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8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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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실 지금 보고하는 장수는 위충수의 최측근이라면 최측근이었다.
“병사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이유 중 하나가 징발한 식량과 재물 대부분을 본국으로 보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식량과 재물들이 과연 백성들에게 돌아가겠습니까?”
“그대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총사령관인 위충수의 눈빛도 확 달라졌다.
“본국에서는 총사령관 각하께서 대월국 점령지에서 식량과 재물을 징발하여 보내도 고마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으음!”
“요동 총관부의 경우로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명나라의 최대 문제점은 공을 세우는 장군이 있다면 군벌이 될 수 있다고 의심한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장수들은 많이 봤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건가?”
“소장들은 이미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대들이 무슨 마음을 모았다는 건가?”
“총사령관 각하께서 점령한 땅입니다. 또한 총사령관 각하께서는 20만 대군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20만 대군이라면 번국 건설도 가능합니다.”
“번국을 건설한다고?”
“두고 보십시오. 총사령관 각하께서 계속 승전보를 올리고 식량과 재물을 본국으로 보낸다면 조정 신료 대부분은 총사령관 각하의 충정을 무시하고 착복하는 식량과 재물이 많다고 의심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조정 신료들은 폐하를 감언이설로 속이고 새로운 총사령관과 장수들을 보낼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착복한다?”
“예, 그렇습니다. 만약에라도 그렇게 된다면 압송당한 총사령관 각하와 소장들은 파렴치한 죄인으로 낙인이 찍혀서 참수될 것입니다.”
장수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명나라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으음.”
장수가 말한 일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위충수도 알기에 신음을 터트렸다.
“번국을 세우고 명나라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장수들의 눈빛이 비장했다.
‘내가 거부하면?’
위충수는 위기감이 느껴졌다.
만약 자신이 번국 건설을 거부하고 번왕이 되는 것을 거부하게 되면 이 막사에서 죽어서 나갈 것 같았다.
“번국 건설이라!”
“예, 그렇습니다.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옳다.”
위충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소장들의 충심을 헤아려주셔서 황공하옵니다. 전하.”
명나라 조정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순간인 거다.
“그렇다면 번국의 국명을 무엇으로 정하면 좋을까?”
“지역으로 보면 이곳은 과거 오나라의 영토였습니다.”
“삼국지의 오나라?”
“예, 그렇습니다. 대월국을 완전하게 정복한 후에 오나라를 계승한다고 발표하면 대월국 놈들도 따를 것입니다.”
장수의 말에 위충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사실 위충수는 명나라의 국운이 다했다고 확신하는 인물 중 하나였으니까.
“옳다, 이곳에서 후오를 건국해야겠다.”
* * *
명나라 재상의 저택 안.
“위충수가 보낸 식량이 10만 석을 훌쩍 넘었고 금과 은을 비롯한 각종 재물도 상당합니다.”
명나라 조정 신료 중 하나가 명나라 재상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위충수 총사령관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잘 수행하고 있지.”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인다?”
“예, 그렇습니다. 조정에 식량 10만 석을 보낼 정도라면 위충수가 휘하 장수들과 얼마나 많은 곡물과 재물을 빼돌리겠습니까?”
한족들의 최고 단점은 서로를 믿지 못한다는 거였다.
사실 이런 일은 삼국지나 한족들이 쓴 소설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계략과 속임수를 써서 속이는 자는 현명한 사람이고.
속는 자는 멍청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풍토가 깔려 있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렇습니다. 그리고 황제 폐하의 신임도 더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재상 대인의 자리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신료의 말에 명나라 재상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럴 수도 있겠어.”
“학사 출신인 위충수 따위가 대월국을 정벌하여 그만큼의 곡물을 조정에 바칠 수 있다면 재상 대인께서 저를 보내시면 두 배 이상을 징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
“예, 황실에는 위충수가 보낸 만큼만 헌납하고 나머지는 재상 대인께 바치겠나이다.”
나라를 망치는 놈들은 원래 이런 놈들이다.
“사실 대전 회의에서 신료들을 항상 질타하고 비난한 위충수입니다. 위세가 더 높아지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그건 그렇지. 옳다. 총사령관과 휘하 장수를 교체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예, 그렇습니다.”
명나라 재상에게 말했던 신료가 사악한 미소를 보였다.
‘내가 재물을 모을 수 있겠구나. 하하하!’
이렇게 한족은 자기 욕심 밖에는 없으니 명나라는 곧 망할 수밖에 없으리라.
* * *
집현전 밖 공터.
“아, 망할!”
거의 2년 만에 감옥이나 다름이 없는 집현전을 나서는 사인(死人) 조광조는 공터 앞에 세워진 상여를 보고 바로 욕이 튀어나왔다.
“무녀는 사인(死人) 조광조에게 관에 들어가라고 전하라.”
정말 끝까지 죽은 사람 취급을 하는 거였다.
“예.”
호위 총관부 무장의 명령을 들은 소녀가 바로 대답했다.
“사인(死人)은 관에 들어가라고 하네요.”
“나도 귀 있어.”
사인(死人) 조광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대궐로 가시기 싫은 가요?”
“젠장!”
사인(死人) 조광조는 다시 한번 욕을 한 후에 자기 발로 열린 관에 누웠고.
그런데 사인(死人) 조광조가 관에 눕자마자 상여꾼 하나가 관 뚜껑에 대못으로 못질했다.
쾅, 쾅쾅, 쾅쾅!
이런 상황이니 관 안에 누운 사인(死人) 조광조는 덜컥 겁이 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대로 산채로 땅에 묻히는 건 아닐까?’
사인(死人) 조광조는 황제 융이라면 그렇게 하고도 남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여는 대궐로 이동한다.”
호위 총관부 장교가 명령했고.
그와 동시에 상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상여의 제일 앞에는 장송곡을 부르며 종을 치는 상여꾼이 있었고.
그 상여꾼 뒤로 상여가 대궐을 향해 이동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장송곡은 관에 누운 사인(死人) 조광조는 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꼭, 환생한다. 환생하고 만다!”
* * *
사할린 남부에 있는 남벌군 대마도 지부 군대의 주둔지.
“대마도 총독부에서 1차로 대월국 출신 노예 1천 명을 보냈습니다.”
이 지역은 홋카이도와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지역이고.
남벌군 대마도 지부 군대의 지휘관은 이곳에 임시 주둔지를 건설하고 있었다.
“목책 건설과 통나무 가옥 건설이 수월해지겠군.”
“예, 그렇습니다.”
임시로 만든 나루터에 정박해 있는 판옥선에서 대월국 출신 노예들이 하선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덜덜 떠는군.”
“대월국은 상당히 더운 지역이지 않습니까.”
지금이 4월이지만 사할린은 추웠다.
거기다가 대월국 출신 노예들은 방한을 위한 방한복은 아예 지급되지 않았다.
“그렇지, 노예라고는 하지만 일을 시키려면 두꺼운 옷이라도 입혀서 보내야지.”
“열심히 일하면 땀이 나니 추위를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듣고 보니 또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헐벗은 대월국 출신 노예들을 바라보고 있는 사할린 정벌군 장군관 장교 그리고 병사들은 모두 모피로 만든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는 거였다.
“하여튼 최대한 빨리 정착촌 건설에 집중해야 한다.”
“예, 그렇습니다.”
조선 제국은 사할린을 점령함과 동시에 조선 백성 중 일부를 사할린으로 이주시켜서 완전한 점령을 계획하고 있기에 정착촌 건설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남벌군 대마도 지부 군대는 주둔지 건설과 함께 이주민들을 위한 정착촌 건설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하여튼 대만으로 갔던 대월국 병사들은 해전에서 패하고 여기까지 노예가 되어서 끌려 왔고 앞으로는 조선 제국 백성들이 살게 될 정착촌 건설을 담당하며 죽어가게 될 거다.
남벌군 대마도 지부 부대 지휘관인 장기옥은 황제 융이 따로 내린 명령을 떠올리고 있었다.
“부관.”
“예, 대대장님.”
“주둔지 건설을 끝내면 계집 사냥에 돌입한다.”
장기옥의 지시에 부관은 자신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알겠습니다.”
군인이기에 여자가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 * *
황제 융의 개인 서재 전각.
서재 전각 앞 공터에 관이 놓여 있었다.
“관을 열라.”
내 지시에 호위 총관부 장교가 관에서 대못을 뽑아냈다.
“사인(死人) 조광조는 관에서 나와서 황제 폐하를 알현하라.”
상책이 소리쳤고.
어두운 관 안에 있다고 관 뚜껑이 열리면서 빛을 보게 된 사인(死人) 조광조는 인상을 찡그렸다.
“광조, 오랜 말이야. 하하하!”
나는 관이 열리자마자 관 안에 누워 있는 조광조를 보며 말했다.
“황송하게 사인(死人) 조광조가 폐하를 알현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전하시오.”
조광조가 무녀에게 말했다.
“서재 전각으로 들어가자.”
* * *
서재 전각 안.
나는 현대인일 때 커피 중독자였지만 조선에는 커피가 없기에 녹차를 즐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탁자 위에는 차가 놓여 있다.
‘커피도 마시고 싶고.’
사실 담배도 피우고 싶다.
“마시게.”
“황공하옵니다.”
사인(死人) 조광조가 내게 대답하며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는데 그 이유는 허리에 칼을 찬 호위 총관부 장교가 자기 뒤에 서 있기 때문이었다.
‘내 핵심 측근이 아니면 누구나 이렇지.’
조금이라도 조선 제국의 황제인 내게 불손하거나 허튼짓하려고 들면 바로 호위 총관부 장교가 칼을 뽑아서 참수해버린다.
“네가 뇌홍을 개발했다고?”
“이름을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폐하께서 그것을 뇌홍이라고 부르시겠다고 하시면 뇌홍이 되겠지요.”
“그렇다. 짐은 뇌홍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뇌홍을 만드는 방법은 조광조만 안다는 거다.
[소녀는 뇌홍이라고 불리는 그 물건을 만드는 기술을 전부 알지는 못한다고 합니다.]도승지를 통해서 이미 확인했다.
“황공하옵니다.”
“앞으로 뇌홍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총기를 다시 개량해야겠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사인(死人) 조광조다.
‘환생하고 싶은 갈망이 가득하군.’
사인(死人) 조광조의 기대가 눈동자를 통해서 느껴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