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57)
ⓒ 흑곰작가
=======================================
사신관.
“조선의 왕께서 예전부터 대마도를 정벌할 계획이 있었다고?”
명나라 사신이 두 정승에게 되물었다.
‘조선도 망조가 들었구나.’
아무리 그래도 조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부인인 자신에게 고하기에 명나라 사신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 그렇습니다. 대인.”
두 정승은 자신의 목적에 의해서 완벽한 이적 행위를 저지르고 말았다. 이 사신관 안에는 귀와 눈이 없을까?
또 사신의 품에 안겨야 하는 창기는 누구에게 충성할까?
두 정승은 임금 융이 얼마나 조선을 철저하게 장악하고 있는지 제대로 감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명나라 사신은 대전 회의에서 임금 융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니 과인과 조선이 어버이의 나라인 명나라와 명나라 황제 폐하의 칙령을 따를 수 있게 대국인 명나라에서 군량미와 물자를 지원해주신다면 대마도와 인근 도서에 은거한 모든 왜구를 전멸시킬 수 있을 것 같소이다.]‘의지는 있다는 거군.’
명나라 사신은 임금 융이 자신을 속인 사실을 괘씸하게 생각해야 하는 데 도리어 어느 정도의 군사물자를 지원하면 명나라 조정이 골치를 썩이고 있는 왜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알겠소이다. 조선의 왕이 그런 마음이라니 고마운 일이군.”
의외의 반응이 나오자 두 정승은 당황했다.
‘지금의 명나라는 이이제이 말고는 방법이 없지.’
사실 명나라 사신은 조선이 대월국이나 티베트처럼 명나라에 반기를 들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토목의 변 이후로 명나라는 완전히 힘을 잃었고.
대국의 기상도 꺾인 상태였다.
“예?”
좌의정이 명나라 사신에게 되물었다.
“잘 알겠으니 두 사람은 돌아가 보시오.”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두 정승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명나라 사신이 가라고 하니 갈 수밖에 없는 두 정승이고.
그들은 자신이 생각한 방향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 * *
사신관 밖 도로.
“우의정, 우리가 진행하는 일이 잘못되어가는 것 같지 않소?”
사람은 눈치가 있다.
자신들이 명나라 사신에게 임금 융이 준비하는 일들을 알리면 명나라 사신이 반길 줄 알았는데 그 반응이 덤덤하기에 걱정되는 거다.
“조선의 임금이 상국인 명나라 황제 폐하를 속인 일이 분명하니 명나라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요.”
우의정의 말에 좌의정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보위는 누가 좋겠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족속들은 되는 일이 있을 수 없다.
“당연히 진성대군이어야 하지 않겠소.”
이건 어떻게 보면 중종반정의 시작인데 과연 중종반정이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두 늙은이 때문에 진성대군이 졸지에 위태로워졌다는 거다.
이번 일이 만약에 임금 융에 의해서 공론화가 되면 역사에 없는 또 한 번의 사화가 일어나게 되는 거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자는 진성대군일 것이고.
임금 융이 진성대군을 희생양으로 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왕실 종친부도 무사할 수 없었다.
왜?
임금 융은 배다른 아우가 16명이 넘고 여동생 역시 12명이나 되니 여동생의 남편인 부마까지 다 썰어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조선에서 무사할 가문은 없을 테니까.
* * *
다음 날, 조선의 대전.
‘가증스럽네.’
우의정과 좌의정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대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두 역적을 참하셔야 합니다.]도승지와 갑사 1군 사령관의 간언이 떠올랐다.
‘공론화하면 역모 사건이고 바로 대규모의 사화다.’
아마 우의정과 좌의정은 반정까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니 공론화가 되면 내 이복동생인 진성대군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한성 부윤.”
나는 대전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한성 부윤 윤구를 불렀다.
‘못 찾지, 암, 못 잡지.’
역모 세력의 배후가 바로 나인데 어떻게 외숙부가 잡겠는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거다.
물론 영의정은 짐작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있고.
“예, 주상 전하.”
“아직인가?”
“망극하옵니다.”
“항상 망극만 하시겠군, 쯧쯧! 조정 신료는 들으시오.”
나는 한성 부윤인 질책한 후에 신료들을 불렀다.
“예, 주상 전하.”
“과인이 병조판서에 제수한 신료들이 모두 함흥차사처럼 비명에 갔고 이제 과인이 병조판서에 제수하려는 신료는 모두 병을 핑계로 사양하니 과인은 너무나 고심스러울 수밖에 없소.”
“망극하옵니다. 주상 전하.”
젠장!
앵무새들과 회의를 하는 것 같다.
‘그래도 김일손이 있을 때는.’
최소한 의견을 주고받기는 했었다.
“그래서 과인은 어쩔 수 없이 무령군 유자광을 병조판서에 제수하려고 하니 이게 싫은 신료들은 병조판서 후임자를 과인에게 천거하시오.”
“…….!”
이제 병조판서의 자리는 함흥차사다.
그러니 아무도 나서지 않는 거다.
내 어명에 유자광은 드디어 자신이 판서에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흥분감에 온몸을 부르르 떨고 있다.
“신료들은 왜 말씀이 없소?”
“……”
“영의정께서는 천거할 다른 인재가 있습니까?”
이미 영의정과는 조율을 끝냈다.
[이번에도 과인의 길을 막으면 과인은 영의정의 아들인 노공필을 파격적으로 병조판서에 제수할 것이오.]영의정은 아들을 죽일 수 없기에 내게 굴복했다.
“무령군 유자광이 무예가 출중하고 병서에 밝으니···. 으음···. 병서에 능통하니 병조판서에 제수하심이 옳은 것 같습니다. 통촉하여주십시오.”
이번 통촉은 듣기가 좋다.
‘드디어 됐네.’
정치적으로 이거 하나를 내가 관철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걸리고 또 죄 없는 자들의 희생이 뒤따라야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알겠소, 영의정의 뜻이 그렇다면 과인은 영의정의 뜻을 따라 무령군 유자광을 병조판서로 임명할 것이오. 신임 병조판서.”
나는 영의정에게 말한 후 나를 우러러 바라보고 있는 유자광을 불렀다.
“예, 주상 전하!”
유자광의 목소리가 우렁차다.
‘유자광도 막판에 중종반정에 가담했는데.’
사실 이 부분이 살짝은 걱정이 된다.
물론 중종반정의 핵심 인물은 박원종, 성희안, 유순정이다.
‘그 셋은 제거해야지.’
언제나 내가 강성할 수만은 없으니까.
하여튼 조선의 5위의 병권을 유자광이 쥔다고 해도 도성을 수비하고 나를 경호하는 갑사 1군과 2군 그리고 정복군이 될 남벌군과 북벌군이 있기에 큰 힘을 쓰지는 못할 것이다.
‘서얼에게 보여주는 상징성인 거지.’
내가 이만큼 서얼을 등용할 거라고 표를 내는 거다.
“그대는 병조판서의 직을 충실히 수행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유자광이 내게 소리치며 엎드려서 절했다.
“병조판서, 과인이 회의를 진행해야 하니 일어나시오.”
“예, 알겠나이다.”
병조판서 유자광은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료들은 들으시오, 몇 날 전 예법 문제로 임금인 과인에게 불경을 저지른 성균관 유생 40인에게 내린 어명의 날짜가 이제 이틀 남았소.”
내 말에 신료 대부분이 긴장했다.
[문헌에서 찾지 못하면 팽형으로 다스릴 거다.]나는 공표했다.
“성균관 유생 40인 대부분이 신료들의 자제로 알고 있소.”
성균관 유생 40인은 블랙 기업 집현전의 중심이 되겠지만 또 신료들의 압박하는 인질인 거다.
“……!”
신료들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치만 볼 뿐이다.
“임금이 내린 어명은 지엄한 것이니 과인은 반드시 과인에게 불경을 저지른 성균관 유생 40인이 문헌을 찾지 못하면 팽형으로 다스릴 것이오, 그리들 아시오.”
“주, 주상 전하.”
예조 판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도승지에게 보고 받기를 예조 판서 가문의 종손도 그 40인에 포함되어 있던데 예조 판서는 과인에게 할 말이 있소?”
“팽형으로 다스리는 것은 죽음과 같습니다.”
“그렇소.”
“성균관 유생은 조선의 인재이옵니다. 주상 전하의 높고 높은 하늘과 같은 은혜로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뛴 유생들에게 살펴주십시오.”
“하늘, 옳소. 임금은 하늘과 같은 은혜를 백성에게 내려야 하오. 그런데 말입니다. 하늘도 가끔은 먹구름이 껴서 낮아질 때도 있는 법이오.”
“주, 주상 전하.”“먹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면 천둥과 번개가 치는 법이지 않소. 그 일에 관해서는 더는 누구도 거론하지 마시오. 어명은 지엄한 법이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대전 회의는 끝내겠소.”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이 망연자실했다.
* * *
대전 앞 공터.
중전이 상중이지만 회임한 사실을 알게 됐기에 아버지의 상을 멈추고 대궐로 입궐했고.
중전은 자신과 함께 특별 상궁 꽃분이도 회임한 사실을 알고 바로 꽃분이를 숙의의 첩지를 내렸다.
그리고 저렇게 두 사람이 사이좋게 내게 걸어오고 있다.
‘오늘은 참 날이 좋군.’
화창하다.
봄날처럼 느껴질 정도고.
나비도 보였다.
꽃분이가 걱정된다.
‘물론!’
이제 숙의의 첩지를 받은 꽃분이의 오빠가 상책이기에 궁중 생활은 불편함이 없으리라.
[소첩도 특별 상궁이 회임했다는 이야기를 대비마마께 들었습니다.] [미안하오, 중전께서 챙겨주시오.] [주상 전하, 조 숙의를 아우처럼 아낄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하여튼 지금 중전과 꽃분이인 숙의 조 씨가 내게로 걸어오고 있다.
“주상 전하, 소첩들을 부르셨습니까?”
중전 신 씨는 항상 이렇게 자신을 낮춘다. 그리고 중전 옆에는 숙의 조 씨가 순박한 표정으로 나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서 있다.
‘순진해. 하하하!’
저런 모습이 참 귀엽다.
“금강산에서 진상품이 도착한다고 해서 중전과 함께 보려고 오라고 청했소.”
물론 금강산에서 보낸 진상품은 대부분 명나라 사신의 아가리로 들어갈 것들이다.
“그런데 조 숙의는 웬일이오?”
중전만 불렀다.
“중전마마께서 같이 가자고 하셔서 따라왔습니다.”
“알겠소.”
꽃분이인 숙의 조 씨에게는 담담히 말한 후 나는 중전을 보며 웃었다.
“주상 전하, 금강산에서 보낸 진상품이 도착했나이다.”
상선 김처선이 내게 고했고.
대전으로 들어서는 문이 활짝 열렸다.
그와 함께 몇 대의 수레가 대전 공터로 들어왔다.
“거기에 조심히 놓게.”
상선 김처선이 금강산 북벌군 소속 보급 장교에게 말했고.
보급 장교는 수레에서 진상품들을 조심히 내렸는데.
크으윽!
그때 호랑이 소리가 들렸다.
작은 우리 안에 호랑이가 있는 것 같다.
‘호랑이 새끼를 생포했나?’
그런 생각을 하며 검은 천으로 가려진 우리를 봤고.
북벌군 소속 병사들이 검은 천으로 가려진 우리를 바닥에 내려놨다.
척!
틱!
그때 소리가 들렸고.
우리가 우연히 열렸는데 그 안에서 고양이보다 조금 큰 호랑이 새끼가 뛰어나왔다.
‘귀엽네.’
그리고 나와 중전 그리고 숙의 조 씨 쪽으로 귀엽게 뛰어오기에 나는 손을 들었다.
내가 그대로 손을 듣지 않고 있었다면 대전 어디에 몸을 숨긴 궁수와 포수들이 일제히 활을 쏴서 새끼 호랑이를 고슴도치로 만들어 버릴 테니까.
“에구머니!”
정말 놀라운 것은.
호랑이 새끼가 개새끼도 아닌데 귀엽게 뛰어와서 중전의 품에 덥석 안겼다.
‘이게 꿈이면?’
태몽이겠지.
‘아들이라고 하겠지. 그것도 영웅이 될 태몽이라고 할 거야.’
그런데 더 신기한 일은 하늘을 날던 나비가 숙의 조 씨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는 거다.
‘나비, 현실도 이렇게 돼라.’
중전이 적장자 대군을 낳고.
숙의 조 씨인 꽃분이가 나비처럼 아름다운 옹주를 낳는다면 내가 근심할 일은 없을 테니까.
* *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