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37)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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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37화
대궐 대전 옆에 세워진 임금 융의 서재 전각.
“주상 전하, 옥체를 살피셔야 하옵니다.”
이곳으로 나는 외숙부인 윤구를 불렀다. 오랜 시간 서재 전각에 머물고 있기에 이런 말을 내게 하는 거다. 거기다가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서 내가 하는 일이 너무 많고 그 일들이 다 백성의 입을 통해서 알려지기에 이러는 거다.
“외숙부.”
조금은 담담한 눈빛으로.
또 조금은 격정적인 표정으로 외숙부인 윤구를 불렀다.
“예, 주상 전하.”
“외숙께서는 그대의 조카인 내가 외가에 너무 무심하다고 생각하지요.”
“어찌 감히 제가 그런 생각을 하겠습니까.”
“과인이라면 괘씸할 것 같소이다.”
내 말에 외숙부인 윤구의 눈빛이 떨렸다.
‘떠보는 거지.’
그리고 힘을 어느 정도 실어주고.
다음에 있을 사화를 준비해 두는 거다.
“소신이 듣기에 황망하옵니다.”
윤구의 눈빛이 흔들렸다.
“과인은 때때로 어마마마가 그립습니다.”
여기서도 눈물 한 방울이면 모든 것이 끝이다.
“주, 주상 전하.”
내 옆에 서 있던 외숙부인 윤구의 목소리가 떨리더니 바로 바닥에 엎드렸다.
“주상 전하, 모후이신 중전마마께서는···.”
폐비 윤 씨가 억울하게 사사 당했다고 내게 말하려는 거다.
“외숙부.”
일단 외숙부 윤구의 말을 끊고.
“예, 주상전하.”
“아들이 어찌 어머니를 잊겠습니까, 모든 것을 기억하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기다리세요. 아직 때가 아닙니다.”
내 말에 외숙부인 윤구가 나를 우러러봤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복수를 해주겠다는 말처럼 들리는 모양이다.
“외숙부, 한성 부윤의 자리는 도성의 치안도 책임져야 할 자리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공적을 쌓으세요.”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냐고?
‘영의정이 죽을 때가 얼마 남지 않았지.’
어떻게 보면 내가 아는 역사보다 좀 더 오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의정의 아들과 외숙부인 윤구를 하나의 축으로 또 유자광을 하나의 축으로 붕당을 형성하게 할 생각이다.
“공적을 쌓으셔야 정승의 반열에 오르지 않겠습니까.”
내 말에 윤구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상 전하!”
“과인이 누구를 믿겠습니까? 과인에게 외숙 말고 누가 있습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윤구는 아마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되새기고 있을 거다.
‘그런데 어쩌지?’
나는 아버지인 성종에게도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폐비 윤 씨에게도 정이 없는데.
“도성 안에 왈패들이 가득하답니다. 그들을 모두 추포하세요.”
상비군 30만이 왈패만으로 되겠는가.
도망 노비부터 시작해서 무기를 들 수 있는 청년들은 모두 모아서 상비군 증가에 힘쓸 생각이다.
“예, 주상 전하.”
한성 부윤 윤구는 나를 위해서면 또 폐비 윤 씨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는 눈빛이다.
“그들이 과인의 새로운 군사가 될 겁니다.”
눈빛이 확 달라지는 윤구다.
* * *
다음 날 오전, 갑사 부대 주둔지 훈련장.
갑사 부대는 내금위와 함께 내 친위대다.
과거의 내금위는 대궐을 지키는 경비병 정도의 규모였지만 지금은 새롭게 뽑은 신출내기들까지 하면 2,000명이 되고.
갑사 1군과 2군의 병력은 5,000명이나 된다.
물론 그중 2,500명은 이번에 뽑고 또 강제 입대시킨 왈패들이라서 아직은 최강의 정예 부대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2,500명의 기존 갑사 부대는 조선 최강을 넘어서 명나라 군대와 전투해도 이길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갑사 부대가 기존 조선군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화승총과 쇠뇌까지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는 거다.
‘화승총은.’
바람이 부는 날에 또 비가 오는 날에는 쓸모가 없지.
그래서 보완을 위해서 화승총으로 무장한 병사는 등에 쇠뇌를 휴대하고 다녀야 한다. 그래서 무장한 검의 길이가 짧아질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는데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화승총에 대검을 달아서 총검술이 가능하게 화승총을 개량한 상태다.
훈련은 실전과 같아야 하기에 신출내기 병사들을 훈련할 때면 피가 튀고 곡소리가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출내기 병사들을 훈련하고 대적해 주는 병사는 최정예 병사들이다.
하여튼 그래서 지금 내 앞에 50미터 간격을 두고 각각 한 줄에 10명씩 서로를 노려보고 서 있다.
“주상 전하,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서 기존 병사에게는 철갑을 착용시켰습니다.”
“철갑?”
나는 되물었지만, 신출내기 병사들을 노려보고 있는 숙련병들은 한 손에는 묵직한 몽둥이를 들고 또 다른 손에는 징이 박힌 방패를 들고 있고 또 얼굴은 쇠로 된 투구로 가렸고.
몸통 역시 쇠로 만든 갑옷을 입은 상태다.
“예, 그렇사옵니다. 신입이 쓸 총탄이 나무로 만든 총알이기는 하지만 급소를 맞으면 즉사할 수도 있나이다.”
맞는 말이다.
‘화승총의 총알을.’
철탄과 납탄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물론 대부분이 납탄이지만 말이다. 납탄이 적의 몸에 박히면 적의 몸이 썩게 된다.
그래서 납판이다.
“그렇지, 나무탄도 위험하기는 하지.”
“예, 그렇사옵니다.”
“저렇게 쇠갑옷으로 무장하면 속도가 느려지니 신출내기 병사와의 거리를 5미터 당기라.”
나는 갑사 부대에는 이미 미터제를 사용할 수 있게 교육했다.
[1보가 1미터라는 말씀이십니까?]내가 세자일 때 제일 먼저 양성한 갑사 부대 무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와 나의 보폭이 다른데 어떻게 1보가 1미터일 수 있겠나?] [아, 그렇기도 하옵니다.] [이 자가 딱 1미터다. 이 거리 계산법부터 깨우쳐야 한다.]사람이 가장 빠르게 능숙하게 깨우치려면 다소 폭력적인 방법이 필요했고.
나는 거리를 가늠하고 익힐 시간을 준 후에 거리 판단 훈련을 시킬 때 100미터를 가늠해 보라고 지시한 후에 100미터에서 오차가 났을 때 딱 3미터만 용서해 주고 나머지 오차 거리는 매로 다스렸었다.
‘도량도 내가 아는 방식으로 통일해야 하는데.’
왜 내가 아는 방법으로 통일해야 하냐고?
그게 가장 정확한 거니까.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방법이니 남이 깨치면 되는 거다.
내가 깨칠 필요 없이 말이다.
“알겠나이다.”
갑사 1군 부장이 내게 대답한 후에 돌아섰다.
“대항군은 5미터를 당기라!”
척척척! 척척척!
그와 동시에 5미터가 당겨졌다.
“훈련은 실전과 같다. 대항군이 이곳에서 나무로 된 총알에 맞아서 사망하게 된다면 그것은 숙련된 대항군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갑사 부대 1군 부장의 말에 숙달된 정예병에서 뽑은 대항군들도 긴장한 듯 보였다.
그리고.
신병들은 정예병에서 뽑은 대항군들이 들고 있는 몽둥이를 보고 겁을 집은 표정이다.
“주상 전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실행하라.”
오늘은 신병들이 화승총을 얼마나 잘 다루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여기로 왔다.
‘누군가는 곡소리가 나겠지.’
내 말에 갑사 1군 부장이 돌아섰다.
“준비-!”
그 순간 모두가 긴장했다.
“적을 섬멸하라 -!”
갑사 1군 부장의 우렁찬 외침과 함께 대항군이 신출내기 신병들을 작살내기 위해서 또 자신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기 위해서 사력을 다해서 뛰었고.
신출내기 병사들은 바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화승총을 장전하기에 바빴다.
“이건 볼 때마다 나도 긴장된다.”
“예, 소장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심각하게 다칠 수 있다.
와와와! 와와!
정예군에서 뽑은 대항군이 신병들이 겁을 먹으라고 소리를 지르며 돌진해 오고 있고.
신병들은 어떻게든 화승총에 빠르게 장전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상태로 둘의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고.
당연히 돌진해 오는 대항군들의 위세에 겁먹은 신병들의 손은 느릴 수밖에 없었다.
“젠장!”
어느 신병 하나가 능숙하지 못하기에 화약을 흘리며 장전도 느리기에 소리를 질렀다.
“저놈 봐라. 하!”
벌써 10명의 신병 중 둘은 화승총을 장전하는 것을 포기하고 뒤로 돌아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젠장이라고 소리를 질렀던 신병은 화승총 장전을 포기하고 화승총의 총구를 거꾸로 잡더니 달려오는 대항군을 향해 돌진했다.
‘쓸만한 놈 하나는 얻은 거겠군.’
물론 나중에 이유를 물어봐야겠지만 말이다.
와와와! 와와와!
그와 동시에 장전을 완료하지 못한 신병들을 향해서 돌진하던 대항군이 달려 나온 신병을 몽둥이로 쓰러트린 후에 다시 돌진해서 장전을 끝내지 못한 신병을 몽둥이로 매타작하기 시작했다.
퍽퍽!
“으악!”
퍼퍼퍽!
“으악!”
신병들의 비명이 거칠게 터졌고.
그렇게 실전 훈련은 끝났다.
“전투였다면 총병 대형은 완전히 무너졌고 전투에서 패했다.”
“예, 주상 전하.”
갑사 부대 1군 부장의 표정이 곱지 않다.
‘최소한 오늘!’
뒤로 도망친 두 명의 신병들은 거꾸로 매달려서 반쯤 죽을 때까지 매질을 당할 거다.
“부장.”
“예, 주상 전하.”
“도망친 녀석들은 죽이지는 마라.”
“백번 죽어 마땅한 놈들입니다. 위급하다고 해서 동료를 버리고 도주하는 놈은 적보다 더 나쁜 놈들입니다.”
“죽이게?”
“본을 보여야 합니다.”
갑사 부장의 말에 나는 명나라 장수가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서 만든 부대가 떠올랐다.
‘거긴 한 명이라도 도주자가 생기면.’
10명 단위 분대 전원을 참수하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네.’
내가 현대인의 영혼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아서 하라.”
거꾸로 매달아서 매질하는 것으로는 끝내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나갔던 병사를 내게 데리고 와라.”
“예, 주상 전하.”
잠시 후 거의 만신창이가 된 병사 하나가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었다.
“왜 그랬냐?”
내가 원한 답이 나오기를 바란다.
“예?”
“너는 장전을 포기하고 왜 앞으로 달려 나갔는지 묻는 거다.”
내 물음에 병사가 머뭇거리자 갑사 1군 부장이 병사를 노려봤다.
“어서 대답하지 못할까!”
“예, 주상 전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화승총 장전이 능숙하지 못해서 적이 달려들 때까지 장전하여 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제가 달려 나가 돌진하는 적을 막아선다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수 있기에 동료가 장전을 끝낼 수 있으니 저 하나가 죽는다고 해도 전투에서는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부를 잘하는 신병이고.
처세에 밝은 병사다.
“그래?”
“예, 그렇습니다.”
“너만의 생각으로 대형을 이탈해서 돌진한 일은 대형을 깨는 일이고 그래서 동료가 더 겁을 먹게 되어서 장전 후 격발에 실패한 거다.”
내 말에 신병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대항군에게 패배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앞으로 돌격해 나온 녀석의 행동이다.
“부장.”
“예, 주상 전하.”
“저 신병은 곤장 다섯 대를 치고 은 한 냥을 하사한 후에 특전대로 보직을 변경시켜라.”
“예, 알겠나이다.”
곤장 다섯 대를 맞는 이유도 설명해줬고.
은 한 냥을 받는 이유도 알 것이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돌쇠라 합니다.”
“왈패더냐?”
“노비였나이다.”
갑사 부대에 입대하면 모두가 양인이 된다. 그리고 갑사 부대 안에서는 오직 내가 만든 계급에 의해서 지휘권을 가지고 권한을 가지게 된다.
“하하하, 너 하나 건진 것 같구나. 부장.”
“예, 주상 전하.”
“뭐 하시오, 어서 실행해야지.”
상은 상이고 벌은 벌이다.
그래서 돌쇠는 곤장 다섯 대를 제대로 맞아야 했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