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5)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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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대전.
생각하는 자는 발전한다.
그리고 나는 염전 개발 전까지 왕실 내탕고를 채울 방법을 찾아냈다.
‘기름, 그것도 고래기름.’
귀한 초는 대부분 부유한 사대부들이 쓴다.
초를 사용할 수 없는 백성들은 심지를 이용한 호롱불로 밤을 밝히는데 호롱 안에 넣는 기름은 보통 동물성 기름이다.
‘그것까지 없는 백성들은?’
밤이 길어진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세곡들을 빠르게 한양으로 옮기기 위해서 과인은 수로를 이용하고자 합니다.“
조선 최초로 또 임금 최초로 포경 사업을 생각했다.
‘이익이 많지.’
아직 판옥선도 만들어지지 않은 조선이다. 그래서 현재의 조선은 맹선이라고 불리는 군선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조운선으로 이용됐으며 배의 크기에 따라서 대맹선, 중맹선, 소맹선으로 구분했는데 대맹선은 최대 80명이 탑승했고 소맹선은 30명이 최대치다.
‘군선이었으나.’
전투력이 약해서 판옥선이 개발된 후에는 어선으로 전락했다.
“신료들은 들으시오.”
“예, 주상 전하.”
“옛날부터 있었던 맹선과 검선을 개량하여 새로운 배를 만들 것이오.”
선박 건조는 막대한 재물이 쓰인다.
“새로운 배를 건조하면 조운선으로 쓰고 또 다른 목적으로 쓸 생각이오.”
“주상 전하, 다른 목적이라고 했나이까?”
또 무슨 허튼짓을 꾸미냐는 눈빛이다.
“예를 들면 고래를 잡을 생각이오.”
내 말에 신료들은 기가 찬다는 표정이다.
“고래라고 하셨습니까?”
사대부 중에 고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 작가들이 있으리라.
“옛날 문헌을 찾아보니 동해에 고래들이 많이 산다고 합니다. 그 고래를 잡아서 기름을 짠다면 백성들의 밤이 밝아질 것이고 가난한 선비들이 성리학을 깨칠 때 도움이 되리라고 과인은 생각하오.”
성리학은 깨우치는 학문이 아니다.
그냥 성현의 말씀을 달달 외우는 암기식 교육이지.
“주상 전하, 기름을 짠다고 하셨습니까?”
영의정이 내게 물었다.
“그렇소. 이것도 안 되는 겁니까? 영의정.”
즉위한 후 뭐든 안 된다고 말하는 조정 신료들이다.
‘염전이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지.’
뭐래도 해서 재물을 모아야 한다.
‘물론.’
두만강 인근에는 아탕개가 건주여진과 밀무역을 남부 해안에서는 대마도와 연계한 항왜 박충선이 밀무역해서 왕실 내탕고를 채우고 있는 상태다.
“고래라는 물고기는 잡기 쉽지 않습니다.”
고래가 물고기란다.
‘물에 사니까.’
고래가 포유류라는 사실을 이 조선에서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거고.
단언하건대 사대부들은 고래에 관해서 아예 모를 것이다.
“과인이 다 알아서 하겠소.”
말 그대로 일방적인 발표인 거다.
‘맹선을 개량해서 평저선인 판옥선을 개발하고.’
또 판옥선이 개발되면 내 머릿속에 있는 범선도 개발해 볼 생각이다.
“아들 그렇게 아시면 됩니다.”
* * *
임금 융의 개인 서재.
“동해 지역 출신이라고?”
“예, 그렇사옵니다. 주상 전하, 어부 돌쇠라고 합니다.”
성이 없다는 건 사대부는 아니라는 거다.
사실 조선 사람들이 성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 이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그래서 김 씨, 이 씨, 박 씨가 많다.
왜?
노비들이 주인의 성을 따라서 성을 만들었으니까.
그리고 지주 가문이 한 고을을 지배하면 소작농들 역시 대부분 그 지주 가문의 성을 따라서 자기의 성으로 했단다.
“그대는 고래를 잡아 봤나?”
나는 고래에서 기름을 얻기로 마음먹은 상태라서 도승지에게 지시해서 포경선을 꾸릴 어부들을 모았다.
“예, 잡아 봤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잡아 봤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뭐든 해본 놈이 더 잘하는 법이니까.
“과인은 고래를 잡아서 고래에서 기름을 짜서 백성들의 어두운 밤을 밝히고자 한다.”
“따르겠나이다.”
포경선이 꾸려질 거고.
조선 최초로 포경 사업이 시작되려는 순간이다.
‘실록에는 어떻게 기록할까?’
임금께서 어부 돌쇠를 부르시어 바다의 고래를 잡게 하시니 그 고래에서 성리학을 밝히는 등불이 만들어졌다.
내가 성군으로 또 평화롭게 붕어하게 되면 대충 이렇게 기록하게 될 거고.
‘폭군 연산으로 죽으면?’
연산군이 해괴하여 천한 천민 출신 어부 돌쇠를 대궐로 불러서 고래를 잡으라 명하면서 왕실 재물을 축냈다.
이런 식으로 실록은 기록하게 될 거다.
‘같은 내용인데.’
어감이 확실히 다른 거다.
* * *
6개월 후 동해 장승포 포구.
조선이 본격적으로 포경 사업에 뛰어든 것은 구한말이며 또 일제 강점기였다. 그러니 임금 융의 포경 사업은 500년 이상 앞당긴 거다.
“항구로 고래가 들어온다!”
조선에서 포경 사업의 중심지는 장승포가 됐다.
그리고 그 장승포 항구에는 고래잡이 포경선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항구 옆 공터에는 잡은 고래로 기름을 짜는 시설도 임금 융의 강력한 의지처럼 딱 6개월 만에 만들어진 상태고 조선의 포경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고래를 해체할 준비를 해.”
“예, 알겠습니다. 어르신.”
고래를 잡은 포경선이 포구로 들어오면서 장승포 포구는 생동감이 넘치기 시작했다.
아마 이대로라면 당분간 장승포 포구 인근 마음을 조선에서 제일 부유한 고을이 되리라.
* * *
며칠 후, 임금 융이 사용하는 개인 서재 전각.
“주상 전하, 장승포에서 고래가 잡히면 그 고래에서 짜내는 기름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도승지의 말에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일반 백성들과 가난한 선비들이 이제는 밤에도 책을 읽고 또 백성들 역시 많은 일을 하겠구나.”
“예, 그렇습니다.”
“고래에서 기름을 짜면 그 기름은 조선의 밤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다.”
“주상 전하께서 이리도 백성을 아끼시니···.”
“도승지.”
나는 도승지의 말을 잘랐다.
“예, 주상 전하.”
“아부나 하라고 그대를 과인 옆에 두는 것이 아니다.”
“망극하옵니다.”
“됐고, 내가 말한 판옥선이라는 배는 얼마나 건조가 됐는가?”
중요한 일은 새로운 형태의 배를 개발해서 해안에 배치한다면 어쩌면 왜구의 침입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판옥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고 하옵니다.”
판옥선의 이름도 이제는 내가 지은 것이 되는 거다.
이때까지만 해도 판옥선은 개발되지 않았으니까.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조선의 주력 군선은 맹선이 주력이었고.
탑승 인원도 최대 80명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16세기가 되면서 삼포왜란, 사량왜변, 을묘왜변 등이 발생했고 왜도 평선이 아닌 안택선으로 발전하면서 조선은 새로운 군선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개발된 것이 바로 판옥선이다.
그리고 임진왜란 때 판옥선이 왜군의 안택선을 능가할 수 있는 이유는 많지만 크기에서 분명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리라.
‘거기다가 조선은 포격전이지.’
그러니 근접전에 강한 왜의 수군이 접근하기도 전에 포격전으로 침몰시킬 수 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하여튼 제대로 크게 만든다.’
기존보다 2배 이상 크게 만들 생각이다.
거기다가 돛도 삼각돛을 달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근해용 판옥선이 대양까지는 나가지 못해도 선박의 크기가 커졌기에 중국 남부 해안과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는 진출할 수 있으리라.
‘노도 젓고 삼각돛도 이용하고.’
함포까지 좌·우측에 각각 24문씩 탑재한다면 범선을 제외한다면 전투용으로는 최고인 거다.
그런 후에 상징성을 가진 거북선까지 만들어야겠다.
물론 거북선은 상징성일 거다.
조선의 군선의 최종 단계는 범선이니까.
“하하하, 잘된 일이다.”
판옥선을 개발하고 더 많은 배를 건조하면서 머릿속에만 맴도는 범선을 떠올렸다.
‘판옥선은 해안 인근 전투에 유리하다.’
그에 반해서 범선은 먼 바다로 나갈 때 조선의 위용을 과시하게 될 거다.
“장승포에서 잡은 고래로 짠 기름은 팔게 하고, 박충선에 전달해서 고래기름이 제대로 쓰일 곳을 찾으라고 해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여튼 고래 고기에 진심인 일본보다 몇백 년이나 앞당긴 꼴이다.
’기름이 남아돌면?‘
당연히 명나라와 왜국에 무역을 통해서 판매할 생각이다.
* * *
2년 후, 인천 주안 염전 앞.
조선의 임금이 궁을 비우는 일은 파격이다. 또한 임금이 궁을 나설 때는 쓸모없이 돈을 무지막지하게 쓴다.
하지만 조촐한 이동이라면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
나는 염전을 만들 곳을 한씨 가문 수장에게 콕 찍어서 알려준 후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염전을 만들도록 했고.
백성들의 원성은 모두 인수대비의 친정인 한씨 가문이 다 감당하게 했다. 물론 염전을 만드는 방식도 내가 알려줬다.
‘세자 때 염전 만들 방법만 생각했다.’
그게 전부겠는가?
쇠뇌와 화승총을 만들기 위해서 한지를 얼마나 낭비했는지 모른다.
“이것이 염전이라는 것이오. 하하하!”
인천 주안 염전은 한반도 최초의 천일염 염전이고.
1907년에 일본인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천일염은 햇볕으로 바닷물을 말려서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바람으로 만든다고 해야 할 거다. 물론 일정한 온도도 유지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도대체 시간을 몇 년이나 앞당긴 거야.’
대충 400년 이상 앞당긴 거다.
“주, 주상 전하.”
대신들이 저렇게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이유는 바닥에 하얀 소금이 산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저 소금들은 앞으로 간수를 빼야 한다.
보통은 몇 년씩 간수를 뺀다.
간수를 빼는 기간은 내가 알기로 염전마다 다르지만.
간수가 잘 빠졌는지 알아보는 방법으로는 소금을 손에 쥐었다가 펼쳤을 때 손에 하나도 묻지 않은 상태가 제대로 간수가 빠진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간수를 빼지 않으면 쓴맛이 나고 독성이 있지.’
그리고 간수를 제거한 소금은 찬물에 헹군 후에 물기를 제거하는데 그래야 불순물을 다 뺄 수 있다.
‘시간이 없으니.’
간수를 빼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였다.
[염전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가마솥에 넣고 볶으라.]소금을 볶으면 소금의 질이 더 상승한다.
‘조선에서 최고의 소금을 만들어서 명나라와 여진 그리고 일본에 판매할 생각이다.
’간수가 덜 빠지기는 했지만.‘
판매하는 것에는 지장이 없다.
하여튼 염전에서 처음 생산된 소금은 간수가 덜 빠진 상태로 팔 생각이고.
차츰차츰 간수를 빼는 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내가 신료들과 했던 내기에 이겼으니 나의 뜻대로 비융사를 설치하여 무기를 정비할 겁니다.”
조정 신료들은 뭐라고 할 말이 없으니 내 뜻을 따를 수밖에 없다.
“염전이 가능한 지역에 이렇게 염전을 만들어 소금을 생산할 것이고 그 소금은 왕실이 단독으로 관리할 것이니 그리 알고 계시오.”
앞으로 만들어질 소금은 여진에 팔릴 것이고.
왜국에 팔리게 될 것이며 또 명나라에도 팔리게 될 것이다.
‘소금이 화약이 되고 무기가 된다.’
그리고 저수지가 된다.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