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213)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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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대전 회의장.
“요동을 점령한 조선군이 더는 진격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명나라가 망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 멸망을 멈추기 위하여 발악하고 있는 상태고.
요동 일대에는 아직도 명나라에 협조하는 존재들이 꽤 있었다.
“재상, 왜 기세등등한 조선이 요동에서 멈췄을까?”
명나라 황제는 이게 의문이었다.
“폐하, 오랑캐 조선이 아무리 강성해졌다고는 해도 요동을 넘어서 진격하게 되면 전면전이 됩니다.”
“그렇지.”
명나라 군대는 산해관으로 전선을 후퇴한 상태였다.
“조선이 전면전을 감행하기에는 물산이 부족할 수밖에 없으니 요동을 손에 넣고 힘을 키우겠다는 계산인 듯합니다.”
“힘을 키운다? 조선의 왕은 참을성이 그 정도로 대단하다는 건가.”
명나라 황제는 자기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폐하, 신이 지금 생각해 보니 오랑캐 조선은 지금까지 쉬운 전쟁만 했고 피 흘리는 전쟁은 거의 없었나이다.”
명나라 재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명나라 황제였다.
“듣고 보니 또 그렇다. 어떤 면에서 보면 조선이 강성해진 게 아니라 대명제국의 힘이 약화한 거겠지.”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제 대명이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하여 절치부심할 때다. 신료들은 조선 제국이 강성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미 명나라 황제는 조선 제국이 강성해진 이유를 대신들에게 찾으라고 지시해 놓은 상태였다.
“한림학사 왕호가 아룁니다.”
명나라는 어떻게 보면 학사 정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보다 문을 숭상했기에 오늘날 이렇게 위기를 맞이한 거다.
“말하라.”
“오랑캐 조선이 늑대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무기 개량과 재원 확보에 있다고 생각하옵니다.”
“무기와 재원 확보?”
“예, 그렇습니다. 대명 제국 군대가 조선군과 직접 전투를 펼친 적은 없지만, 조선의 지원을 받은 항주 괴뢰 집단과 전투를 펼쳐서 참패했었나이다.”
“그랬었지.”
“항주 괴뢰 집단이 처음에는 조선과 한패가 아닌 척했으나 결국에는 조선이나 다름이 없었나이다.”
“그것을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 짐의 최대 실책이다.”
“망극하옵니다. 조정에서도 그저 왜구 세력으로만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패착이었나이다.”
“옳다.”
“만약 그때 조선 왕의 계략을 간파하고 총력을 다하여 항주를 탈환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항주 총독부는 저장성 전체를 장악한 상태다.
“지난날을 소처럼 되새김질해서 무슨 득이 있겠소.”
명나라 재상이 한림학사 왕호에게 말했다.
“곱씹고 또 곱씹어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점을 알고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한림학사는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건가?”
“항주의 괴뢰 집단이 보유한 대포의 사거리가 대명 제국 군대가 보유했던 대포보다 사거리가 4배나 길었다고 합니다. 그것부터 개선해야 하옵니다.”
“어떻게 개선할까?”
명나라 황제가 한림학사에게 말했다.
“조선의 대포를 훔쳐 와서 대량으로 복제하여 생산하는 방법이 최고일 것입니다.”
“그게 가능한가?”
“거의 불가능하옵니다.”
“한림학사, 불가능한 일은 짐에게 말라.”
“망극하옵니다. 그 대신에 서역에서 대포를 사는 방법이 있나이다.”
명나라는 이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인 거다.
“서역에서 대포를 산다?”
“예, 그렇습니다. 그리고 조선군이 강한 이유는 화승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서 대명 제국 군대는 여전히 창과 칼 그리고 활을 쏘고 있습니다. 사실 화약 무기 개발은 대명 제국이 더 앞섰습니다.”
“화약 무기를 개발하자?”
명나라 황제가 한림학사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다 옳은 말이오. 이제 대명 제국에게 남은 일은 개혁뿐이오, 그 개혁이 성공해야 다시 중원을 오랑캐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오. 짐은 지금부터 한림학사 왕오를 개혁 대신 명하고 전권을 내릴 것이오.”
명나라 황제의 말에 명나라 재상이 놀란 표정으로 변했다.
“폐, 폐하!”
“재상.”
“예, 폐하.”
“대명 제국이 이 정도까지 무너지게 된 것은 모두 짐이 무능하고 부덕하기 때문이오.”
“망, 망극하옵니다. 폐하!”
“짐이 퇴위함이 옳으나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다시 강성한 대명 제국으로 만들 것이오.”
“꼭 그리되실 겁니다.”
“그리고 대명 제국이 이 지경이 된 책임에 재상께서도 자유로울 수 없으니 퇴임하시오.”
명나라 황제는 명나라 조정을 쇄신하고자 했다.
‘위충수가 끝내 반역한 거도.’
명나라 재상의 탐욕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명나라 황제였다.
“폐, 폐하!”
“그동안 노고가 많았소.”
처음으로 매섭게 명나라 재상을 노려보는 명나라 황제였다.
“알, 알겠나이다.”
명나라 재상이 끝내 물러나기로 했다.
“대전 신료들은 들으시오.”
명나라 황제가 가만히 있는 대전 신료들을 불렀다.
“예, 폐하!”
명나라 신료들이 합창하듯 대답했다.
“명나라는 이제 힘을 키울 시간이 필요하오.”
명나라 신료들은 명나라 황제가 무슨 소리를 할지 걱정됐다.
“그래서 짐이 뼈를 깎는 아픔을 이겨내고 고심하여 결정했소.”
“폐하!”
“내 말을 끝까지 들으시오.”
“망극하옵니다. 폐하.”
“이제 대명 제국은 서역과 전면적으로 교역할 것이오.”
“하오나 바닷길이 막혔나이다.”“알고 있소, 하지만 비단길은 아직 열려 있소.”
물론 그 실크로드는 북원이 장악하고 있었다.
“비단길은 북원의 세력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북원과도 화친할 것이고 조공을 바쳐서라도 비단길을 다시 열 것이오.”
“폐, 폐하!”
“그리고!”
눈빛이 확 달라지는 명나라 황제였다.
“조선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요청할 것이오.”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폐하, 오랑캐와 화친한다고 하셨나이까?”
“과거의 송나라가 오랑캐 금나라에 펼친 외교를 일단 펼치며 국력을 키울 것이고 군사를 키울 것이오. 그것만이 시간을 얻을 방법이오.”
한 마디로 명나라는 이제 조선의 상국이라는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의미인 거다.
“조선의 왕이 승리자처럼 웃을 때 나는 곰의 쓸개를 핥으며 절치부심할 것이다.”
명나라 황제는 개혁을 시작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니 대신들은 나와 함께 오늘의 치욕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오.”
“망극하나이다, 폐하, 흑흑흑!”
명나라 신하 중 우는 자들도 있었다.
“폐하!”
그때 한림학사가 명나라 왕을 불렀다.
“말하라.”
“명나라를 다시 부강하게 만들 방법이 있나이다.”
“그게 무엇인가?”
“땅이 없는 백성들에게 토지를 나눠주시는 겁니다. 그와 함께 그 땅에서 나오는 모든 물산에 대해서는 세금을 3할만 거두는 것입니다.”
“세금을 낮추면 어떻게 군비를 확대할 자금을 마련한다는 겁니까?”
대신 하나가 개혁 대신이 된 왕오에 따지듯 물었다.
“물산이 늘어나면 백성의 수가 늘고 그 백성이 폐하의 군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2년간의 있었던 흉년의 피해도 곧 멈출 것이니 풍요로워질 겁니다. 백성이 배가 불러야 제국이 강성해집니다. 폐하!”
“그렇게 하라.”
놀랍게도 토지 개혁까지 승인하는 명나라 황제였다.
“황공하옵니다. 또한 강남 개발에 착수하셔야 하옵니다.”
“강남 개발이라고 했나?”
“예, 그렇습니다. 비록 저장성이 조선의 수중에 떨어졌으나 다른 지역은 충분히 개발할 수 있나이다.”
“옳도다. 그렇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충수에 뉘우칠 기회를 주시어 돌아오게 해야 하옵니다.”
“위충수에 기회를 줘라?”
“예, 그렇습니다. 그는 만고의 충신이었으나 탐관으로 몰렸고 모든 직책을 박탈당했기에 역심을 품은 것이니 폐하께서 하늘 같은 은혜를 베푸신다면 크게 뉘우치고 폐하께 무릎을 꿇을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
“예, 그럴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토벌군으로 전멸시켜서 누구도 괴뢰국을 수립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하겠다. 누구를 보내어 위충수를 달랠까?”
“퇴임 예정인 재상을 보내시는 것이 어떻겠나이까.”
한림학사가 갑자기 퇴임하기로 했던 재상을 거론하자 재상은 황당한 표정으로 변했다.
“내가?”
“그렇지 않습니까, 결자해지라고 했습니다.”
“무슨 결자해지?”
재상이 한림학사를 노려봤다.
“폐하, 폐하께서는 제게 분명 개혁을 위한 전권을 내리셨나이다.”
“그렇소.”
“그렇기에 지금 저는 폐하께서 신에게 내린 전권을 처음으로 쓰고자 합니다.”
“마음대로 쓰시오.”
황제의 칙령이 떨어지자 개혁 대신이 퇴임하기로 했던 재상을 노려봤다.
“호위 무장은 들어라.”
“예, 개혁 대신!”
“위충수에 줄 선물이 필요하니 간신의 목을 쳐서 함에 담고 그것을 위충수에 보내라.”
개혁 대신의 말에 재상이 기겁했다.
“폐, 폐하!”
재상이 다리를 떨며 떨리는 목소리로 명나라 황제를 불렀다.
“집행하라!”
명나라 황제는 이미 재상을 버렸기에 재상의 목은 위충수를 달래는 선물에 불과했다.
그렇게 해서 명나라 재상은 대전 밖으로 끌려 나갔다.
“간신의 모든 재산은 몰수하여 대명 제국의 개혁에 쓰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라.”
명나라 황제는 제대로 개혁하기로 결심한 거다.
* * *
한달 후, 괴뢰국 왕의 집무실.
장군들의 추대로 왕이 된 위충수는 홀로 집무실 안에 남아서 고심하고 있었다.
‘내가 또 후오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위충수는 장군들이 추대했기에 왕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기 뜻이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에 와서 돌이킬 방법도 없었다.
‘대월국과 조선군이 연합했다.’
대월국 북부 지역에 전선이 펼쳐졌고.
그래서 괴뢰국의 염탐꾼들도 정보 수집에 돌입하면서 대월국과 조선군이 연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월국 수도성에서는 무슨 일이 있을까?’
모든 것이 고민되는 위충수였다.
‘이대로라면 나는 만고의 역적으로 죽을 것인데.’
비록 자신이 장군들의 추대로 후오의 왕이 됐다고는 하지만 명나라가 대대적으로 토벌군을 보내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이 위충수의 생각이었다.
“전하, 보고드릴 것이 있나이다.”
“들라.”
집무실 안으로 장군이 들어왔다.
“무슨 일인가?”
“명에서 보낸 토벌군이 300리까지 진격해 왔다고 합니다.”
“군세는?”
“전하께서 쓰신 계책을 그대로 이용한 것 같습니다.”
“내가 썼던 계책 그대로라면 수십만이 넘는다는 거군.”
“예, 그렇습니다. 황제의 친위대 10만과 함께 강제 징집과 모집을 통해서 확보한 병력의 수가 50만 명이 넘는 듯합니다.”
“후오가 풍전등화에 놓였구나.”
위충수는 한탄했다.
사실 외충수는 후오가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조선 제국에 사신을 보낸 거였다. 그런데 조선 제국으로 간 사신은 감감무소식이기에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