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e Lord's operation RAW novel - chapter (62)
ⓒ 흑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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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임금 융의 침소 전각 밖.
임금 융이 예상한 그대로 박원종과 성희안은 똥 마려운 강아지 꼴로 유순정이 들어간 임금 융의 침소 전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주상의 장인 중 한 명이니 결과가 좋지 않겠습니까?”
전 이조판서 성희안이 박원종에게 말했는데 성희안은 역사적으로는 1485년인 성종 16년에 별시 문과에 급제해 관직에 올랐으나.
연산군을 풍자하는 시를 썼다가 부사용으로 강등당했는데, 그때 안 죽은 것이 신기한 사내였다.
그 이후에 중종반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주요 인물이 됐고.
중종반정 이후로는 박원종과 함께 성종에게 딸을 바쳐서 임금의 장인이 됐으며 반정 공신으로 부귀와 영화를 누리며 살다가 죽었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소이다. 하지만 임금의 속내가 워낙 검기에, 으음!”
박원종은 임금 융이 속내가 검은 존재라는 것을 이제는 알았다.
“그렇기는 합니다. 앞으로도 신료들이 이런 압박을 또 받게 될 겁니다.”
이번이 끝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는 두 사람이었다.
“이렇게 우리가 임금에 코가 꿰어서 자꾸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두 사람은 자신이 숨긴 속내를 상대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임금 융에 반감을 품고 있었다.
“그렇기는 합니다. 이번 일을 잘 넘기고 대비책을 찾아야 합니다. 하여튼 이번 일이 무탈하게 잘 넘겨야 할 텐데.”
성희안이 유순정이 들어가 있는 임금 융의 침소를 바라봤다.
‘이대로는 다 말라 죽는다.’
그때 이조판서 유순정이 임금 융의 전각에서 풀이 죽은 상태로 나왔고.
두 사람은 모두 유순정에게 체통 없이 뛰어갔다.
“어떻게 됐습니까?”
“주상께서 뭐라고 하십니까?”
두 사람이 동시에 유순정에게 물었다.
“겨우 아들은 살렸소.”
풀 죽은 유순정의 대답에 박원종과 성희안의 눈빛이 반짝였다.
“정말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주상께서 그래도 장인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하하하!”
두 사람은 자기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기쁜 듯 웃었다.
“아들만 살렸소. 아들만!”
유순정이 말했지만 이미 두 사람은 먼저 임금 융의 전각으로 먼저 들어갔겠다는 듯 발걸음을 재촉했는데 그게 참 우스꽝스럽다.
‘낙향이라, 낙향, 아!’
유순정은 속으로 한탄했지만 그대로 임금 융이 자신을 측은하게 생각한다고 착각했기에 위로가 됐다.
[과인과 후일을 기약하시겠소?]“암, 그래야지요, 그리할 것입니다. 주상 전하.”
착각은 원래 자유다.
그리고 임금 융은 절대 착한 군주가 아니다.
* * *
오후 대전 회의장.
나는 지금 대전 회의를 진행하고 있고.
내 무릎 위에는 자기가 이제는 호랑이 새끼가 아닌 고양이 새끼인 줄 아는 녀석이 얌전히 앉아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조정 신료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지금은 귀엽지.’
나중에 이 녀석이 커서 내 무릎 위에 앉지 못하고 내 발아래에서 엎드려 신료들을 노려보게 되면 그때는 소름이 돋을 거다.
‘하여튼!’
나는 유순정에게 만석지기 땅을 헌납받고 노비 500명도 받아서 공노비로 전환한 후에 박원종도 독대했고 성희안도 독대했다.
그리고 받아낸 것이 엄청난 규모의 토지고 또 노비다.
상선 김처선이 내게 말했다.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고 노비의 신분을 면천해 준다고 해도 그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다.
[상선.] [예, 주상 전하.] [상책에 명해서 내시부에서 관리하게 하고 추수되는 곡식의 3할만 과인에게 바치라고 하시게.] [예, 세수가 3할이면 그 땅에 붙어사는 주상 전하의 백성들이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내가 받을 3할의 곡식은 군사력 증강에 쓰이게 될 거다.
[그리고 그들은 매월 5일씩 군사 훈련에 참여시키시오.]젊은 장정 노비가 2,000명이다.
사실 노비는 군역을 부담하지 않지만 국방의 의무를 모든 백성에게 담당하게 할 생각이다.
‘조선의 인구수는 적다.’
그러니 칼을 들 수 있는 모든 자들이 병사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남자로만 국한되지는 않아야 할 것이다.
‘계집이라고 쇠뇌를 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여자는 남자보다 근력과 민첩성이 약하기에 창과 칼을 휘두를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된 원거리에서 쇠뇌를 쏠 수 있게 훈련한다면 정벌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혹시 모를 수성에는 크게 도움이 될 거다.
[알겠나이다.] [또한 그 군역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주, 주상 전하!]그때 상선이 처음으로 놀랐었다.
[과인의 조선에서는 계집이라고 분칠만 하고 살 수는 없다. 모두가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이것은 사대부에게도 해당할 일이다.
‘팽형 집행 때 통과시킨다!’
아마 될 거다.
팽형의 시간은 나의 편일 테니까.
조선의 미래는 아이에게서 나오는 법이니까.
하여튼 돌대가리 셋을 팽형에서 면해주고 엄청난 투자와 노비를 받았다.
“이조판서, 과인에게 주청할 것이 있지 않소?”
내 말에 이조판서 유순정이 인상을 찡그렸다가 나를 우러러봤다.
“주상 전하. 제가 어리석어서 아들을 잘못 훈육한 죄가 크옵니다. 모든 죄를 통감하여 이조판서의 직에서 사임하고자 하니 윤허해 주옵소서.”
이미 결정된 일이다.
“그리하라. 조선은 아비의 죄가 아들의 죄가 되는 나라이니 아들의 죄가 또 아비의 죄가 된다. 하지만 아비가 자신의 죄를 통감하여 직을 사임하니 과인은 참으로 가슴이 아프도다. 그래서 이조판서 유순정의 아들인 유홍은 팽형에서 면해 줄 것이니 신료들은 모두 그리 알라.”
내 말에 조정 신료들의 눈이 커졌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주상 전하, 소신은 이제 죄인의 몸으로 주상 전하의 은혜를 입었기에 도성에서 생활하는 것이 부끄러우니 고향으로 낙향하겠나이다. 이 역시 윤허해 주옵소서.”
계획한 그대로 착착 앵무새처럼 말하는 유순정이다.
“그리하라, 아들과 함께 낙향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조판서 유순정이 내게 말한 후에 바로 엎드려서 절하고 조심히 일어나서 뒷걸음질로 물러나서 대전을 떠났다.
‘한 놈은 처리했고.’
유순정은 낙향하는 과정에서 횡액을 당하게 될 거다.
[사령관.] [예, 주상 전하.] [유순정이 낙향 중에 횡액을 당할 것 같아서 과인이 걱정이오.]이미 나는 지시를 내렸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이제 내게 토지와 노비를 헌납한 박원종과 성희안의 아들을 살려줄 때다.
“예, 주상 전하.”
“박원종과 성희안이 대마도 정벌을 위해서 군자금을 내놨소이다. 과인이 두 신하의 뜻이 갸륵하여 기쁘오, 과인이 충성된 신하에게 해줄 일이 없기에 과인은 박원종과 성희안의 가문이 대가 끊기는 것을 막아줄 생각이오.”
내 말에 다른 조정 신료들은 이럴 줄 알았으면 자기도 독대할 것을 이라는 눈빛을 보였다.
[주상 전하, 토지와 노비를 바치면 모두 면죄부를 내리실 것입니까?]도승지가 내게 물었다.
[다 되는 건 아니다. 딱 맞는 조건이어야 되는 거지.] [법을 집행할 때 차별이 있어서는 아니 되지 않습니까?] [옳다. 돌대가리들을 삶아서 죽이는 일보다 재물을 받는 것이 조선에 더 이익이다. 하지만 이 일이 나중에 폐단이 될 것 같기에 과인은 사실 조금은 걱정이 된다.]돈을 주고 면죄부를 사는 건 불공평한 일이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박원종이 안도하여 소리쳤다.
“도승지.”
“예, 주상 전하.”
“박원종과 성희안의 아들을 성균관에서 퇴출하고 제주로 귀양을 보내는 것으로 처리하라.”
내 말에 박원종과 성희안이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는 눈빛을 보였다.
‘제주로 가는 배에서.’
풍랑이 심해지면 어떻게 될까?
흔들리는 배의 갑판에서 사람 하나가 바다에 떨어지는 것은 일도 아니고.
만약 바다에 사람이 빠지면 못 찾는다.
‘가짜 귀신이 아니라.’
진짜 죽여버릴 거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래도 자기 아들은 살렸기에 성희안과 박원종은 동시에 성은이 망극하다고 소리쳤다.
“박원종.”
이제 나는 신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있다.
그리고 누구도 나를 제지하지 못한다.
“예, 주상 전하.”“과인이 예전에 노비 제도를 개혁했고 조선의 노비의 수를 확인하고자 문서를 모두 종합하라고 했는데 아직 그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으니 그대가 노비 관리청 청장을 맡아서 처리해 주시오.”
이제 이렇게 새로운 관청들이 자꾸 생겨나기에 육조의 권한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신, 박원종, 주상 전하의 명을 수행하겠나이다.”
자기 아들 때문이라도 열심히 하겠지.
‘성희안의 아들부터 수장시키고.’
박원종의 아들은 사대부와 부유한 양인들이 가진 노비 문서를 모두 종합할 때까지 살려둬야겠다. 그리고 그 일을 깔끔하게 해결한 후에 성은을 베푸는 듯 박원종의 아들을 귀양에서 풀어주고 한양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수장시켜야겠다.
‘중종반정의 주역들?’
그냥 두면 안 되는 거다.
내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그냥 중종반정의 3인방을 그냥 두면?
이복동생 진성대군이 위태로우니까.
“그리고 명나라 황제께서 과인에게 칙사를 보내셨으니 답례로 전임 이조판서 성희안을 명나라 사신으로 보낼 것이다.”
칙사가 왔다면 답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거다.
그리고 바리바리 조공할 것을 들고 가서 몇 배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
‘당황한 표정이네.’
이 말은 독대할 때 나온 말이 아니라서 성희안이 당황한 거다.
“전임 이조판서는 과인을 대신하여 먼 길을 가시고 고생을 좀 해주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성희안의 상황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노릇이니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일단 조정에서 치울 놈들은 치운 꼴이지.
‘그나저나.’
이제 남은 37인 중에 조광조가 있다.
‘화근의 씨는?’
삶아버려야 한다.
“조정 신료들은 들으시오.”
“예, 주상 전하.”
자기들 아들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조정 신료들은 바로 대답했다.
“유순정이 이조판서의 직에서 사임했으니 누가 이조판서의 후임으로 좋겠소?”
요즘 대전 회의가 열리면 영의정은 거의 말하지 않는다.
“과인은 귀양을 떠난 허반을 이조판서에 제수하고자 하는데 신료들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지금은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
내게 반대하면 자기 아들이 팽형을 받거나 진짜로 뜨거운 물에 삶아질 수도 있으니까.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사림파가 죄가 크오나 그들도 주상 전하께 충절을 지킬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역시다.
누구 하나 내게 반대하지 않는다.
“도승지.”
“예, 주상 전하.”
“유배형을 받은 허반을 유배에서 풀고 이조판서로 제수하노라, 금부도사를 보내서 그를 한양으로 상경하게 하라.”
내가 금부도사를 보내는 이유는?
허반이 대사헌 권오복처럼 내게 꺾일 사람이라면 같이 한양으로 오는 거고.
아니면 오는 길에 도적을 만나게 되는 거다.
“바로 실행하겠나이다.”
이제부터는 내게 도움이 되고 조선에 도움이 되는 자들만 살릴 생각이다.
“호조판서.”
나는 도승지의 말을 듣고 호조판서를 불렀다.
“예, 주상전하.”
“금강산과 지리산에서 올라온 진상품과 함께 과인이 직접 명나라 칙사를 만날 것이오.”
조선은 원래 명나라 사신이 조선으로 오면 그가 돌아가는 길에 하사품을 바리바리 싸서 챙겨 보낸다.
“바로 준비하겠나이다.”
사대를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내가 이러니 바로 당연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 *
끝