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7)
ⓒ 흑곰작가
=======================================
당일, 갑사 부대 주둔지.
갑사 부대의 주둔지는 임금 융이 있는 대궐 옆에 설치가 됐고.
임금 융은 갑사 부대 주둔지를 설치할 때 성균관을 비우고 그곳을 주둔지로 삼으려다가 상선 처선과 도승지의 간곡한 만류로 참고.
대궐 옆 민가를 헐고 갑사 부대의 주둔지를 세웠다.
갑사 부대의 주둔지를 정할 때 갑사 부장에게 임금 융이 했던 말이다.
[아!] [집을 헐린 백성들에게 충분히 보상하라.]반정이나 역모로 임금 융이 연산군처럼 폐위된다면 이 일을 패악이라 실록에 기록할 것이다.
또 다른 주둔지는 후일 병자호란 이후에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곳에 설치했다.
물론 조선의 임금 융이 조선을 부국강병으로 이끈다면 병자호란은 물론 임진왜란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모두 준비됐나?”
갑사 부대 주둔지는 꽤 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말의 수만 500필이었고.
주둔한 병력이 500명이니 갑사 부대는 말 그대로 총 기병 형태로 조직된 부대였다. 기병 부대를 운영하기 위해서 딸린 군속만 해도 2,000명이 넘었으니 갑사 1군 부대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재물도 상상을 초월했다.
“예, 200기가 준비를 끝냈습니다.”
“주군의 명이 떨어졌다.”
갑사 1군 부장은 조선 임금 융을 주상전하라 부르지 않고 주군이라고 불러다.
“예, 압니다.”
“지금 말을 충청까지 달려서 늙은 국적을 생포할 것이다.”
늙은 국적을 생포한다?
“예.”
“쉬지 않고 달려서 추포할 것이고 바로 한양으로 압송할 것이니 서둘려야 한다.”
“저항하는 자들은 어찌할까요?”
“우리는 주군의 군대, 우리에게 저항하는 자들은 역적이니 벤다.”
갑사 1군 부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만큼 갑사 부대는 기세가 등등했고.
이들을 임금 융이 제대로 통제하고 지휘하지 못한다면 망한 고려의 무인 시대 도방처럼 타락할 수밖에 없으리라.
“예, 알겠습니다.”
“출정하라.”
갑사 1군 부장이 명령을 내렸고.
대기하고 있던 200기의 기병이 일제히 주둔지를 벗어나 달렸다.
갑사 1군 부장은 세자였던 융이 자신의 더러운 손을 꼭 잡아줄 때를 잊지 않았다.
[또한 나의 칼이 되어라. 네 어미가 너라는 충신을 낳은 것이니 부부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예?] [내가 베라면 베고, 죽이라면 죽이면 된다.] [소 잡는 백정이 사람 잡는 백정이 되라는 말씀입니까?] [피를 흘려야 너를 낳고 서럽게 운 네 어미의 망할 조선이 바뀐다. 나와 조선을 바꿔보겠느냐?] [따릅니다.]놀랍게도 조선 임금의 직할 부대인 갑사 1군 부대의 부장은 야인을 아비로 둔 백정 출신이었다.
[내가 며칠 후에 조정 신료들을 위해서 연회를 펼칠 것인데 마지막이 가장 격정적일 것이다.]갑사 1군 부장은 임금 융이 자기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존명!”
갑사 1군 부장의 눈동자에는 임금 융에 대한 충성심이 활활 불타고 있었다.
* * *
그날 밤, 대전 침소.
“네가 사당패 공길이냐?”
나는 내 앞에 엎드린 자에게 물었다.
‘신기하네.’
내가 영화 왕의 남자 모티브가 되는 공길을 보게 될 줄이야.
조선의 임금이 자기를 갑자기 찾고 납치하듯 대궐로 데리고 왔기에 공길은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그런데도 또 여유로운 모습이 묘한 분위기를 만드는 남자다.
‘좀 씻기고 데리고 오지.’
대전 침소에 공길의 몸에서 나는 악취가 진동한다.
“예, 그렇습니다.”
“잠깐.”
“예.”
공길이 코를 땅에 박고 짧게 대답했고. 나는 부복해 있는 좌승지를 봤다.
“좌승지.”
“예, 주상 전하.”
“앞으로 누구든 나를 알현할 때면 계집처럼 씻겨라.”
내 말에 좌승지는 멍해졌고.
공길도 놀란 듯 무엄하게 고개를 들어서 나를 봤다.
‘뭐야? 이 반응은?’
설마 조선의 임금인 내가 남색이라도 즐기려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주, 주상 전하.”
좌승지의 목소리가 떨리는 이유는 내가 생각한 그 짓을 좌승지도 생각했다는 거다.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
“목소리가 왜 떨려?”
“아, 아니옵니다.”
“냄새가 나잖아, 악취가 진동하잖아. 좀 씻고 살자.”
사실 도승지나 우승지, 좌승지까지 냄새가 난다.
‘양반들이 잘 안 씻지.’
조선의 백성들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냄새가 진동한다. 사실 나는 그래서 세자 때 냄새나는 조선을 바꾸려고 비누라도 만들어야 할까 생각했지만.
내 조선에는 비누가 없다.
‘판타지 대체 역사 소설을 보면.’
현대인이 조선이나 고려 그것도 아니면 중세 유럽에 회귀하면 제일 먼저 돈을 벌기 위해서 비누를 만드는데.
나의 조선에는 비누가 없다.
“아.”
“좌승지는 요즘 목욕은 하지?”
“예, 주상 전하의 왕명으로 매주 한 번씩 꼭 잿물로 몸을 청결히 하옵니다.”
그래서 승정원 신료들은 그래도 냄새가 덜 난다.
‘아, 씨!’
좌승지 목덜미에 이가 보인다.
“알았다. 공길.”
“예, 주상 전하.”
“고개를 들라. 고개를 들어서 내 눈을 봐야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않겠나?”
백성은 조선의 임금의 용안을 똑바로 볼 수 없다.
“어서.”
내 명령에 공길이 고개를 들어 나를 봤다.
“내일 대전 앞마당에서 너를 중심으로 연회를 펼칠 것이다. 한 번 제대로 놀아볼 수 있겠나?”
“어찌 놀이패를 짜면 되겠습니까?”
“네가 저잣거리에서 했던 그대로.”
공길의 사당패는 저잣거리에서 늙은 양반을 흉내를 내며 조롱한다고 했다. 또한 임금도 조롱하고 그런단다.
[찢어 죽일 공길이라는 놈을 바로 추포하여 목을 베겠나이다.]갑사 부장이 내게 했던 말이다.
나는 승정원과 함께 내금위도 완벽하게 장악했고.
또 내 직속 부대인 갑사 부대도 1,000명이나 된다.
‘그중에서 나를 제일 맹신하는 것은.’
갑사 부대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갑사 부대 병사들은 대부분 조선에서 핍박받고 멸시당하던 천인 출신이 많아서다.
그래서 사실 내가 갑사 부대를 창설할 때 그 구성원으로 백정과 천인을 포함하겠다고 하자 도승지가 극구 말린 거였다.
“예?”
“반성할 기회는 딱 한 번은 줘야지.”
“예?”
공길은 이해 못하겠다는 눈빛이다.
“그런 것이 있다. 너의 사당패가 제대로 놀면 상을 내릴 것이고 눈치를 보며 놀면 임금에게 불경한 죄로 목을 칠 것이다.”
나는 한다면 한다.
“주, 주상 전하.”
바로 겁을 먹는 공길이다.
“네가 생각한 것이 옳고 조선을 풍자한 것이 옳다면 내일 연회에서 제대로 놀거라. 알겠느냐?”
“주, 주상 전하.”
“뒈지기 싫거든, 알았느냐?”
“예, 알겠나이다.”
“그리고 또 네게 밀명을 내릴 것이 있다.”
“예?”
영화나 사극 드라마를 보면 임금이 임명한 암행어사는 마패 하나만 들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줄 아는데 실상은 반대다.
‘충청도의 늙은 국적만 봐도 그렇지.’
임금이 파견한 암행어사가 비명횡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당패는 조선 팔도를 돌지?”
“예, 그렇지요.”
“조선 팔도를 돌며 놀고 그곳에 본 것을 내게 거짓 없이 고하라.”
“주상 전하, 암행어사 비슷한 것입니까?”
바로 떠올리는 것을 보니 공길이 머리가 그리 나쁜 인사는 아닌 거다.
“비슷한 거지.”
“아!”
“공길.”
“예, 주상 전하.”
“네가 본 선왕과 나의 조선은 어떻게 다른가?”
“예?”
“너의 장점이 혀고 네 혀에서 나오는 풍자가 내 앞에 무릎 꿇게 한 거다. 사실만 말하라.”
내 말에 눈빛이 확 달라지는 공길이다.
“선대왕의 조선은 양반의 조선이고 백성은 배도 곯고 노역도 많은 조선이었습니다.”
공길의 말에 좌승지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면 나의 조선은?”
백성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백성이 배를 곯지 않는 조선인데 살도 찌지 않는 조선이옵니다.”
“그게 뭐지?”
“백성은 노역에 뼈가 빠지는 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싫다는 건가?”
“배도 곯고 노역도 많은 조선보다야 배부르고 뼈가 빠지게 일하는 조선이 백성에게는 싫지 않을 겁니다.”
조선의 현실을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노역이 많기는 하지.’
2년 동안 서해안에 만든 염전이 몇 개인가?
또 광산 개발에 투입된 인원이 얼마인가.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전국에 판 저수지가 몇 개인가?
그 모든 일은 내가 가진 내탕고의 재물과 조선 백성의 땀으로 만든 결실이다.
“그래서 백성은 임금을 뭐라고 하던가?”
“관심 없을 것입니다.”
“관심이 없다?”
“예, 먹고 일하고, 일하고 먹고를 반복하니 임금을 욕할 시간도 칭송할 시간도 없는 줄 압니다.”
공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뀐 일은 조선에서 굶어 죽는 백성은 없다는 겁니다.”
“그럼 된 거다. 하하하!”
성리학이 싫지만, 성리학이 원하는 임금은 요와 순이다.
요순시대의 백성은 임금이 누군지도 몰랐단다. 그게 태평성대란다.
“공길.”
공길과 같은 사당패는 쓸모가 많다.
염탐이 가능하고.
유언비어를 퍼트리기도 쉽다.
“예, 주상전하.”
“전국을 돌며 탐관오리를 찾아서 나에게 고하라.”
국가가 온전히 반석 위에 오르려면 썩은 탐관오리는 없어야 한다.
“예, 알겠나이다.”
“혹여 너의 개인적 앙금이나 원한으로 거짓을 고하면 너의 부모 그리고 네가 아는 모든 자들의 살로 젓갈을 담아서 네게 먹일 것이다.”
내 말에 공길이 기겁했고.
좌승지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이런 말을 쉽게 해버리는 것은 내가 연산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진짜 연산군이 될지도 모르지.’
나는 항상 나를 경계할 것이다.
“주, 주상 전하.”
“나는 한다면 해.”
나는 공길을 매섭게 노려봤다.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