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19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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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총독부 인근 지역 왜인 마을.
대마도는 이제 조선의 영토로 편입됐고 이 사실을 왜국 무로마치 막부에도 알려졌지만 오닌의 난 이후로 무로마치 막부는 힘을 잃었기에 조선 제국에 아무런 항의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대마도 총독부를 통해서 조선 제국이 개발한 구식 화승총을 수입한 지방 영주들은 공공연히 대마도를 조선의 영토로 인정하고 있었다.
다다닥, 다다닥!
아이 하나가 놀이에 정신이 팔려서 왜인 어른과 부딪혔다.
“죄송합니다.”
놀랍게도 대마도 왜인 출신 아이는 왜인 어른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일본어가 아닌 조선어로 사과했다.
“대마도인이라면 ‘죄송합니다’ 아니라 ‘스미마셍’이라고 해야지.”
“왜어를 몰라요.”
“몰라?”
“예.”
아이의 말에 왜인 출신 어른은 당황스러웠다.
‘대마도가 조선이 됐다.’
왜인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그때!
대마도 총독부 소속 병사들이 달려와서 아이와 부딪힌 왜인을 포위했다.
“무슨 일이오?”
아이에게는 일본어를 쓰라고 말한 왜인인데 대마도 총독부 소속 병사들에게는 유창한 조선어로 말하는 그였다.
“열도의 어느 영주의 첩자냐?”
대마도 총독부 소속 병사는 왜인에게 일본어로 추궁했다.
“나는 장사꾼이오.”
“손을 뻗어라.”
“뭐라고?”
“손바닥을 보여라.”
병사의 말에 왜인이 인상을 찡그렸다.
“대마도 총독부 치안 담당 순사의 명령을 이유 없이 거부하면 목을 벤다.”
병사의 협박에 왜인은 어쩔 수 없이 손바닥을 펼쳤다.
“사무라이군, 포박하라, 반항하면 사살한다.”
이미 왜인을 포위한 병사들은 왜인을 향해서 수석총을 겨누고 있었다.
‘화승총이 다르다.’
왜인은 속으로 중얼거렸고.
반항할 상황이 아니기에 순순히 포박됐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대마도에 사는 왜인들의 아이들은 일본어를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고 조선어를 써야 한다는 거였다.
그리고 왜인 출신들 대부분은 왜인의 옷을 입지 않고 이제는 조선의 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것은 조선 제국 황제가 철저하게 추진하고 있는 민족성 말살 정책의 일환이었고.
그 민족성 말살 정책이 가장 잘 진행되는 곳이 바로 대마도였다.
* * *
대월국 북부 지역을 장악한 명나라 군부 막사.
이곳은 이제 명나라 군부라고 말할 수도 없게 된 상태인데 명나라 황제가 대월국 정복군 총사령관인 위충수가 휘하 장수들과 함께 왕국 건설에 돌입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것은 위충수의 군대 핵심은 명나라 황제의 친위대 3만인데 그들 역시 명나라 황제를 배신하고 위충수를 번왕으로 옹립했다는 사실이었다.
“탐욕의 죄를 물어서 대월국 정복군 총사령관인 위충수를 총사령관의 직에서 파직한다.”
위충수 앞에는 명나라 조정에서 보낸 신하가 호위 무사 몇을 데리고 와서 명나라 황제의 칙령을 위충수에 알렸다.
“위충수가 죄인의 신분이 됐기에 모든 병권을 회수한다.”
명나라 황제의 칙사이면 새로운 명나라 정벌군 총사령관의 말에 무릎을 꿇고 있던 위충수가 품에서 호랑이 모양으로 만든 병부를 품에서 꺼내서 바닥에 던졌다.
“무엄하다.”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가 소리쳤다.
“하하하, 하하하!”
무릎을 꿇고 있던 위충수가 웃기 시작했고.
위충수가 웃자 군부의 장군들도 위충수를 따라서 웃었다.
“황제 폐하의 칙령을 듣고 웃다니 불경죄로 다스릴 것이다.”
툭툭!
명나라 황제의 칙사가 소리칠 때 위충수가 무릎에 묻은 흙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장군들의 충언이 모두 옳았소.”
“보십시오. 조정에서 이럴 거라고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장군 하나가 위충수를 보며 말했다.
“그렇구려, 신하는 충신이 되려고 하는데 조정 안에 있는 간신들은 황제를 어리석게 만드는구나. 이러니 후세는 나의 변심을 욕하지 않으리라.”
위충수가 말한 후에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를 노려봤다.
“뭐, 뭐라고 했소?”
“이 자리가 탐이 났더냐?”
“황제 폐하의 칙령이오.”
“간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는 이제 나의 황제가 아니다.”
“뭐, 뭐라고?”
“베라!”
위충수가 말했고.
그와 동시에 군막 안에 있던 장군들이 모두 칼을 뽑자 명나라 황제의 칙사를 호위하던 무장들이 조심스럽게 칼을 뽑아서 바닥에 던졌다.
“뭐, 뭐 하는 거야?”
칙사는 자신의 호위대 무장이 반항 한 번 하지 않자 더 기겁했다.
“우리는 살아야 하지 않겠소.”
우리는?이 말의 뜻은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는 이 군막 안에서 무조건 참살된다는 의미인 거다.
서걱!
그와 동시에 위충수의 장군 하나가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의 목을 벴다.
“크악!”
툭!
목이 바닥에 떨어졌고.
칙사의 피로 군막의 천이 물들었다.
“이제 과인은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리라.”
위충수는 자신을 이제 왕이라고 칭했다.
“전하, 꼭 혼자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장군 하나가 번왕을 선언한 위충수에 말했다.
“방법이 있나?”
“명나라의 국운이 다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국입니다.”“그렇지.”
“명나라 황제에게 적보다 더 미운 존재는 저희입니다.”
적보다 더 증오스러운 존재는 배신자일 거다.
“그렇기도 하지.”
“지금 명나라와 대적할 수 있는 나라는 조선 제국 밖에는 없나이다.”
“그래서?”
위충수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조선 제국과 화친하소서.”
“조선 제국에 사신을 보내라?”
“예, 그렇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반전이 만들어질 수 있는 실마리 하나가 튀어나오는 순간이 분명했다.
“그런데 조선 제국이 나를 왕으로 인정해 줄까?”
“적의 적은 동지라고 했나이다.”
“그건 또 그렇지, 그렇다면 그대가 후오국 사신으로 조선 제국으로 가라.”
위충수가 장악한 대월국 지역이 과거 오나라의 영토였기에 위충수는 점령한 지역에 후오를 건국했다. 물론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건국이지만 말이다.
“예, 알겠나이다.”
장군 하나가 바로 대답했다.
“점령한 이곳에 과인과 충신인 그대들이 오나라를 계승하는 후오를 건국했소. 나라에 백성이 없다면 왕국은 존속할 수 없소, 그러니 앞으로 병사들에게 절대 대월국 출신 백성들을 잡아 먹는 일은 없게 하시오.”
“예, 알겠나이다.”
“또한 명나라의 폭정에 신음하는 백성이 있다면 과인이 모두 과인의 백성으로 받아줄 것이니 굶지 않아도 되는 후오로 이주하라고 널리 알리시오.”
“옳으신 결정입니다.”
“대월국 출신들과 쌓아놓은 원한이 많으니 최대한 빨리 명나라 출신 백성의 수를 늘려야 하오.”
“예, 알겠나이다.”
위충수는 이렇게 왕국 건설에 돌입했고.
명나라의 국운이 다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대한 영토를 가진 제국이기에 언제 자신들을 토벌할 군대를 보낼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선 제국과 동맹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미 대월국 수도성에서는 남방 아시아 원정 1군 사령관이 4,000명의 조선 제국군과 2,000명의 대월국 출신 병사들을 이끌고 대월국 군대 진영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 * *
요동 지역 마을.
남간도 수비 사령부 수송 병력과 함께 10만 석이나 되는 구휼미가 요동성으로 이동하면서 이 마을을 지나고 있었다.
“이 마을도 굶주림에 지친 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명나라 내부에서 일어나는 최악의 상황과는 조금은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요동성 태수는 군량미까지 풀어서 요동 지역 백성들에게 나눠줬고.
그래서 최악의 상황까지는 향하지 않고 버틸 수 있지만 요동성 태수가 준 구휼미도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참담하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래도 제가 항주에서 들은 명나라 내부 사정보다는 그 참담함이 덜한 것 같습니다.”
대타발이 고지양에 말했다.
“태수께서는 덕이 있는 분이시기에 그런 것이오.”
“그런 것 같습니다.”
“칙사 각하.”
대타발과 고지양은 조선 제국 황제의 칙사 자격으로 요동성으로 향하고 있기에 구휼미 수송 부대 지휘관은 두 사람을 칙사 각하로 불렀다.
“무슨 일인가?”
“이 마을에 굶주린 백성이 너무 많습니다.”
“나도 목도하고 있다.”
“저들이 조선 제국 백성으로 편입되기 전까지 버틸 수 있게 구휼미를 배급하고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시게.”
“예, 알겠습니다. 너무 오래 굶었기에 구휼미와 함께 소금 가마니도 같이 배급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라.”
대타발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이렇게 황제 융이 보낸 구휼미 소송 부대는 요동성으로 향하면서 마을마다 구휼미를 배급하며 이동하기 있기에 이동 속도가 느렸다.
그리고 조선 제국에게 구휼미를 받은 마을은 조선 제국에 대한 적대감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보고 있을 거겠죠?”
고지양이 대타발에 물었다.
“아마도 그렇겠지요.”
대타발은 요동 출신 장군이었다. 그래서 요동의 군대가 정찰병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 * *
요동성 성주의 집무실.
“조선이 황제 폐하의 윤허도 없이 강제로 점령한 지역에서 막대한 군량미를 가지고 요동성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 요동성은 조선 제국이 구휼미와 함께 이동을 시작할 때부터 그 사실을 감지하고 정찰병을 운영하고 있었다.
“확인된 병력의 수는 얼마인가?”
“수송 병력만 1만이 넘는 듯합니다.”
“1만의 병력이다?”
“예, 그렇습니다. 수송대를 호위하는 병력만 1만입니다. 군량미를 이동시키는 우마의 수가 수천이 넘습니다.”
수송대 호위 병력은 1만이고.
구휼미를 이동시키는 사람들의 수는 3만 정도였으며 구휼미를 실은 우마 수레의 수는 5,000대가 넘었다.
“수천이라?”
“예, 그렇습니다. 한 대의 수레에 쌀섬이 20가마만 실려 있어도 10만 석입니다.”
보고자의 보고에 요동성 성주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10만 석이면 요동 백성들이 1년은 버틸 수 있다.”“예,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요동성 성주에게는 결정의 순간이 온 거다.
“그런데 성주님.”
“왜?”
“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뭐가?”
“분명 조선이 요동을 공격하기 위해서 진군하는 것인데 보급 부대를 먼저 보내고 그 뒤에 15만 가량의 병력이 천천히 보급 부대를 추월하지 않고 진격해 오고 있나이다.”
요동성에 있는 장군들은 모두 조선 제국이 요동성을 침략하기 위해서 진군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피를 흘리지 않고 요동을 차지하겠다는 거겠지?’
요동성 성주는 조선 제국이 자신에게 항복과 함께 귀순을 제안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회라면 기회입니다.”
그때 강경파에 속하는 요동성 장군 하나가 성주에게 말했다.
“기회?”
“급습하여 군량미를 탈취하면 그 군량미로 수성전에 돌입할 수 있습니다.”
“그 군량미가 없다면 성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나?”
“군량미가 거의 바닥이 났기에 한 달도 버틸 수 없나이다.”
이미 요동성 안에서는 잡아먹을 수 있는 짐승이 있다면 다 잡아먹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궁창에 쥐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군. 그런데 조선에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 군량미가 아니라 구휼미라면?”
성주의 말에 요동성 장군들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변했다.
“예?”
“진군 속도가 너무 느리다.”
성주는 조선 제국의 행보를 간파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