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6)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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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궁전으로 향하는 길.
“좌의정.”
마음을 두고 왔기에 중궁전으로 가는 걸음이 무겁다.
‘상책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보내지 말 걸 그랬나?
상책이 북원에서 돌아오지 못하면 출산의 고통에서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는 저 아둔한 것을 누가 지켜줄까?
“예, 황제 폐하.”
내 마음이 무겁다는 것을 아는 듯 좌의정의 목소리도 내려앉아 있었다.
‘도승지도 있군.’
내 마음을 도승지도 나의 걸음을 통해서 봤을 거다.
“왜 그랬는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어찌 반대했나?”
내 물음에 좌의정이 이탕개를 잠시 본 후 내게 말했다.
“황제 폐하의 말씀이 참으로 지당하십니다. 하오나 제가 말씀을 드린 것처럼 제 사돈인 이탕개의 신분이 야인이기에 반대하는 신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신이 먼저 선수를 쳤나이다.”
“하!”
좌의정이 고얀 짓을 한 거다.
“좌의정은 내가 어떻게 나올지 알았다는 거지?”
황제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신하다.
오늘만큼은 달갑지 않다.
“망극하옵니다.”
잠깐!
좌의정은 분명 사돈이라고 말했다.
‘조서 최고의 권력가 가문과 조선 3대 부호인 이탕개가 사돈이 된다고?’
이거야말로 정경유착일 거다.
“망극해야 할 일이다.”
“예, 황제 폐하.”
“이탕개.”
“예, 황제 폐하.”
“실수했다.”
“예?”
“이탕개, 너는 앞으로 권력을 탐하지 말고 가진 권세를 표 내지 마라.”경고다.
“예, 알겠나이다.”
“좌의정.”
“예, 황제 폐하.”
“그대는 그대의 곡간을 채우지 말고 항상 부족하게 살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는 눈빛이다.
“그것을 어기게 되면 짐의 백성이 그대들을 욕할 것이고 내시부 감찰과 사헌부가 그대 둘에게 더 엄정한 잣대를 적용할 것이다. 그러니 둘은 실수했다. 홀로 누려도 될 것을 합쳐졌으니 이제는 누릴 수 없다.”
“명심 또 명심하겠나이다.”
두 신하게 내게 머리를 조아렸다.
“도승지.”
“예, 황제 폐하.”
“그대는 매제인 내가 서운한가?”
내 마음을 도승지는 알았을 것이다.
“아니옵니다.”
“중전은 조선 제국에서 가장 고귀한 여인이다. 누리는 것이 많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고 대답했지만, 아니라고 말하는 눈빛이다.
“아니라고 생각하나?”
“황제 폐하, 중전께서는 처음에도 그랬고 마지막에도 오직 황제 폐하의 사랑만을 바라실 겁니다.”
“사모한다. 어쩌면 숙의 조 씨보다 더 사모할 것이다.”이것도 진심이다.
‘어떤 면에서는 측은지심이지.’
아무것도 없는 숙의 조 씨라서 측은하고 가엽기에 더 옆에 두고 챙겼을 거다.
“압니다.”
“알아주니 고맙다.”
“황공하옵니다.”
“상책이 북원으로 갔지만 돌아오지 않고 있다.”
“예, 그래서 신도 걱정이옵니다.”
“만약 상책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짐은 중전을 챙길 것인 그대가 숙의 조 씨의 울타리가 되어 주라.”
“예, 알겠나이다. 하오나 상책은 절대 불충하여 이국에서 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길 바란다.”
물론 상책을 호위하기 위해서 100명의 호위 총관부 군관이 따라갔다.
‘그래도 초원은 위험하다.’
오늘은 모든 것이 착잡한 걸음이다.
* * *
충샨의 거점.
“두만강을 넘을 모든 준비를 끝냈습니다.”
충샨의 부하가 무장을 끝낸 충샨을 보며 보고했다.
“명이나 조선이나 다 망할 놈들이다, 여진을 야인이라 부르며 천대하고 멸시한다. 또 여진이 하나로 뭉쳐지는 것을 싫어한다. 서로 싸우게 하고 또 약탈하게 만든다. 내가 힘이 강성해지니 조선의 왕이 두려운 것이다. 극심한 흉년을 이용하여 스스로 분열하고 서로 약탈하여 전사의 수를 줄어들기를 바란다.”
충샨에게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우리는 천하지도 또 비굴하지도 않다. 수백 년 전만 해도 우리 여진은 대금을 세웠고 천하를 평정할 뻔했다. 중원을 손에 넣을 수도 있었다. 선조가 이루지 못한 것을 오늘 내가 조선으로 진격하여 이룰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천막 안에 모인 건주여진의 수뇌부들은 드디어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건주여진의 수뇌부 전사들은 조선의 왕과 연합하여 요동을 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을 배신하여 두만강을 넘는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조선을 평정하여 우리의 후방을 단단하게 한 후에 조선이 가진 풍부한 물산을 이용하여 바로 요동을 친다.”
“예, 알겠나이다.”
“그러니 이제 건주여진은 나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나는 오늘에서야 대금을 계승하는 후금을 이곳에서 세우고 조선을 정벌한다.”
충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사적으로 보면 충샨의 6대 후손이 누르하치이고.
그 누르하치가 여진을 통일하여 금나라를 계승하는 후금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명나라를 멸망시킬 정도로 기세를 올려서 영원성을 공격했다가 참담하게 패한 후에 충격을 받고 사망하게 된다.
그런 역사가 지금 빨라졌고.
그러니 여진족은 중국을 통일하고 만주족으로 거듭날 수 없으리라.
“이제 남진이다.”
아탕개 아니 이탕개가 이 거점을 떠난 지 딱 보름 후에 충샨과 5만의 여진 기병이 드디어 두만강을 넘을 결심을 한 거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조선 제국에서는 전선이 확대되는 것이니 이로운 일은 절대 아닐 거다.
하지만!
황제 융이 계획한 모든 일들이 차곡차곡 계획대로 실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또한 황제 융은 조선의 군대를 정확하고 또 완벽하게 남벌군과 북벌군 그리고 갑사 군단으로 구분했기에 항주와 대만 그리고 대마도와 두만강 이북까지 전설이 펼쳐져도 분리되어 지휘할 수 있었다.
충샨은 천막에서 나와 들판에 가득 모인 야인 전사들을 봤다.
“웅장하다.”
5만의 기병이다.
사실 이 시대에서 5만의 기병을 유지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일 것이다.
‘지금 조선으로 남진하지 않으면!’
봄이 오면 야인 전사를 태운 모든 말들이 뼈도 남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충샨이었다.
“나, 충샨은 위대한 대금을 계승하여 후금을 이 자리에서 건국하니 나의 웅대한 뜻을 따르는 여진의 전사들은 말에 올라서 나를 따르라!”
보통 출정은 이렇게 거창한 법이다.
하지만 북녘에 흩어져서 살던 대부분의 여진 전사들이 이곳에 모두 모였기에 황제 융과 이탕개가 뿌려놓은 세작들은 이미 충샨의 기마대에 숨어든 상태였고.
이런 사실들을 북벌군 사령부에 보고를 끝낸 상태였다.
“가자, 조선으로 내가 조선 왕의 목을 벨 것이다. 이랴!”
충샨이 선두에 섰다.
드디어 조여 전쟁이 시작되는 순간이고.
이들은 며칠이면 두만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출정할 때 부족에는 최소한의 병력만 남게 됐고.
그러니 장녹수가 탈출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 * *
압록강 조선 국경 지역에 있는 북벌군 거점 부대.
요동 총관의 명령을 받은 재정 무장이 조선군의 눈을 피해서 압수를 넘었으나 신의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북변의 국경 수비대에 발각됐다.
“젠장!”
포박된 상태에서 무릎까지 꿇린 상태였다.
“손을 보니 너는 굶주림에 시달려서 국경을 넘은 명나라 백성이 아니다. 어디 소속이더냐?”
처음에는 조선어로 물었다가 대답이 없기에 거점 부대장은 여진의 말로 물었다. 그래도 침묵했기에 마지막으로 명나라의 말로 물었다.
‘젠장!’
요동 총관부 재정 무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한 번만 더 대답하지 않으면 그냥 참수할 것이다.”
거점 부대장이 말하면 칼을 뽑았는데 요동 총관부 무장은 당연히 무장이기에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고 조선군 거점부대장의 말이 그냥 위협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요동 총관부에서 왔소.”
놀랍게도 요동 총관부 무장은 조선어로 말했다. 물론 억양이 달랐다.
“요동 총관부에서 침투시킨 세작이군.”
“조선으로 숨어든 것은 맞으나 세작은 아니오.”
포로가 되어도 세작의 대우가 가장 처참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무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다?”
“그렇소.”
“됐다, 요동에서 내려온 자는 무조건 체포하여 한양으로 압송하라고 했으니 빠르게 압송하라.”
거점부대장이 부하에게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 * *
조선 제국의 대궐 중궁전 마당 앞.
“아아악!”
중궁전 안에서는 중전의 비명이 나의 귀를 찢을 듯 들렸고.
중전의 비명에 나는 심장이 아플 정도로 불안해지고 있다.
‘중전 힘을 내세요. 숙의 힘내어야 한다.’
아버지가 되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일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모두 아들을 낳거든 중전이 1초라도 빨리 낳아야 한다.’
물론 대군과 그냥 군은 다르다.
숙의 조 씨가 먼저 왕자를 낳아서 나의 장자가 서자라고 해도 계승 서열은 대군에게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택현 뭐 이런 것도 있지만.’
내가 즉위 초기에 강한 왕권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적장자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중전 신 씨가 먼저 아들을 낳기를 바라는 이유는 숙의 조 씨와 그가 낳을 수도 있는 왕자의 삶이 평온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악!”
그때 중전 신 씨가 비명을 질렀고.
나만큼 도승지 신수근이 중궁전 안을 보며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도도도, 도도도!
그때 숙의 조 씨의 전각 담당 환관과 상궁 몇이 급하게 중궁전 마당으로 뛰어왔다.
‘젠장!’
숙의 조 씨가 먼저 출산한 거다.
그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입술이 탔다. 물론 숙의 조 씨가 왕자를 생산했다고 해도 계승 서열에서는 밀리게 될 것이다.
그저 나는 숙의 조 씨가 정치 풍파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라기에 이러는 거다.
“황제 폐하, 황제 폐하!”
환관이 내게 머리를 조아리며 나를 불렀다.
“숙의 조 씨는 무탈한가?”
태어났을 아이보다 나는 숙의 조 씨가 더 귀하다.
“예, 숙의는 무사하십니다.”
“다행이로다.”
일단 숙의가 무사하다고 하니 다행이다.
“황제 폐하, 숙의 조 씨가 옹주 아기씨를 생산하였나이다. 망극하옵니다.”
망극하다?
황제의 후궁이 딸을 낳았으니 망극한 일이다.
‘나의 첫 자식은 딸이군.’
다행이다.
“알았으니 돌아가라.”
내가 안도하기에 내 옆에 있는 산하들이 모두 안도했다.
응애! 응애!
그때 중궁전 전각 안에서 신생아의 울음이 들렸다.
“도승지.”
“예, 황제 폐하.”
“원자의 울음이 우렁차지 않소?”
중궁전에서 나온 상궁이 없고 아직 내가 태어난 신생아의 성별을 통보받지 않았지만 나는 원자라고 말했다.
“황제 폐하···!”
“원자일 것이야. 원자여야 모든 것이 무탈하다.”
“예, 그렇사옵니다.”
도승지 신수근이 그렇다는 눈빛으로 대답했고.
중궁전 상궁이 중궁전에서 급하게 나와서 내게 달려왔다.
“중전은?”
“건강하시옵니다.”
“참으로 다행이다.”
“황제 폐하, 감축드리옵니다. 중전마마께서 대군마마를 생산하셨습니다.”
조선 황실에서는 출산이라고 하지 않고 생산이라고 말한다.
“대군이라고 했지, 하하하! 도승지 아니 처남, 탕개야, 내 첫째 아들이 대군이란다, 대군, 하하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보란 듯 너무 과도하게 기뻐했다.
왜?
각각 다른 입장인 신하들이 보고 있으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