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4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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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 군주 연산! -45화
희빈 이 씨의 침소.
“주상, 전하, 주상 전하.”
딱 화합하려고 할 때 상선이 다급한 목소리로 침소 밖에서 나를 불렀다.
‘무슨 일이지?’
이럴 수는 없다.
아무리 급한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상선, 무슨 일인가?”
나는 옷소매를 고치고 자리에 앉았다.
“문을 열라.”
내 명령에 방 안의 문이 열렸고.
상선이 황망한 얼굴로 대기하고 있었다.
“상선 무슨 일인가?”
“중전마마의 부친이신 거창 부원군이 이 밤에 졸하셨나이다.”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지는 순간이다.
역사적으로 거창 부원군은 연산군 3년에 사망했고. 그때 중전은 만삭이어서 중전을 너무 아끼고 사랑한 진짜 연산군이 중전의 몸이 크게 상할 수 있음을 걱정하여 상가에서 곡하지 말라고 중전 명했다고 연산군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중전은 아는가?”
중전 신 씨는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 온후한 성격을 가진 여자다.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지.’
그래서 내가 진심으로 아끼는 두 여자 중 하나다.
‘온후한 중전 신 씨, 꾸밈없는 특별 상궁 꽃분이!’
그 둘은 내게 진심이고.
나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계략도 없이 진심이다.
“중전마마께서는 아직 모르십니다.”
“상선, 과인이 중궁전으로 갈 것이오.”
“예, 알겠나이다.”
상선이 대답했고.
문이 닫혔다.
“희빈.”
“…예, 주상전하.”
희빈 이 씨는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이다. 자신이 이제야 내게 사랑받을 기회가 왔는데 중전의 아버지가 사망했기에 내가 중궁전에 가야 하니 아쉽기도 또 서러운 것 같기도 한 눈빛이다.
“내가 그대에게 참으로 미안한 것이 많소.”
맞지.
오늘은 정말 희빈 이 씨에게 미안한 일이 많은 밤인 것 같다.
“예?”
내가 한 말의 뜻을 희빈 이 씨는 죽는 그 순간까지 모를 거다.
“앞으로 과인은 그대로 많이 아낄 것이오.”
나는 용포를 입고 희빈 이 씨의 침소에서 나왔다.
‘참으로 나는 독하다.’
왜?
이제는 이슬을 맞은 검이 바람이 되어 불어야 하니까.
* * *
중궁전 전각.
“주상 전하께서 어찌 제게로 오셨습니까?”
중전도 내가 희빈 이 씨의 처소로 갔다는 말을 상궁에게 들은 모양이다. 그래서 나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것 같다.
“중전···.”
“왜 그러십니까? 주상 전하의 용안에 그늘이 있어 보입니다.”
내 표정이 평범할 수 없기에 중전이 걱정되어 내게 물었다.
“이리 오시오.”
나는 내 앞에 선 중전의 손을 잡고 그녀를 내 품으로 당겼기에 중전이 내 품에 안겼다.
그리고 포근하게 안아줬다.
“중전, 오늘 중전께서 서러운 날일 것이오.”
“예?”
내 말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중전이 나를 올려 봤다.
“놀라지 마시오, 장인께서 이 밤에 졸하셨소.”
내 품에 안겨 있던 중전이 온몸을 부르르 떨더니 정말 놀랐는지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으려 했고 나는 바로 그녀를 힘껏 안아주며 위로를 위해서 그녀의 등을 톡톡 두드려줬다.
“아, 아버님, 흑흑흑!”
내 품에 안긴 중전이 내 품에 안겨서 서럽게 운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오.”
나는 중전을 부축하여 자리에 앉게 했다.
“흑흑흑, 아버님, 흑흑흑!”
중전은 효심이 깊은 여자다.
“밖에 누구 없는가?”
내 말에 상선이 들어왔다.
“찾으셨나이까? 주상 전하.”
“중궁전 상궁에게 일러 중전께서 사가로 나가실 수 있게 바로 준비하라.”
“이미 준비되고 있나이다.”
“또한 과인이 장인을 뵈러 갈 것이다. 내금위장과 갑사 1군 부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라.”
내 말에 상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상 전하!”
“상선, 안 된다고 하지 말라. 왕실에 법도에 어긋난다고 과인에게 말하지 말라.”
“하오나 왕실 종친들과 조정 신료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과인은 이미 마음을 정했노라.”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주상을 모시겠나이다.”
상선 김처선이 내게 말하고 중궁전을 나갔다.
* * *
왜의 시모노세키에 있는 항구.
손과 발목이 꽁꽁 묶인 왜인 500이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박충선의 선단에 오르고 있었고.
박충선은 노예로 팔리는 왜인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데 다이묘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이다.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나?”
왜에서 조선으로 팔리는 노예들은 어렸다.
소년이 400이고.
소녀가 100인데 그들은 다이묘의 백성들이 일부 있었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을 습격해서 납치한 존재들이었다.
“충분합니다.”
박충선이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박충선.] [예, 주상 전하.] [너도 이제 어엿한 상단의 상주다.] [황공하옵니다.] [일본은 전쟁의 시대에 돌입했으니 군량미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니 명나라 남부에서 곡물을 사서 교역 중인 왜의 다이묘에게 팔면 이문이 많이 남을 것이다.] [예, 알겠나이다.] [곡물의 대가는 노예로 받아도 된다.] [명심하고 있나이다.] [그리고 또 네 상단에 속해 있는 무사들이 명나라 해안을 살피고 지도를 그리게 하고 명나라 도자기를 만드는 지역을 공격하여 점령하고 성을 쌓아야 할 것이다.] [망극하옵게도 제가 보유한 왜인 무사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갑사 부대 일부가 특별군으로 편성이 될 것이고 대마도를 점령하면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왜구가 너의 병사가 될 것이다.]임금 융이 대마도와 오키섬을 점령하려는 이유는 바로 명나라 남부 해안 지방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도자기와 비단 때문인데 그것을 왜구의 노략질로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일대를 점령하여 지속해서 명나라 기술자들에게 생산하게 하여 다른 지역에 판매하기 위함이었다.
“첫 거래는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인 것 같습니다.”
노예 500명이 박충선의 상선에 모두 승선했다.
“내가 주변 다이묘들을 모두 제거하고 더 강력해지면 그대는 더 많은 부를 가지게 될 거다. 하하하!”
다이묘는 오직 자신의 탐욕만을 상상하고 있었다.
“다이묘, 그러면 다음에 뵙겠습니다.”
박충선도 배에 올랐다.
* * *
박충선의 상선 갑판 위.
“너희들은 너희들의 다이묘에게 버려져서 내게 팔렸다.”
박충선이 조선에서 왜로 끌고 온 상선은 모두 다섯 척이고 500명의 노예는 각각 100명씩 나눠서 상선에 태웠고.
박충선은 지금 100명의 어린 노예들을 보며 말하고 있었다.
“주인이 너희를 버렸고 내가 너희들의 주인이 됐다.”
어린 노예들은 그저 벌벌 떨고만 있었다.
“떨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돌처럼 단단해져라. 그래야 너희를 판 사악한 다이묘의 심장을 씹어먹을 수 있도록 강해질 수 있으니까.”
박충선은 그렇게 말하고 왜인 출신 무사를 봤다.
“완도로 보내라.”
완도에는 임금 융의 새로운 해군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완도라고 하시면?”
“저 아이들의 키가 한 뼘 이상 크고 단단해지면 나의 임금의 칼이 되어 왜의 다이묘들을 벨 것이다.”
임금 융을 위한 최초의 외인부대가 탄생할 준비를 끝낸 거다.
“어린 계집은 어떻게 합니까?”
“꽃이 더 독한 법이지.”
어린 왜인 소녀들은 미인계를 이용하여 암살하는 암살자로 키워지게 된 거다.
하여튼 임금 융은 말했었다.
자신의 개혁은 50년짜리라고.
그것에 대한 하나의 준비가 바로 이것이었다.
* * *
거창 부원군의 사가.
조선의 임금이 남몰래 대궐 밖으로 나가면 암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가 대궐에 장인인 거창 부원군의 사가로 나갈 때 내금위 부대와 갑사 1군 부대가 총동원되어 호위했고.
행차하는 길마다 갑사 1군 부대 장병들이 횃불을 들고 배치가 됐다.
그렇게 나는 이 밤에 졸한 거창 부원군의 사가로 갔고.
조선의 임금인 내가 중전을 부축하여 상갓집에 왔다는 사실이 신 씨 문중 사람들은 모두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리고 갑사 1군 부대의 장병이 거창 부원군의 사가를 경호했다.
“주, 주상 전하.”
상복을 입은 손위처남인 신수근이 버선발로 뛰어나와 흙바닥에 엎드렸다.
“처남, 얼마나 상심이 크시오.”
나는 허리를 숙여서 손위처남이신 신수근을 일으켰다.
“주상전하, 어찌 주상께서 이곳에 오실 수 있습니까, 이 사실을 나중에 신료들이 안다면 주상전하께서 왕실의 법을 어겼다고 비난할 것입니다.”
“괜찮소. 장인께서 가시는 마지막 길에 사위인 과인이 잠시라도 지켜드려야 하지 않겠소. 상궁은 중전께서 상복을 입을 수 있게 도우라.”
신수근에게 말한 후 중전을 부축하는 상궁에게 말했다.
“예, 주상 전하.”
상궁이 중전을 부축하여 별채로 갔다.
“처남, 중전이 많이 슬퍼합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흑흑흑!”
나의 마음이 전달됐는지 손위처남인 신수근이 크게 울었다.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은.’
3명의 처남들에게 끝없는 충성심을 심어주기 위해서 왔다.
물론 나의 조강지처인 중전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왔지만 말이다.
“중전의 몸이 상하지 않게 곡을 하지 못하게 했소, 처남께서는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시오. 또한 곡기를 드시게 하시오.”
“그 또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장인을 뵙겠소.”
왕실 법도에서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상가를 찾은 조문객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임금은 그 신하가 장인이라고 해도 또 사망했다고 해도 절하지 않는다.’
과연 그런 법도가 옳을까?
“아니 됩니다. 주상 전하.”
신수근이 나를 막았다.
“장인께서는 외척이시나 권세를 바라지 않으셔서 생존하셨을 때 사위를 자주 보지 못했소. 가시는 길에 사위 얼굴이라도 실컷 보시고 가셔야 하지 않겠소.”
나를 막아선 신수근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거창 부원군의 영전으로 걸어갔다.
내가 향을 잡고 피우려고 할 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던 도승지가 나서서 나보다 먼저 향을 피웠다.
“주상 전하, 보는 이목이 많습니다.”
“타파하겠다고 마음먹은 예법이다.”
나는 다시 향을 집어서 피웠다.
“주상 전하, 절하지 마소서, 임금이 신하게 절하는 예는 없나이다.”
도승지가 내게 말했고.
그때 중전이 상복을 입고 신수근 옆에 섰는데 내가 자기 아버지의 영전에 향을 피우고 서 있는 것을 보고 놀란 눈빛으로 변했다.
“주상, 주상 전하. 아니 됩니다.”
중전도 나를 말렸다.
“괜찮소.”
나는 중전에게 말한 후 거창 부원군의 영전에 두 번 절했고.
내 모습에 상가를 찾은 조문객들은 모두 기겁한 눈빛으로 변했고 신 씨 문중 사람들은 모두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는데 나를 호위하는 내금위장과 갑사 1군 부대장이 이번 일을 처리하려는 듯 사가 밖으로 나갔다.
“주, 주상 전하, 성,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감격한 신수근이 내게 엎드려 절했다.
아마 조선 임금의 장인 중에 거창 부원군이 유일하게 임금에게 절을 받았을 거다.
그리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거창 부원군은 외척 중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부원군 중에 누구도 죽어서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신수근은.’
중종반정 때 반정을 제안받았지만, 세자가 총명하다고 반정 제안을 거부했다가 결국에 유자광에게 살해당했다.
‘신수근은 의리가 있지.’
어떤 면에서 반정의 주역인 유자광을 나의 충신으로 만드는 중이고.
앞으로는 신수근의 마음을 완벽하게 얻을 거다.
그의 아우 둘도 나를 충심으로 따르게 될 거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