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8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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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전 조광조의 연구실.
조광조는 황제 융에 수학을 연구하라고 칙령을 받았고 수학 발전에 몰두했다.
“산술이라는 것이 표가 나는 학문이 아니지 않느냐?”
집현전 귀신들에게는 감시자가 한 명씩 붙는데 대부분 소녀다. 물론 소녀라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닌데 소녀들은 철저하게 세뇌당했고 암살과 살인 기술까지 익힌 군사들이었다.
“그래서 신식 소총을 구해오라고 하신 건가요?”
귀신이 된 조광조는 몇 개월 전에 소녀에게 부탁하여 신식 소총을 구해달라고 했고.
황제 융이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신식 소총 개량에 착수했다.
“언제까지 귀신으로만 살 수는 없으니까.”
사실 집현전에 갇힌 성균관 유생 출신 귀신들은 죽을 맛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서 환생(?)하기를 고대했다.
물론 귀신이 된 조광조가 신식 소총 개량 연구할 때면 그의 옆에는 무장한 무관이 동석했고 연구가 끝나면 신식 소총을 회수해 갔다.
“귀신께서도 사람이 되고 싶으신 모양이네요.”
“그래, 이대로라면 정말 자결할 것 같다.”
귀신인 조광조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때.
신식 소총 연구를 위해서 갑사 부대 출신 무관 셋이 신식 화승총을 들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왔다.
“귀신이 신식 소총을 개량 연구하니 가지고 왔다고 전하게.”
조광조가 귀신이기에 무관은 조광조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다. 이것은 일종의 무시이고 천대이기에 이럴 때면 조광조는 미칠 지경이었다.
‘내가 꼭 사람이 되어야겠어.’
이대로 살면 어느 순간이 되면 정말로 삶을 내려놓을 것 같은 그였다.
“신식 소총을 가지고 왔다네요.”
조광조 담당 소녀가 조광조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젠장!”
조광조의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귀신은 욕할 수 없어요.”
“너까지 왜 이러는 거냐?”
“귀신이시니까요.”
조광조의 감시와 소통을 담당하는 소녀는 철저하게 세뇌가 된 소녀이고.
또 조광조가 수학 연구와 함께 신식 소총 개량에 착수했다는 사실은 이미 황제 융에 보고된 상태였다.
“알았다. 화약 접시를 대신해서 이걸 끼워보라고 해라.”
조광조가 내민 것은 며칠 전에 대장장이를 통해서 만들어온 뇌홍이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조선 제국의 제식 소총이 또 한 번 개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화승총이나 머스킷의 최고 단점은 장전하는 데 오래 걸린다는 것인데 뇌홍이 개발되면 그 장전 속도가 확연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신식 소총을 분해하여 이것으로 조립해 보라고 해라.”
뇌홍을 사용할 수 있게 신식 소총의 부품까지 개량을 끝낸 귀신 조광조였다.
“소총을 분해하여 이것으로 조립하라고 하네요.”
물론 소녀가 말하기 전에 무관은 신식 소총을 분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신식 소총의 부품을 교환할 수 있는 이유는 신식 소총만큼은 규격화를 끝냈기 때문이었다.
착착, 척척, 척척척!
무관은 능숙하게 신식 소총을 분해했고.
귀신 조광조가 준 새로운 부품을 신식 소총에 결합했다.
“오, 이런 방식이면 정잔 속도가 확연하게 줄어들 것 같소.”
“발사가 되어야 합니다.”
무관들끼리 대화가 이어졌다.
“밖에서 발사해 보면 되지.”
“그렇지요. 화약 접시를 이 작은 것이 대신할 수 있다면 바람이 부는 날이나 비가 조금 내리는 날에도 신식 소총을 발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나가서 시험해 보자고.”
신식 소총에 뇌관을 끼울 수 있는 부품으로 교체하여 결합을 끝낸 3명의 무관이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황제께 보고되면 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 기대가 큰 사람은 당연히 귀신에서 사람이 되고 싶은 조광조이리라.
하지만 조광조가 생각하는 황제 융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다.
탕!
그때 신식 소총의 총성이 울렸고.
그 소리를 들은 조광조는 미소를 머금은 후에 주먹을 꽉 쥐었다.
“성공했나 봐요.”
“아, 이제 나도 사람이 될 수 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너는 황제께 이 사실을 보고해라.”
“여부가 있겠어요.”
그때 무관 셋이 놀란 표정으로 귀신 조광조의 연구실로 들어왔다.
“어떻소?”
귀신 조광조가 물었고.
무관 셋이 뇌홍의 성능을 확인하여 흥분한 상태지만 여전히 조광조를 무시했다.
“대단한 개량이라고 전해주시오.”
무관이 소녀에게 말하자 조광조는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단한 개량이라고 하네요.”
“들리면서도 안 들리는 척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전해.”
귀신 조광조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말해도 소용이 없고요, 저는 집현전 연구 결과 종합 부서에 이 사실을 보고하겠어요.”
“그래, 그렇게 해라, 최대한 빨리 폐하를 뵙고 싶다.”
조광조는 자신이 개발한 뇌홍과 또 자신이 개량한 신식 소총이 황제에게 보고되면 귀신에서 다시 사람으로 환생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예, 알았어요.”
* * *
대월국 대전 회의장.
대월국 태자가 저격당했다는 사실은 연락병에 의해서 대월국 조정까지 알려줬고.
그와 함께 대월국 군대 지휘관 상당수가 저격으로 전사했다는 사실도 보고됐다. 그런데 대월국 태자가 전사했다는 사실이 통보되면서 대월국 왕자들의 야망이 꿈틀거렸다.
“폐하께서 이주 친정을 떠나신 후에 감감무소식이고 태자 전하께서 전장에서 전사하셨으니 내가 대월국 두 번째 왕자로 임시지만 대리청정을 할 것이오.”
제일 빠르게 움직인 존재는 태자의 전사에 의해서 계승 서열 1순위가 된 대월국 두 번째 왕자였다.
“예, 그렇게 하셔야지요.”
대월국 두 번째 왕자를 지지하는 대월국 신하들이 일제히 합창이라도 하듯 말했고.
나머지 신하들은 반대할 명분이 없기에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부터 논의합시다.”
대월국 2 왕자가 과감하게 옥좌에 앉으며 말했고.
일부 신하들은 인상을 구겼다.
“전장에서 온 병사의 보고에 의하면 총성이 울렸고 태자께서 저격당하여 전사했다고 했소.”
조선 제국 옹주부에서 사찰한 내용 중 하나가 대월국 2 왕자는 능력이 뛰어난 왕자라는 거였다.
“예, 저희도 그렇게 들었습니다.”
“명나라 군대에서도 우리처럼 화승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다면 조선 제국 상인인 박충선이 조선 제국과 공모하여 대월국의 적인 명나라에도 화승총을 팔았다고 생각할 수 있소.”
2왕자의 말에 대월국 대신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듯합니다.”
“만약 조사하여 그렇다면 신의 없는 박충선은 물론이고 조선 제국 왕이 보낸 공주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오.”
이미 전사한 대월국 태자는 전장으로 나가기 전에 대월국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명나라 황제의 딸인 공주를 참수했고.
그 목을 궁궐 앞에 효수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조선 제국의 황제가 보낸 공주를 해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대월국 조정에는 박충선의 금과 은에 매수된 매국노가 많았다.
“해할 수 없다?”
“그렇습니다.”
“왜?”
“조선 제국에서 보낸 공주를 명나라 공주처럼 참수한다면 조선 제국은 명나라와 손을 잡게 될 것입니다.”
“조선 제국과 명나라의 사이가 그렇게 나쁜데도 손을 잡을 것 같소?”
“대월국이라는 고깃덩이가 있다면 서로 이빨을 보이는 짐승이 힘을 합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신하의 말에 2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옳은 것 같소. 하지만 박충선에게 그 일에 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오.”
그때.
밖에 있던 경호 무장이 급하게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
“2왕자 저하.”
경호 무장이 2왕자를 저하라고 불렀고.
2왕자는 바로 인상을 구겼다.
“대리 태자인 내가 저하인가!”
바로 불쾌함을 드러내는 2왕자였다.
“2왕자 저하, 태자로 책봉되신 것은 아니십니다.”
다른 왕자를 지지하는 대월국 신하가 기회라고 생각했는지 말했고.
분열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대리라고 했다.”
2왕자의 말에 대신들은 또 할 말이 없었다.
“보고할 것이 있나?”
2왕자가 대신들에게 경고하듯 말한 후에 경호 무장을 봤다.
“대전 밖에 상인 박충선이 왔나이다.”
“마침 잘 됐군, 바로 들어오라고 해라.”
그때!
다른 무장 하나가 급하게 대전으로 뛰어들어서 2왕자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급보입니다.”
무장이 소리를 질렀다.
“급보?”
“예, 그렇사옵니다.”
“급보의 내용이 무엇이냐? 혹여 전선이 무너져서 명나라 군대가 남진을 시작한 것이냐?”
전사한 태자는 대월국의 모든 병력을 이끌고 북부로 향했다. 만약 그 군대가 괴멸되었다면 대월국에는 명나라 군대를 막을 군대가 더는 남아 있지 않았다.
“그건 아닙니다.”
무장은 참담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2왕자와 대월국 신하들은 안도했다.
“답답하다, 어서 보고해라.”
“예, 망극하옵게도 이주 원정을 떠난 황제 폐하께서 해상에서 대규모의 해적단과 교전하였다가 정복군이 전멸하였고 폐하께서도 전사하셨다고 합니다.”
무장의 보고에 대월국 대전은 시간이 멈춘 듯 싸늘하게 변했다.
“지, 지금 뭐라고 했나?”
“말씀 올린 그대로입니다. 이주 정벌군 함대 중 2척의 군선이 겨우 회항하여 보고한 것입니다.”
“겨우 2척의 군선만 돌아왔다고? 또 폐하께서 전사하셨다고?”
2왕자는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예, 그들의 보고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무장의 보고에 2왕자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내가 이제 대월국 황제다!’
인간이 이런 존재인 거다.
* * *
조선 제국 황제 융의 개인 서재 전각.
탁자 위에는 또 한 번 개량된 신식 소총이 놓여 있다.
‘뇌홍으로 발사하는 머스킷이군.’
뇌홍이라면 수석총보다 발전한 단계다.
“이것을 귀신 조광조가 개량했다는 것이오?”
나는 집현전 직제학(直提學)인 함수길에 물었다.
직제학(直提學)은 종3품이고.
직제학이 새롭게 부여받은 임무는 귀신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내게 보고하는 것이다.
“예, 그렇사옵니다. 死人(사인) 조광조가 산술 연구와 함께 따로 시간을 내어서 연구하여 개량한 것으로 갑사 군단 소속 집현전 경호 부대 무관이 시험까지 했나이다.”
“그런가?”
나는 또 한 번 개량된 신식 소총을 가지고 온 무관을 보며 물었다.
“예, 그렇사옵니다. 폐하, 死人(사인) 조광조가 4개월 전부터 연구에 착수했던 것입니다.”
귀신들을 공식적으로는 사인(死人)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발사 실험을 해봤는데 기존 수석총보다 장전 속도가 월등하게 빨라졌습니다.”
당연한 거다.
‘조광조가 사람으로 환생하고 싶은 모양이군.’
사인(死人)들의 마음은 똑같은 거다.
그리고 집현전에서는 많은 연구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점은 없고?”
“예, 그렇습니다.”
“병조판서.”
“예, 폐하.”
“조선 제국군이 화승총에서 수석총으로 제식 총기를 교체할 때 막대한 자금이 소모됐지?”
“예, 그렇사옵니다. 이제야 겨우 조선 제국군 전체에 수석총으로 교체를 끝냈습니다.”
그래서 구식 화승총이 창고에 가득하고.
대마도는 왜국에 구식 화승총을 팔고 있고 제주도 국제 무역 항구에서도 구식 화승총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