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20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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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국 황제 융의 서재 전각.
“서간도로 부르기로 한 요동 지역까지 조선 제국의 영토로 편입시킨다면 조선 제국의 영토가 폐하의 직위 전보다 다섯 배 이상 팽창하는 것입니다.”
영의정 유자광이 내게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조선 제국의 영토를 육지에 국한할 수는 없다.’
이 자리에 모인 조선 제국의 중요 대신들은 아직 바다가 얼마나 중요한 영토인지 모르고 있다.
‘조선 제국의 해양 영토까지 포함하면 조선 제국은 내가 즉위하기 전보다 30배 이상 커졌지.’
그리고 그 바다가 지금 조선 제국에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다.
“영의정.”
“예, 폐하.”
“조선 제국의 영토를 육지로만 국한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조선 제국이 가장 많은 재정을 쏟아붓고 있는 일은 교육이지만 그 교육 사업을 제외하면 대양을 지배할 범선 제작과 무기 개발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만약 조선 제국과 나에게 왜인 출신이지만 단조 제독이 올린 참혹한 성과와 그 성과를 통해서 확보된 재화가 없었다면 조선 제국은 이 정도까지 강군을 육성하고 유지하지 못했을 거다.
‘화승총을 만드는데도 허덕거렸겠지.’
왜?
조선은 땅이 작고 인구가 부족하여 물산이 부족하고 국제 무역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으니까.
‘단조와 우현!’
그들이야말로 조선 제국의 강성함을 담당한 한 축인 거다.
“예?”
“두고 보시오, 바다를 장악한 제국이 세계를 제패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조선 제국의 가장 큰 위기는 바다에서 조선 제국으로 닥칠 것이오.”
바다에서 오는 위기?
양놈들이다.
‘정말 이제 몇 년 안 남았지.’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을 시작으로 스페인과 영국!
언젠가는 조선 제국이 상대할 수밖에 없는 망할 것들이다.
“위기라 하셨습니까?”
도승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은 대부분 현실이 됐기에 저런 표정인 거다.
“그렇소이다. 멀지 않아서 닥칠 위기일 거요, 물론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으니 대신들은 걱정할 것이 없소.”
사실 내가 조선 제국의 핵심 대신들을 개인 서재에 부른 이유는 요동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함이다.
“폐하께서 신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도 신하인 저희는 모든 일들과 상황을 보고 전전긍긍하여야 합니다.”
좌의정이 내게 말했다.
“그것이 거침없이 몰아치시는 폐하를 보필하는 신료들의 책무이니까요.”
“그렇기도 합니다. 미래에 닥칠 위기보다 현재 진행되는 정복 사업에 대하여 논의합시다.”
내 말에 대신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갑사 군단 겸 병조판서와 함께 요동성 내부에 침투시킨 세작들의 보고를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조선 제국군은 요동성을 무혈입성할 수 있을 것 같소이다.”
이미 10만 석이나 되는 구휼미가 요동성 앞에 도착했고.
수송 사단이 신식 무기로 무장하여 구휼미 10만 석에 대한 수송 작전을 펼치면서 요동성을 포위했다고 한다.
‘요동은 넓지.’
요동 지역에는 많은 성이 있지만 요동성의 상징성은 대단하다. 그러니 조선 제국군이 요동성을 무혈입성하게 되면 그 상징성 때문에 요동 지역의 다른 성들도 나와 조선 제국에 귀순하게 될 거다.
“정말 무혈입성이 가능하겠습니까?”
공조 판서가 내게 물었다.
사실 공조 판서는 10만 석의 구휼미를 요동성에 보내겠다고 내가 공표했을 때 제일 많이 반대한 인물이었다.
“그렇소이다. 남자는 아버지를 닮고 그 아비는 또 자기 아비를 닮아서 비슷한 인생을 사니까.”
“예?”
내 말에 모든 대신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였다.
“요동성 성주는 돈자성이오.”
“이미 그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좌의정이 내게 말했다.
“돈 씨는 을지 씨의 후손이고 을지 씨는 을지문덕을 배출한 가문이오. 고구려에 충성했던 가문이지.”
“하오나 폐하, 고구려가 당에 멸망한 것도 거의 100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같은 뿌리라는 명분으로는 요동성의 귀순을 종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이조 판서가 내게 말했다.
“그가 고구려의 후예라서 조선 제국이 요동성을 무혈입성할 수 있으라 확신하는 것이 아니오.”
“우둔한 신들은 폐하의 뜻을 헤아리기 어렵나이다.”
형조 판서가 내게 말했다.
‘형조 판서는 짐작한 눈치인데.’
다들 모르겠다는 표정이기에 형조 판서도 모르겠다고 이러는 것 같다.
‘형조 판서께서 대전 앞마당에서 대가리가 깨지신 후에.’
처세가 더욱 밝아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진리이고 확실함일 수는 없겠지만 고구려가 멸망한 후에 돈 씨 가문은 발해에 충성했소.”
“발해는 고구려의 후신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고구려 출신 가문이 발해에 충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의정이 내게 말했다.
“그렇소이다. 거기까지는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발해가 요나라에 멸망한 후에 바로 요동을 근거로 삼던 돈 씨 가문이 요나라에 충성 맹세했고 납작 엎드렸소.”
요나라는 거란족이 세운 나라다.
‘사실!’
발해가 요나라에 멸망했다고는 하지만 강성했던 발해가 하루아침에 요나라에 멸망할 수 있는 절대적 이유는 환경의 변화일 거고 또 백두산의 분화일 거다.
‘어떻게 보면.’
멸망한 발해의 마지막 상황과 명나라의 상황이 비슷하다.
‘발해에는 자기를 위협하는 거란족이 있고.’
그런 상황에서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재앙이 닥쳤기에 결국에 발해는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 멸망한 거다.
그리고 명나라도 지금 비슷한 상황이다.
‘2년째 이어지는 극심한 흉년과.’
조선 제국의 갑작스러운 팽창이 명나라를 한순간에 무너진 발해로 만들 거다.
[요동성 성주의 가문은 대세를 저버린 적이 없다고 합니다. 폐하.]요동성 내부에 침투시킨 세작들의 조장이 구휼미가 요동성으로 향할 때 조선으로 귀환했었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대세를 따르는 가문이라고 판단했습니다.]나는 지금 요동성 내부에 침투해 놓은 세작 조장의 보고를 떠올렸다.
“그리고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가 여진족의 금나라에 멸망하자마자 돈 씨 가문은 가문 전체와 함께 금나라 아골타에 무릎을 꿇었고 그의 사위가 됐다고 합니다.”
모든 면에서 요동성 성주는 이기주의자이며 기회주의자다.
‘그런 존재에게는 민족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지.’
그래도 나는 그가 내게 귀순하기 수월하게 요동은 조선과 함께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고 강조해 준 거다. 그리고 구휼미 10만 석을 보내면 요동성 성주가 요동성 백성들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조선 제국에 귀순한다는 명분도 만들어 줬고.
‘원에 금이 망할 때는 원에 붙었고.’
원나라가 팽창하는 명나라에 밀렸다고 판단할 때 제일 먼저 원나라에 반기를 든 군벌이 바로 돈 씨 가문이라서 명나라가 중국을 통일한 후에 요동성의 성주 가문이 될 수 있었던 거다.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인 실리를 쫓는 가문이고.
나와 가장 비슷한 요동성 성주인 거다.
‘조선 제국이 강성할 때까지는.’
요동성은 조선 제국의 충성할 거다.
“아!”
“표리부동한 집구석이군요.”
아무 말도 없던 병조판서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딱, 맞는 표현이군. 가장 실리적이기도 하고.”
“그런 집구석이 조선 제국에 귀순해 온다고 해도 믿을 수 있겠습니까? 폐하.”
우의정이 내게 물었다.
“우의정, 그대는 왜 나를 믿고 따릅니까?”
“폐하이시니까요.”
“예, 내가 강성한 황제이기 때문이지요. 요동도 그럴 것이오.”
이게 현실인 거다.
* * *
같은 시간, 요동성 성주 집무실.
“우리 가문이 원나라 이후 명에 충성한 세월이 얼마인데 여전히 망할 놈의 고구려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다는 건가!”
을지 씨가 돈 씨가 됐고.
고구려가 멸망할 때 돈 씨의 핵심들은 요동에 남았고 일부는 유민이 되어서 한반도로 내려왔었다. 그리고 발해에 뿌리를 내렸으나 발해도 멸망한 후에 금나라에 복종하고 또 원나라가 금나라를 멸망시켰을 때 요동성 성주 가문은 원나라에 무릎을 꿇었어야 했다.
그러다가 명나라까지 온 것이고.
명나라에서는 요동을 변방이라고 생각하고 야인들이 활개를 치는 지역이기에 거의 군벌로 세력을 만든 성주의 가문에 요동성을 맡겼었다.
여기서 중요한 일은 요동성 성주의 가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세를 거스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대세를 따라야 한다.’
요동성 성주는 사실 한족 출신 장군이 나서기 전까지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었다. 그런데 망할 놈의 고구려라는 한 마디에 타민족에게 충성해도 돌아오는 결과는 멸시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을 정했다.
“그게, 그런 뜻이 아닙니다.”
“뿌리 깊은 천대와 멸시를 받는 이유는 내가 망한 고구려의 후예겠지.”
그때 요동성 성주가 마음을 정했다는 사실을 간파한 윈난성 출신 장군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서 칼을 뽑아서 한족 출신 장군의 목을 벴다.
서걱!
“컥···!”
목이 베인 한족 출신 장군은 요동성 성주가 아닌 윈난성 출신 장군이 자기 목을 벴다는 일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목을 잡고 쓰러져 죽었다.
“무슨 짓이오.”
집무실에 한족 출신 장군의 피로 물들었고.
여전히 칼을 든 윈난성 출신 장군은 요동성 성주를 바라봤다.
“이미 대세는 정해졌소이다.”
“그래서?”
“성주께서는 갈대처럼 흔들리지 마시고 이제는 대세를 따르십시오.”
윈난성 출신 장군의 말에 요동성 성주가 그를 노려봤다.
“내게 원하는 것이 뭡니까?”
“윈난성 출신 장병들의 안전입니다.”
“요동성이 포위된 상태인데 요동성을 떠날 수 있겠는가?”
“나는 그리고 나의 군대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소이다. 윈난성 지역은 괴뢰국이 세워졌소. 그것들은 나를 그리고 나의 군대를 달가워하지 않을 겁니다.”
윈난성 출신 장군은 윈난성에 닥친 현실 때문에 요동성에 뿌리를 내리겠다고 결심했다.
“성주, 명나라 조정은 절대 요동성에 구원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오.”
“으음!”
요동성 성주가 신음했다.
“요동은 명으로부터 버려졌소이다. 아마도 자금성에서 출병한 대군은 산해관을 틀어막을 생각일 거요. 성주와 나 그리고 이곳에 모인 모든 장군은 개처럼 버려진 거요.”
사실 명나라가 조금의 여력이라도 있었다면 명나라 황제의 친위대 27만 중 20만의 병력을 바로 요동성으로 진격시켰을 거다.
하지만 명나라 조정은 지금 조선 제국의 북진으로 요동이 위태로워진 상태지만 남에는 항주 총독부가 저장성 일대를 대부분 점령했고.
또 윈난성과 대월국 북부 지역에는 명나라에 반역하는 괴뢰국이 세워졌기에 요동 방어에 총력을 다할 수가 없었다.
‘결국에 폐하께서 바라시던 것은 요동이었다.’
대타발은 명나라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든 이유가 바로 조선 제국이 요동을 무혈입성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세를 따른다!”
한참 고민하던 요동성 성주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대타발과 고지양은 그제야 미소를 보였다.
‘나라는 망해도 가문만 유지되면 된다.’
놀랍게도 요동성 성주는 철저한 이기주의자였다. 그와 함께 확실한 기회주의자이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대세를 따르지 않을 장군이 있다면 주둔지로 돌아가서 떠날 준비를 하시오.”
“떠, 떠날 수나 있습니까?”
명나라 이민족 출신 장군이 요동성 성주에게 물었고.
나머지 다른 지역 장군들도 이제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한 마디라도 잘못했다가는 윈난성 출신 장군에게 목이 잘릴 수도 있으니까.
“그걸로 조건을 제시하겠소.”
요동성 성주는 그렇게 말하고 대타발과 고지양을 봤다.
“성벽으로 갑시다. 요동성이 새로운 시절을 맞이했소.”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