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69)
ⓒ 흑곰작가
=======================================
대월국 북쪽만 바다 위.
대월국에서는 이 바다를 박보만이라고 부르는데 북쪽에 있는 바다라는 뜻이고.
명나라에서는 베이부만이라고 부르는데 그 뜻은 공통적으로 북쪽에 있는 만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조선 제국 황제 융이 아는 이 바다의 이름은 통킹만인데 그 통킹만이라는 뜻은 과거 하노이의 이름인 동낀에서 유래가 됐단다.
하여튼 그 바다 위에 박충선이 끌고 온 300척의 대형 선박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바를 끌고 온 박충선은 대월국 대전에 있었다.
“대포를 탑재하지 않는다면 최대 200명까지 승선할 수 있습니다.”
300척을 끌고 온 수송 책임자의 부하가 수송 담당 책임자에게 말했다.
“300척을 모두 대월국 놈들에게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예?”
“200척을 팔고 나머지 100척에는 쌀섬을 가득히 쌓아서 돌아가야지.”
황제 융은 최대한 많은 양의 쌀을 조선으로 가지고 오라고 말했었다. 어떤 면에서는 곡물 운송 작전이 진행되는 거였다.
“예, 알겠습니다.”
수송단 책임자의 부하가 바로 대답했다.
* * *
대월국 수도성 대전 회의장.
“대월국 황제 폐하, 황제 폐하의 칙령으로 제가 조선 제국에 가서 황제께 아뢰어 200척의 군선을 일단 대월국으로 끌고 왔습니다.”
박충선은 당당하게 말했다.
“빠르군.”
“예, 장사꾼은 재물이 눈에 그려지면 행동이 빨라지는 법이지요. 하하하!”
“좋다. 황금과 은화를 달라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그와 함께 쌀을 주시기로 했나이다.”
박충선이 조심히 말했다.
그와 함께 박충선은 대월국에도 상단을 세웠기에 그 상단은 자체적으로 대월국에서 쌀을 사서 항구 인근에 부축해 놓은 상태였다.
“네가 가지고 온 배에 몇 명이나 태울 수 있나?”대월국 왕은 이미 자신이 정복 군주가 될 수 있다는 야망에 불타고 있었다.
“한 척에 최대 200명까지 승선시킬 수 있습니다.”
“한 척에 200명?”
“예, 그렇습니다.”
박충선의 말에 대월국 왕은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200척에 200명씩 태워서 이주로 보내면, 하하하!’
그렇게 되면 대월국에 속해 있던 4만의 병력이 이주로 향하게 되는 거였다.
“하지만 최소한의 방어를 위해서 대포를 탑재하고 포탄과 화약을 실어야 하기에 100명까지 실을 수 있나이다.”
“최소한의 방어?”
“예, 그렇습니다. 바다에는 해적들이 많지 않습니까.”
박충선의 말에 대월국 왕은 일리가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월국에서 이주까지는 그래도 멀기에 대포로 방어하지 못하면 해적들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는 하지.”
“특히 명나라 남부에는 잔인한 해적들이 많습니다. 또한 항주에는 명나라 조정도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는 왜구들이 항주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해전을 준비하지 않은 수송선은 그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충선은 배만 팔아먹을 생각이 아니라 대포도 팔아먹을 생각이었다.
[대월국 왕이 군선에 욕심을 내면 박충선 그대가 허파에 조금만 바람을 넣으면 조선 제국의 대포도 욕심을 낼 것이다.] [황제 폐하, 대포를 대월국에 파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지 않습니까?] [옳다.] [그런데 어찌 황제께서는 제게 대월국에 대포까지 팔라고 하시는 겁니까?] [대포만 있다면 그냥 쇳덩이에 불과하다.]이건 맞는 말이지.
[포탄과 화약이 중요하지.] [예.] [철환과 가짜 화약까지 팔면 된다.]박충선은 그때 황제 융이 자신에게 말했을 때 기가 찼다.
[황제 폐하?] [화약에 들어가는 석탄 가루의 성분을 몇 곱절이나 늘려라. 그러면 폭발하지 않고 그냥 탈 뿐이지.] [아!] [그대는 대월국에서 최대한 많은 쌀을 조선으로 가지고 와야 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쌀은 연해주 일대에 있는 야인여진을 조선 제국의 백성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지금 두만강을 넘은 충샨은 건주여진 출신이고.
임금 융이 말한 야인여진은 연해주에 퍼져서 사는 여진족을 말하는데 여진족은 크게 해서여진과 건주여진 그리고 야인여진으로 나눠진다.
사실 여진족이라는 용어는 발해가 요나라에 멸망한 후에 말갈족을 요나라 놈들이 강제로 여진족이라고 부른 후에 그렇게 불리게 된 거다.
그런데 말갈족?
말갈족은 고구려의 백성 중 하나였다.
그중에서도 흑수말갈은 고구려 초기에 정복된 이후 한민족에 동화가 되었고 그 이후에는 고구려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졌기에 고구려와 마지막까지 운명을 함께한 존재들이고.
그 사실을 황제 융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너의 말을 듣고 보니 그렇군. 박충선.”
대월국 왕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예.”
“내게 대포를 가지고 와라.”
“예?”
“네가 내게 말하지 않았나? 대포 없이 바다로 나가면 해적들의 먹잇감에 불과하다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포와 탄환 그리고 화약을 구하는 일은 저도 쉽지 않습니다.”
“장사꾼은 재물이 눈에 그려지면 행동이 빨라진다고 했지?”
“예,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
“황금을 주마.”
“예?”
“선금으로 주마, 그러니 나의 함대를 무장할 대포를 구해와라.”
“황제 폐하, 대포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조선입니다.”
“또 조선이구나.”
“예, 그렇습니다.”
“어디든 상관이 없으니 구해서 와라.”
대월국 신하들은 대월국 왕과 박충선의 대화를 들으며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대한 황금이 필요합니다.”
“내가 당장 준다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장사꾼은 재물이 눈에 보여야 행동이 빨라집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을 올리는 일은 제 목을 걸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박충선의 말에 대월국 왕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에 창고를 열어서 부축해 놓은 금과 은을 원하는 만큼 내어줘라.”
조선 제국이 명나라와 대결하겠다고 결심했던 가장 큰 이유가 조선 제국 황제 융이 이룬 신식 무기 체계였다.
그런데 지금 그 무기들을 대월국에 팔려는 황제 융이지만 진짜가 대월국에 수출될 턱이 없었다.
* * *
조선 제국 항주 총독부 단조 총독의 집무실.
“속도가 빠른 군선 50척을 준비하라.”
단조 항주 총독부 총독은 조선 제국 황제 융의 칙서를 받은 상태였다.
“예, 총독 각하.”
“그 군선 50척에 저번에 명나라 놈들의 배를 나포했던 경험이 있는 지휘관들로 함장으로 삼아라.”
“나포할 배들이 있습니까?”
총독부 고위 관원의 물음에 단조 항주 총독부 총독이 미소를 보였다.
【대월국 왕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서 군선을 확보하고 그 군선에 병력을 태워서 대만으로 보내면 그때가 바로 연해주와 유구국에서 쓸 대월국 노예를 확보할 기회다.】
하여튼 못된 짓은 다 알아서 또 찾아내서 꾸미는 조선 제국의 황제 융이었다.
미래에서 대영제국이 했던 못된 짓을 조선 제국 황제인 융이 먼저 하려는 거였다.
“그렇다. 대월국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항로에 감시선을 보내어 살피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총독 각하.”
젊은 장교 하나가 단조 항주 총독부 총독을 불렀다.
“보고할 것이 있나?”
“곧 유구국이 정벌 된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유구국 정벌은 대만에서 하겠지.”
유구국을 정벌하여 식민지화하는 것도 황제 융의 계획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정복 사업은 조선 제국 남벌군 사령부가 있는 제주도와 대만과 연계하여 진행될 계획이었다.
* * *
조선 제국 황제 융의 개인 서재 전각.
“병조판서.”
지금쯤 두만강 조선 지역으로 건주여진의 충샨은 도강을 진행하고 있으리라.
“예, 황제 폐하.”
“녹둔도에 흑수말갈들을 위한 구휼미는 보냈나?”
건주여진과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충분히 준비했고.
승리를 장담하고 있으니까.
“예, 그렇사옵니다. 황제 폐하.”
“사실 여진이라는 호칭은 멸망한 요나라 놈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부른 거지.”
“황제 폐하께서 제게 그리 알려주셨습니다.”
“그렇다. 여진이 아니라 옛날 조선과 고구려의 백성이었던 말갈이다. 그 말갈족 중에서도 흑수말갈이야말로 마지막까지 고구려와 운명을 같이 했고 해동성국으로 불린 발해와도 운명을 같이했던 같은 뿌리다.”
지금은 야인여진으로 불리지만 흑수말갈의 근거지는 연해주와 흑룡강 일대이기에 명나라와 거리가 멀고 그사이에 해서여진과 건주여진의 땅이 있기에 간접적인 지배도 받지 않은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을 나는 조선 제국 백성으로 통합할 생각이다.
“예, 그리 배웠나이다.”
누가 가르쳤다고?
내가 가르쳤다.
그리고 초등학교에서는 내가 지시한 그대로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심각한 흉년이니 어버이의 나라인 조선 제국이 흑수말갈을 도울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통합을 진행하고.
연해주를 조선 제국의 영토로 편입시킬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경 지역인 녹둔도에 더 많은 식량을 보내야 한다.
“예, 알겠나이다.”
병조판서가 내게 대답했다.
삐걱, 삐걱!
다다닥, 삐걱, 삐걱!
그때 전각 복도를 빠르게 달려오는 누군가의 발자국과 마루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전각 복도 마루가 삐걱거리는 이유는 설계 때부터 반영한 거다.
“황제 폐하, 북변 지역 거점 부대에서 파발꾼과 함께 장계가 올라왔습니다.”
“들어오라고 하라.”
갑자기 북변?
북변 위에는 요동이 있다.
‘설마 요동이 움직였나?’
조선과 건주여진이 전쟁을 시작한다면 심각한 흉년에 놓인 요동 총관부에서는 기회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 *
명나라 대전 회의장.
명나라 홍치제는 명나라의 마지막 성군으로 기록될 인물이지만 조선 제국 황제 융의 ‘해로운 새’ 전략에 말려들어서 최대의 암군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될 수도 있는 인물이리라.
“명나라의 육군이 항주를 공격하여 토벌하기 어려운 것은 항주가 오랑캐 조선이 장악한 이주에서 군량미와 군수품을 항구를 통해서 조달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나라 홍치제에 명나라 재상이 보고하듯 말했다.
“옳소.”
“그렇기에 황제 폐하께서 대월국 왕에게 이주를 하사하시고 대월국 왕이 정복하게 하셨으니 곧 항주는 이주에서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명나라 조정 신료들은 조선 제국 대만 총독부를 너무 우습게 보고 있었다. 현재 대만 총독부에 조선에서 보낸 2만 군사 중 1만 5천이 신식 화약 무기로 무장한 주둔하고 있는데 말이다.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지.”
명나라 황제의 눈빛이 확 변했다.
‘나의 치세에 외세에 땅을 빼앗겼다고 기록될 수는 없다.’
명나라 건국 이후에 본토를 외세에 점령당한 사례는 없었다. 그래서 명나라 황제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주와 항주의 뱃길을 끊어놓기 위해서 수군 양성에 박차를 가하시오.”
명나라는 지금 극심한 흉년에 먹을 것도 부족한 상태인데 명나라 황제는 치욕을 씻기 위해서 수군 양성을 지시했다.
하지만 명나라에서 아무리 많은 수군을 양성한다고 해도 서양의 범선에 탑재된 대포보다 사거리가 긴 조선의 신식 대포로 무장한 대만 총독부의 수군과 항주 총독부의 수군을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