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88)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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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주 총독부 단조 총독의 집무실.
“총독 각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황제께서 요동 정벌에 돌입하신 가운데 총독부 병력만으로 저장성 전체를 총독부의 영토로 복속시키라는 황명은 명나라의 군대가 요동이 아닌 항주로 향하게 하는 희생양과 같은 계책입니다.”
항주 총독부의 핵심은 누가 뭐라고 해도 왜인들이었다. 물론 1대 3의 비율로 남벌군 소속 조선인이 있지만 말이다.
“희생양 같은 계책이다?”
“그렇지 않습니까.”
“옳다.”
항주 단조 총독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총독 각하, 비록 명나라의 국운이 다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명제국으로 불립니다. 또한 자금성이 있는 북경에는 황제의 친위대 30만 대군이 버티고 있습니다. 명나라 왕이 위태로워지는 저장성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겁니다.”
“군사를 보낼 수도 있겠지.”
“예, 그렇습니다. 전에 항주로 보낸 토벌군은 명나라 왕의 친위대가 아닙니다.”
“안다.”
“총독 각하, 30만 대군이 진격해 온다면 항주 총독부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항주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확보한 영토까지 지켜야 하니 쉽지 않습니다.”
“황명이다. 우린 황명을 따르면 된다.”
“하오나!”
“우리가 폐하의 황명을 따르지 않는다면 조선 제국 북벌군이 위태로워지고 명나라의 왕은 자기의 친위대를 요동으로 파병하게 될 것이다.”
“그 병력이 항주로 오면 어떻게 합니까?”
“절대 그럴 수 없을 거다.”
“예?”
“항주 총독부가 저장성 전체를 조선 제국의 영토로 복속시킬 전쟁을 시작할 때 본토의 북벌군은 요동으로 진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과연 명나라 왕은 북경을 지키기 위해서 30만 대군을 움직일 수가 없다.”
“양동작전이라는 말씀입니까?”
“그렇지. 이것이 폐하의 책략이시다.”
“만약 명나라 왕이 항주로 30만 대군을 파병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북벌군이 요동을 복속시키고 바로 산해관을 넘지.”
단조 제독은 미소를 보였다.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지 않습니까?”
“옳다. 명나라 왕이 요동으로 30만 대군을 파병하게 되면 우린 저장성을 넘어서 전격전을 통하여 북경으로 진격한다. 그러니 이번 양동작전을 위해서는 누군가는 버텨줘야 하는 거다.”
단조 총독의 말에 항주 총독부 조정 신료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왜인 출신이다. 이곳에 앉은 꽤 많은 총독부 고위 관리 역시 왜인 출신이다.”
단조 총독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조선 제국에 귀순하여 우리는 인정 받았고 풍요로워졌다. 다시 비루한 낭인의 삶으로 돌아갈 것인가?”
단조 총독의 말에 왜인 출신 고위직 관리들이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이제 이들은 자신들이 왜인 출신이지만 조선 제국 지방 총독부 신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닙니다.”
“조선인 출신 관리들은 태어났다는 이유로 조선 제국의 신민이 됐지만 우리는 스스로 조선 제국을 택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우리의 충성심을 의심하지 말자.”
“송구하옵니다.”
“항주에도 명나라 첩자가 존재한다.”
“당연합니다.”
“우리가 저장성 전체를 공략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트려라.”
“예.”
“명나라는 그 소문을 듣고 분노만 할 뿐 병력을 움직일 수 없다.”
양동작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 *
조선 제국 황제 융의 개인 서재.
“대타발.”
“예, 폐하.”
“그대는 고 지양과 함께 고향인 요동으로 돌아가 요동 태수를 설득하라.”
피를 흘리지 않고 이기는 전쟁을 한다면 조선 제국에 이롭다.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정복 사업에서 조선 제국 군대는 희생이 거의 없었다.
왜?대만도 그렇고.
대마도도 그렇고 또 사할린도 저항할 세력이나 군대가 없는 지역이었다. 사실 조선 제국이 치른 전쟁 중에서 가장 크고 피해 본 전쟁은 건주여진의 충샨과의 전투였다.
“귀순을 종용하겠나이다.”
대타발은 자기가 왜 갑자기 조선 제국으로 송환됐는지에 대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요동 태수가 짐에게 귀순한다면 짐은 고려의 왕건처럼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을 대하듯 요동 태수를 다할 것이라고 전하라.”
경순왕은 신라 전체를 고려 왕건에게 바치고 신라를 끝장낸 인물이다.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 거지.’
국운이 다한 신라에서 버티기 어려우니 나라를 왕건에게 들어서 바친 거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다.
만약 그때 경순왕이 왕건에게 나라를 바치지 않고 신라가 고려에 병합됐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뒈졌을 거다.
“예, 알겠나이다.”
“또한 그대 둘만 그냥 보내면 요동 태수가 아쉬울 것이니 식량 1만 석을 함께 보내어 혹독한 흉년에 신음하는 요동 백성을 돌보게 할 것이다.”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물론 그 1만 석의 곡물을 수송하는 병력은 북벌군 최정예 수석총 보병 사단이 될 거다.
“그런데 폐하.”
대타발이 나를 불렀다.
“요동 태수가 귀순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예, 그렇습니다. 비록 요동 백성이 조선 제국과 같은 뿌리라고는 하지만 한족의 수가 상당합니다.”
대타발은 항주에서 왔기에 항주 총독부에서 한족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잘 알고 있기에 이렇게 묻는 거다.
“대타발.”
“예, 폐하.”
“요동성이 고구려 때부터 철옹성이라고는 하지만 그대가 항주에서 봤고 경험한 일처럼 조선 제국의 대포 앞에 있는 철옹성은 그저 쌓여 있는 돌무더기에 불과하다.”
“예, 그렇습니다.”
조선 제국은 대만과 대마도 그리고 이제는 사할린에까지 각종 물자를 징발하여 본토로 보내지고 있기에 부유해졌지만, 그 물자와 재물 대부분은 대형 판옥선을 넘어서는 범선 함대 건조에 쏟아부으며 대포나 소총 개량에 쓰이고 있다.
그러니 조선 제국의 무기 체계는 계속 발전할 수밖에 없다.
‘마음 같아서는!’
지옥의 불이라고 불리는 소이탄도 개발하고 싶다.
정확하게 말하면 개발 중이다.
‘알루미늄만 추출할 수 있다면?’
소이탄을 만들 수 있지만 조선 제국의 화학 기술력이 아직은 발전하지 못한 상태다. 그렇다고 멈춰 있을 수 없기에 연은 분리법을 개발한 기술자에게 내 의도를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물론 두 사람은 내 이야기를 듣고 멍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대타발 그리고 고 지양.”
“예, 폐하.”
“짐은 관대해지고 싶다.”
물론 관대해질 상황이 아니라면 쓸어버리고 요동을 복속시키면 된다. 그렇게 되면 고구려의 고토는 대부분 회복하게 되는 거다.
‘진짜 전쟁이 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의 진짜 목적은 명나라 황제가 북경에 있는 마지막 남은 명나라의 군대라고 할 수 있는 30만 친위대를 어디로든 파병하지 못하게 하는 거다.
‘요동으로 진격하면?’
항주 총독부의 군대가 저장성을 빠르게 점령하고 전격전을 통해서 북경으로 진격하게 될 거다.
그리고 항주 총독부에서 저장성을 점령하기 위해서 거병했다는 사실을 명나라 조정에서 알게 되어 저장성으로 30만의 친위대를 파병하게 되면 요동 태수가 귀순하면 바로 요동에 있는 군대와 함께 산해관을 넘어서 북경으로 진격할 생각이다.
한 마디로!
명나라의 땅 중 한 곳은 조선 제국의 식민지로 추가될 것이다. 물론 명나라 황제는 자기의 친위대를 절대 움직이지 못할 거다.
“아!”
내가 관대하고 싶다는 말을 들은 대타발은 탄성을 터트렸고.
그의 탄성은 조선 제국군의 강성함을 직접 경험했기에 나오는 반응이다.
“곧 모든 일이 준비될 것이니 요동으로 떠날 수 있게 준비하라.”
“예, 알겠습니다.”
대타발이 대답했는데 고 지양은 대타발이 왜 이렇게 두려워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눈빛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
조선 제국군이 얼마나 강성한지 모르는 거다.
* * *
이틀 후, 대월국 대전 회의장.
“지, 지금 뭐라고 했나?”
대월국 신임 왕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보고하는 수도성 수비 대장에게 되물었다.
“망극하옵니다.”
“감히 누가 짐이 머물렀던 사저를 급습하여 짐의 친족들을 모두 몰살했다는 것이냐?”
대월국 신임 왕은 분노에 휩싸였다.
“망극하옵니다.”
“누구냐고 물었다!”
대월국 신임 왕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망극하옵게도 아유타야 왕국에서 수도성으로 침투시킨 결사대의 소행으로 밝혀졌나이다.”
“아유타야 왕국?”
“예, 그렇사옵니다. 폐하의 사저와 혈족만이 놈들의 결사대에 도륙당한 것이 아니라 황실의 완자들의 저택도 모두 급습당하여 도륙당했나이다.”
물론 대월국 왕실의 왕자나 종친들을 도륙한 존재가 아유타야 왕국의 결사대만은 아닐 것이다.
“망할 놈들!”
원래부터 역사적으로 대월국과 아유타야 왕국을 비롯한 주변 왕국은 적대적 관계였다.
“폐하, 망극하옵게도 폐하의 부인들께서 모두 살해되셨고 왕자들까지 살해가 되었나이다.”
“이 무능한 놈아, 너는 나의 아들이 잔혹한 놈들에게 살해될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
“황궁을 수비했나이다.”
“뭐라고?”
“아유타야 왕국의 결사대 놈들이 수도성으로 잠입하여 많은 저택을 공격한 이유는 황궁을 수비하는 수비대를 끌고 나오기 위함이라고 판단했나이다.”
“으음!”
듣고 보니 아예 틀린 말도 아니기에 신음을 터트리는 대월국의 신임 왕이었다.
“급습당한 여러 곳의 저택에 수비대를 분산해서 보낸다면 병력이 분산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폐하게 계신 황궁도 위험해질 수 있었나이다.”
“이런 망할!”
“폐하, 망극하오나 고정하셔야 하옵니다.”
그때 대월국 신료 하나가 대월국 왕의 표정을 살피며 말했다.
“너는 네 아들 모두가 적에게 도륙당했는데 고정할 수 있느냐?”
“폐하께서 온전하시다면 대월국은 온전한 것입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뭐, 뭐라고?”
“망극한 말씀이나 선황제께서 이주로 친정하시지 않으셨고 또 전임 태자께서 직접 북쪽 지역으로 군사와 함께 진군하지 않으셨다면 대월국에 이런 위기는 닥치지 않았을 것입니다.”
“뭐라고?”
“지금 아유타야 왕국이 3만 이상이 되는 대군을 보냈습니다. 북쪽에는 명나라의 군대가 남서쪽에서는 아유타야 왕국의 군대가 대월국을 노리며 침략해 오고 있나이다.”
“남은 병력이 얼마인가?”
대월국의 왕은 자기 정실부인과 후궁들 그리고 자식들이 살해된 일을 비통할 겨를도 없었다.
“수도성에 있는 병력은 겨우 3,000명에 불과합니다.”
수도성 수비대 장군이 대월국 왕을 보며 비통한 표정으로 말했다.
보통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면 몽진을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북쪽에는 명나라에서 보낸 군대가 버티고 있기에 대월국 왕실은 도망칠 곳도 없었다.
다다닥, 다다닥!
그때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폐하, 폐하!”
장수 하나가 기겁한 표정으로 대전 회의장으로 뛰어들어 대월국 왕에게 무릎을 꿇었다.
“또 무슨 일이냐?”
“아유타야 왕국의 결사대 놈들이 수도성 안에 있는 식량 창고를 불태웠나이다.”
그런데 과연 아유타야 왕국의 결사대가 식량 창고를 불태웠을까?
“뭐, 뭐라고?”
“또한 아유타야 왕국의 3만 대군이 수도성 30리 앞까지 파죽지세로 진격해 왔나이다.”
장수의 보고에 대월국 왕은 현기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30리라고 했나?”
대월국 왕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예, 그렇사옵니다.”
“짐에게 수도를 지킬 병사가 없고, 성문을 잠그고 수성전에 돌입하기 위한 식량도 이제 없도다.”
대월국이 이제는 망했다는 생각이 드는 대월국의 왕이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