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8)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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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18화
인수대비의 전각.
인수대비가 우의정을 불렀다.
“주상의 외할미인 장흥 부부인과 폐비의 오라비들을 모두 복권하라는 말씀입니까?”
“주상께서 보위에 오른 지 2년이나 지났는데 주상의 외할머니인 장흥 부부인이 아직도 유배되어 있어서는 안 되는 거지요.”
인수대비는 우의정과 논의할 때 2년 전 자기 아들인 성종이 승하한 후 하루가 지났을 때 자신을 찾아온 세자 융이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주상께서 이 할미와 한 약속을 지키고 있으니.’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자기 남편인 덕종의 일생을 성종실록에 별책으로 기록해야 한다고 임금 융이 영의정에게 지시했기 때문일 거다.
“진정입니까?”
“그렇소.”
“그들이 복권되면 폐비의 일이 거론될 수도 있습니다.”
성종부터 폐비 윤 씨의 일에 함구령을 내린 상태였다.
그래서 진짜 연산군은 신수근과 임사홍이 폐비 윤 씨가 사사된 일에 관해서 듣기 전까지 실질적인 내막을 몰랐는데 알고 난 후에 시쳇말로 흑화되어 폭군이 됐다.
“나는 주상을 믿소.”
사람은 사람을 믿기 시작하면서 배신을 당하는 법이다.
“예.”
“태종 대왕과 세조 대왕 이후에 이렇게까지 왕권이 강화된 적은 없었소.”
“그렇기는 하옵니다.”
“그러니 주상께 주청하여 주상의 외가를 복권되게 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대비마마.”
이렇게 임금 융은 스스로 움직이지 않고.
인수대비를 이용해서 자신의 외가가 모두 복권될 수 있게 일을 꾸몄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임금 융의 외숙인 윤구가 다시 조정에 출사할 수 있게 된 거다.
이것도 어떤 면에서는 임금 융의 이이제이이리라.
* * *
조선의 대궐 대전 침소.
공길이 궁을 나간 후 나는 도승지의 보고를 받았다.
‘낮에 처리해야 할 일과.’
밤에 처리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주상전하, 아탕개가 충샨으로부터 백성 300명을 돌려받았다고 합니다.”
내가 만든 전서구 체계는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기에 전서구를 담당하는 도승지가 이렇게 보고하는 거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다.
“주상께서 명하신 곳으로 백성들을 이끌고 가는 중이고 아마도 지금쯤이면 도착했을 것이옵니다.”
“무산군.”
“예, 그렇습니다. 저는 그저 걱정될 뿐입니다.”
“왜?”
도승지는 요즘 걱정이 늘고만 있다.
“그곳은 여전히 야인들이 세력을 펼치는 곳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하지만 내 조부이신 세종대왕께서 정복한 땅이니 이제 손자인 내가 온전히 다스릴 것이다. 사실 한시름 놨다.”
“예?”
“금강산 별기군을 먹이느라 나는 머리가 터지고 아탕개는 허리가 휠 정도였지. 하하하!”
백성이 그곳에 정착하면 현재 금강산 화적떼로 위장한 별기군 500명의 군량은 그들이 담당하면 된다.
‘그리고.’
무산이다.
그곳이 무산 광산이다.
그리고 거긴 노천 광산이니 철광석을 채굴하기 쉽고.
모든 일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쇠가 엄청나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준비가 완료되면!’
건주여진부터 친다.
그리고 그 건주여진 중에서도 나와 교역하고 있는 충샨부터 칠 거다.
“주상전하, 대비전 상궁이 뵙기를 청하옵니다.”
대궐은 자동문인데 문 앞에 나인들이 서서 문을 열어주고 또 누가 왔는지 고한다.
“들라 하여라.”
내 명령과 함께 문이 스르륵 열렸다.
“대비마마 전각의 최가 상궁입니다.”
환관이 내게 말했다.
“고하라.”
인수대비 주변에도 간첩을 심어놓은 상태다.
“대비마마께서 우의정을 부르시어 주상전하의 외가를 모두 복권되도록 명하셨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상궁이 내게 고하며 살짝 웃었다.
‘이것도 이이제이지.’
내가 나서면 생모인 폐비 윤 씨를 폐비로 만든 인수대비가 나를 괘씸하게 생각할 것이기에 나는 덕종을 이용해서 인수대비를 움직인 거다.
* * *
조선 변방 함경도 일대 무산군.
‘주상께서는 왜 여기로?’
충샨과 교역을 끝낸 아탕개는 건주여진 족장 충샨에게 돌려받은 조선 백성 300명을 조선의 임금 융의 지시대로 첩첩산중인 무산군으로 이끌고 왔고.
여진족의 노예로 살던 조선 백성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부푼 꿈을 첩첩산중을 보고 접어야 했다.
맞는 말이다.
조선이 무산군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된 것은 앞으로도 150년 정도 후인 현종 16년쯤이니 조선의 영토로 선포했다곤 해도, 관리는 미흡했다.
주인의 명령이고 임금의 왕명이라서 아탕개는 자신의 별동대나 다름없는 상단 무사와 함께 300명의 귀환한 조선 백성을 데리고 이곳에 온 거다.
[충샨과 교역하러 갈 때 철광석을 구분하고 채굴할 수 있는 광부를 데리고 가라.] [광부라 했습니까?] [그래, 돌아오는 길에 그 광부들을 환향민과 함께 두고 오고, 그들이 터전을 잡고 자립하기 전까지 식량과 생필품이 부족하지 않게 보급해라.]조선 시대 사람들은 함경도 무산군에 철광석과 석탄 노천 광산이 있는 줄 모르겠지만 현대인의 영혼인 임금 융은 당연히 아는 일이었다.
‘철광석을 캐시겠다는 건데.’
부국을 떠나서 강병을 위해서는 당연히 무기를 만들어야 했고.
철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조선의 임금 융은 건주여진 족장인 충샨에게 돌려받은 조선 백성 300명을 무산으로 보낸 거였다.
“이곳이 너희들이 터전을 잡고 살아갈 땅이다.”
분지 같은 곳에 도착한 아탕개는 불안감에 수군거리는 조선 백성들을 보며 소리쳤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고향으로 돌아간들 너희들을 누가 반기겠느냐?”
아탕개의 말은 곧 임금의 생각이었다.
“예?”
“너희들이 야인들에게 잡혀갔을 때 땅이 있는 자들은 그 땅을 형제들이 나눴을 것이고 재물이 있는 자들은 또 주변이 갈랐을 것인데 돌아가면 달가울까?”
아탕개의 말에 사내들은 인상을 구겼다.
“그래도 사내들은 돌아가도 참을만하겠지만 계집들은 야인에게 몸이 더럽혀졌다고 욕할 것이고 시집간 아낙들은 죽기를 강요당할 것이다.”
여자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런 너희들을 임금께서 딱히 여기시어 이곳에 정착촌을 마련해 주라고 하셨으니 성은이 망극한 일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이곳에 정착하여 살아라, 농사를 짓기 전까지는 상단에서 곡식과 생필품을 지원해 줄 것이다.”
아탕개가 말한 후에 데리고 온 광부들을 봤다.
“주상 전하의 명대로 힘껏 일하시게.”
“예, 알겠습니다.”
역사적으로 무산 광산이 제대로 개발된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15년쯤이다. 그러니 500년 이상 또 역사가 앞당겨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고.
조선의 임금 융이 이러는 것은 무산 광산이 노천 광산이기 때문이며 정복을 준비하는 임금 융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군사이고 또 무기를 만들 철이기 때문이었다.
두두두, 두두두!
그때 아래 방향에서 거친 말발굽 소리가 들렸고.
100기의 기병이 무장한 상태로 달려와서 멈췄다.
갑작스러운 기병의 출몰에 조선 백성 300명은 기겁했지만 아탕개는 여유로웠다.
“워워워!”
기병대 선두에 선 자가 말을 멈췄고 아탕개에게 다가왔다.
“나는 금강산 별기군 1제대 기병 대장 박충모요.”
금강산 별동대를 사람들은 금강산 화적패라고 불렀다. 물론 그들은 임금 융이 세자 때부터 양성한 사병이고.
어떤 면에서 임금 융은 그들을 먹이느라 허리가 휠 정도고.
아탕개가 야인과 밀무역을 떠날 때 가장 많이 챙겨야 할 것은 금강산 화적떼로 위장한 별기군의 군량이었다.
그리고 임금의 충복 중 한 명인 박충선이 왜인들과 밀무역할 때도 지리산 산적으로 위장한 사병들을 위해서 군량을 챙겨야 했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노고가 많으셨소.”
이들이 이렇게 시간을 딱딱 맞춰 도착해서 임금 융의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세자 융이 세자 때부터 구축한 전서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임금께서 이곳에 진을 설치하라고 명하시어 이곳으로 병력 일부를 끌고 왔소이다.”
한마디로 임금 융은 무산에 군영을 설치하고 또 철광석 광산을 개발하면서 그들을 먹이기 위해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 인력을 환향민으로 대체한 거였다.
“임금께서 전하시라는 말씀이 있기에 백성들에게 전하겠소.”
아탕개의 말에 별기군 대장에게 말한 후 넋이 나간 백성들을 봤다.
“이곳에서는 세금이 없다. 또 이곳에서는 양인과 천인의 구분이 없으며 양반도 없다.”
아탕개가 소리쳤지만, 백성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이곳은 오직 우리의 주인이신 주상전하와 백성들만 고귀하다고 하셨다. 끝!”
조선의 임금 융은 이렇게 함경도 무산군 첩첩산중에 별천지를 만들었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은 임금 융의 대업이 이렇게 차곡차곡 하나씩 진행되고 있다는 거였다.
아탕개는 임금 융이 한 말이 떠올랐다.
[들어올 수는 있어도 나갈 수는 없게 하라.]다시 말해서 금강산 별기군 100명의 기병은 무산 광산을 지키는 수호자이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일할 인부들을 감시하는 감시자의 역할도 부여받은 거였다.
[알겠사옵니다.] [조선에 쇠가 넘쳐나야 뭐든 된다.]‘쯧쯧, 저들은 평생 철광석만 캐다가 죽겠군.’
아탕개는 넋이 나간 300명의 환향민을 보며 혀를 찼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