다.”
“뭐, 뭐라고?”
와와와, 와와와!
그때 요동군 본진 뒤편에서 우렁찬 함성이 들렸고.
인산인해로 대형도 갖추지 않고 몰려드는 10만의 민란 군들의 소리가 들렸다.
“젠장!”
요동군 장군 대타발은 바로 욕이 튀어나왔다.
이곳에 항복하려고 왔는데 항주 성은 굳게 닫혀 있고.
자기 분진 뒤에는 10만이 넘는 항주 민란 군이 자기들에게 달려들고 있으니 말 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전투에 대비해야 합니다.”
부관이 대타발에 말했다.
‘뒤에 오는 멍청한 놈들을 치다가.’
항주 성을 장악한 단조 제독의 군대가 성문을 열고 쏟아져 나오면 두 개의 적에게 포위가 되어서 전멸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 대타발이었다.
“장군, 성벽을 보십시오.”
그때 성벽 누각에 단조 제독이 섰고.
그의 명령으로 성벽 위에 설치해 놓은 대포들을 장전하는 포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젠장!”
대타발은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조선 제국에 투항할 의지가 있다면 요동군은 성벽으로 뛰어와서 붙으라!”
그때 단조 제독의 우렁찬 외침이 들렸다.
이제 남은 것은 요동군 출신 장군 대타발의 선택이었다.
“장군, 어떻게 합니까?”
대타발의 부관이 채근하듯 대타발에 재촉했다.
‘속임수일까?’
그는 고민스러웠다.
“믿음도 없이 어떻게 투항하겠다는 것인가-!”
성벽 위에서 또 한 번 단조 제독의 우렁찬 함성이 들렸고.
대타발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 * *
항주 성 성벽 위.
성벽 위에 설치된 대포의 사거리는 딱 요동군 본진이 대기하고 있는 곳이었다.
“요동군 본진이 있는 곳이 최대 사거리입니다.”
포병 장교가 단조 제독이 누각으로 오자 바로 보고했다.
“포격을 준비하라.”
단조 제독의 지시에 하후현은 단조 제독의 군대가 요동군을 공격하리라 확신했다.
“예, 알겠나이다.”
포병 장교가 대답하고 누각에서 뛰어나갔다.
“현.”
단조 제독은 하후현의 이름을 불렀다.
“예, 대왕!”
“멍청한 놈, 분명히 네게 나는 조선 제국 항주 총독부 총독이라고 말했었다.”
“아, 죄송합니다.”
“요동군을 전멸시키면 항주의 백성들이 나를 따른다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요동군만 전멸시키면 10만 이상이라고 해도 오합지졸이나 다름이 없는 민군은 충분히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럴 것이야.”
눈빛이 확 달라지는 단조 제독이었다.
“너는 내게 충성을 맹세했지?”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민군 수괴한테도 충성을 맹세한 적이 없나?”
“그랬으나 민군의 수괴는 따를만한 가치가 없는 천둥벌거숭이와 다름이 없는 놈입니다.”
“옳다.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5만 명의 군대도 항주 성을 함락시키지 못했는데 오합지졸로 항주 성을 공격해 오다니 네가 말한 그대로 천둥벌거숭이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나?”
“예?”
“조선과 요동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거.”
“예?”
“배신자는 조선 제국의 편에 설 수 없다. 베라!”
단조 제독이 명령을 내렸고.
바로 단조 제독의 부관이 칼을 뽑아서 당황한 하후현의 목을 벴다.
서걱!
툭!
하후연의 방계 후손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렇게 죽었다.
“부관.”
“예, 총독 각하.”
부관의 호칭도 이제는 달라졌다.
“민란을 일으킨 백성들은 그 기세가 꺾이면 도망치기 마련이다.”
“예, 그렇습니다.”
“내 눈에는 10만에 달하는 노예들만 보인다.”
단조 제독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대타발과 1만의 병력이 요동 출신이기 때문이었고.
조선 제국은 요동을 품에 안아야 했다.
“예, 그렇습니다.”
“기병들을 준비하라.”
공격해 오는 민군이 오합지졸이기에 포격을 받으면 기겁하고 도망칠 것이라 확신하는 항주 총독부 단조 총독이었다.
“예, 최대한 많은 노예를 생포하겠습니다.”
“황제께서는 하실 일이 많으시다.”
단조 총독은 그렇게 말한 후에 황제 융이 칙서를 통해서 보낸 내용을 떠올렸다.
【조선 제국이 더 발전하려면 물자 운송을 위한 수로 건설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조선은 강이 꽤 발전해 있으니 그 강과 연결하는 수로를 건설하고자 하니 단조 총독은 항주에서 더 많은 노예를 보내라.】
놀랍게도 황제 융은 조선에 있는 강들을 이용해서 수로를 개척할 생각이었다. 물론 조선은 평지보다 산악지역이 많기에 모든 수로가 연결될 수는 절대 없으리라.
대운하 같은 것은 건설할 수도 없는 나라가 바로 조선인 거다. 하지만 강들을 더 깊이 파고 판옥선을 쉽게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물자 운송이 쉬워진다고 생각한 황제 융이었다.
그래서 그 엄청난 공사를 담당할 노예가 필요했는데 그 노예를 항주에서 잡아드릴 생각이었다.
“포격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누각 밖에서 포병 장교의 우렁찬 함성이 들렸고.
그때 대타발은 고민 끝에 요동군 본진을 급하게 항주 성 성벽으로 진격하여 붙였다.
“민군 놈들이 겁 없이 도망치지 않고 진격해 와도 배수의 진을 친 것 같은 요동군 출신들이 막아주겠군. 하하하!”
“예, 그렇습니다.”
“저들도 이제 황제 폐하의 군대에 합류한다.”
“예, 총독 각하.”
“원거리 무기를 개방하라.”
명나라 조정에서 토벌군이 보낼 때도 사용하지 않았던 신형 신기전이 개방되는 순간이었다.
“예, 알겠나이다.”
부관이 급하게 돌아섰다.
“신기전도 개방하라.”
그와 동시에 성벽 위에 설치되어 있는 거대한 나무로 된 사각의 병이 열렸고 그 안에서 신형 신기전이 나왔다.
“포격부터 해라!”
단조 총독의 최종 명령이 하달됐다.
“포격하라-!”
쾅, 쾅쾅쾅! 쾅쾅쾅!
동시에 수십 발의 포탄이 아무것도 모르고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뛰어오는 항주 한족들을 향해 날아갔다.
쾅, 쾅쾅쾅!
“재장전에 돌입하라!”
“기마대는 노예 생포를 위하여 준비하라.”
이번의 수성 전은 노예 확보를 위한 전투인 거다.
* * *
일주일 후, 건주여진 충샨 부족의 거점.
“농사를 망쳤다고?”
충샨은 보고받고 표정이 굳어졌다.
여진족이 유목민이라고 해도 농사를 짓고 살았다. 물론 유목을 아예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리고 때로는 배를 타고 조선이나 왜로 가서 노략질하는 여진구도 있었다.
“예, 이대로는 겨울을 견딜 수 없습니다.”
“젠장!”
바로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 충샨이었다.
“이대로는 다 굶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보고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일은 없습니다. 조선의 왕이 쌀을 보내주는데 왜 굶어 죽습니까.”
그때 충샨의 다른 부하가 충샨에게 말했고 충샨 역시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조선이 있었지, 하하하!”
조선에서 자기들에게 보내주는 쌀은 대월국에서 수입한 쌀이고 맛이 없지만 그래도 굶는 것보다는 좋다는 생각이 드는 충샨이었다.
“아, 그렇습니다.”
“조선 놈들은 그냥 쌀을 공짜로 주지는 않지.”
“예, 그렇습니다. 칸.”
“조선 놈들이 환장하는 단비와 모피를 최대한 많이 사냥해라.”
“예, 알겠습니다.”
충샨의 부하들이 대답했다.
그때!
“칸.”
그때 천막 밖에서 여진 전사 하나가 급하게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조선에서 아탕개가 왔습니다.”
“딱 맞춰서 왔구나. 하하하!”
* * *
천막 밖.
“지금 뭐라고 했어?”
아탕개는 100섬 정도의 쌀을 가지고 왔는데 충샨은 아탕개를 죽일 듯 노려보며 되물었다.
“조선 제국 황제 폐하께서 극심한 흉년으로 조선의 쌀을 국외로 실어 내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갑자기 이러면 우리 보고 굶어 죽으라는 거야!”
충샨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칸, 저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저 쌀도 겨우 몰래 가지고 나온 겁니다.”
아탕개는 빈손으로 오면 성질 급한 충샨에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쌀을 100섬 정도 가지고 온 거였다.
“미쳤군.”
“쌀과 다른 곡물을 국외로 빼돌리다가 걸리면 참수한다고 합니다.”
“너도 죽인다더냐?”
“대전 회의에서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황제 폐하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을 꼭 지키십니다.”
“황제, 하, 조선의 왕이 언제부터 황제야, 빌어먹을!”
눈빛이 확 달라지는 충샨이었다.
“아탕개.”
“예, 칸.”
“저 쌀로 닥쳐올 겨울을 어떻게 버텨?”
“제가 어떻게든 쌀을 구해보겠습니다.”
“망할 놈의 조선 왕이 쌀을 빼돌리지 말라고 했는데 네가 무슨 수로 내게 쌀을 바쳐?”
“조선에 있는 쌀은 밖으로 나갈 수 없지만, 저와 연계한 박충선이라는 상단은 대월국에서 쌀을 사고 있습니다.”
“그 맛 없는 쌀?”
“예, 그렇습니다. 그거라도 구할 수 있다면 천만다행일 겁니다.”
“젠장!”
충샨은 욕을 한 후에 아탕개를 노려봤다.
“아탕개.”
“예, 칸.”
“조선 왕에게 가서 전해라. 쌀을 보내지 않으면 5만의 여진 전사가 두만강을 건너서 직접 구할 거라고 전해라.”
말을 전해야 하기에 아탕개는 자기가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너는 망할 놈의 조선 왕에게 충성하는 놈이지.”
충샨이 매서운 눈빛으로 아탕개를 노려봤다.
“그렇기는 하지만 제 몸에 여진의 피가 흐르고 있기에 이렇게 목숨을 걸고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칸!”
“됐다.”
충샨은 허리에 차고 있는 단검을 뽑았다.
그리고 바로 아탕개의 귀를 잡고 아탕개의 왼쪽 귀를 잘랐다.
“아아아악!”
거친 비명이 울러 펴졌다.
“좋은 말로만 하면 말이 안 통해, 한 달 안에 내 부족이 모두 충분히 먹을 조선에서 생산한 쌀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조선은 나의 적이고 나의 강성한 기병이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너서 한양까지 진격할 것이다.”
충샨은 잘린 귀 쪽에서 피가 철철 흐르는 아탕개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알, 알겠습니다.”
고통에 겨운 아탕개는 겨우 대답하고 급히 도망쳐서 나왔다.
“두만강이 얼면 조선으로 진격한다.”
드디어 황제 융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여튼 명나라에 닥친 참혹한 흉년은 모든 상황을 돌발상황으로 만드는 나비 효과를 불러오고 있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