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49)
ⓒ 흑곰작가
=======================================
“또한 그 자료들이 거짓이 있고 없음을 내시부와 호조가 판단할 수 있게 노비 문서를 함께 제출할 것을 명합니다. 이 일은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을 것이니 상선은 종친부에도 세세히 알려서 과인의 종친이 실수하지 않고 또 그 실수로 과인이 눈물을 흘리며 종친을 거열형에 명하는 참담한 일이 없도록 하라.”
종친부도 예외를 두지 않았으니 반발이 극심할 거다.
“마지막으로 갑사 1군 부장.”
“예, 주상 전하.”
“갑사 1군에서 병사를 차출하여 내시부와 호조를 도우라.”
한 마디로 기다리지 말고 한양과 수도권에는 직접 방문하여 노비 문서를 회수하라고 명령하는 거다.
“예, 알겠나이다.”
“또한 지방은 별기군 거점 부대를 이용해서 과인의 어명을 수행하게 하라.”
“예, 주상 전하, 지방 별기군 5만 명을 총동원하여 최대한 빠르게 주상 전하의 어명을 수행하겠나이다.”
갑사 1군 부장이 나의 친위대가 5만 명이라고 하자 조정 신료들은 못 믿겠다는 눈빛인데 또 정말 5만 명이며 자신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발해도 내가 나의 뜻을 굽히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눈빛이다.
‘이러면 인수대비가 어떻게 나오실까?’
이번 일로 나와 적이 될까?
궁금해진다.
또 종친부에 속해 있는 대군들과 왕자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반정을 꾸밀까?’
겁도 없이?
이번 개혁에 불만을 품는 자는 누구든 용서하지 않을 거다.
아니지.
이젠 나는 누구라도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왜?
힘을 가졌으니까.
조선의 임금이라는 정통성과 명분에서 나오는 힘이 아니라 군사력과 재력에서 나오는 힘 말이다.
그게 진짜 힘이다.
“주상 전하, 종친부까지라고 하셨습니까?”
영의정은 기겁했고.
좌의정과 우의정의 눈빛이 다른 의미를 담는 듯 느껴졌다.
‘영의정은 종친부까지 건드면 반정이 계획될 수도 있다는 눈빛이고.’
좌의정과 우의정은 더는 참아서는 안 된다는 그런 눈빛이다.
그런데 이제 안 참으면 어쩔 건데?
“그렇소, 임금이 내리는 어명에 예외가 있어야 하겠습니까.”
종친부까지 거론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노비를 가장 많이 가진 부류는.’
안타깝게도 종친부다.
“주상 전하, 종친부가 크게 반발할 것입니다.”
영의정은 나를 걱정하고 있다.
‘다행히 마지막까지 선을 넘지 않는 영의정이군.’
그런데 나의 또 다른 장인인 우의정과 좌의정은 다른 것 같다.
“반발이 못처럼 튀어나온다면 두드려 넣을 것이오. 이렇게!”
쾅쾅!
나는 주먹으로 옥좌를 내려쳤다.
‘이제 문서가 모이면!’
남은 것은 불놀이다.
이렇게 한 후에 노비 문서를 관리하는 관청이 활활 불탄다면 노비의 진짜 주인이 누군지 알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사관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기록할까?
“무령군.”
“예, 주상 전하.”
“그대의 생각은 어떤가?”
“주상 전하의 말씀은 급격한 개혁이기는 하나 세수 부족 현상을 채우는 일에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옵니다.”
무령군 유자광이 내 말에 동의하자 조정 신료는 왜 이러냐는 눈빛으로 무령군을 봤고.
또 어떤 신료는 유자광의 어미가 천민이니 임금의 말에 쌍심지를 켜고 반긴다는 눈빛을 보였다.
“사관은 답하라.”
내 말에 기록하는 사관이 나를 봤다.
“무령군이 한 말을 사초에 어떻게 기록할지 과인은 궁금하다, 기록을 할 것인지 아니면 얼자 출신이기에 세조 대왕께 왕자의 칭호를 받는 무령군을 무시하여 삭제할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사관은 올바르게 똑바로 있는 그대로 조정 회의에서 나온 말을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사사로운 생각으로 삭제한다면 사관의 자격이 없고 실록이 어찌 올바르게 기록되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내 말에 사관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과인이 한 말까지 똑똑히 사초에 기록하라. 사관들은 스스로 옳은 선비로 행동하라.”
“사관은 주상 전하의 어명을 따릅니다.”
사관이 그렇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서 사초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영의정 이제 과인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하시오.”
일사천리로 발표했기에 누구 하나 바로 반대하지 못했다.
‘반대하는 놈은.’
내일 아침을 보지 못할 거다.
“주상 전하, 노신이 늙어서 이제 주상전하를 보필하기 힘들기에 노신이 낙향할 수 있게 윤허해 주십시오.”
영의정은 더는 조정에 남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낙향이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통촉하여 주십시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그래서 영의정의 아들 노공필을 예전에 따로 부른 거였다.
“그 문제는 과인이 좀 더 생각한 후에 결정하겠소, 그런데 병조판서는 왜 보이지 않습니까?”
병조판서 이극돈은 보일 수 없다.
“주상 전하, 망극한 말씀이오나 병조판서는 지난밤에 괴한의 습격을 받아서 살해되었습니다.”
한성 부윤이며 나의 외숙인 윤구가 참담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사실 한성 부윤 윤구는 조정 회의가 열릴 때부터 저런 표정이었다.
“뭐라고 했는가?”
분노한 듯 나는 바로 용상에서 일어나서 소리쳤다.
요즘 내가 연기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망, 망극하나이다.”
“한성 부윤께서는 어찌 한성의 치안을 관리했기에 조정의 중신인 병조판서가 암살당할 정도로 치안을 관리한 건가!”
윤구는 외숙부이고 외척이다. 그런 존재에게 내가 이렇게 질타하니 모두가 놀란 표정이다.
“망극하나이다. 주상 전하.”
“이것은 분명 역모의 조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병권을 쥐고 있는 병조판서를 습격할 생각을 할 수가 없도다.”
역모라는 말에 신료들이 모두 기겁했다.
그리고 또 일부는 찰나지만 병조판서가 어디 병권을 쥐고 있냐는 눈빛으로 내게 눈을 흘겼다.
‘가제미 눈깔은 곧 뽑아버릴 거다.’
“한성 부윤은 병조판서를 암살한 자를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다. 역모를 꿈꾼다는 것은 왕자 중에 누군가 옥좌를 탐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역성혁명을 시도하는 것이니 한성 부윤은 철저하게 밝혀서 종묘사직을 지켜라.”
의도적으로 왕자를 거론했다.
그러니 이제 종친부도 숨소리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
노예 제도만 정비하면 그것으로 물고 뜯고 난리를 칠 거다. 그래서 역모라는 화제성을 터트린 거다. 물론 내 장인 중 한 명인 병조 판서 이극돈이 성균관 유생을 움직여서 내게 반기를 들겠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서 9명의 장인 중에 그를 택한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진성대군 쪽에서 가장 두려울 것이고.
또 가장 낮게 엎드릴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한성 부윤인 윤구가 바로 대답했고.
나는 다시 옥좌에 앉아서 역모라는 말에 잔뜩 긴장한 신료들을 봤다.
‘이제 노비 관련 문제는 생각도 못 하겠지.’
역모는 엄청난 일이고 재수가 없어서 이름이 거론되면 삼족을 멸해야 하는 죄이니 신료들은 당분간 찍소리도 못할 것이다.
“영의정.”
내 목소리는 여전히 흥분 상태다.
“주상 전하.”
“역모일 겁니다. 그러니 배후를 찾아야 합니다. 반드시 꼭 찾아서 구족을 멸해야 합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흥분하는 모습은 또 처음 볼 거다.
“망극한 일이옵니다.”
“그렇소, 망극한 일인 것 같소. 영의정, 병권을 책임지는 병조판서의 자리를 하루라도 비워둘 수 없으니 누가 병조판서가 됐으면 좋겠소?”
“그것이···. 그것이···.”
또 하나의 노림수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영의정께서 바로 결정하지 못하고 인재를 천거하지 못한다면 과인은 무예가 출중하고 병법에 능한 무령군 유자광을 병조판서에 임명할 것이니 영의정의 생각은 어떻소?”
내 말에 유자광이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또 영의정도 다른 의미로 온몸을 부르르 떨었는데 온화한 영의정은 이번일 만큼은 막아야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영의정께서는 반대하시는 거요?”
노비 제도가 종모법에서 종부법으로 바뀌면 유자광은 서얼이 아니게 된다.
‘그래서 나는!’
노비 제도 개혁을 말할 때 소급 적용을 말하지 않았다.
‘유자광이 양반이 되면?’
유자광은 아마도 사대부들을 대변하게 될 거다.
왜?
그는 이미 훈구파 신파의 영수나 다름이 없으니까.
“신은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인 영의정으로서 신임 병조판서를 병조참의 김기철을 병조판서로 삼아서 병조판서의 공백을 없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옵니다.”
영의정의 말에 유자광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
“영의정께서 그렇다면 그렇게 하시오.”
여기서 계속 유자광을 밀어붙일 필요는 없다.
왜?
한 번 분 바람은 쉽게 멈추지 않으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영의정이 말했고.
지금까지 입도 뻥끗하지 못한 구파와 신파가 모두 영의정을 따라서 성은이 망극하다고 말했는데 그중에서 유자광이 제일 크게 소리쳤다.
‘오늘 밤, 바람에 누가 지워질까.’
나는 매서운 눈빛으로 아무 말도 없는 병조참의 김기철을 봤다.
‘그대는 운이 없도다.’
그리고 내일 있을 조정 회의에서 영의정은 또 누구를 천거할지 궁금해진다.
* * *
내의원 특별 연구실.
“그렇단 말인가?”
어의가 버드나무를 껍질을 졸여 만든 진통제의 부작용을 듣고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습니다. 베인 상처를 입은 자에게 버들 액을 먹였더니 피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됐나?”
“사망했습니다.”
놀랍게도 임금 융의 조선은 사형수를 이용해서 생체 실험을 진행하는데 그 사형수의 대부분이 살인자이거나 왜구 출신이었다.
뭐라고 할까?
범죄자에게 자비가 없는 조선인 거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임금 융의 지시로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피를 흘리는 환자에게는 쓸 수가 없다는 거군.”
“예, 그렇습니다. 주상 전하께서 말씀하셨던 그 외과 수술이라는 것에는 쓸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 그런데 과연 의원이 환자의 배를 가르고 장기를 고친다는 주상 전하의 말씀이 실현될 수 있을까?”
어의도 임금 융이 측근 의원들에게 한 말이 지금까지도 믿어지지 않았다.
“중국 고서에 나오는 화타가 그랬습니다.”
“그렇지, 그런데 신체 발부는 수지 부모라는데 과연 어느 사대부의 환자가 신체를 훼손하며 치료받기를 원할까.”
“그러니까요.”
“하여튼 주상 전하의 뜻을 이행하려면 새로운 마취제를 개발해야 하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 *
완도에 세워진 왕립 조선소.
“주상전하께서 직접 하사하신 이 범선이라는 설계도를 볼 때면 정말 주상 전하의 총기가 세종대왕과 견주기 충분한 것 같습니다.”
임금 융은 현대인의 영혼을 가지고 있기에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범선을 직접 그래서 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자들에게 줬었다.
거기다가 삼각돛도 그려서 내렸고 삼각돛이 어떻게 항해에서 작용하는지도 자세하게 설명하는 해설집도 같이 내렸다.
“그렇습니다.”
보통의 경우 조선에서는 누구도 세종대왕과 왕을 비교하지 않는다.
그런데 임금 융의 능력이 세종대왕과 비교되고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신물들을 만들라고 지시하고 있었다.
“범선의 건조는 몇 할이나 됐는가?”
이 조선소의 총책임자는 실학자의 선구자 중 한 명이었다.
“제가 살피고 기술자가 보고하기를 5할은 끝냈습니다.”
“이제 겨우 5할?”
임금 융처럼 왕립 조선소 책임자도 마음이 급했다.
“영감, 배를 만드는 기술자들이 뼈가 녹아내릴 정도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고 있네. 내가 마음이 이리도 급한데 주상 전하께서는 오죽하시겠는가.”
하여튼 조선은 임금 융의 지시로 삼각돛이 달란 범선을 아시아 최초로 건조하고 있었는데 좌·우측으로 대포가 48문이고 선수에 2문 후미에 4문의 대포가 탑재될 것이니 거의 전열함 이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