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54)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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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부원군의 상갓집.
“중전마마, 드셔야 합니다.”
신수근이 음식을 먹지 않고 있는 중전 신 씨에게 음식을 가지고 와서 먹으라고 권했고 그의 아내도 중전 신 씨에게 어서 음식을 먹으라고 권했다.
“오라버니 부모 잃은 죄인이 어찌 곡기를 입에 대겠습니까.”
“하지만 드셔야 합니다. 주상 전하의 엄명입니다.”
임금 융은 대궐로 돌아갈 때 중전 신 씨가 상중에 몸이 상하지 않게 음식을 먹게 하라고 신수근에게 신신당부하고 떠났다.
“그래도.”
“드셔야 합니다. 주상 전하의 어명이시고 또 주상 전하께서 중전마마를 아끼시는 마음이니 아버님께서도 중전마마께서 음식을 드시길 바라실 겁니다.”
신수근의 말에 중전 신 씨는 수저를 들었다.
“예, 오라버니가 그리 말씀하시니 먹겠습니다.”
“예, 드셔야 합니다. 어서 드세요.”
“예.”
중전이 대답하고 나물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었다.
“우욱, 우우욱!”
중전이 바로 음식을 씹다가 헛구역질했고.
그 모습에 신수근은 놀랐다.
“중, 중전마마.”
“괜, 괜찮습니다. 오라버니.”
“중전마마 혹시 회임이지 않습니까?”
그때 아무 말도 없던 신수근의 아내가 중전에게 말했다.
“회, 회임이라고요?”
“회임일 것입니다. 감축드립니다.”
자기 아내의 말에 신수근도 놀랐다.
여기서 정말 아이러니한 일은 임금 융이 사랑한 두 명의 여자가 동시에 헛구역질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사대부 출신이 아닌 중인 출신의 꽃분이가 먼저 임금 융의 아들을 낳게 되면 많은 이들이 곤란해질 수밖에 없으리라.
“제가 조용히 의원을 부르겠습니다.”
“예, 그렇게 해주세요.”
회임이 아닐 수도 있게 이러는 거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사람 모두가 중전의 회임을 바랄 수밖에 없었다.
* * *
금강산 별기군 사령부 막사.
“호랑이 사냥을 진행하라고 굽쇼?”
이제 금강산 별기군의 정식 명칭은 조선 북벌군이고.
그래서 이곳은 조선 북벌군 1사령부다.
여기서 1사령부라는 단어가 중요한데.
임금 융은 북벌군의 병력을 늘리기 위해서 남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훈련소를 설치해서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니 북벌군의 보급을 담당하는 아탕개는 죽을 맛이었다.
“그렇다.”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북벌군 장교가 말했는데.
북벌군은 이미 계급 체계를 현대적으로 바꾼 상태고.
부대의 편제 역시 현대적으로 바꿨다.
“처음?”
“예, 금강산 별기군으로 시작해서 북벌 1군이 된 후까지 원래 목적인 호환 방지 작전은 처음입니다.”
“그렇지, 우리가 어디 호랑이 잡으려고 만들어진 부대인가.”
“예, 그렇습니다.”
“일단 요동 놈들 섬멸하려고 만들어진 부대지.”
요동이 만주로 변한 것은 청나라 때다.
하여튼 북벌군 1군 사령관이 장교에게 말하며 임금 융이 어린 세자일 때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었는데.’
이제는 정말 가능할 것이고.
충분할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북벌군 1군 총사령관이었다.
그때 북벌군 1군 총사령관은 거기가 어디인지 짐작되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그렇기는 합니다.”
* * *
다음 날 아침, 임금 융의 침소.
내 침소에서 여자 없이 자고 일어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리고 내가 깨자마자 우승지가 급히 독대를 청했고.
상선 김처선에게 미리 알렸는지 침소 전각 안에 있는 사람을 모두 물리게 했다.
‘역적모의.’
역모는 모의 자체만으로 9족을 멸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 조선의 법이다. 그래서 정쟁이 펼쳐질 적에게 어떻게든 뒤집어씌우려는 올가미가 바로 반역이고 역모다.
“쯧쯧, 집단속 하나 제대로 하시지 못하시는 분이.”
두 정승이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어리석다.’
탐욕만 쌓이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는 이렇게 아둔하게 변하는 거다.
“두 역적이 계획한 그대로 일이 일어난다면 주상께서는 곤란한 상황이 놓이게 되실 겁니다.”
명나라 때문에?
조선이 명나라를 속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나라가 조선을 칠 힘도 없다.
물론 사대주의에 과몰입한 사대부들은 국제 정세와 명나라의 실정을 모르지만 말이다.
알려고 하지도 않겠지.
‘사대부에게는.’
사대가 권력을 지키는 힘이 되고.
도구가 되니까.
“그래서?”
명나라 사신이 한양으로 오는 중이지만 반역 모의기에 국문을 진행하자고 말하는 눈빛이다.
“주상 전하, 이미 고변한 자가 있습니다.”
좌의정의 행랑아범을 말하는 거다.
‘보상을 바라고 했겠지.’
물론 엄청난 보상을 주겠다고 먼저 회유한 존재는 내 추종자들이겠지만 말이다.
“우승지.”
나는 최대한 담담한 말투로 우승지를 불렀다.
“예, 주상 전하.”
어명만 내리면 당장 두 정승을 체포하겠다는 표정이다.
‘어려울 일은 없지.’
도성 안에서 내가 못 할 일은 없다.
말 그대로 한양 안에 있는 사대부들을 깡그리 썰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선 조정을 지탱하기 위해서 양성 중인 전문 관료들은 아직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 과인이 노비 제도를 개편하자마자 좌의정과 우의정을 치면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우의정과 좌의정의 반역 행위를 국문을 열어서 조사하고 처벌한다면 많은 공신전이 몰수될 거다. 그리고 그 공신전에 붙어 있는 노비들은 왕실 노비로 전환될 수 있다.
‘지금은 일단 아니야.’
일단 명나라 사신을 상대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해서 계속 아니지는 않을 것이다.
왜?
내게 이익이 되고 조선에 이익이 되니까.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고.
정말 말이 씨가 되는 모양이다.
‘장 숙의와 이 귀빈이 가엽군.’
아비 잘못 만난 죄로 남편인 나와 생이별하게 생겼으니까.
“주상전하, 벌써 명나라 황제 칙사가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말하라고 해.”
“예?”
우승지가 내 말을 듣고 당황했다.
“과연 명나라 황제 칙사가 건주여진 충샨의 땅에서 무사히 살아서 명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나의 원래 계획은 이거다.
물론 명나라 사신이 내 조건을 수락하고 명나라 황제에게 뜻을 전할 것으로 판단 되면 목은 붙어서 고향 땅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주, 주상 전하.”
명나라 황제가 보낸 칙사가 건주여진의 땅에서 살해되면 나는 건주여진이 조선을 공격할 때 섬멸하고 반격하여 그 땅을 점령할 명분이 하나 더 생긴다.
그렇게만 되면 조선이 또 내가 두만강 이북인 북간도 지역을 지배하는 일을 두고 뭐라고 하지 못할 거다.
“지금까지 준비했던 모든 일들이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질 때다.”
철저하게 준비해 놓은 상태다.
“그러니 두 장인은 그냥 두라. 일단은!”
명나라 사신이 돌아간 후에 사위의 손에 죽는 첫 번째 장인들로 실록에 기록되리라.
“알겠나이다.”
우승지는 나의 눈빛으로 이미 두 정승은 시한부의 삶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행랑아범이라는 자의 밀고 내용을 언문으로 잘 기록해 두라.”
나중에 썰어버릴까?
말까?
두 늙은이의 목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나의 이익이니까.
‘두 집안 문중의 재산까지 다 하면?’
범선의 건조 가격의 반 척 값은 나오려나?
모든 숙청은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 * *
그날 저녁 대전 침소.
“망극하옵니다.”
상책이 내게 꽃분이의 회임 소식을 알린 후에 망극하다는 말로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지금이 망극할 일인가?”
천하다고 생각하는 신분이 이런 거다.
“중전마마께서도 회임하셨다는 통보를 사가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니 어찌 망극하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상책은 자기와 꽃분이의 처지를 정확하게 아는 거다.
그런데 망극하면 안 되는 거다.
‘내 아이를 가진 거니까.’
그러니 망극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꼬인 거다.
“제 누이가 회임한 것은···. 그저 망극하옵니다.”
내가 목적 없이 순수하게 사랑하는 두 명의 여자가 회임했다.
‘좀 곤란하기는 하네.’
왕권이 확립되고 왕의 권한이 강할 수 있는 명분은 적장자의 즉위다.
‘만약 꽃분이가.’
중전보다 먼저 왕자를 출산한다면?
곤란해지는 거다.
‘물론!’
꽃분이가 먼저 아들을 낳는다고 해도 그 아이는 조선의 왕이 될 수 없다.
내가 밀어붙여서 세자로 만든다고 해도 그 아이는 신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것이고 왕권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전문 관료주의 중심의 조선이라면 또 다를 수 있으리라.
“주상 전하, 상선 김처선 들었나이다.”
나인이 말했고.
조심히 문이 열렸는데 상선 김처선이 두 손으로 낡은 궤짝을 가지고 왔다.
“주상전하께서 명을 내리신 그대로 가지고 왔나이다.”
상선 김처선이 낡은 궤짝을 상책 앞에 놨다.
“상책. 아니 처남.”
내 말에 상책도 화들짝 놀랐고.
상선 김처선도 놀랐다.
“주, 주상 전하.”
“과인의 마음이 그 낡은 궤짝 안에 있도다.”
내 말에 상책이 낡고 비루한 궤짝을 봤다.
“열어보라.”
밝은 궤짝이 의미하는 것은 꽃분이다.
내 말에 상책이 조심히 궤짝을 열었고.
그 안에는 비단으로 만든 어린 옹주의 옷이 들어 있었다.
“과인의 마음이 이러니 처남에게 미안하도다. 하지만 과인은 특별 상궁이 생산한 자식을 가장 아끼고 사랑할 것이다. 그것이 옹주이든 왕자이든.”
내가 꽃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다.
‘자식 사랑으로 조선을 망칠 수는 없지.’
내가 진행하는 개혁은 오직 절대적 군주의 힘을 가진 후계자만이 계승할 수 있으니까.
“성,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상책의 눈동자에는 충심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신분을 타파하겠다는 내가.’
결국에는 후계 문제에서는 정실부인인 중전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거다.
* * *
인수대비의 전각.
“중전께서 회임하셨다고?”
왕실에서 축하할 일이 분명했다.
“예, 그렇습니다. 대비마마.”
상궁이 말했다.
“그리고 특별 상궁도 불경하게 회임을 알려왔습니다.”
인수대비의 전각에 배치된 상궁과 나인들은 대부분 임금 융의 사람이 된 지 오래였다. 그런데 상궁이 특별 상궁의 회임을 불경하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임금 융의 지시였다.
“왕실에 후사가 많다는 것은 불경한 일은 아니지.”
인수대비는 말은 이렇게 해도 인상을 찡그렸다.
“대비마마.”
“왜?”
“주상 전하께서 낡은 궤짝에 옹주의 옷을 넣어서 특별 상궁의 오라비인 상책에 내리셨다고 합니다.”
“그래?”
되묻지만 바로 표정이 밝아지는 인수대비였다.
‘주상께서는 후사 문제로 나와 다툼은 없겠군.’
이러면 됐다고 생각하는 인수대비였다.
“그렇사옵니다.”
“특별 상궁이 회임했으니 내명부의 품계를 올려줘야겠지?”
“그렇기도 하옵니다.”
“중전은 언제 입궐한다고 했지?”
“회임하셨기에 내일에 입궐하시는 것으로 일정이 앞당겨졌습니다.”
“그럼 중전이 알아서 특별 상궁에게 첩지를 내리겠군, 딱 숙의가 좋다고 전하라.”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