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40)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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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40화
권오반의 귀양지.
“이것이 주상께서 내게 보낸 밀서인가?”
권오반의 물음에 앞에 앉은 환관이 고개를 저었다.
물론 이 환관은 임금 융이 보낸 내시부 감찰 환관이다.
“아닙니다. 의금부에 하옥되셨던 김일손 대감의 유언입니다.”
환관의 말에 권오반은 눈빛이 확 달라졌다.
“탁영 대감께서?”
못 믿겠다는 눈빛이다.
“의심스러우십니까?”
“으음.”
“사대부에게는 문체에 각자의 기개와 기풍을 담는다고 들었습니다. 서찰을 읽어보십시오.”
감찰 환관의 말에 권오반이 서찰을 읽었다.
「주상은 하늘과 같다. 하지만 탁한 하늘이기에 안타까울 뿐이고 사림이 이대로 무너진다면 조선을 누가 올바로 세우겠는가. 나는 이기적으로 내 뜻을 굽히지 않고 선비로 죽지만 그대는 살아서 탁한 하늘을 청명케 하시오. 이런 부탁을 하니 내가 참으로 그대에게 죄가 큽니다.」
“으음!”
사실 권오반은 역사적으로 김일손과 함께 거열형을 당해서 죽는다.
하지만 임금 융이 김일손의 말을 듣고 권오반을 살렸다.
“필체를 보니 탁영 대감의 유언이군.”
“주상 전하께서 말씀하시기를 곧 적이 온다고 했고 대감께서는 그 적을 동지로 맞이하시면 대사헌의 자리에 오르실 거라고 하셨습니다.”
“적?”
“예, 그렇습니다. 유자광이 찾아올 것입니다.”
“나보고 주상의 사냥개가 돼라?”
“주상께서는 탁영 대감께서 그리 황망히 또 처참히 생을 마감하실 때 슬퍼 눈물을 흘렸습니다.”
감찰 환관의 말에 권오반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유배지로 온 권오반도 들은 소문이고 사실이니까.
“그건 나도 알고 있네.”
이제부터 권오반을 시작으로 유배를 떠난 사림파의 일부가 다시 등용될 것이다.
* * *
조선으로 향하는 국경 지역 관문.
엄청난 수의 명나라 사신단이 조선의 국경 지역 관문을 통과할 때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는 존재가 있었다.
이 명나라 사신단이 조선으로 넘어와 행패를 부리니 조선은 명나라 사신단이 올 때마다 모든 것이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돌아가자.”
선두에서 관문을 통과하는 명나라 사신단을 봤던 건주여진 전사가 말머리를 돌리며 말했다.
“예.”
“이랴, 이랴!”
명나라 사신단을 지켜보던 자들이 말머리를 돌렸는데 말이 달려 나가는 방향은 건주여진 지역이었다.
* * *
왕립 신물 개발 연구소.
임금 융이 현대인의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자기 편하기 위해서 각종 시설을 현대적인 이름으로 바꿨다.
예를 들면 연은분리법으로 은광성에서 은을 불리하는 곳을 연은청이라고 명명했고.
이렇게 각종 신물을 연구하는 연구소는 현대적 이름으로 바꿨다.
“불통의 핵심은 부드러운 심지와 불꽃에도 불이 붙는 기름이라고 주상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조선에서 진행하는 모든 신물의 아이디어는 임금 융의 머릿속에서 나왔고.
그 이야기를 들은 기술자들이 천천히 또 느리게 개발하고 있었다.
느려도 앞으로 한 걸음 나가는 일이기에 임금 융은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기다렸다.
“그렇습니다. 장생포에서 올라온 고래기름 중 좋은 것이 있으니 그것을 불통의 연료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불통?
임금 융이 꼭 필요하다고 했던 지포 라이터를 조선에서는 임금 융의 명령에 의해서 불통으로 부르게 됐다.
물론 그 불통이 아직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고래기름이라고요?”“그렇소. 고래기름을 이용해서 호롱불에 불을 붙이니 불통의 심지에도 쉽게 불이 붙을 것 같소.”“아, 옳습니다. 그렇겠군요.”
이미 지포 라이터인 불통의 외형은 모두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외형은 쇠가 아닌 은으로 만들었고 그 사각형의 은 안에는 솜과 토끼털로 꽉 채웠는데 임금 융이 현대에서 사용했던 지포 라이터보다는 2배 정도 컸다.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다른 문제?”
“그렇지 않습니까. 부싯돌을 불통에 붙여야 합니다.”
“그건 수레바퀴처럼 부싯돌을 깎아서 불통 심지 옆에 끼우기로 했잖소.”
점점 더 지포 라이터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만약 조선에서 임금 융의 의도대로 지포 라이터가 만들어지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인데 제일 먼저 화승총에 부착된 화승에 불을 붙이기 쉽고.
어떤 경우에도 불을 만들기 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퍼 라이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까지 임금 융이 생각한다면 지포 라이터인 불통은 조선의 최대 수출품이 될 수밖에 없으리라.
“그렇습니다.”
“깔끔하게 정제한 고래기름을 사용해 봅시다. 심지에 기름이 잘 흡수되면 불이 붙는 것 당연하니까요.”
“예,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부싯돌만 원형으로 잘 깎고 또 그 중심에 구멍을 내서 불통 상부에 결합하여 손가락으로 돌려서 반대편에 있는 쇠에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면 불꽃이 튀는 것은 당연하리라.
“우리가 신물 개발에 성공하면 주상전하께서 크게 기뻐하실 것이오, 하하하!”
임금 융 하나 때문에 조선이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물론 임금 융과 함께 조선을 바꾸려는 사람은 양인들과 노비들 그리고 천대받았던 쟁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 * *
의주 감영.
명나라 황제의 칙사가 의주 감영에 도착했고.
의주 감영은 명나라 황제의 칙사를 대접하기 위해서 정신이 없었다.
“대인, 조선군은 오합지졸입니다.”
명나라 사신단에도 호위 무장이 함께하고 있기에 그는 조선군의 군기 상태를 살폈다. 사실 사신단의 목적 중 하나가 첩보 수집이니 당연한 일일 거다.
“나도 봤어.”
국경을 지키는 조선군들은 볼품이 없었고.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는 저런 오합지졸로 강한 야인들을 상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칙사는 명나라 황제 홍치제가 자신에게 내린 명령이 떠올랐다.
[예, 알겠나이다.] [물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동하는지도 확인하라.]칙사에게 이런 밀명을 따로 내린 홍치제라서 그를 명나라의 마지막 성군이라고 부르는 걸 거다.
“조선군 같은 오합지졸로는 절대 여진족들을 상대할 수 없습니다.”
“옳다. 조선군이 이렇게 약해서는 안 되는데.”
물론 명나라 칙사가 본 것은 조선의 임금 융이 꾸민 연극이고.
조선군의 최정예는 철저하게 숨겨진 상태였다.
“대인, 조선군이 이렇다면 황제 폐하께 말씀을 드려서 정벌하심이 어떨까요?”
“정벌?”
“제가 판단하기에 요동군 5만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명나라 장수의 말에 칙사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명나라는 천자의 나라다, 천자의 나라를 어버이로 섬기는 조선을 친다면 천자의 도가 무너지는 거야.”
실리를 추구하는 명나라 무장은 자기 눈에 보이는 조선군들이 오합지졸이기에 이번에 병합해서 명나라에 속하는 하나의 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칙사는 명분을 중시하기에 실리를 추구하는 명나라 호위 무장을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습니까?”
“그렇다. 내가 이번에 조선 왕을 만나면 황제 폐하께서 내리신 전권을 이용해서 군기를 엄정하게 만들고 군사를 양성하라고 단단히 교육해야겠다. 이래서야 어찌 명나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조선일까? 쯧쯧!”
명나라 황제 칙사는 조선군이 너무 약해 보여서 이런 소리를 하는 거였다.
‘이런 군대로 왜구를 어떻게 정벌해. 쯧쯧!’
명나라 칙사는 조선에 괜히 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들의 대화를 몰래 듣는 세작들이 많을 것이다.
똑똑!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조심히 문이 열렸는데 의주 목사가 최대한 공손한 모습으로 들어와 허리를 숙였다.
“무슨 일인가?”
“칙사 대인을 위한 연회가 준비되었습니다.”
“그래? 하하하!”
“예, 그렇습니다.”
최대한 저자세로 나오고 있는 의주 목사였다.
[칙사가 한양으로 오는 시간을 늦추라는 것이 주상 전하의 엄명입니다.]그러니 의주 목사는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를 의주에서 오래 머물게 해야 했다.
“조선 계집은 어떤가?”
“예?”
“미색이 출중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조선 건국 초기 명나라의 요구로 조선은 명나라에 공녀를 보내야 했고.
그 공녀들이 미녀들이 많았다. 그런데 명나라는 건국 초기에는 야만적으로 순장 제도가 부활했는데 황제가 죽으면 조선에서 보내진 공녀들도 모두 황제와 함께 순장했다.
“충분히 만족하실만하실 것입니다.”
“그래야지, 계집은 원래 달아야지. 하하하!”
조금 전까지는 도덕군자처럼 굴더니 여자 이야기가 나오니 180도로 달라지는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였다.
이래서 성리학은 조선이나 명나라나 구분 없이 나쁜 거다.
* * *
대궐 임금 융의 서재.
“이것이 무산에서 올라온 철광석입니다.”
도승지가 쟁반에 든 철광석을 내게 내려놨다.
‘무산 광산에서 채굴되는 철광석은 품질이 나쁘지.’
한마디로 말하면 철의 비율이 낮아서 경제성이 없다는 소리인데 지금 내가 그리고 조선이 경제성을 따질 때가 아니다.
‘석유도 그렇지.’
경제성이 부족한 유전은 내가 살던 대한민국에도 꽤 있다. 하지만 채굴해도 수익성이 없기에 채굴에 돌입하지 않는 거다.
하지만 경제성을 가진 유전이 모두 바닥이 나면 어쩔 수 없이 채굴해야 한다.
“그렇구나.”
“예, 철광석으로 쇠를 만드는 기술자에게 확인해 본 결과 쇠의 함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렇단 말이지?”
“그렇사옵니다.”
“질이 나쁘면 양으로 채워야지.”
무산 광산을 가동하면서 남부 지방에 있는 철광석 광산들을 추가로 개발해야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예?”
“철광석은 어떻게든 확보할 수 있다.”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니 철광석을 녹일 대규모의 용광로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한다면 포스코 같은 대규모의 제철소가 조선에 꼭 필요한 거다.
“철광석을 녹여서 많은 양의 철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부터 한양 인근에 만들어야겠다.”
또 재물이 깨질 거다.
‘소규모로 해서 될 일이 아니지.’
뭐든 집약적으로 또 대규모로 진행해야 한다.
“주상 전하, 결코 쉬운 일이 아닐 듯합니다.”
“그대와 과인이 해온 일 중에 어디 쉬운 일이 있던가.”
내 말에 도승지가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을 보였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또 그렇습니다. 대형 조선소와 제철소까지 만드신다고 하니 인력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농사를 지을 사람도 없겠지?”
“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나이다.”
“그 두 일에는 노비를 이용해야겠다.”
“예?”
“공신전에 붙어 있는 노비들과 사대부들의 노비들을 동원하면 일거양득일 거야.”
훈구파의 버팀목은 노비다.
또 사대부의 버팀목 역시 노비가 농사를 짓는 땅에서 나오는 곡식이다.
그런데 내가 그들에게서 노비를 받아서 부역에 동원하면 소는 누가 키우고 농사는 누가 지을까?
‘싫다고 하면?’
대사헌이 움직이면 된다.
‘죄가 있는 사대부나 훈구파가 한둘이 아니지. 으흐흐!’
죄는 노비로 메꾸게 만든다.
“주상 전하, 노공필 입궐하였나이다.”
“들라고 하라.”
영의정이 언제 죽을지 모른다.
유자광의 상대가 될 수 있는 존재를 키워야 하고.
그런 상대가 내 충신이라면 좋겠다.
‘아비처럼 똑똑해야 할 건데.’
지금 영의정은 아마도 자기가 죽은 후에 김종직처럼 부관참시당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고.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반대하지 않는 거다.
‘똑똑해.’
아들도 그런 아버지를 닮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노공필을 이용해서 성균관을 완전하게 장악하든지 아니면 완벽하게 와해시켜야겠다.
‘주자학을 전파하자는데 유생이 뭐라고 하겠어?’
와해로 정해지면 성균관을 와해시킬 방법은 참으로 쉽다.
‘이게 전부일까?’
준비해 놓은 계략은 무궁무진하고.
그리고 준비해 놓은 계획이 곧 실행될 거다.
‘사람은 영원히 살 수 없으니.’
중전의 아버지인 거창 부원군이 곧 졸하게 될 거다.
그때가 또 한 번 성균관을 와해시키고 내게 복종하게 만들 계략이 펼쳐지게 되리라.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