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71)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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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국 황제 융의 개인 서재 전각.
조선 제국은 내가 편하게 요동 아래인 압수 이남 지역을 북변이라고 불렸고.
두만강 이남을 북녘이라고 불렀다.
‘북변에서 파발꾼이 왔다고 해서 놀랐는데.’
파발꾼과 함께 온 존재는 요동 총관부 총관이 북변 지역으로 몰래 보낸 장수였다.
“요동 총관부 총관이 식량이 부족하여 너를 북변 지역에 보냈다고?”
생포되었을 때 북변의 군사에게 얼마나 두들겨 맞았으면 저런 모습일까?
또 북변에서 한양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또 얼마나 맞고 굶었으면 눈이 행하게 들어갔을까?
“그, 그렇습니다.”
“연락 장교.”
나는 요동군 장수가 내게 대답한 것을 듣고 바로 그를 이곳으로 끌고 온 파발꾼인 북변의 장교를 불렀다.
“예, 황제 폐하.”
“얼마나 두들겨 팼으면 저 모양 저 꼴인가?”
“생포 과정에서 좀 두들겨 팼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는 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저 모양이야?”
얼굴이 엉망진창이다.
“말에 묶어서 끌고 오다가 보니 말 등에 얼굴이 부딪쳐서 저 꼴이 됐습니다.”
말에 태워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 아니라 짐처럼 저자의 몸을 말에 묶어서 왔기에 말의 등에 얼굴이 부딪쳐서 저렇게 된 거란다.
“짐짝처럼 끌고 왔군.”
“망극하옵니다. 황제 폐하.”
“아닐세, 해야 할 일을 한 거지. 밖에 누구 있는가?”
내 부름에 환관과 호위 총관부 무사가 동시에 들어왔다.
“예, 황제 폐하.”
“얼굴은 만신창이고 눈이 횅하고 오는 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한 것 같으니 수라를 가지고 와라.”
“예, 알겠나이다.”
환관과 호위 총관부 무사가 대답하고 내 서재 전각에서 나갔다.
“그대도 오는 길에 고생이 많았으니 이만 돌아가서 쉬라. 저자를 짐이 직접 국문한 후에 다시 부를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파발꾼이 대답하고 서재 전각을 나갔다.
“짐은 조선 제국의 황제다, 네가 요동에 관해서 소상하게 말하면 너에게 큰 상을 내릴 것이다.”
“제, 제국이라고 했습니까?”
요동군 장교가 놀란 표정으로 내게 되물었다.
“조선이 연호를 쓰고 명나라와 대등한 황제국임을 천명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요동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건가?”
이것은 명나라의 공권력이 요동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또 명나라 조정이 의도적으로 이런 정보를 요동에 제공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렇소.”
소?
이게 뒈지려고 이러는 것 같다.
“앞으로 한 번만 더 혀를 짧게 굴리면 그 혀를 더 짧게 잘라주마.”
내 말에 포로가 된 요동군 장교가 인상을 찡그렸다.
“…….”
“묻노라, 요동도 극심한 흉년에 시달리고 있겠지?”
“그렇소, 아니 그렇습니다.”
혀는 잘리기 싫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요동의 백성들이 굶어 죽는 일이 다반사겠구나.”
살짝 또 의도적으로 요동의 사람들을 걱정하는 눈빛을 보였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요동 총관부 총관께서 저를 조선의 북변으로 보내어 식량을 구해오라고 하셨습니다.”
“식량을 구해와라? 무슨 수로?”
내가 이미 식량을 통제했다.
‘요동에도 식량이 없다.’
그러니 요동 사람들은 굶어 죽고 있으리라.
하지만 요동성 안에는 군량미가 충분하게 비축되어 있을 거다.
“됐고, 요동 총관이 요동 백성을 걱정하면 요동성 안에 비축해 놓은 군량미라도 구휼미로 푸는 것이 다 빠를 건데?”
“이미 그러고 있소이다.”
이미 그러고 있다?
‘잘 됐다.’
요동을 바로 공격하여 포위하면 요동까지 조선 제국의 영토로 편입할 절호의 기회가 온 거다.
‘하지만!’
요동만큼은 정벌이 아닌 흡수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조선 백성의 수가 지금보다 3배만 많았다면?’
바로 나는 요동을 정벌하겠다고 선언했을 거다.
“그렇단 말이지?”
내가 되묻자 포로가 된 요동군 출신 장수가 바로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요동 태수가 참으로 인자한 위인이군, 하하하!”
“……”
왜 이러냐는 표정으로 말없이 나를 봤다.
“그대는 명나라 출신인가?”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런가? 요동이 처음부터 한족의 땅이 아니기에 묻는 거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어리석은 명나라 조정은 국경 지대에 나가 있는 사령관을 믿지 못하고 다른 지역 출신으로 사령관을 임명한다고 하는데 그대와 요동 태수는 어디 출신인가?”
“나는 요동 출신이오.”
“그래, 그러면 명나라 사람이 아니라는 거군, 쯧쯧, 그걸 미리 말했으면 조선 제국 군사에게 생포가 됐어도 덜 맞았을 거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요동은 조선과 같은 뿌리다. 옛날 조선의 갈래에서 나왔고 또 고구려의 후손이 요동 사람이고 조선 역시 옛날 조선을 계승하니 같은 뿌리이지.”
내 말에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래서 짐은 요동을 지금까지 조선 제국의 영토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그대를 이용하여 요동을 조선 제국에 귀속시켜야겠다.”
“명나라가 무섭지도 않습니까?”
“그대는 명나라가 무섭나? 아니지, 그대가 또 요동 태수가 명나라에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기에 그대를 조선으로 보내어 은밀하게 식량을 구하라고 한 것이지 않나?”
내 말에 요동군 장수가 인상을 찡그렸다.
“아니지, 명나라 조정에서는 피가 다른 요동 사람들에게까지 보낼 식량이 없지, 그리고 보낼 마음도 없는 거지. 하여튼 그대는 잘 왔도다. 또한 그대를 조선으로 보낸 요동 태수가 참으로 현명한 자다. 만약 식량난 때문에 군사를 일으켜서 남진해왔다면 조선 제국의 황제인 짐은 어쩔 수 없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짐의 백성을 도륙했을 것이다.”
“요동군은 약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 요동 사람들은 고구려의 기백을 물려받아서 강성하고 용감하다. 그런데 그런 용감하고 실력 있는 요동 출신 사람들이 명나라 조정에 나가서 출세하더냐?”
“으음.”
“철저하게 차별받아 왔었다. 명나라 조정은 요동 사람들을 여전히 오랑캐 취급하는데 요동 백성들은 그래도 명나라 왕실에 미련하게 충성만 할 건가?”
“나는 더는 황제께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 나는 너의 황제다. 그래서 나는 너에게 또 요동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 것이다.”
“예?”
“요동에서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내어주마.”
내 말에 요동군 장수가 못 믿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건주여진을 말살하고.’
해서여진과 야인여진을 흡수하는 데 오래 걸린다.
그러니 당장 요동성에 군량미가 떨어졌다고 해서 공격할 필요는 없는 거다.
“황제 폐하.”
그때 문 쪽에서 나를 부르는 환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
“예, 황제 폐하.”
수라상이 들어왔고.
요동군 장수가 수라상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자기를 주려는 줄 아는 모양이군.’
내가 출출해서 가지고 오라고 한 거다.
“환관.”
“예, 폐하.”
“잣죽 한 그릇을 준비하여 저자에게 주라.”
“예, 알겠나이다.”
내 말에 요동성 장수가 실망한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네가 지금 며칠을 굶었는데 이런 기름진 음식을 먹는다면 토사곽란을 일으켜서 죽을 거다. 그러니 죽부터 먹어라.”
요동군 장수에게 말한 후에 나는 치킨의 다리를 뜯었다.
‘조선 궁중 음식에 치킨이 있냐고?’
당연히 없었지.
그래서 내가 수라간 상궁에게 조리법을 알려줬고.
나는 조선에서 치킨을 먹게 됐다.
그것도 야식으로.
치킨에 성공했기에 나는 얼마 전에 맥주도 만들어서 마시기 위해서 양조장 책임자에게 맥주를 만들 비법을 알려줬다.
물론 내가 알려준 것은 보리를 이용해서 술을 만들라는 거지만 말이다.
‘성공하면?’
야식으로 치맥이 가능해진다.
* * *
두만강 이남의 평지에 설치된 충샨의 부대 임시 주둔지.
조선 북벌군은 의도적으로 신식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건주여진의 선발되는 화살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철갑 기병이기에 도하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만약 조선 북벌군이 건주여진의 선발대를 두만강에서 수장시킬 생각이었다면 다연발 신기전을 사용했을 거다.
“이렇게 쉽게 도하할 줄은 몰랐군, 하하하!”
충샨은 의기양양했다.
“예, 그렇습니다.”
현재 조선 북벌군 4만과 충샨의 기마 군단 5만이 평지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게 됐다.
“선발대의 피해는?”
“철갑 기병 400기 정도가 전사했습니다.”
그래도 도하를 저지했던 조선 북벌군은 알차게 충샨의 철갑 기병을 골라서 제거했다.
“사상자가 크지는 않군.”
충샨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예, 그렇습니다. 아쉬운 것은 도하에 성공했던 철갑 기병이 조선군을 쓸어버리려고 할 때 조선군들이 후방으로 후퇴했다는 겁니다. 본진이 안전하게 도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임무이기에 더는 추격하지 않았습니다.”
“잘했다. 딱 봐도 조선군은 4만 정도다.”
“예, 그중에 1만 정도가 기마 군단을 상대가 가능한 기병입니다.”
“하하하, 틀렸다.”
“예?”
“다 같은 기병으로 보이지만 다르지.”
사실 야인의 기마대는 실력이 상당했다. 조선군 기병 중에서 마상에서 활을 쏘거나 신식 화승총을 달리는 상태에서 쏘는 기병이 많지 않았지만 건주여진 소속 기병들은 대부분 말을 달리면서 활을 쏠 수 있었다.
그래서 최강이라고 불리는 거고.
5만의 여진 전사가 모이면 세상이 위태로워진다고 명나라 사람들이 말하는 거다.
“곧 해가 중천에 뜨겠군.”
“예, 그렇습니다.”
“해가 중천에 뜨면 바로 저 조선군들을 쓸어버리고 한양으로 진격한다.”
충샨은 자기를 막고 있는 4만 명의 조선군만 전멸시키면 자신의 기마 군단을 막을 조선군이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 * *
조선 북벌군 주둔지 첨탑 위.
조선 북벌군은 이곳에 방어진지를 구축한 후에 바로 북벌군 사령관이 전장을 직접 관측할 수 있게 나무로 첨탑을 세웠다.
그리고 그 위에는 북벌군 사령관과 매설용 비격진천뢰를 미리 들판에 매설해 놓은 폭파 장교가 있었고.
북벌군 사령관의 부관 중 한 명도 함께 첨탑 위에 있었다.
“사령관 각하, 지도를 보시면 여진 놈들이 화력 구간에 딱 들어앉았습니다.”
폭파 장교를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면 공병 부대 장교일 거다.
“그렇군.”
“예, 그렇습니다.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면 놈들의 주둔지가 난리가 날 것입니다.”
“저기 백마를 타고 있는 자가 충샨이지?”
단안경으로 확인한 북벌군 사령관이 부관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부관이 대답했고.
북벌군 사령관이 폭파 장교를 봤다.
황제 융이 자신에게 내린 칙령이 떠오르는 북벌군 사령관이었다.
“여진족 수괴인 충샨이 서 있는 곳도 매설 지도에 표시된 화력 구간입니다.”
폭파 장교가 북벌군 사령관에게 말했다.
“충샨을 생포한다.”
“예, 그렇다면 가-75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폭파 장교의 보고에 북벌군 사령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부관.”
“예, 사령관 각하.”
“기병을 둘로 나눠 좌·우측으로 도주하는 놈들을 도륙할 수 있게 하라.”
“예, 알겠나이다.”
이제야말로 조선 북벌군의 건주여진 전사들을 도륙하는 시간이 온 거다.
“폭파 장교.”
“예, 사령관 각하.”
“첨탑에서 내려가 도화선에 불을 붙이라.”
“예.”
“이제 저놈들을 전멸시키고 북녘을 수복할 때다. 하하하!”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조선 북벌군은 자신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또 원하는 시간에 완벽하게 준비하여 싸운다는 거다.
그러니 피해는 최소화될 수밖에 없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