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9)
ⓒ 흑곰작가
=======================================
****
악덕 군주 연산! -19화
대전 침소.
“도승지.”
“예, 주상 전하.”
“대비께서 불심이 지극하시지.”
“예, 그렇지 않습니까.”
“내가 만드는 저수지에 연을 심어야겠소.”
불교하면 부처가 먼저 떠오르지만 나는 연꽃이 먼저 떠오른다.
‘연근은 구황 작물이 되지.’
저수지에 물만 가둬 놓을 것이 아니라 물고기도 풀어 놓고 연꽃도 심어놓으면 나중에 흉년이 들었을 때 백성들이 굶지 않을 수 있다.
“연꽃을 말입니까?”
인수대비에게 내가 불심이 지극한 척을 해보자.
“꽃이야 필 때는 화려해도 질 때는 추한 것이니 과인은 연꽃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연근을 생각하는 거네.”
“주상 전하께서 백성을 생각하시는 마음을 신이 들을 때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나이다.”
감격과 감동!
“또한 저수지의 수를 더 늘리기 위해서 백성들을 부역에 더 동원하시오.”
나 이전에 백성들에게 주어지는 부역은 고통이다.
하지만 지금의 부역은 대가가 있기에 뼈가 빠지게 일해도 원망은 없다.
“알겠나이다.”
“그리고 그 저수지에는 당연히 연꽃을 심으시오.”
백성이 배부를 때 그 백성은 나의 군사가 되는 거다.
* * *
다음날, 대전 회의.
“주상 전하, 통촉해 주시옵소서!”
우의정이 인수대비의 명을 받고 내게 나의 외가의 복권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주청을 올리고 있다.
“복권이라 했소?”
“그렇사옵니다. 조선이 전하의 천하이옵니다. 그런데 어찌 아직 외가가 죄인으로 귀양지에 머물 수 있겠습니까.”
우의정이 간곡하게 다시 말했다.
“영의정께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나는 바로 승인하지 않고.
영의정에게 물었다.
“주상 전하, 복권은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귀양 간 윤 씨 일문을 귀양에서 풀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의정이 바로 복권을 승인하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묶인 매듭을 풀어야 한다는 눈빛을 내게 보이며 말했다.
“영의정의 뜻은 내가 잘 알겠소, 김일손 대감은 어찌 생각합니까?”
사림은 또 딴지를 걸겠지.
‘미운털을 계속 박아라.’
박힌 미운털을 언젠가는 활활 태워버릴 테니까.
“윤 씨 일문의 복권은 아니 될 일이고 윤 씨 일문을 귀양지에서 풀어주는 것도 아니 될 일이옵니다.”
이건 사림파가 훈구파를 반대하기 위해서 반대하는 거다.
“이보시오, 김일손 대감, 그렇다면 주상 전하의 외조모와 외숙부들을 그대로 죄인으로 두라는 말씀이오?”
유자광이 나서줄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딱 좋게 나섰다.
“죄인은 죄인입니다. 선대왕께서 정하신 일인데 어찌 후대의 임금이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 주상 전하께서는 선대왕이신 성종 대왕의 뜻을 어기시려는 것입니까?”
김일손의 입을 확 찢어버리고 싶다.
‘무슨 깡으로 저러는 거지?’
내가 김일손이라면 절대 이렇게 나오지 못할 거다.
왜?
겁나잖아.
도성 사대문 안을 내가 내금위와 갑사 부대를 이용해서 장악했는데 무슨 깡으로 내게 반대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요?”
“예, 그렇사옵니다.”
“그렇군요.”
지금 나는 의도적으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너희들끼리 싸워라.’
나는 지켜보고 기회를 봐서 처단만 하면 된다. 물론 그 처단도 훈구파에 의해서 시작될 거다.
“주상 전하, 아무리 죄가 있다고는 하지만 주상 전하의 외조모이시며 외숙입니다. 그러니 혹독한 귀양에서는 풀어주시는 것이 옳다고 생각됩니다.”
영의정이 나섰다.
“또한 이번 주청은 왕실의 최고 어른이신 대비마마의 뜻이기도 합니다.”
우의정이 합세했다.
“그렇단 말입니까?”
“예, 그렇사옵니다. 주상전하.”
“그렇다면 나의 외가인 윤 씨 일문을 귀양에서 풀어줄 것이나 귀양지에서 돌아온다고 해도 사대문 안에는 기거하지 못하게 하시오.”
드디어 나의 외가가 귀양에서 풀려났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훈구파들이 일제히 성은이 망극하다고 외쳤고.
사림파는 못마땅한 표정이다.
‘사림 놈들, 계속 이렇게 나와라.’
언젠가는 갈아 마셔줄 테니까.
물론 도구는 훈구파다.
* * *
대궐 안에 마련된 임금 융의 서재 전각.
‘조의제문.’
나는 환관 중 서책을 관리하는 자에게 명하여 조의제문을 가지고 오라고 명했고.
지금 다 읽었다.
‘무오사화가 일어날 문구가 참 많다.’
물론 해석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그런 해석들은 정치적 필요로 결정되는 법이다.
“주상 전하.”
좌승지가 나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왜?”
“외가의 복권 문제로 사림파와 훈구파의 대립이 극렬하옵니다.”
“그러니까, 대전 회의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훈구파도 또 사림파 신료도 누구 하나 백성을 챙기고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주청하는 신하가 없다.”
“그렇사옵니다.”
“조정에 쇄신이 필요한 시기다.”
내가 무오사화의 빌미가 되는 조의제문을 지금 이용해야 할 때일까?
‘내가 안 해도 가지고 올 간신은 많지.’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유자광이다.
“아바마마의 신하들이니 함부로 내칠 수 없어서 답답할 뿐이다.”
말만 이렇게 하는 거다.
이미 내칠 준비는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으니까.
“그건 됐고, 지리산에는 올라올 채비를 하라고 전서구를 보냈나?”
이제는 나의 힘을 조정 신료들과 백성들에게 과시할 때이기에 가만히 서 있는 우승지에게 물었다.
“예, 병력 1,000명 중 500명은 화개에 공식적으로 진을 설치할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상 전하의 깃발을 들고 한양으로 올 수 있게 준비하라 전달했나이다.”
화개?
훗날 화개장터가 되는 곳이다.
“그들이 환골탈태하려면 명분이 필요하겠지.”
그들은 여전히 지리산 산적이니까.
“그렇사옵니다.”
“갑사 부대 2군을 토벌대로 보내야겠다.”
“토벌대라고 하셨습니까?”
“내일 조정 회의를 통해서 나의 결심을 공표할 것이다.”
토벌로 가장해서 남부로 갑사 부대 2군을 파병하고 그들에게 지리산 산적으로 위장한 사병들이 투항하는 형식으로 병력의 수를 늘릴 생각이다.
“신료들은 병력이 투항해도 벌하라 상소할 것입니다.”
“내금위까지 2,000명의 병력이 사대문 안에 있는데 내가 누구의 말을 들을까? 하하하!”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펜을 잡은 손을 칼로 베면 되는 거다.
이제 확장의 시간이다.
“남은 500명의 별기군을 이용하여 지방에 병력 양성을 위한 훈련소를 설치하라.”
사실 지금까지 남부 지역은 중앙의 공권력이 거의 미치지 못했고.
고려시대는 지방 호족들이 그리고 조선이 건국된 후에는 양반들이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 알겠나이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백성들에게는 녹봉을 줄 것이다.”
조선의 군사 체계는 농사와 훈련을 병행한다.
그래서 개판인 거고.
직업군인이 양성되어야 한다.
“아!”
“충선이 등이 또 휘겠구나, 하하하!”
왜국과의 무역과 중국 해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군벌과의 무역은 충선이 담당하고 거기서 얻어지는 재물은 대부분 지리산 별기군을 유지하는 자금으로 사용했다.
또 전라도와 경상도의 토지를 매수하라고 지시한 상태라서 충선이야말로 남부 지역에서 손에 꼽는 대지주가 된 상태다.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그곳에서 양성되는 병력을 남벌군이라 명할 것이다.”
남벌군의 목적은 열도 정벌이고.
금강산에 주둔하는 별기군은 당연히 북벌군의 기본이 될 거다.
‘나의 조선은 일단 3군 체계다.’
내금위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군 그리고 남벌군 마지막으로 북벌군으로 구성될 것이다.
거기다가 내가 친정을 할 때 함께할 갑사 부대!
‘갑사 부대는 더 키워서.’
군단으로 만들 생각이다.
왜?
일본 열도와 여진의 세력권인 남만주 일대를 점령하면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할까?
‘누르하치처럼.’
호로관을 넘거나 아니면 연해주로 향할 거다. 그런 후에는 러시아처럼 확장이다.
러시아가 모피 확보를 위해 동으로 이동해 온 것처럼, 몽골 제국의 칭기즈칸처럼 나는 서로, 또 서로 향할 것이고.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대항해시대를 열 생각이다.
‘문제는 범선 제작 기술과 항해술인데.’
그래서 내게 서양인 선장과 선원이 필요하지만 이제 겨우 서양에서는 대항해시대가 열리기 직전이니 이런 건 또 답답할 수밖에 없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