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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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조 씨의 전각.
내의원에서 예측한 예정일보다 빨리 출산에 돌입한 숙의 조 씨가 숙의 조 씨는 산통에 몸부림을 치고 있었으나 중전이 아직 산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에 비명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었다.
“숙의 마마, 힘을 내셔야 합니다.”
힘을 줘서 자궁에서 태아를 밀어내야 했지만 숙의 조 씨는 그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면 위험하십니다.”
상궁들은 애달팠다.
그렇게 숙의 조 씨는 난산이었고.
이런데도 황제 융은 대전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 * *
중궁 전.
중전 신 씨도 숙의 조 씨에게 산통이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래요?”
“예, 그렇습니다. 중전마마, 숙의 전각 상궁이 황제 폐하께는 이미 사실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랬군요.”
중전 신 씨는 침착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숙의 조 씨가 참으로 맹랑하옵니다.”
상궁의 말에 중전 신 씨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만해라.”
눈빛이 확 달라지는 중전 신 씨였다.
“산통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송구하옵니다. 하오나 중전마마께서도 아직 산통이 없으신데.”
“됐다니까.”
“이러다가 숙의 조 씨의 몸에서 왕자라도 생산이 되면 어쩝니까?”
“됐다니까, 그 역시 숙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내 듣기로 숙의 조 씨는 옹주의 옷만 준비한 걸로 안다. 마음이라도 얼마나 갸륵하지 않나.”
“그것이 속임수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숨기는 속임수 말입니다.”
어디서나 서로를 이간질하는 존재가 있는 법이다.
“됐다. 더는 말하지 마라.”
중전 신 씨의 눈빛이 확 변했기에 상궁은 더는 말하지 못했고.
그때 중전 신 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폐하께서 정무가 바쁘신 것 같으니 나래도 가봐야겠지.”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중전 신 씨도 만삭이었다는 거다.
“중전마마.”
“나래도 옆을 지켜줘야지. 숙의의 오라비도 출궁해 보이지 않으니까.”
중궁전으로 중전 신 씨가 나서려고 할 때 갑자기 중전 신 씨도 산통이 느껴졌다.
이건 운명의 장난일까?
황제 융이 제일 사랑하는 여인 둘이 같은 날 동시에 출산하게 된 거다.
“아, 으윽!”
“중, 중전마마!”
“배, 배가 너무 아파.”
“산통이옵니다. 밖에 나인 있는가? 어서 어의와 산파를 부르라.”
상궁이 소리쳤다.
“예, 알겠나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대전에 계시는 황제 폐하께 어서 알리라.”
상궁이 바로 소리쳤고.
그러면서도 조심히 중전 신 씨를 자리에 눕혔다.
* * *
조선 제국 대전 회의장.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숙의 조 씨를 내가 사랑한다고 해도 후궁이기에 체통 없이 바로 숙의 조 씨가 있는 전각으로는 갈 수가 없다.
거기다가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나의 충신이 야인인 충샨의 만행으로 귀가 잘려서 돌아왔다.
“예, 황제 폐하.”
“아탕개를 보시오.”
“예, 황제 폐하.”
“아탕개의 귀가 잘린 것은 짐의 귀가 잘린 것이나 다름이 없소.”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아탕개는 나의 칙령을 들고 건주여진에 갔으니까.
“내게 은혜를 입은 야인 충샨이 이렇게 짐을 배신할 줄은 몰랐소.”
“황제 폐하, 참으로 배은망덕한 놈입니다.”
영의정 유자광이 내게 말했다.
“그렇소, 영의정. 짐은 건주여진 놈들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이오.”
이미 조선 제국은 명나라와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도 될 정도로 부유해졌고.
또 부강해졌다.
“예, 그렇습니다.”
“내가 반드시 충샨을 벌할 것이오.”
내 말에 아탕개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것보다 앞서서 짐의 충신이기에 여진의 땅에서 귀가 잘리는 횡액을 아탕개가 당했으니 짐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소.”
보상을 내려야 한다.
그것도 파격적인 보상 말이다.
그리고 그 보상을 보고 또 듣고 조선의 백성들이 모두 나를 칭송하게 만들어야 하고 또 보상을 받기 위해서라도 조선 제국에 충성하게 만들어야 한다.
‘충성된 행동은 100배로 보상하고.’
불충한 행동은 10,000배로 응징한다. 그래야만 조선 제국에는 매국노가 생기지 않는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예, 황제 폐하.”
“짐의 이복여동생 중에 아끼는 경순옹주가 있으니 경순옹주를 짐의 충신인 아탕개의 아들과 혼례를 올리게 할 것이니 우의정께서는 혼례 도감을 세워서 추진하시오.”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모두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 일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신료들이 있는 것 같다.
“황제 폐하. 충성스러운 신하가 황실의 외척이 되는 일은 당연하오나 아탕개의 출생이 야인이기에 법도에 맞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반대에 나선 신료는 좌의정이었다.
‘처남이 왜?’
살짝 의외다.
“좌의정께서 지금 내게 법도를 말씀하셨소?”
“송구하옵니다. 황제 폐하의 황심을 충신인 아탕개도 알 것이니 혼례 도감을 설치하라는 일은 거두어 주십시오.”
“싫소.”
단호하게 말했다.
“싫은 것만이 아니라 그렇게 할 수는 없소. 지금 좌의정께서 출신을 운운한다면 나중에 숙원 대 씨가 왕자를 출생하면 숙원의 출생이 대월국이라고 하여 신료들은 짐의 왕자를 무시할 것인가?”
불똥의 다른 곳으로 튀는 순간이다.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사실 아탕개와 좌의정 노공필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두텁다. 그런데 제일 먼저 반대하고 나셨다.
‘좌의정도 사대부라는 건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렇소, 천부당만부당한 말이어야 합니다. 조선 제국에서 출신을 따져서 논공을 정한다면 다소 낮은 신분의 신민이 조선 제국과 황실에 진심으로 충성하겠소?”
“망극하옵니다.”
“나는 오늘 좌의정의 편협함을 크게 꾸짖을 것이오.”
“하오나 전하, 고귀하신 옹주마마이십니다.”
“짐에게는 조선 제국에 충성하는 충신이 옹주보다 더 고귀하고 그런 충신의 아들이 더 고귀합니다. 그리고 내 여기서 하나만 말하겠소. 조정 신료들과 나는 조선에 태어났기에 당연히 조선의 왕이 됐고 백성이 됐소이다. 그리고 많은 것을 누리게 됐소.”
내가 조선 백성 말고 다른 민족에게는 포악하고 잔인한 독재자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수는 없다.
저항하는 자들은 계속 악랄하게 다르겠지만 먼저 투항해 오는 자는 백성으로 품어야 한다.
‘조선 백성만으로 대륙의 지배자가 될 수는 없지.’
그러니 올라가면 한 뿌리에서 나온 존재들은 우대해야 한다.
물론 그들이 지금은 여진족으로 불렸지만 말이다.
‘품지 않으면 만주족이 되지.’
하지만 내가 잘 품고 또 여진족의 민족성을 희석하면 그들은 조선 신민이 되는 거다.
‘요동도 그래.’
오늘을 변곡점으로 삼아야 한다.
“전하!”
“좌의정, 내 말이 끝나지 않았소.”
“망극하옵니다.”
“그대들은 조선에 태어난 것만으로 조선 백성이지만 아탕개는 여진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여 조선으로 귀순했고 짐이 세자일 때부터 짐을 도왔소, 그는 태어나서 조선의 백성이 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조선의 백성이 됐고 또 짐의 충신이 된 것이오. 그러니 어떻게 보면 그대들보다 더 애국심이 강한 조선의 신하인 거요. 아시겠소.”
“망극하옵니다.”
“그러니 좌의정은 다시는 출신에 관한 이야기하지 마시오. 알겠는가?”
나는 좌의정을 크게 꾸짖었다.
그리고 아탕개는 나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신, 아탕개, 뼈가 가루가 되어서라도 황실과 조선 제국에 대를 이어서 충성하겠나이다!”
아탕개는 대전이 떠나갈 듯 소리쳤다.
“그리하라, 그리고 아탕개에게 지금까지 짐이 아무런 벼슬도 내리지 않았으나 이제는 아탕개에게 북방 무역부 부장의 직위를 내릴 것이고 그 무역부 부장의 품계는 정3품으로 정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7조가 다시 8조가 되는 거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조정 신료들이 모두 소리쳤다.
“마지막으로 아탕개에 황실의 성 씨인 이 씨의 성을 내릴 것이다.”
아탕개는 이제 이탕개가 되는 거다.
내 지시에 또 놀라는 조정 신료지만 더는 이제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원래 이건 아탕개가 여진의 땅으로 간다고 했을 때부터 생각해 둔 거였다.
“황제 폐하, 중궁전 상궁이 대전으로 들었나이다.”
대전 밖에 있던 환관이 소리쳤고.
바로 중궁전 상궁이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
“왜 그런가?”
상궁이 들어오자마자 나는 상궁에게 물었다.
“중전마마께서 산통을 느끼셨습니다.”
이건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그런데 이거 뭐야?’
거의 한국 아침드라마 수준의 상황이다.
내가 마음으로는 가장 사랑하는 숙의 조 씨가 출산 중인데 의리로 뭉치고 인생의 반려자인 중전 신 씨도 출산에 돌입했단다.
“정말인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순간 나는 걱정도 되고 기쁘기도 했다.
‘운명의 장난 같은 것은 없어야 한다.’
그리고 조선의 여인의 사망 원인 중 난산에 의한 사망 비율이 높기에 걱정도 된다.
‘몸이 약한 중전인데.’
나도 모르게 또 걱정됐다.
“예, 그렇사옵니다, 황제 폐하.”
중궁전 상궁이 나의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도다.”
이제는 대전을 떠나 중궁전으로 가야 한다.
내게 후궁이 40명이 넘게 있다고 해도 그들은 모두 후궁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전 신 씨는 다르다.
나의 유일한 정실부인이 바로 중전 신 씨이니까.
‘중궁전으로 가는 길에.’
숙의 조 씨의 전각도 있다.
내가 중궁전으로 갈 때 숙의 조 씨의 전각은 바람처럼 스쳐서 지나가겠지만 마음은 그곳에 두고 갈 것 같다.
“상궁.”
나도 모르게 다급해진 목소리로 상궁을 불렀다.
“예, 황제 폐하.”
“앞장을 서라.”
“예, 알겠나이다.”
상궁이 대답했고.
나는 고개를 돌려서 조정 신료들을 봤다.
“짐이 없어도 신료들이 앞으로의 일을 상론하시오. 비상 상황이니.”
“예, 알겠나이다.”
“도승지와 좌의정 그리고 이탕개만 짐을 따르라.”
셋은 내 측근 중 측근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좌의정과 이탕개가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눈빛이다.
특히 이탕개가 그렇다.
‘이거 살짝 낚인 기분이네.’
하여튼 나는 중궁전 상궁을 따라서 중궁전으로 향했고 가는 길에 숙의 조 씨의 전각도 있기에 잠시 멈췄다.
“어찌 산모가 산통을 느끼는데 비명이 들리지 않나?”
전각 앞까지 왔는데 전각 안에서 애를 낳고 있는 숙의 조 씨의 비명이 들리지 않기에 불안했다. 사실 비명이 들렸다면 나는 이곳을 그냥 지나치고 마음만 두고 중궁전으로 갔으리라.
“숙의 조 씨가 중전마마께서 출산 전이라 불충하여 함부로 소리도 지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상궁이 내게 고했다.
“미련한 사람, 어찌 남매가 이리도 미련할까, 칙령이니 마음 편하게 소리를 내고 무사하게 낳으라 하라.”
나는 상궁에게 말하고 바로 발걸음을 돌려 중궁전으로 향했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상궁이 내게 대답하고 바로 전각 안으로 뛰어서 들어갔고.
중궁전으로 향하는 내 등 뒤에서 이제야 숙의 조 씨의 비명이 들렸다.
‘숙의, 짐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게 옹주를 낳으세요.’
인간이 참 간사하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