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22)
ⓒ 흑곰작가
=======================================
****
악덕 군주 연산! -22화
‘괜히 헛지랄만 하게 한 건가?’
지금 생각해보니 일본 열도로 간 왜인 충선은 갑갑할 것 같다.
[막부의 힘이 약화했고 다이묘들은 세력을 키울 조짐을 보입니다.] [그래서 내게 이로운 건?] [일부 해안을 장악한 다이묘들이 무역에 적극적이옵니다.] [군량미와 소금이 필요한 거겠지?] [예, 그렇습니다.] [내탕고에 금과 은이 그득 차겠군.]이웃 나라가 내전을 준비하면 주변국이 전쟁 특수를 누리는 것은 근대와 현대에만 있는 일은 아닌 거다.
[예,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일부 다이묘들은 노예무역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지금은 사람도 자원이고 물자인 시대이니 그런 자원을 팔아서라도 전쟁 물자를 준비하려는 자들이 많을 수 있다. 또 자기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을 노략질해서 노예를 만들 수도 있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노예무역이 시작될 때 추장들이 다른 부족 사람을 생포해서 백인에게 팔았는데 그와 비슷한 거다.
왜의 일부 다이묘에게 내가 노예를 사면 그 노예들은 개발되는 광산에서 광부가 되리라.
이래서 버림받은 자들의 삶은 비참한 거다.
내가 가진 역사 지식에 의하면 이미 일본은 전국시대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오닌의 난이 발발한 1467년경이 그 시작이지.’
그래도 내가 역사를 제법 안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찌할까요?] [노예무역?] [예, 그렇습니다.] [충선.] [예, 주상전하.] [자기 주인에 의해 팔려 온 왜인으로 너의 세력을 더 공고히 하는 일도 나쁘지 않을 거고, 금광 개발이 더 활발해지면 일꾼은 더 필요할 것 같다.]그게 전부일까?
조선을 지금보다 더 발전시키고 빠르게 돌아가게 만들려면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
‘망할 놈의 사대부들.’
도로를 정비하면 외세의 침입이 수월해진다고 제대로 도로도 넓히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를 넓히고 추가로 만들어야 조선 팔도의 물산들이 활발하게 이동하고 그래야 경제가 발전한다.
‘미국이 발전한 이유 중 하나가.’
수많은 강이 사방으로 뻗어 있기에 발전했다는 경제학자의 논문도 많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중국도 사실 크게 발전해야 한다.
아니지.
지금은 세계 최고의 문화와 경제를 가졌지.
충선의 상단은 이제 노예무역도 하게 될 거다.
‘개혁 군주는 철혈의 군주고 폭군이다.’
누군가의 희생 없이 이루어지는 개혁도 발전도 없는 법이니까.
“천지신명과 열성조께서 나를 도우셔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겠구나.”
“예?”
“양인 말이다, 양인.”
“양인이라 하면 도깨비같이 생겼다고 말씀하신 자들이지 않습니까?”
지금 조선에서 서양인을 본 사람은 몇 없을 것이다.
‘과거 고려 때만 해도.’
국제 무역항인 벽란도가 설치되어 이슬람 상인도 출입하고 흑인들과 백인들도 무역했다고는 하지만 조선이 건국된 후에 많은 부분이 고려보다 후퇴한 것도 사실이다.
‘고려의 문란한 귀족 불교문화가.’
조선의 깐깐한 사대부와 유교문화로 바뀌면서 숨통이 막히는 상황으로 변했고.
성리학 말고는 발전을 이룬 것이 없이 퇴보한 거다.
“그렇다. 그들이 내게 필요해.”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가진 범선 건조 기술과 화승총 개발 기술이 필요한 거다.
“주상전하, 별기군과 함께 도깨비 부대라도 창군하실 생각이십니까?”
“도깨비 부대?”
“아닙니까?”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다.”
백인으로 구성된 별동대가 있다면 도깨비 부대로 불리게 될 거다. 그리고 만약 흑인으로 구성된 부대가 있다면 나의 적들은 그 흑인들을 야차로 알고 기겁할 거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 시점에서 내가 양인을 보는 건 정말 천지신명과 열성조께서 조선을 도와야 가능한 일일 거다.
“도승지.”“예. 주상 전하.”
“청자와 백자는 어디서 만들어지느냐?”
“관요에서 통제하에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관요는 국가에서 사용하는 도자기를 제작하던 관영 가마다.
‘지금이 명나라 도자기의 전성기지.’
그걸 내가 차지해야겠다.
“그러면 관요에서 생산되는 자기들의 수가 소량이겠구나.”
“예, 그렇습니다.”
“관요의 수를 늘려야겠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할 거다.
또 돈이 있어야 상비군의 녹봉을 줄 수 있다.
“알겠나이다.”“많이 크게 만들라고 하고, 도공 양성에도 힘을 쓰라고 해라.”
“예, 주상 전하.”
많은 업무 처리 때문에 머리가 지근지근 아프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프구나.”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두통이 생기는 법.
그러니 잠시 쉬어야겠고.
내가 쉴 때는 후궁의 품속이 제일 안락하다.
“주상 전하, 강원도 태백에서 흙을 담은 파발이 도착했나이다.”
환관이 내게 고했다.
“들어오라고 해라.”
“예.”
조심히 문이 열렸고.
땀에 범벅이 된 파발꾼이 들어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도승지.”
“예, 주상 전하.”
“파발꾼의 몰골을 보니 물 한 모금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내게 달려온 것 같으니 꿀물부터 먹이라.”
내 말에 도승지가 나를 봤다.
“환관에게 바로 준비하게 명하겠나이다.”
“목이 타면 죽을 기분이지. 이걸 주라.”
나는 내 책상 위에 놓인 꿀물 주전자를 보며 말했다.
“어찌 감히 주상전하께서 마시는 꿀물을···.”
“내게는 모두가 소중하다.”
“아, 알겠나이다.”
도승지가 사발과 꿀물 주전자를 가지고 가서 파발꾼에게 주고 그가 들고 있던 주머니를 직접 집어 들었다.
“마시시게, 주상전하께서 내리시는 꿀물이니.”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파발꾼이 감격한 듯 내 귀청이 떨어져 나가도록 소리를 질렀고.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가 웃었다.
“나는 귀가 안 먹었도다, 도승지 이번에는 뭐가 왔는지 보세.”
“예, 주상 전하.”
도승지가 내게 흙이 든 주머니를 조심히 내밀었고.
나는 그 주머니를 뒤집어서 책상에 쏟았는데 검은 흙이다.
‘석탄이구나, 하하하!’
삼척과 태백에 석탄 광산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이걸로 조개탄을 만들면 되겠군.’
문제는 강원도에서도 삼척과 태백 그리고 영월은 길이 험하다. 운송이 쉽지 않다.
“도승지.”
“예, 주상전하.”
“이 흙이 검은데 어떤 성질이 있는지 놀고먹는 성균관 유생들에게 밝히라고 하라.”
자고 밥 먹고 공자가 어땠고, 맹자가 어떻게 말했다고만 말하는 것들은 놀고먹는 거 맞다.
“예, 알겠나이다.”
“참, 아직도 일부 성균관 유생들이 대궐 앞에서 시전을 철폐하라고 시위 중인가?”
“예, 그렇사옵니다.”
물론 그 일부 성균관 유생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존재는 사림파다.
“지독하구나. 그렇다고 엄벌을 내릴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력으로 쫓으시면 아니 됩니다.”
“안다, 알고 있다.”
성균관 유생을 무력으로 해산하기를 사림파들은 바라고 있을 거다.
“그렇지, 대궐 앞에서 시위하는 성균관 유생들이 있는 곳에서 경로잔치를 열라.”“예?”“소고기도 굽고 삶고 맛보고 뜯고 기생을 불러서 노래도 부르게 하고 춤도 추게 하라.”“주, 주상 전하.”
도승지가 울상이 됐다.
“그렇게 하라, 김일손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 하하하!”
* * *
대궐 귀빈 노 씨의 처소.
귀빈 노 씨는 영의정의 막내딸이다.
요즘 내가 가장 즐겨 찾는 후궁이고.
그 이유는 영의정이 내 뜻을 바로바로 따르기 때문이다.
“귀빈~”
임금이라고 백성만 돌보고 정치에만 열중하면 재미없는 인생일 거다.
“예, 주상 전하.”
나는 이미 귀빈을 홀딱 벗겨 놓은 상태다.
‘즐길 때는 제대로 즐겨야지.’
내가 즐기라고 후궁이 있는 거니까.
“으윽!”
딱 즐기려고 귀빈 노 씨를 돌려놨는데 치통이 도졌다.
‘망할 놈의 치통!’
역사서에는 연산군이 심하게 치통을 앓았고.
그래서 더 폭군이 됐다는 설도 있다.
“밖에 누구 없느냐?”
내가 환관이나 나인을 불렀을 때 귀빈 노 씨는 홀딱 벗고 있기에 바로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예, 주상 전하.”
“가서 뜨거운 물과 죽염 좀 가지고 와라.”
뜨거운 물을 입 안에 머금고 있으면 치통이 덜하다.
또!
나의 조선에는 비누가 없지만, 대나무와 소금을 구워서 만든 죽염은 있다.
‘필요가 뭐든 만들어내지.’
치통 때문에 죽염을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이빨이 아플 때마다 나는 죽염으로 이빨이 빠질 정도로 양치해야 겨우 치통이 완화됐다.
“예, 알겠나이다.”
환관이 바로 대답하고 나갔다.
그리고 나는 내의원 어의에게 버드나무 껍질을 큰 가마솥에 넣고 삶아서 응축하여 진통제를 만들라고 지시해 놓은 상태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버드나무 껍질은 천연 아스피린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는 게 발견된 시기는 19세기 초고.
‘결국에 살리신이 함유되어 있으니까.’
이것을 시작으로 조선을 의학 강국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화학 실험이 진행되어야 하니 쉽게 접근하고 시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젠장!”
다시 치통이 몰려왔다.
“이 망할 이빨을 뽑아버렸으면 좋겠네.”
하지만 아직 뽑지 못한 이유는 내의원에서 마취제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서에 보면 화타가 마취산이라는 탕약으로 사람을 마취한 후에 살을 째고 뼈를 긁어냈다고 한다.] [예?]내의원 어이가 황당한 표정으로 내게 되물었을 때가 떠올랐다.
[그걸 찾으라.]마취약을 찾으면?
당연히 내 갑사 부대의 의무병이 휴대하고 다닐 거다.
왕명으로 내의원 안에는 의원 양성소가 설립된 상태고.
거기서 야전 의무병이 양성되고 있다.
하여튼 환관이 뜨거운 물과 죽염을 가져왔고 정말 차인표처럼 미친 듯 양치질한 후에서야 치통이 멈췄다.
그러면 이제 뭐 하냐고?
당연히 밤이니 진짜 연산군처럼 노는 거다.
“귀빈~”
내 부름에 귀빈 노 씨가 내 품에 안겼다.
‘밤이면 연산처럼~’
활도 시위를 당기지 않을 때는 시위를 풀어놔야 하는 법이고.
나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내 후궁과 즐겨야 한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