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3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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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주상전하 가라사대 금광이 개발되면 한 씨 문중과 나눌 것이라 하셨고 그 비율이 8대2라고 하셨습니다.”
8대2?
당연히 조선 팔도는 모두 임금 융의 것이니 임금 융이 8할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 씨 문중은 죽도록 고생해서 금광을 개발하고 실질적으로 얻는 수익을 적었다.
죽 써서 개 준 꼴인데 그걸 함부로 입 밖에 낼 수도 없었다.
“으음!”
한 씨 문중 책임자는 비율 배분을 듣고 신음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러십니까? 영감.”
“아닙니다. 당연히 옳으신 배분이지요.”
“이제 이곳에 화적이나 도적이 침범할 수 있으니 내금위에 기별하여 수비 병력이 배치될 것입니다.”
내금위 무장이 말했고.
한 씨 문중 책임자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러면 본전치기보다 조금 더 남겠군.’
그렇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여튼 조선의 임금 융이 그렇게 바라던 금광이 개발됐고.
또 김제에서도 곧 막대한 금과 은이 채굴될 금광이 개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금 융이 바라는 진짜 거대한 금광은 정선도 김제도 아닌 운산 광산이었다.
물론 그 운산 광산도 이미 간신 임사홍의 가문에서 개발에 착수한 상태인데 임사홍과 그의 가문이 험지 운산에 가 있으니 진짜 연산군의 채홍사는 만들어질 수가 없었다.
“상책 어른.”
무장이 환관을 불렀다.
“예, 최 교위.”
“제가 전서구를 날려서 이 기쁜 소식을 주상전하께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셔야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일입니다.”
* * *
대궐 대전 옆 임금 융의 서재.
“대신들이 각각 회동했다?”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자는 내시부 감찰에 소속되어 있는 무사다.
‘명나라의 동창 비슷한 거지.’
내시부에서 무사를 양성하는 목적은 내시부의 존재성 자체가 임금을 보좌하고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렇사옵니다. 주상 전하. 영의정과 유자광을 중심으로 두 패로 나뉜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그대로 일이 되는 거다.
“지금처럼 잘 살피라.”
“예, 주상 전하, 물러가겠나이다.”
내시부 무사가 뒷걸음질을 치며 서재에서 나갔다.
“주상 전하, 붕당이 만들어지면 조정이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나이다.”
도승지가 내게 조심스럽게 간언했다.
“권세를 잡기 위해서 싸우겠지.”
“예, 그렇사옵니다.”
“권세를 잡으려면 과인에게 잘 보여야 한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도승지다.
“누가 더 내게 잘 보이려고 노력할까? 하하하!”
사대부들이 권세를 잡기 위해서 조정에서 경쟁적으로 충성할 때 나는 그들을 손바닥 위에 올리고 나를 위해서 춤추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조선의 군비 확대를 위해서 움직이면 된다.
‘내게 고려처럼 상비군 20만 명만 있다면.’
그 상비군이 최정예라면?
내가 못 할 것이 없으리라.
그래서 지금 행하는 모든 일들은 고려처럼 조선이 최정예 상비군 20만 이상을 보유하기 위한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물산 생산의 확대고.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는 물산의 증가다.
‘역사적으로 지금이 왜구가 제일 기승을 부리는 시대지.’
조선도 왜구에게 피해가 컸지만.
명나라도 다르지 않았다.
명나라의 국력을 갉아먹은 왜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그리고 한족의 특성이 이익이 되면 누구와도 손을 잡는 경우가 많은데 왜구와 내통하는 한족들도 상당했고.
그들이 하나의 군벌처럼 성장하게 된다.
“도승지.”
“예, 주상 전하.”
“붕당에 몰두하라고 해. 과인은 과인대로 할 일이 많으니까.”
나는 도승지에게 말하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훈구파와 사대부의 버팀목이 뭘까?’
훈구파는 공신전이리라.
사대부 역시 토지가 버팀목이다.
말 그대로 세금 안 내는 땅!
그리고 일부 양인 소작농과 노비 대부분이 그 공신전에서 훈구파들을 위해서 뼈가 빠지도록 일하고 있다.
인류애적으로 노비 해방 이런 걸 생각하냐고?
내가 왜?
인류애 같은 건 지금 이 시대에서는 반 푼의 가치도 없다.
‘노비!’
노비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과인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감고 있던 눈을 뜨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주상 전하, 무슨 말씀이옵니까?”
또 무슨 엄청난 일을 실행하려고 이러냐는 눈빛이다. 사실 내가 이 서재에서 눈을 감고 생각한 후에 모든 일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도승지가 놀라는 거다.
“아닐세, 아무것도 그런데 도승지.”
지금은 생각의 단계다.
그 생각의 단계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고.
나의 조선이 감당할 수 있어야 실행에 옮길 수 있다.
“예, 주상 전하.”
“요즘에도 도성 안에 불이 자주 나나?”
“예?”
내가 또 어떤 일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도승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되물었다.
“화재가 발생하면 백성들이 힘들겠지.”
도적이 백성의 재산을 훔치면 도둑질당한 백성은 힘들지만, 그 재산과 물산은 조선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해서 타버리게 되면 아예 없어지는 거다.
“예, 그렇사옵니다.”
조선시대에는 화재가 자주 일어났다.
소방 체계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으니 작은 불도 큰불이 될 수밖에 없는데 조선의 가옥은 목조 건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장례원, 장례원이라?’
눈을 감고 있는 지금 딱 떠오르는 인물은 로마제국의 폭군이었던 네로다.
‘나의 재물이 그들을 감당할 수 있으려나?’
일할 노비가 사라진 공신전은 쓸모가 있나?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버지이신 성종 대왕께서 또 증조할아버지인 세조께서 남발한 공신첩과 공신전부터 회수해야 한다.
‘나의 조선에서!’
세금 안 내는 놈들은 역적이다.
* * *
경기도 인근 어느 마을 야산.
사냥꾼 둘이 요기를 위해서 산비둘기를 잡아서 털을 뽑으려는데 산비둘기의 다리에 작은 통이 달린 것을 보고 놀랐다.
“이게 뭐래?”
임금 융의 전서구를 산비둘기로 알고 잡은 사냥꾼인데 날아가는 전서구를 잡을 정도라면 이들의 활 솜씨가 상당하다는 증거일 거다.
“뭔데?”
다른 사냥꾼이 동료에게 물었고.
동료는 전서구에 달린 작은 통의 내용물을 꺼내서 봤는데 정말 작은 그림이 옆으로 그려져 있는데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 같기도 했기에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게 뭐지?”
동료에게 작은 쪽지 같은 것을 건넸지만 사냥꾼 동료도 알 턱이 없었다. 하여튼 이렇게 소모가 되는 전서구들이 많기에 도승지는 임금 융에 막대한 재물을 사업비로 받지만, 그 재물의 대부분을 비둘기 사육에 쓸 수밖에 없었다.
* * *
명나라 대전.
현재의 명나라는 명나라 마지막 성군이라고 불리는 홍치제가 통치하고 있는데 이 시절이 명나라의 마지막 부흥기라고 말할 수 있었다.
홍치제 집권 초기까지 고려양이 유행하였는데 그걸 금지한 황제가 바로 홍치제로 그래서 한족은 한복을 입지 않고 한푸라는 옷으로 돌아가게 됐다.
“황제 폐하, 북방은 건주여진을 달래며 달단(韃靼)과의 관계를 개선했기에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으나 남부 해안이 문제입니다.”
명나라 신료가 말한 달단은 현대의 타타르인인 이다.
“왜구.”
옥좌에 앉은 홍치제가 말했는데 그의 풍채가 다른 명나라 황제들과는 다르게 왜소했다. 그리고 왜구의 문제가 거론되자 홍치제가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사옵니다. 남부 해안에는 왜구의 피해가 상당합니다.”
왜구가 명나라 해안에서 노략질할 때면 명나라 백성 수천이 도륙당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왜구의 침입을 알고 명나라 군대가 출동할 때쯤이면 왜구들은 속전속결로 노략질을 끝내고 철수했기에 왜구를 섬멸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짐에게 문제를 말하지 말고 대책을 말하라.”
“망극하나이다.”
명나라 내각대학사의 수장인 수보(首輔)는 그저 망극하다고 대답할 뿐이다.
명나라는 승상 제도를 폐지된 상태지만 명나라 초기에는 원의 제도를 따라 중서성과 승상을 두었지만,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원나라 말기에 승상이 황제를 폐위할 정도로 권력이 강력해졌다는 것을 알기에 승상 제도를 폐지했다.
“해결책이 없다는 건가?”
홍치제가 되물었다.
“남부 해안에 수군을 배치하시고 군사를 파병하여 지키게 하십시오.”
가만히 있던 시랑 중 하나가 대답했다.
“지방군을 강화하자?”
홍치제가 되물었지만 홍치제도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고 옳은 방법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당장은 아니 됩니다.”
수보(首輔) 바로 반대했다.
“왜 안 된다는 건가?”
왜구나 외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군사를 파병하는 것이 최고고.
군사력을 강화하는 일이 최고인데 수보는 바로 반대했다.
“지방에 군벌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걸 두고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고 말해야 할 거다. 이렇다고 해서 명나라에 지방군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지방군을 장군들은 그 지방에서 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명나라 황실과 조정에서는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이러니 명나라의 군사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고.
명나라 말기가 되면 명나라 전역에서 반란이 일어나게 되는데 사실 명나라는 청나라에 멸망한 것이 아니라 민란에 의해서 자금성이 함락됐고 끝내 명나라 마지막 황제가 자금성 뒷산에 가서 목을 매어 자결하는 것으로 명나라는 망했다.
그래서 자금성을 점령한 청나라는 명나라 마지막 황제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줬었다.
“그렇다면 수보는 대책이 뭔가?”
홍치제가 짜증이 난다는 표정으로 명나라 신료들에게 물었다.
“이이제이가 옳을 듯합니다.”
“이이제이? 어떻게 왜구를 섬멸하는데 이이제이를 쓸 수 있을까?”
“과거 원은 왜를 정벌하기 위해서 고려를 이용하려고 했습니다.”
수보(首輔)가 이때라는 생각으로 자기 생각을 홍치제에게 말했다.
“그래서?”
“조선 조정에 황명을 내리시어 왜구의 근거지인 대마도를 정벌하게 하신다면 조선의 군사력도 약해지고 대마도를 근거로 하는 왜구들의 수도 줄일 수 있나이다.”
이건 어떤 면에서 조선에게는 천우신조와 같은 일일 수도 있었다.
“조선을 이용한다?”
“예, 그렇사옵니다. 조선은 약해서도 안 되는 나라이고 또 강해져서도 안 되는 나라입니다.”
홍치제가 수보의 말이 옳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조선은 그래야 한다.”
“그렇습니다. 칙사를 파견하시어 황제 폐하의 황명을 따르게 만들겠습니다.”
“그런데 수보.”
“예, 황제 폐하.”
“조선이 대마도를 치려면 군사력을 키워야 할 것인데?”
“대마도가 공격만 당하면 왜구의 침범이 줄어들 것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예, 그렇습니다.”
“옳도다. 조선이든 건주여진이든 달단이든 강해지면 곤란하니까. 짐이 조선에 칙사를 보내야겠다.”
어떤 면에서 명나라에게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 조선을 이용하는 걸 거다.
하지만 조선은 이제 명나라에 이용만 당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